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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1일
남북공동선언 관철하여 조국통일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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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brown>[대선기획]궁금증 풀어본다 ⑪</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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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2-12-01 00:00 조회1,6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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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선부터 민족민주 진영이 자신들의 정치세력인 <민중정치세력화>를 이루지 못하고 과거처럼 비판적 지지론 등에 매몰되어 환상을 갖게 되면 민중시대는 또다시 지연될 뿐이다. 그래서 대선논쟁들과 관련한 궁금증을 연재기획으로 다루고 있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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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번 대선에는 <반이회창 운동>으로 결집하여야 되지 않습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진보세력이 되기 힘든데 왜 이번에 진보정당을 밀어야 합니까?

[답]님이 던진 질문은 여러계층에서 제기하여 온 공통의 질문이라고 봅니다. 마침 한국민권연구소의 한인수 상임연구위원이 정세동향 23호에서 다룬 논문이 포괄적으로 대답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 논문을 대신하여 여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참고하기 바랍니다.


[논단]왜 진보정당인가?

*한인수/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전쟁과 분단으로 얼룩진 수난 많은 20세기를 넘어 21세기의 새아침을 맞은 지도 어느덧 두 해가 지났다. 그 두 해 동안 한국사회에는 새세기 민중사를 새롭게 써 나가려는 걸쭉한 입담들이 진행 중이다. 그 중에 하나가 진보정당 건설을 통한 민중의 정치세력화 문제이다.
사실 진보정당 건설을 통한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는 오늘에 와서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는 아니다. 일제로부터 조국이 광복된 이후부터 우리 민중은 민중정치세력화를 통한 민족자주정권, 민중정권 수립의 꿈을 한시도 버린 적이 없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 온 까닭에 오늘에 와서 진보정당 건설에 패배의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진보정당 건설에 소극적인 이들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역대 집권자들은 분단이데올로기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억압받고 착취당하고 있는 민중들의 처지를 은폐하는 데 온 힘을 다하여 민중들의 정치의식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 뿐만 아니라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에 선거법, 정당법까지 동원하여 진보정치의 출현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왔다. 여기에 언론까지 가세하여 민중들의 눈과 귀를 멀게하니 한국의 정치판은 친미보수정치꾼들 일색이다.
이런 현실에서도 우리 민중들은 한국정치사에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정치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총선시민연대가 결성되어 낡은 정치 청산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가 하면 2002년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이 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 부상함으로써 민중정체세력화의 새로운 희망을 낳았다.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은 정당운동과 결합된 한 차원 높은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가지게 되었으며 우리 민중들은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통해 참민주정권, 민족자주정부 수립의 꿈을 현실화시켜 나가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1. 자주민주통일운동의 새로운 단계와 진보정당

우리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에서 진보정당 건설문제 만큼이나 논란이 분분했던 것도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특히 80년 광주의 피비린내 나는 살육현장을 겪고 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민중의식이 비약적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논쟁은 심화되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같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정치일정을 앞두고는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여러 진영들이 보다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였다.
무릇 어떤 운동이건 해당 시대의 요구를 뛰어넘고 운동의 합법칙적 단계를 생략하고 전개될 수는 없다. 민중을 운동의 주체로 하는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민중들의 처지와 그들의 현실적 준비정도에 따라 운동은 발전하기 마련이며 진보정당에 관련한 문제도 이 차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현시기 왜 진보정당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시대의 요구와 주객관적 조건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그런 조건들이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강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평가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진보정당 건설의 요구뿐 아니라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조차도 결국에는 이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난의 연대 90년대를 거치면서, 2000년 역사적인 평양상봉을 맞아 자주민주통일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우리 민중들의 대중운동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것은 우리 민중들이 이룩한 값진 승리이며, 끊임없는 투쟁의 결과이다.
진보정당 건설문제도 이런 대중운동의 성장과 그로 인한 현실조건의 변화를 수렴하는 조건에서 보아야 한다. 한마디로 새로운 시대의 높이에서 진보정당 건설문제는 새롭게 해명되어야 한다.

