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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선물 보따리" 투하…입 막힌 지역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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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3-17 00:41 조회3,7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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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고위층-언론사 잇단 간담회…정부광고 급증
충청권서도 세종시 수정안 비판보도 거의 사라져


지방선거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잇단 지역 나들이가 정부의 ‘지역언론 집중공략 행보’와 맞물리며 정부 비판 보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의 선심성 지역 발전 약속과 정부·여당 고위층들의 지역언론 연쇄 간담회 개최 및 정부 광고 배정을 겹겹으로 배치하며, 지역언론 논조를 정부에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5일과 9일 경기도 안산과 충북을, 이달 5일과 10일, 15일엔 대구와 대전, 강원도 춘천을 연이어 찾았다. 충북과 대구에선 각각 경제자유구역 지정, 청주공항 지하철 연결과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언급했고, 대전에선 충청권 광역교통망 구축이란 ‘통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야당들은 ‘지방선거용’이라며 일제히 비판 성명을 냈지만, 해당 지역 언론들의 보도는 환영 일색이었다. 대구 방문 소식을 전한 지역신문들은 ‘대기업 유치·균형발전 큰 걸음’(<매일신문> 3월5일치 3면)이라 추어올리거나, ‘지방균형발전의 새 전기가 됐다’(<경북도민일보> 8일치 1면)고 평했다. “(서문시장에서) 이명박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메아리가 돼 울려퍼졌다”(매일신문 5일치 3면 ‘기, 이번에도 받아가나’)는 노골적인 문장도 등장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거세게 반발해왔던 충청 지역 언론들의 보도 태도는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의 방문 이튿날인 2월10일치 <충청일보>와 <충청매일>, <충청타임즈>는 각각 ‘전폭지원…충청발전 기폭제’ ‘선물 보따리 푼 이명박 대통령’, ‘선물 보따리 기대 이상’으로 1면 머리기사 제목을 뽑았다. 수정안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은 거의 없었다.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대통령의 지역 발전 약속을 두고 ‘세종시 비판 무마용’이란 지적을 덧붙인 기사도 찾기 힘들었다”며 “최근 들어 정부 수정안을 비판하는 지역 언론의 날카로움이 눈에 띄게 무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충청 지역언론의 비판 논조 약화를 대통령 및 정부·여당 고위 인사들의 거듭된 방문과 정부의 ‘언론 관리’가 합작해 빚어낸 결과물로 판단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정운찬 총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등이 줄줄이 충청을 찾아 지역언론 대표나 편집·보도국장단과 간담회를 했다.

대전·충남민언련(‘세종시 원안 백지화 관련 지역신문 모니터 보고서’)은 지난해 12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지역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를 기점으로 지역언론의 보도 태도가 바뀐 것으로 분석했다.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고부터 비판 보도가 정점에 달했으나, “간담회 뒤부턴 수정안 보도가 주요 지면을 차지하고 정부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쪽으로 변화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대전 방문(3월10일)을 보도한 11일치 신문들도 대통령의 일방적 발언들과 선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워졌고, 수정안 찬성론자들의 ‘새로운 세종시 충청의 희망’이란 팻말 문구(<대전일보>)가 주요하게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은 “지역언론이 대통령과 정부·여당 상층부와 잇달아 만나면서 세종시 기사가 비판 논조를 뺀 사실 전달 위주의 보도로 바뀌었고, 그동안 무시해오던 수정안 찬성 움직임 보도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푼 광고도 지역언론의 입을 단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무총리실은 수정안 발표 직후인 1월12일 충청지역 12개 일간지(6억6천만원)를 포함해 전국 지역일간지에 11억여원, 충청권 지상파 방송에 4억여원의 홍보 광고를 집행했다. 이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한 지난달 9일부턴 ‘3일 연속 광고’를 충청권 14개 일간지에 낸 것을 비롯해 2억8천여만원을 지출했다. 대통령과 지역언론 간의 간담회 당일이던 지난해 12월7일에도 ‘세종시 제대로 만들겠습니다’란 1면 하단 광고가 전국 지역신문에 깔렸다. 충북의 한 언론사 기자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반발 여론이 가장 센 충청 지역 언론사들을 광고로 입막음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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