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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변칙비행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검은색 가죽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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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04-16 17:56 조회1,9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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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비행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검은색 가죽가방

2023-04-17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고유번호와 위장막은 무엇을 뜻하는가?

2. 변칙적인 비행궤도와 시간지연 분리시동은 무엇을 뜻하는가?

3. 3종의 군사작전지도는 무엇을 뜻하는가?

4. 검은색 가죽가방의 정체는 무엇인가?


1. 고유번호와 위장막은 무엇을 뜻하는가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오전 7시 23분경, 평양 동남쪽 대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어느 언덕에서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수직으로 세워졌다. 잠시 후, 화성포-18형은 엄청난 화염과 굉음 속에서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김정은 총비서는 “시험발사 현장에서 발사 전 준비공정을 직접 지켜보시면서 새로운 무기체계를 료해하시였다”라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에 나타난 화성포-18형은 어떻게 생겼나? 검은색으로 도색된 거대한 추진체는 위세가 대단하고, 흰색 사각형과 검은색 사각형이 엇갈린 격자무늬로 도색된 제3단 추진체는 전략무기라는 직감을 안겨주고, 흰색 줄과 검은색 줄이 엇갈려 도색된 첨두형 전투부는 날카로운 공격본능을 드러낸다. 2023년 2월 10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화성포-18형은 “제국주의 폭제를 제압, 평정할 강위력한 힘의 결정체”라고 한다. 조선의 반제혁명력량이 화성포-18형에 응축되었다는 뜻이다.

언론보도 사진을 보면, 화성포-18형 제1단 추진체에 고유번호가 새겨졌음을 알 수 있다. 화성포-18형의 고유번호는 우리말 자음 지읒으로 시작되는 8자리 수다. 지읒은 전략무기를 뜻하는 자음 기호다. 먼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이라서 8자리 수를 식별할 수 없지만, 화성포-18형의 고유번호는 그 미사일이 계렬 생산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렬 생산(serial production)은 같은 계통의 물품을 계속 생산한다는 뜻이다.

화성포-18형이 시험발사 전에 계렬 생산에 들어갔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관리의 발언을 들어보면, 그런 의아함은 이내 사라진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6년 3월 9일 당시 미국 국방부 국제안보정책 담당 차관보 피터 플로리(Peter C. W. Flory)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연방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했는데, 보고서에 수록된 조선의 미사일 제조 능력과 관련된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북조선은 우리와 소련과는 다른 비정통적인 방식으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북조선은) 오랜 시간 동안 미사일 시험을 해보지 않고 (중략)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미사일능력을 확보한 뒤 이를 감추고 있다. 우리가 한두 번 놀란 게 아니다. 예를 들면, 북조선은 로동미사일을 단 한 번 시험하고 곧바로 실전 배치했다.”

조선이 신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마다 한국 국방부와 군사전문가들은 그 미사일이 아직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느니 또는 그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려면 앞으로 몇 년 더 걸릴 것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대지만, 위에 인용한 피터 플로리의 발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의 미사일 제조 능력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평가는 정반대다.

이번에 화성포-18형 시험발사 임무를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 중대”가 수행하였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23년 3월 16일에 진행된 화성포-17형 발사훈련소식을 전하면서 “붉은기 중대”가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었는데, 이번에는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 중대”가 화성포-18형 시험발사 임무를 수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미싸일총국 제1붉은기 중대는 화성포-17형 발사 임무를 수행하고,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 중대는 화성포-18형 발사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을 보면, 화성포-18형 탄체가 들어있는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이 9축18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는데, 그 위에 위장막이 덮어놓은 것이 눈에 뜨인다. 이것은 화성포-18형 발사대차에 위장막을 씌우고 발사장까지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 중대는 시험발사 당일 새벽 평양 동남쪽 도로에 있는 어느 차굴 속에 화성포-18형 발사대차를 대기시켰다가 발사 시각 직전에 발사대차를 발사장으로 이동시켰다.

이번 시험발사에서 사용된 화성포-18형 발사대차의 고유번호는 보도사진에서 식별되지 않는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화성포-18형 발사대차 5대가 참가했는데, 당시 보도 화면을 보면 571번부터 575번까지의 차량번호들을 식별할 수 있다.

2. 변칙적인 비행 궤도와 시간지연 분리 시동은 무엇을 뜻하는가?

2023년 3월 16일 미싸일총국 제1붉은기 중대가 진행한 발사훈련에서 화성포-17형은 고도 6,045km까지 상승했었고, 1시간 9분 11초 동안 비행한 뒤 발사장에서 약 1,000km 떨어진 일본 홋까이도(北海道)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 동해상에 모의 핵탄두를 떨어뜨렸다.