1) 6.15 공동선언과 시대적 요구

2000년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뒤이은 남북공동선언 발표는 한반도에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정세를 조성하였다. 분단으로 고통받던 7천만 겨레에게 6.15 공동선언의 발표는 통일조국의 휘황한 청사진을 그려주었으며 예속된 강토에서 신음하던 우리 이남 민중에게도 그것은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였다.
6.15 공동선언으로 하여 겨레의 통일운동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였다.
6.15 공동선언에 의하여 한반도 하면 떠오르던 전쟁과 반세기가 넘는 남북대결이라는 명제는 역사와 함께 사장되어 가고 있으며 한반도에는 화해와 단합, 통일의 시대가 꽃피고 있다. 대결시대에 "이상"으로만 존재했던 경의선 연결이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꿈에도 그리던 청년학생들의 만남이 성사되는 등 몇가지 사실만으로도 6.15 공동선언이 가져온 변화는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한반도는 바야흐로 통일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에서 일어난 획기적 전환은 조국통일 문제를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문제로 뒤바꾸어 놓았다. 통일은 남과 북의 정부가 1민족 1국가의 기치 아래 단일한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과 북에 각기 존재하는 두 정부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화해하고 공조하여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것은 조국통일의 결정적 조건이 된다. 물론 여전히 이남 정부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통일문제를 민족적 이익에 맞게 자주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6월 서해교전 이후 이례적인 유감표명 등 북의 일관된 입장에 의해 화해하고 공조해 나가는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남측 통일운동진영의 단합을 촉진하고 북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변화시키면서 통일운동이 대중적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열어놓았다. 615 시대의 요구에 걸맞게 기존의 통일운동단체들이 힘을 합쳐 통일연대를 결성한 것이나 통일연대와 함께 민화협, 7대 종단이 남측 통일운동의 기본 축을 형성한 것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6.15 선언은 비단 조국통일운동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6.15 공동선언은 무엇보다 한국사회의 근본적 모순구조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낸다. 일례로 올해 초 부시 대통령이 북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여 각계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고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했을 때 범국민적인 방한반대투쟁에 직면한 것은 6.15 공동선언이 열어 놓은 새로운 시대적 조건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즉 화해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적 조건으로 인해 북에 대한 악의적 공격이 더 이상 우리 민중들의 반공반북의식을 자극하지 못하게 되었고 오히려 "통일을 가로막고 한반도 전쟁계획을 꾸미고 있는 것은 미국"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6.15 공동선언은 국가보안법의 불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등 한국사회의 정치적 민주주의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고 있다.
한국사회 진보운동의 과제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하더라도 6.15 공동선언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은 한국사회 진보운동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6.15 선언은 통일운동세력 뿐 아니라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 전체가 그 이행에 떨쳐 나서야 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6.15 선언의 생활력과 영향력을 단순히 조국통일운동 차원으로 국한시키려 하는데 이는 옳지 못한 것이라 하겠다. 6.15 공동선언의 영향력을 옳게 파악하고 새롭게 조성된 정세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어쨌든 6.15 공동선언의 생활력으로 하여 조국통일운동, 한국사회 진보운동은 새로운 여건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진보정당 건설문제도 이런 새로운 시대적 조건에 맞게 새로운 관점에서 사고되어야 할 것이다.

2) 반미운동의 비약적 성장과 자주민주통일운동의 새로운 단계

한국사회에서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발전을 놓고 이야기할 때 올해 들어 두드러진 민중들의 반미감정, 활발한 반미자주화운동을 떠나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반미자주화운동의 발전은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전개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밑거름이 되고 있다.
지금 한국민의 반미감정은 단순한 감정표현이나 일시적 흥분상태가 아니다. 6.25 전쟁 당시 미군의 양민학살문제, 연이은 주한미군의 범죄, 6.15 공동선언 발표이후 부시정권의 대북적대정책 등을 통해 차곡차곡 쌓여 온 미국에 대한 근원적 반대의식이다. "미국은 한국민을 보호해주는 절친한 우방"이라는 반세기를 지배해 온 국민들의 "미국관"이 새롭게 변해버린 것이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우리의 우방이 아니며 맞서 싸워야 할 "적"이라는 것이 날이 갈수록 분명해 지고 있다. 게다가 IMF이후 미국의 경제침탈이 더욱 노골화되고 미군범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민중들은 반미를 생활상의 문제로까지 인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민중들의 변화된 반미의식은 반미운동의 대중화를 촉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사실 80년대에는 물론이거니와 90년대까지만 해도 반미운동은 소수 선각자들의 전유물이었거나 일부 운동권들의 투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죽하면 한국사회는 반미의 무풍지대라는 불명예스런 딱지가 붙었겠는가. 그러나 오늘 한국사회에서 반미는 대세가 되고 있으며 광범위한 대중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말그대로 남녀노소, 계급계층, 이념과 노선, 지역적 차이를 떠난 전국민적인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라는 얘기만 꺼내도 뺨맞던 시대가 미군의 여중생 살인행각을 규탄하는 서명에 120만 명이 동참하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디로 오늘 한국은 반미의 열풍지대로 변해버렸다.
반미운동의 이런 발전은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규정해 주고 있다. 반미운동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미국에 대한 우리의 자주권을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민주주의도 민족통일도 실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예속과 그로 인한 분단역사를 놓고 볼 때 반미자주화운동은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전략적 중심축을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현실 대중운동이 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자주민주통일 대중운동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전개될 수 있는 결정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3) 대중운동 발전과 진보정당

