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람들’ 첫 인터뷰
“우리는 소시민…SNS 등 통해서 알게 된 사이”
“옛날식 저항 방식, 정권이 과거로 회귀한 탓”
“박근혜 정부의 온갖 비정상 비판 메시지 전하고 싶어”
2월26일 낮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선거 부정은 정권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는 문제다. 이를 은폐하는 검은 권력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비판세력에 대한 압도적인 탄압, 종북몰이는 권위주의 그 이상이라고 생각됐다. 불통과 독선, 자의적인 법 적용으로 민주주의도 고사되었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대대적 후퇴, 친재벌·반서민 정책도 문제가 된다고 본다. 세월호 사태에 대한 대응이나, 대통령의 대화 수준, 정책 이해를 보면 능력도 너무 없는 정부라고 생각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종북으로 몰리는 세태에 대해 지적하고 싶었다. - 요즘은 인터넷과 SNS 등 사람들에게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들이 많은데, 왜 옛날 방식인 전단지를 선택했는가? = 수만명이 모여 집회를 해도 그들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여론을 형성하는 책임이 있는 언론이 길 막히니까 돌아가라는 수준이다. 짧지만, 선명한 메시지라도 정확히 전달하고 싶었다. 정권이 과거와 같은 권위주의로 회귀하니 저항 방식도 80년대식으로 하는 것도 일종의 풍자라고 보았다. 그래서 삐라 살포 같은 방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 어디 옥상에서 전단지 뿌리고 구호 외치다가 잡혀가고, 그런 식이었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식이라면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전단지는 불과 몇천장이다. SNS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 숫자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언론이 이를 다뤄준다면 SNS보다 훨씬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도 포탈 메인뿐 아니라 공중파에서도 다뤄졌다. 성과가 있다고 본다. - 전단지를 뿌릴 때마다 내용이 달라진다. 전단지 내용은 어떻게 정하나? = 가장 시의적절하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현 정부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나, 저속한 풍자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우리에겐 중요하다. 팩트를 기반으로 풍자하고자 한다. - 적게는 수백장에서 많게는 수천장을 뿌리는데 인쇄는 어떻게 하는가? = 한겨레신문사에서 좀 수만장 찍어주면 안되나?(웃음) 복사로도 가능하고 인터넷 주문으로도 가능하다. 수천장이라고 해봤자 크기가 작아서 별일 아니다. - 전단지를 본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봤나? 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 현장의 시민들 반응을 살펴본 적은 없다. 다만, 인터넷 반응을 보면 매우 우호적인 것 같다. 그런 분들만 글을 남겨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없는 말 지어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난받을 일은 크게 없을 것 같다. 물론, 사실 자체를 은폐하고 싶은 일부에게는 욕을 먹을 수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의 과민한 반응을 보면 그런거 같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 단체가 2월27일 낮 서울 명동 유네스코 건물 옥상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수백여장의 전단지를 살포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대북전단 살포가 휴전선 일대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남북관계가 이렇게 안 좋은 때에는 작은 도발도 국지전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야 말로, 표현의 자유 차원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북단체는 마치 본인들이 샤를리가 된 것처럼 표현의 자유에 대해 말하지만, 서방언론들이 특정종교 지도자에 대해 지나치게 모욕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동성애를 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삐라를 보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북한 사람들이 그런 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긴장 고조 자체가 목적인 것만 같다.
우리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 이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과도한 추측과 비약을 확정적으로 말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전단지에 기사를 인용하는것도 알려진 사실 중심으로 말하려는 것이다. 공적인 비판까지 재갈물리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일이다. - 신분을 공개하고 전단지를 뿌릴 생각은 없는가? = (짧게) 없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