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67)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31일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로부터 9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명숙씨에게 금품이 전달됐다는 한만호씨의 진술에 신빙성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한 전 총리를 상대로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검찰은 지난해 4월초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가 2007년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함에 따라 그달 8일 한신건영과 자회사, 회계법인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71)에게서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에서 무죄 선고를 받기 닷새 전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표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 전 대표는 법정에서 금품제공 사실이 없다고 종전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한 전 대표의 법정 증언이 거짓이라며 위증 혐의로 기소하고 감방을 압수수색해 접견 대화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결국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