화성포-18형은 2023년 4월 13일 미싸일총국 제2붉은기 중대가 진행한 시험발사에서 고도 약 3,000km까지 상승하였고, 발사장으로부터 약 1,000km 떨어진 일본 홋까이도 배타적 경제수역 밖 동해상에 모의 핵탄두를 떨어뜨렸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지난번에 화성포-17형의 정점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을 정확히 보도했으나, 이번에는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 비행거리, 비행시간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가 약 3,000km이었고, 일본 홋까이도 배타적 경제수역 밖 동해상에 탄착했다는 것은 한국군 합참본부가 언론에 흘려준 정보다.

주목되는 것은, 화성포-17형의 비행거리와 화성포-18형의 비행거리가 서로 엇비슷한데 정점고도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화성포-17형의 정점고도는 약 6,000km이고,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는 약 3,000km다.

의문이 생긴다.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는 왜 화성포-17형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을까?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 시험발사에서 화성포-18형의 “각이한 기능성 조종체계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판정했다는 것이다. 각이한 기능성 조종체계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 의문을 풀어야 화성포-18형이 얼마나 우수한 성능을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인지 알 수 있다.

1) 조선은 화성포-18형에 변칙비행 조종체계를 도입했다. 변칙비행은 포물선 궤적을 따라 비행하는 게 아니라, 변칙적인 궤도를 따라 비행한다는 뜻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포-18형의 변칙비행에 대하여 “1계단은 표준 탄도 비행방식으로, 2, 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발사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18형 1단계 추진체는 정상각으로 상승하였고, 2단계와 3단계는 고각으로 상승한 것이다. 탄도학에서 말하는 정상각은 약 40도 정도이고, 고각은 약 80도 정도이므로, 화성포-18형은 약 40도 각도로 상승하다가 갑자기 각도를 바꿔 약 80도 각도로 상승한 것이다.

화성포-18형이 그처럼 변칙적으로 상승하는 바람에 한미련합군은 뭐가 뭔지 몰라서 얼떨떨했고, 일본에서는 소동이 일어났다. 화성포-18형이 정상각으로 발사되자 일본은 그 미사일이 홋까이도 상공을 향해 날아오는 줄 알고 황급히 미사일 경보를 발령했는데, 얼마 뒤 화성포-18형이 상승고도를 고각으로 바꾸자 일본자위대 레이더에서 화성포-18형의 항적이 소실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일본은 화성포-18형이 비행 중에 오작동으로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오판하고 미사일 경보를 해제하였다.

일반적으로 초음속으로 상승하는 비행체가 상승고도를 바꾸면 비행체의 속도, 압력, 밀도, 온도 등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궤도 이탈, 동체 파손, 동체 폭발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더욱이 초음속을 넘어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미사일 추진체가 상승고도를 바꾸면 그런 위험은 더 커진다.

그런데 화성포-18형은 약 40도 각도로 비스듬히 날아가다가 상승고도를 바꿔 약 80도 각도로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런 특이한 현상은 화성포-18형이 변칙비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만일 조선이 고도화된 유체동력학 기술을 갖지 못했다면, 변칙궤도로 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지 못한다.

2) 지난번 발사훈련에서 화성포-17형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각으로 상승하였고, 이번 시험발사에서 화성포-18형은 처음에 정상각으로 상승하다가 나중에 고각으로 상승했다. 그래서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는 화성포-17형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화성포-18형이 화성포-17형보다 더 멀리 날아갔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성포-18형과 화성포-17형의 비행거리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이번 시험발사에서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싸일의 최대 속도를 제한하였다”라는 조선의 언론보도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 “시간지연 분리시동”이라는 낯선 용어는 무슨 뜻인가? 이 문제를 해명하려면, 화성포-18형의 비행 단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중국, 로씨야가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과 마찬가지로, 화성포-18형도 3단계로 비행하였다. 이를테면, 화성포-18형은 추진단계에서 상승하다가 1단계를 분리시켜 떨어뜨리면서 2단계 추진체 엔진을 자동 점화하였고, 중간단계에서 비행하다가 2단계를 분리시켜 떨어뜨리면서 3단계 추진체 엔진을 자동 점화하였고, 마지막으로 3단계를 분리시켜 떨어뜨리면서 후추진체(post boost vehicle)에 달린 기동로켓엔진을 자동 점화하였다. 후추진체는 비행자세를 스스로 제어하면서 비행하다가 동해에 떨어졌다. 원래 전시상황에서는 후추진체에 장착된 4~5개의 재진입체들이 분리, 사출되면서, 멀리 떨어진 여러 타격 대상들을 각각 타격하게 되는데,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각개발사식 재진입체 분리 사출 시험이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발사에서 화성포-18형이 시간지연 분리 시동 기능을 발휘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는 3개의 추진체에 달려 있는 로켓엔진들이 각각 점화되는 시각을 인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뜻이다. 로켓엔진들의 점화시각을 임의로 조절하여 지연시켰으므로, 화성포-18형은 화성포-17형보다 비행 속도가 느렸고, 정점고도는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화성포-18형의 비행 속도를 초속 7.5km로 가정하면, 로켓엔진 점화시간을 약 6분 정도 지연시킨 것으로 추산된다.

