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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0 기획] 한국의 현주소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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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0-12-25 00:00 조회1,9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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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민족통신 특집

[3] 대한민국의 현주소와 방향

김성호(정치평론가)

새 천년? 새 천년이라고 해서 지구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해가 더 크게 보이거나 보름달이 더 밝아지는 것도 아니다.
새 천년? 민족의 자주권을 잃은 한국 땅에 새 천년은 1999년이 2000년이 되는 숫자의 변화 이외에 특별한 의미는 없으리라...

분단의 질곡에서 신음하는 한반도에 짖게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남북간에 차가운 어름장이 녹아내리지 않는 한 새 천년 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일일 천추로 조국통일을 염원하고 0.7평의 콘크리트 바닥에 새우잠을 자면서 이 추운 겨울을 내야하는 애국자들, 암과 투병하면서 조국통일이라는 지상의 과제를 안고 죽음과 싸우는 애국자 김양무, 조국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애국자들에게 있어서 송구영신의 계선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1년을 총화하는 투쟁가들에게 있어서 새 천년은 계속 투쟁, 계속 전진의 각오를 다지는 계선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지난 2년간의 김대중의 정치를 적나라하게 목격해 왔다. 그에게 걸었던 기대나 희망이 있었다면 새 천년을 맞는 지금 그에 대한 기대나 희망은 산산이 부서진 파편조각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 옳으리라.말 잘하는 재주와 순간적 임기웅변의 정략적 잔재주로 사람을 한번은 속일수 있다. 그러나 두번이야 속을 수 있겠는가.

달동네의 가난한 빈민들, 강제로 퇴거당한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철거민들, 서울지하철 역마다 새우잠을 자고 있을 수천명의 노숙자들, 수십만의 소년소녀 가장들, IMF식민지 경제의 한파에 실업의 나락으로 떨어져 한숨과 비탄속에 장래의 희망이 없는 한국 땅을 저주하며 울분을 토하는 실업자들, 이들이야 말로 식민지 사대매국 정치적 희생자들이 아니고 무엇이며 이들을 그대로 내 팽게치고 새 천년의 창가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 미국의 식민지 땅 이남에서 정치적 신념이란 외세의 질곡에서 신음하는 분단상황에 종지부를 찍어 줄 지도자를 만나는 것 이여야 하며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는 정치지도자를 잘 만나는 것이여야 할 것이다. 우리민족은 민족의 단합과 단결의 힘으로 외세를 몰아내고 조국통일을 향한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 위대한 지도자, 그러한 위대한 위인을 몹시 그리워하며 목말라 찾게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러나 이남 땅 그 어디에도 그런 지도자는 찾을 수가 없다. 우리는 지난 2년간 김대중의 정치를 보았다. 김대중은 개혁을 부르짖으며 국민들에게 묵직한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약속에 대한 실천을 지켜보면서 어딘 가에서도 진실 됨을 찾아볼 수가 없다. 민족민주세력은 이미 김대중을 포기한지 오래다. 김대중의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박정희의 기념관을 세우고 전두환과 노태우와 같은 개혁의 대상들을 받들며 "전직대통령 예우"라는 적과의 동침으로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동서화합을 꿈꾸는데 허송세월 했다. 그러나 단언한다 .김대중의 그런 식의 분단유지세력과 반민족적인 개혁의 대상들과 손을 잡는 한 지역감정은 해소되지 않으며 절대로 동서화합도 실현될 수 없다.

김대중 집권 2년간 남북관계는 아무 것도 변화된 것이 없다. 역대정권에 비해 그래도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북한은 그나마 김대중이기에 관계개선을 위해 몇 차례 제의를 한바 있었다. 그때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람이라면 북의 제의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말았어야 했다. 김대중 자신은 물론 청와대 측근들도 그만큼 앞을 내다보는 정세에 아둔했다.

북의 정당 사회단체 연석회의 제의는 사실상의 당국자대화를 의미했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였다. 북한의 선행실천 요청사항이란 3가지의 가능한 요구였다고 본다.

[1]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 이였으며 국가보안법 폐지는 북-미협상 과정에서 폐지하기로 양해된 사안 이였다. 김대중 자신도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 이였다. 그런데 그것마저 해내지 못했다. 그의 정치역량의 한계였다.

[2] 외세와 공조로 북한을 압박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3] 민간통일운동단체의 자유로운 통일운동 활동을 보장하라는 것 이였다. 이와 같은 북한의 제의는 북한이 제의 하지않아도 김대중 집권초기 개혁차원에서 자진해서 해소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들이였다. 얼마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적 풍토의 부재현상이었던가.

그 후도 북에서는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를 계속 제기 했으며, 김양무의 암치료 방북제의 를 공식으로 요청한바 있었다. 김대중은 단안을 못 내리고 북의 제의를 수용하지 못했다. 이것이 김대중의 한계였다. 필자가 이해하고 있는 북한은 한번 진 신세는 언젠가는 꼭 갚는다는 이들의 독특한 혁명적 의리를 지키는 인정의 사회라는 것을 한국당국자들은 여전히 깨닫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김대중은 남북관계 정상화에서 이산가족 사업을 우선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정치적 문제가 이니라 인도주의적 차원의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장기수를 무조건 북한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조치를 취했다면 북한은 답례로 이산가족 사업을 합의해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기수 송환은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안되고 이산가족은 인도주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된 다고 보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 색맹 인가.

오늘날 김대중은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다. 김대중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신당창당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미봉책이며 근본적 정치적 위기 치유방법이 되지 못한다. 국민들은 신당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으며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뿌리깊게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치적 신념이 없고 정치적 철학이 없는 "정상배"들이 양산된다고 해서 개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집권세력들은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대중이 정치적 신념이 있고 현명한 정치 지도자라면 자신의 정치 욕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며 개인적 혹은 당리당략에 연연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는 무엇보다 분단된 국가를 운영한다는 철저한 인식의 바탕 위에서 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다. 즉 반민족적 보수 우익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민족적이며 통일지향의 진보진영과 손을 잡는 길이 사는 길이다.

민족 대 단결로 외세로부터 민족의 자주권을 찾자는 진영과 손을 잡을 때, 비로소 김대중도 살고 정치적 생명도 유지하며 동시에 민족공동체의 이익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민족민주 진영과 진보진영은 옹졸하지 않으며 심성이 착하고 너그러운 사람들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연연해 처신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김대중의 집권이 끝나 초야에 묻히더라도 의리를 지켜갈 수 있는 지조의 삶을 사는 고귀한 인생을 사는 애국자들이다. 개인의 영달이나 입신출세를 위해 하루아침에 변신하는 쓰레기 인간들과는 거리가 먼 이 땅의 양심인들이 바로 민족민주세력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김대중은 개혁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민족 대단결의 힘을 믿고 자주의 길을 택할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거듭나 역사에 기록 될 인물로 부활할 것을 다시 한번 권고해 본다.

정치적 의지와 신념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있는 것이다 .새 천년에 김대중은 그것을 실천으로 증명해 줄 것을 당부한다.


김양무씨의 방북치료를 허용하고,
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한 과단성 있는 결단을 내리고,
남아있는 양심수를 무조건 석방하며,
비전향 장기수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며,
외세와 공조로 북을 압박하지 말고
범민련과 한총련등 민간통일운동 단체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들을 통하여 김대중대통령의 거듭남을 한번 더 기대해 본다.

민족통신에 특별기고 [2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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