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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00 기획] 조.미관계의 현황과 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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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0-12-25 00:00 조회2,4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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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민족통신 특집

[2]조미관계 현황과 그 전망

이활웅 (통일연구전문가)

조미관계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평양측은 그 정상화를 원하는데 반하여 워싱턴 측은 지금까지 그것을 별로 원치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에서 만든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이 만든 걸림돌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실체와 정통성을 인정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적 정체상태를 해소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 흥미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1945년, 패전한 일본이 물러갈 때, 소련의 동의를 얻어서 한반도를 분단했다. 그리고 남한에 군정을 실시하면서 항일투쟁을 한 좌익계 인사들을 탄압하여 북으로 몰아내는 한편, 친일분자들의 등에 업힌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친미정부를 서울에 세웠다. 이에 따라 항일투쟁 세력을 주축으로 세워진 평양정권과의 적대관계는 불가피하게 되었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은 빈사상태에 몰린 서울정부를 구할려고 출병하여 북한군을 38선 이북으로 격퇴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압록강역까지 밀고 올라가면서 평양정부를 지구상에서 말살하려고 했는데 중국군의 참전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그러니 원래 적대관계로 시작된 조미관계는 원수의 관계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줄기차게 북한정권을 "악의 집단" 혹은 "불법집단"으로 규정하면서 그와 정치적으로 상대하기를 거부하였다. 지금도 미국은 공식적으로 평양정권을 "테로집단"으로 규정하고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정부당국자들이나 학자들 혹은 언론은 북한을 "불량배정권(Rogue regime)"으로 호칭하면서 그들의 반북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니 조미관계가 정상화되자면 첫째로 미국이 북한사람들도 원래부터 한반도에 태어나 그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로서, 그곳에서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 북한정권은 일본이 조선을 강점하고 있던 35년간, 조선사람들의 정치활동의 근간을 이룬 항일투쟁과정에 있어서, 그 주류를 형성한 항일무장투쟁을 주도해온 세력에 의하여 수립된 정당한 정권이다. 그 지도자들은 결코 깡패들이나 불량배들이 아니다. 그들이 공산주의자들이었다는 것은 지금에 와서 보면 불행한 일이지만 그것은 그 당시의 역사적 지리적 조건에 따른 그들의 선택이었으며, 그것 때문에 그들을 마치 악의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미국은 평양정권이 적어도 한반도 북쪽에서 그 곳 주민들에게 정당한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합법정부임을 인정하고 그런 인식에 따라서 그 정부를 대접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로 미국은 한반도의 군사적 정전상태를 정치적 해결을 통하여 평화상태로 전환하는데 성의를 보여야 한다. 6.25의 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여 북한과 싸웠는데 그 싸움이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휴전상태로 남아있다. 휴전상태란 교전쌍방의 군 지휘관사이의 약속에 바탕을 둔 매우 불안정 된 상태에 불과하다. 즉 한반도의 상황은 아직도 언제든지 무력충돌이 재발할 수 있는 군사적 대치상태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적 상태이지 최종적으로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최종적 상태는 양측의 외교교섭을 통한 정치적 해결을 봄으로써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목표는 휴전 후에도 여전히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붕괴"이었으며, 따라서 평양정부와의 정치적 협상에는 일체 불응한다는 것이 미국의 방침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1954년의 제네바 정치회담을 결렬시켜 버렸다. 또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1968년), 미군정찰기 EC 121 격추사건 (1969년) 및 소위 판문점 도끼살해사건 (1976년)등으로 평양 측과의 정치적 타결이 불가피하게 된 경우에도, 가능한 한 이를 비공식, 최소한 혹은 극비리의 접촉으로 제한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1986년경부터, 소위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북한이란 존재를 더 이상 무시해 버릴수는 없게 되자 미국은 북한과 북경에서의 참사관급 쌍무접촉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가능한 한 국제원자력 기구 (IAEA) 및 유엔을 통한 압력으로 평양 측을 굴복시키려고 했으나, 평양이 이에 굴하지 않고 일전불사의 자세로 나오자, 부득이 1993년 3월부터 평양 측과의 공식적인 외교교섭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결과 만들어 진 것이 1994년 10월 21일의 소위 "북미 기본합의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합의서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정식 협정문이 아니었다. 영문으로는 Agreement 가 아니라 Agreed Framework 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기본합의서"가 아니라 "합의된 기본요강"이다. 미국의 생각은 아직도 조만간 북한이 붕괴된다는 판단에 따라 비공식적이며 약식절차에 따른 문서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Agreed Framework 의 북한측 이행여부는 어김없이 따져가면서도 자기측 이행사항은 이핑게 저핑게로 질질 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평양정권이 머지않아 무너질 것이라는 미국의 예상은 빗나갔다. 동구권의 와해와 소련의 붕괴로 인한 경제파탄, 절대적 지도자 김일성주석의 돌연한 사망, 식량부족으로 인한 아사자의 대량발생, 고위간부들의 망명등 모든 악재에도 불구하고, 북조선은 여전히 정치적 안정과 국민적 단결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이나 그들이 주장하는 인공위성을 발사하여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핵무기도 몇 개는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미국정보당국의 추측이며, 미사일도 알라스카.하와이 뿐 아니라, 어쩌면 미 본토의 어느 지점이든 정확히 때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을 정도로 발달되었다 한다. 즉 북한이 미국본토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가진 나라가 됐다는 관측도 있다.

이렇게 되자 미국은 전 국방장관 "페리"를 대북한정책 특별조정관으로 임명했으며 "페리"는 장시일에 걸친 연구와 현지탑사를 거친 후 소위 "페리보고서"라는 정책건의서를 내놓았다. 그 요지는, 북한을 파멸시키기는 어려우니, 대북 관계개선, 각종 제재해제, 경제교류 확대등의 혜택을 주는 일방, 교섭을 통하여 북한의 핵 및 미사일의 개발계획을 포기시키도록 하되, 주한미군은 철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남.북과 미.중의 외교관들 사이에는 4자회담이 단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별 진전이 없다. 그러나 4자회담의 조.미양측 대표사이에는 4자회담과는 별도로 쌍무접촉을 통한 정치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 양국간에는 머지않아 더욱 고위급의 정치협상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니까 양국간의 군사적 정체상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구도는 일단 잡힌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페리"보고서에서도 밝힌바와 같이 주한미군은 철수안한다는 방침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니 이것이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는 미국이 정치적 협상은 하되, 주한미군이란 군사정전체제의 미국측 핵심요소는 그대로 둔채, 군사정전 체제하의 북한측 핵심요소인 핵과 미사일의 개발계획을 포기 시겠다는 것인데, 북한이 과연 그런 상태를 대미관계의 정상화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앞으로의 조미관계는 쌍방의 필요에 따라 보다 활발한 접촉과 협상을 할 것이나 그 전도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전망된다.

민족통신에 특별기고 [2000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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