그러면 대중운동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전개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민중의 정권을 수립하고자 하는 당적 차원의 대중운동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자주민주통일운동은 단순한 지향으로서 정권수립문제가 아닌 구체적 현실가능성으로서 정권수립문제를 매우 절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즉 대중운동의 발전은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이 정권수립을 위한 구체적 경로와 상을 그리고 그 준비에 내실을 기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민중은 자신의 처지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갖고 있고 그 수준 또한 다양하지만 민중의 정치권력에 대한 요구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요구이다. 왜냐하면 민중의 정치권력이 수립되지 않는 조건에서는 그것이 설사 부분적이고 낮은 수준의 요구라 하더라도 참된 의미의 실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설령 실현된다 하더라도 견고할 수 없다. 따라서 민중은 자신의 정권을 수립해야만 참된 의미의 민주민권도 실현할 수 있으며 어떠한 수준의 요구든 전면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
당차원의 대중운동은 민중이 자신의 지향과 요구를 대변하는 정권을 세우고자 하는 가장 높은 요구로부터 출발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대중운동이 정당운동과 결합되었을 때에는 정권수립이라는 대중운동의 총적 목표를 보다 분명히 하여 목적의식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정당을 가지지 못한 민중이라고 하여 민중정권수립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집권할 수 있는 능력만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의 형태가 반드시 정당의 형태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진보적인 합법정당의 활동이 완전히 불법화된 경우이며 세계 여러 나라의 진보운동사를 돌이켜볼 때 이런 나라들에서는 무장항쟁(내전)을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는 오늘 한국사회의 현실과는 맞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2. 진보정당 건설, 여전히 시기상조인가?

과거에 진보정당 건설문제는 의회주의 정당, 선거용 정당이라는 일부의 편향된 인식과 소수 야심가들이 민중들의 정치세력화의 요구를 악용하면서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낳기도 하였다.
그 원인에는 진보정당운동을 이끌고 나갈 핵심역량이 구축되지 못한 문제, 진보정당의 토대가 되는 대중역량이 성숙되지 못한 문제, 진보정당의 합법적 활동영역이 지나치게 협소한 문제 등 여러 주객관적 요인이 작용하였다고 보아진다. 때문에 진보정당 건설에는 꼬리표처럼 "시기상조"라는 문제제기가 따라붙기도 했으며 그것은 또한 현실이기도 하였다.
그러면 여전히 진보정당 건설문제는 시기상조인가 아니면 당장에 힘을 쏟아야 할 절박한 과제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분명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요구가 관념적인 당위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요구로 존재하는가, 주객관적 토대는 구축되어 있는가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오늘 한국사회에서는 진보정당 건설과 그 활동에 대한 요구는 매우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그 조건 또한 과거보다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첫째, 민중들 속에서 보수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과 함께 진보정치에 대한 지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중들의 새로운 시대를 향한 전진은 이제 정치권력에 대한 지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하기에 오늘 진보정당 건설의 가능성은 과거 어느때보다 높다고 보아야 하며 진보정당 건설을 통한 민중의 정치세력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민중들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매우 크고 그 뿌리 또한 매우 깊다. 지난 6.13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이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며 특히 나이가 적을수록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모두 현 기성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현 보수정치권에 대한 일종의 심판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전반적인 보수화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반 국민들의 눈으로 볼 때에야 김대중은 매우 운동권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97년 대선 당시 정권교체에 대한 지향 그 자체는 왜곡된 형태이기는 하나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에 대한 지향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5년간의 과정, 아들의 비리사건들은 오히려 운동권도 소용없다는 식의 보수적 경향을 낳으면서 사회전반적 보수화를 부채질하기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6.13 선거에서 승리한 요인도 이런 점을 유효하게 공격한 데 따른 결과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민중들의 정치불신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지향과 결합되게 되어 있다. 그런 지향이 구체적 현실가능성과 결합되었을 때 민중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위력한 힘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정치는 새 형의 진보적 정당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의 결과 민주노동당이 전국적으로 8%의 득표를 이루며 제3당으로 부상한 것은 이런 진보정치 실현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라 할 것이다.