화성포-18형이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중에 로켓엔진의 점화 시각을 임의로 조절하여 비행궤도와 비행고도를 변동시킨 것은, 조선의 미사일 공학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면, 화성포-18형은 변칙궤도로 상승하면서 미국의 감시레이더를 교란할 뿐 아니라, 상승비행 중에 비행고도를 임의로 조절하여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우세한 전략무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점화 시간 지연기능을 가진 화성포-18형의 출현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맞붙은 치열한 대결 구도가 이번에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기술대결에서 승리했고, 미국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기술대결에서 패배했다.

조선이 보유한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화성포-14형, 화성포-15형, 화성포-17형, 화성포-18형이다. 또한 조선이 보유한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극성-3형, 북극성-4형, 북극성-5형이다. 그로써 조선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다. 이 7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이 ‘섣부른 불장난’을 하지 못하게 내리누르는 핵억제력의 실체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11월 26일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지도 간부들과 과학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을 하달하면서 “우리의 줄기찬 핵무력 건설 대업은 가장 위대하고 중차대한 혁명위업이며 그 종국적 목표는 세계 최강의 전략적 힘, 세기에 전무후무한 절대적 힘을 틀어쥐는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이번에 세상을 놀라게 한 화성포-18형의 출현은 조선이 틀어쥐고 있는 세계 최강의 전략적 힘, 세기에 전무후무한 절대적 힘을 과시한 대사변이다.

3. 3종의 군사 작전지도는 무엇을 뜻하는가?

2023년 4월 10일 평양에 있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가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밑에 진행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을 보면, 이번 확대회의에 리영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수일 총참모장, 정경택 총정치국장, 강순남 국방상, 조경철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김성철 제1군단장, 려철웅 제2군단장, 박광주 제4군단장, 최두용 제5군단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올해 들어 2월 6일, 3월 11일, 4월 10일에 각각 확대회의를 소집하여 중대한 군사 전략문제를 토의, 결정했다. 2022년까지는 대략 6개월 주기로 소집되었던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올해 들어 매달 연속적으로 소집되고 있는 사정은 매우 엄중한 군사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군사행동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소집된 4월 10일 확대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중대한 군사 전략문제들이 토의, 결정되었다고 한다.

1) “회의에서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의 침략 전쟁 준비 책동이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현 정세를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고 한다.

2) 회의에서는 “적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와 기구 편제적인 대책들을 토의하고 해당 결정을 전원일치로 가결하였다”라고 한다.

3) 김정은 총비서는 회의에서 “군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부단히 갱신하고 완비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들”을 지시하였다고 한다.

4) 김정은 총비서는 회의에서 “전선 공격 작전계획과 여러 전투 문건들을 료해”하였다고 한다.

당중앙군사위원회 4월 10일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에서 3종의 군사 작전지도가 눈길을 끈다. 커다란 괘도형 군사 작전지도가 회의장 앞쪽에 내걸린 것이 보이고, 김정은 총비서의 회의탁자 위에 소형 군사 작전지도가 놓인 것이 보이고, 둘둘 말려있는 군사 작전지도가 회의석 옆에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밑에 군사 작전지도를 펴놓고 진행한 군사 전략회의가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3년 3월, 2016년 7월, 2017년 8월, 2022년 6월, 그리고 며칠 전 2023년 4월 10일에 진행된 확대회의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번에 회의장에 내걸린 커다란 괘도형 군사 작전지도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전역이 자세히 표시되었다. 보안상 희미하게 재처리된 언론보도 사진이어서 정확히 식별할 수는 없지만, 괘도형 군사 작전지도의 제목 20개 글자 가운데서 ‘핵전투부대’라는 글자와 ‘계획’이라는 글자를 어렴풋이나마 식별할 수 있다. 나머지 13개 글자는 너무 희미해서 전혀 식별할 수 없다.

