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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0 기획] 남북관계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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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0-12-25 00:00 조회1,8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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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민족통신 특집

[1] 남북관계 전망

노 길남 (민족통신 편집인)

남북관계를 내다보는 대에는 몇 가지 중요한 변수를 짚어봐야 한다. 왜냐하면 남북관계는 기본적으로 남북관계를 독립적으로 볼 수 없는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는 형태적으로는 남북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남북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변수가 50여년동안 잠식해 왔다. 이러한 연유로 남북문제를 전망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바로 캐 볼 수 있는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보겠다.

그러므로 남과 미국과의 당국관계, 조미당국관계, 그리고 남한 내 기득권세력과 민족민주세력과의 역량관계 등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전망을 예견할 수 있다고 본다.

남한과 미국과의 관계는 겉보기와는 달리 실제로 식민지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고리를 먼저 풀어야 되는데 남한 당국자들의 입장과 자세에서 그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군 작전 지휘권 인수문제를 비롯한 한미군사협정, 한미행정협정의 문제, 주한미군기지 반환문제 등이 주권국사이의 평등관계에서 정리되어야 하는데 남한 당국자들은 오히려 그 모든 문제들을 미국의 편의대로 추종하기에 급급해온 실정이었다. 앞으로도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고 있다.

조미당국관계는 그 동안 미 정부측에서는 남한이나 여타 제3세계 국가들에서 쉽게 써먹어 온 종속관계를 구축 해 보려고 별별 방법들을 동원하면서 공갈협박으로 또는 유화의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반세기의 봉쇄정책으로 질식사 시켜보려는 잔인한 외교전술을 펴왔다. 이에 대해 북은 반제의 기치를 한순간도 내리지 않고 정치에서 주체,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의 깃발을 추켜들고 긴장의 반세기를 버텨왔다. 여기에서 북은 세계가 놀랄만한 자위력을 갖추면서 광명성 1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서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 제작, 수출에까지 이르러 명실공히 세계 4대강국의 위력을 과시하는 실력을 증명해 줌으로서 미국의 대북 정책을 수정시키는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남한 내 기득권세력과 민족민주세력과의 역량관계에서 남한 정부당국을 포함한 어용세력들은 정치철학의 부재는 물론 남한사회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돌출 하는 모순들과 부조리 사태 때문에 허둥지둥하기에 여념이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남한 당국자들이나 관변학자 및 인사들은 국민들이 열망하는 통일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는지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지연전술을 창안해 내기에 몹시 바쁜 것 같다.

한때는 통일비용이 얼마가 든다면서 통일을 피해가며 국민의식속에 잠재해온 통일열망을 잠재우는데 혼신을 다했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7천만 계레의 통일염원이 뜨거워 진 것을 의식했는지 통일의 가능한 해가 "20년쯤 후"라는 이른바 "20년후 씨나리오"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홍순형 외통부장관은 최근 "2020년 정도께는 북한이 평화공존의 틀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관변학자 고유환 교수(동국대)는 "20년쯤 흐른 뒤에는 통일에 필요한 기반이 어느 정도 조성될 것"라고 선전하고 있다. 황동언씨(현대경제연구원)는 "한반도 통일은 20년쯤이 지난 뒤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는가 하면 백승주씨(국방연구원)는 "통일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주한미국대사인 스티븐 보스워스씨는 "통일후 한반도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전히 종래의 통일비용 씨나리오를 반복하며 통일을 꺼려하는 뜻을 내비쳤다. 다시 말하면 남한의 당국이나 이에 기생하고 있는 기득권세력들은 하나 같이 "20년 후 씨나리오"를 합창하면서 분단조국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는커녕 영구분단을 위한 구태의연한 전술만 복창하고 있는 안타까운 형편이다. 기득권 세력은 남북관계를 민족간의 관계로 보지 않고 옆 나라와 그것도 국가보안법으로 민간차원의 통일활동을 묶어 둔채 문화체육 교류관계정도의 수준만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이익만을 챙기기 위한 부분적 경제교류를 시도 중에 있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면 민족민주세력 진영의 형편은 어떠한가. 반세기의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온 민초들은 이제서야 애국세력들이 가야할 방향과 조직체계, 그리고 연합전선체를 정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진단된다. 민족민주세력들은 민노총을 포함한 전농, 한총련, 범민련, 전국연합 등의 조직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전국에 있는 노동자, 농민, 어민, 청년학생, 종교인, 지식인, 실업인 등등의 광범위한 계층의 동력들을 한 두리에 묶는 실천을 전개하면서 민족자주권과 민중생존권의 기치들을 높이 들고 쉬지 않고 투쟁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한편 조국통일범민족연합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을 위시한 민족민주세력들은 남북해외의 자주세력들을 3자연대의 두리에 굳게 뭉쳐 현정권의 혹심한 탄압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한 입장과 자세로 자주, 민주, 통일의 수레바퀴를 쉼없이 움직여 가고 있는 것이 애국세력들의 현주소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외부 조건의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당국자 차원에서는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단지 문화체육 교류 및 경제협력관계에서 민간차원의 현재수준에서 맴돌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도의 상호교류의 폭은 조미관계의 진전여하에 따라 다소 넓어 질 수 있는 여지들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협상이나 정상급회담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남한의 대미종속 구조의 모순 때문에 조미관계에서 자물쇠가 풀리지 않으면 한발 자국 진전하는 것도 기대할 수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하면 조미간에 현재의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남북당사자간의 자율적인 회담은 도저히 기대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남측당국이 가지고 있는 고질화된 대미의존 내지 미국정책 추수주의적 체질이 원인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남북 양자가 협상한다고 해도 미국이 틀면 남한당국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여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려면 무엇보다 남측당국이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소한의 평등관계를 설정하면서 선린관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나마 남한당국자들은 한미관계에서 자기입장을 가질 수 있는 자세를 정립해야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해 줄 것을 당부한다. 사실 남측 당국자만 오늘이라도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처지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통일은 가능하다. 남과 북이 서로 현 제도나 이념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서로의 가치관을 건드리지 않고 살려주면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렴한다면 2000년 1월1일 바로 오늘 이 시간에 역사적인 우리민족의 통일대국은 이미 이뤄진 것이다.

이제는 남한당국도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우선 자주성이 없는 처지에서나마 작은 실천부터 해주기 바란다. 남의 당국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남북관계 정상화의 전 단계로서 (1) 국가보안법 폐지, (2) 양심수 전원석방과 비전향장기수 고향보내기, (3) 한총련, 범민련등 재야탄압중지 및 민간통일운동의 활동을 보장하는 초보적인 문제들부터 실천하는 아량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하여 남북당국자들은 2000년을 맞는 올해에 남북해외동포들이 예측하지 못한 놀라운 역사를 7천만 겨레에게 선물할 수 있는 귀중한 한해가 될 것을 간곡히 기도해 본다.

[2000년 1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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