둘째, 민중들이 단일한 정치세력으로 결집할 것이 절박하게 요구되고 있다.
민족, 민중이 자신들의 지향과 요구를 대변하는 정권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치세력화 되어 있어야 한다. 친미보수세력이 한국의 정치지형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먹기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민족, 민중의 정치세력화가 없이는 정권을 건설할 수도 없으며 설사 새로운 정권을 건설한다고 해도 친미보수세력의 정치공세를 배겨낼 수가 없다.
한국사회 정치지형을 획분하고 있는 친미보수정치세력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특히 정권문제에 있어서 타협이나 양보를 기대할 수 없다. 때문에 민족, 민중이 정권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단일한 정치세력을 형성하여 지배세력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즉 진보정당을 통해 단일한 역량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세력화란 본질에 있어 정치권력 장악을 목표로 하는 세력화를 의미한다. 즉 정권수립을 목표로 하는 세력화라는 의미이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노동자 정권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민중의 정치세력화란 곧 민중정권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정당은 궁극적 목적이 정권수립에 있으므로 이런 정치세력화의 본질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한 조직형태라 볼 수 있다.
정치세력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잠재적 세력이 아니라 정치조직의 이념, 강령, 정책, 사회계급적 기반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이루는 데서 진보정당의 역할은 매우 크다.
진보정당은 단일정치조직의 형태로 존재하여 민족민주진영, 진보진영의 단결을 위한 정치적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시민단체 등 중간층과의 연합을 실현하는 데 합법적 정당의 형태는 재야단체나 기존의 사회단체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또한 합법정당은 의회진출이나 선거 등을 통해 합법적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중운동을 높은 차원에서 전개하면서 대중의 정치적 요구를 하나로 결집하는 데 매우 위력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현시기 민중의 정치적 요구를 담아내는, 정치세력화의 구체적 방도는 진보정당 건설에 있다는 것이다.

셋째, 합법공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진보정당운동을 활성화하는 데 결정적 의의를 가지는 객관적 토대를 형성한다.
50년대 진보당 당수였던 조봉암이 간첩사건으로 사형을 당하면서 진보당은 자기 존재를 마감하게 된다. 90년대에 들어서도 민중당 핵심간부들이 간첩시비에 휘말려 당의 존망이 위태로워 졌으며 민중당은 결국 와해되었다. 이런 사실은 한국사회의 기득권세력, 친미보수정치세력들이 진보정당의 출현에 대해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며 가혹한 탄압을 해 왔던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직까지도 국가보안법과 선거법 등 여러 정치관계법 등은 진보정당의 건설과 활동에 커다란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 진보정당 건설과 활동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진보정당을 파괴하기 위한 과거와 같은 노골적 탄압, 물리력의 행사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6.15 공동선언 이후 국가보안법 철폐 여론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그 영향력이 진보정당의 활동 전반에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념과 노선 문제를 들어 탄압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또한 반미운동의 성장은 반미=급진좌경용공세력이라는 등식이 더 이상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없게 하여 진보정당운동을 벌일 수 있는 합법적 영역을 확대시켜 주고 있다. 특히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보여준 득표력은 진보정당을 더 이상 물리력에 의거해 와해할 수 없는 확실한 여건을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법제도적으로 진보정당의 합법적 활동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다만 진보정당에 유리한 활동여건이 민중의 힘에 의해 창출되고 있으며 대중운동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중의 의식구조와 연관시켜 볼 때 운동을 합법적으로 벌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군부독재정권이 종식되고 문민정권의 등장, 정권교체의 실현은 한국사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의 신장을 표현하는 하나의 구체적 현상으로 작용하였다. 물론 속내를 까뒤집어 보면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들은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한국사회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했음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게다가 김대중 정권이 등장하면서 집회와 시위에 최루탄을 쓰지 않는 등 상징적 조치를 취하면서 국민들의 운동방식 변화에 대한 요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은 변화된 조건에 맞는 대중운동의 진지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 벌인 낙천낙선운동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합법적 진지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법제도적인 장벽을 투쟁으로 허물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즉 현실은 진보정당이라는 진지를 튼튼하게 구축함으로써 의회진출, 선거 등의 합법적 영역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당이 활동할 수 있는 합법적 공간이 열리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야 할 현실적 요구가 결합되면서 진보정당 건설 문제는 보다 절박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보정당 건설은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더 이상 "시기상조"와 같은 문제제기는 유효하지 않다.



3. 보수정당과 관계에 대하여

진보정당을 건설하고자 하는 것은 민중의 지향과 요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정치세력을 갖기 위함이다. 논리만 가지고 따지면 이 문제는 이미 존재하는 정당을 통해서 실현할 수도 있고 새로운 정당 건설을 통해 실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실이 이 두가지 경로를 모두 수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하여 진보정당을 통하지 않고서 민중의 정치세력화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 건설과 그 활동에 있어 보수정당과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해묵은 논쟁거리로 되고 있다. 따라서 보수정당을 어떻게 볼 것이며 그들과 관계는 어E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왜 진보정당인가하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데 중요한 한 고리가 된다.

1) 한국정치사에서 보수정당의 특징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고 민중의 창조적 힘에 의해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인류역사가 증명하는 보편적 진리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이 명제를 부정하는 이는 없으며 어떤 정치인이든 자신이 국민을 위한, 민중을 위한 정치인임을 선전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보수정당이 민중의 의사와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가. 오늘 한국의 정치판을 주름잡고 있는 보수정당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보수정당들은 예외 없이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친미정당들이다.
역대 집권당들은 가장 노골적인 친미세력이었다. 이승만 정권의 한민당이 미군정의 지원아래 친일반역자들까지 끌어들인 전형적인 반민족 친미정당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박정희 정권의 공화당이나 전두환, 노태우 민정당 또한 미국의 지원을 받고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태생적 친미정당들이다. 김영삼정권의 신한국당 또한 노태우 정권 당시 민자당에서 이름만 바꾼 것이며 게다가 92년 대선 당시 미국의 노골적인 지원아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전형적 친미정당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낀 김대중이 92년 대통령 선거이후 소위 미국통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대거 영입하며 미국과 관계개선을 위해 애썼던 것도 충실한 친미정당으로 되어 집권하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이다.
집권당 뿐 아니라 여당 또한 여지없이 친미정당들이다. 특히 지금의 야당들은 모두 과거 집권했던 친미정당들의 아류일 뿐이다. 한나라당을 보면 군부독재세력을 주축으로 하면서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하며 자민련 또한 박정희 정권 당시 공화당의 아류작일 뿐이다.
이들 친미정당들은 한미일 공조를 주장하며 반미운동, 민중운동을 탄압하는 데서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어 정책적으로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차이라고 하는 것도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 정도일 뿐이다.
따라서 이들 보수정당이 추구하는 기본 정책목표 또한 미국의 패권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선상에 있다.

둘째, 한국의 보수세력들은 일정한 사회계급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 못한 반민중적 정당들이다.
정상적 발전경로를 거쳐온 국가의 경우 정당은 자본가 또는 노동자, 중간계층 등 일정한 계급계층의 정치적 요구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군수자본과 민수자본의 정치적 요구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에 존재하는 보수정당들은 일정한 사회계급적 지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벌의 이해관계를 정면으로 대변하는 정당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사회에서 최대 자본가인 재벌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그들과 대립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것은 이런 데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사회적 기반이 있다면 망국적 지역감정에 기초한 지역기반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보수정당들이 하나같이 친미정당이며 반민중적인 정당이기 때문이다. 즉 태생자체가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야망을 실현하려는 목적으로부터 기인했으며 정책방향 또한 미국의 패권적 요구를 실현하는 데 있기에 민생은 아랑곳 않고 오직 미국에 기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여념이 없다. 오히려 민중들의 정당한 요구조차도 자신들의 친미기득권에 위협이 된다면 여지없이 탄압하는 것이 그들의 본성이다.

셋째, 정책적 경계가 모호하여 권력지향적 이합집산이 만연되어 있는 것도 보수정당들의 주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정당내 어떤 정치적, 정책적 선이 불분명하다 보니 정치인들 또한 일정한 정치적 입장에 따른 정치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집권가능한 정당에서 자신들의 권력욕만 채우기에 급급하다. 소위 철새 정치인들이 만연하고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치개혁의 과제로 정책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91년 한국 정치사 초유의 여소야대 현상이 나타나자 당시 여당인 민정당과 야당인 민주당, 공화당간의 반민중적 3당야합이 형성되어 민자당을 탄생시킨 것이나 최근 이회창의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에 소위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은 이런 후진성의 반영이다.

2) 보수정당 또는 보수정당 내 개혁세력과 연합문제

이런 보수정당을 통해 민중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 물론 보수정당을 통해 어떤 유화조치, 사회개혁적 조치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민중들의 힘이 보수정권을 실제로 압박할 만한 투쟁력을 갖추었을 때에야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보수정당을 통해서도 그런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궁극적 목표인 민중 자신의 정권수립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일시적 현상으로서의 개혁과 진보의 형상일 뿐이다.
예를 들어 군부독재가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것이나 한국정치사상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그 자체만을 놓고 보면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진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문민정권이 들어섰다고 하여,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민중들의 생활처지가 개선되고 그들의 정치적 요구가 수렴된 것은 아니다. 생활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정치로부터도 소외당한 것이 현실이다. 민중들의 강한 정치불신현상은 근원도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인식이 민중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것이다.

물론 보수정당내 개혁세력과 연합정권을 수립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중요한 문제의 하나이다. 그 이유는 사회정치생활의 민주화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함이며 다른 하나는 아직도 우리 민중들의 정치세력화가 독자적인 정권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정치생활의 민주화를 우선 실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민중들은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면서도 사회정치생활의 민주화를 우선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개혁세력과 연합정권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강력한 주체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한 결과이다. 개혁세력과의 연합은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이 충분히 성장한 조건에서 민중의 주도하에서만 실현될 수 있으며 연합정권의 수립이 민족자주정권, 참민주정권 수립이라는 우리 민족민주운동, 진보운동의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서 의의를 가질 수 있다.
개혁세력과의 성급한 연합시도는 민족자주정권, 참민주정권 수립의 좌절로 이어지는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민중이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민중의 근본이익을 중단없이 추진할 수 있는 민중정권을 수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럼에도 개혁세력과의 연합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사회정치생활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데에서는 민중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민중의 근본적 이익실현을 자신의 총적 목표로 상정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민중의 근본이익을 실현하는 데서 끊임없이 동요한다.
따라서 개혁세력과 연합을 통해 정권을 수립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권이 민중이 요구하는 참민주정권, 민족자주정권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민중은 개혁세력과의 연합정권을 수립한 이후에도 이 정권을 민중의 근본적 이익을 옹호하는 정권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중이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존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성급하게 개혁세력과의 연합을 시도한다면 개혁세력에 포섭되어 민중정권 수립이 좌절될 수도 있다.
민중이 충분히 정치세력화 되지 못한 조건에서 개혁세력과 연합정권 수립은 성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개혁세력은 민중의 역량을 얕잡아 보면서 민족민주세력, 진보세력과 연합정권을 수립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저들이 민중들과 연합을 형성하려 하지 않는 조건에서 민족민주세력, 진보세력이 자신의 독자성을 버리고서라도 그들을 지지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연합이 아닌 일방적 짝사랑에 불과하다.
우리는 개혁세력에 의존하고 기대기만 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단지 강력한 주체의 힘으로 강제해 낼 뿐이다.
6월 항쟁 이후 87년 대선에서 민중들은 김영삼, 김대중의 보수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를 대변해 줄 것을 기대하였으나 그들은 그런 민중의 요구를 보기좋게 배신함으로써 6월항쟁의 투쟁성과는 고스란히 유실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92년 대선에서도 김대중과 정책연합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유도 다 민중이 독자적 정치세력을 강력하게 형성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실을 놓고 보면 대선에서 민족민주진영, 진보진영이 움직일 수 있는 표라는 것이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것은 이들 개혁세력들이 민족민주진영, 진보진영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독단대로 일을 추진하게 하는 근본원인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되는 데 환장한 이들이 하나마나한 민중진영과의 연합을 무엇 때문에 도모할 것인가.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보수정당과의 연합전선을 펼치는 것이 현재적으로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정치세력의 형성이 없이는 연합전선 자체가 성사되지도 않을뿐더러 가령 연합전선을 형성한다고 하여도 민중이 얻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끝>

<<출처:정세동향 2002년23호(통권41호)
2002년 11월 15일 - 2002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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