괘도형 군사 작전지도에는 구불구불한 붉은 선들과 검은 선들이 거미줄처럼 표시되었다. 붉은 선은 대남공격선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검은 선은 남측의 간선도로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총비서의 회의탁자 위에 놓인 소형 군사 작전지도는 언론보도 사진에서 한 귀퉁이만 살짝 나타났는데, 남측 어느 지역에서의 세부적인 공격 방향이 붉은 화살표로 자세히 표시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세부적인 공격 방향은 사단 또는 여단의 공격 방향을 의미한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4월 10일 확대회의에서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들의 대남 핵타격 계획과 전선대련합 부대들의 대남 공격계획이 세부적으로 논의, 결정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검은색 가죽가방의 정체는 무엇인가?

당중앙군사위원회 4월 10일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들 중에서 눈길을 끄는 물체가 있다. 그것은 회의석 옆에 놓인 검은색 가죽가방이다. 그 가죽가방은 어느 군사 지휘관의 군모 아래에 눕혀있는 형태로 놓였는데, 바로 그 옆에 군사 작전지도를 둘둘 말아 넣는, 화살통처럼 생긴 지도보관통과 둘둘 말린 군사 작전지도가 각각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이런 정황은 군사 작전지도를 가지고 회의에 참석한 어느 군사 지휘관이 자기가 들고 온 검은색 가죽가방 위에 자기 군모를 올려놓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날 군사 작전지도를 가지고 확대회의에 참석한 누구였을까? 박수일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다. 언론보도 사진에는 박수일 총참모장이 괘도형 군사작전지도 앞에서 지시봉을 들고 군사 작전방안을 설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므로 둘둘 말린 군사작전지도 바로 옆에 있는 검은색 가죽가방 위에 군모를 올려놓은 사람은 박수일 총참모장인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을 보면, 그날 확대회의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각자 준비한 개인 필기장을 사용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만들어져 똑같이 생긴 규격필기장을 사용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도 이번 확대회의에서 규격필기장을 사용하였다. 군사 전략회의 내용을 기록한 필기장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규격기록장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처럼 철저한 보안조치가 적용되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박수일 총참모장이 개인 서류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이런 사정을 보면, 박수일 총참모장의 군모 아래에 놓인 검은색 가죽가방은 매우 특별하고 중대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박수일 총참모장이 검은색 가죽가방을 들고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2023년 3월 12일 조선중앙텔레비죤이 방영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5차 확대회의 보도화면에서 오른손에 검은색 가죽가방을 들고, 왼손에 검은색 서류 행낭(document pouch)을 든 박수일 총참모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회의참석자들은 서류 행낭만 들었는데, 박수일 총참모장은 서류 행낭과 가죽가방을 들었다. 만일 그가 서류 행낭을 들지 않고 가죽가방만 들었다면, 그 가방을 서류 가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서류 행낭과 가죽가방을 함께 들었으니 그것은 서류 가방이 아니다.

박수일 총참모장이 들고 다니는 검은색 가죽가방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 검은색 가죽가방은 결전의 시각에 김정은 총비서의 핵공격 명령을 핵전투부 대들에 전달하는 비선 통신기기가 들어있는 핵가방이다.

미국 대통령이나 로씨야 대통령은 비선 통신기기가 들어있는 검은색 가죽가방을 언제나 자기 곁에 둔다. 바로 그 검은색 가죽가방이 핵가방이다. 미국과 로씨야에서는 특별보좌관이 핵가방을 들고 대통령을 24시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미국의 핵가방은 무게가 약 20kg 정도 나가는 검은색 가죽가방인데, 부피가 약간 크고 두툼하게 생겼다. 미국에서는 핵가방이라고 부르지 않고, 축구공(football)이라고 부른다. 전시에 미국 대통령이 핵공격을 명령하면, 전시상황실(war room)은 자기들에게 하달된 핵공격 명령이 대통령의 명령인지 아닌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대통령에게 알파벳 암호로 된 ‘챌린지 코드(challenge code)’를 요구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핵가방 안에 들어있는 ‘비스킷(biscuit)’이라고 부르는 인증카드를 사용해 비선 통신으로 확인해준다.

로씨야의 핵가방도 검은색 가죽가방인데, 미국의 핵가방처럼 부피가 두툼하지 않고 얄팍하다. 외형을 비교해보면, 조선의 핵가방은 로씨야의 핵가방과 매우 흡사하다.

미국과 로씨야에서 핵가방 보관책임자는 대통령 특별보좌관이지만, 조선에서 핵가방 보관책임자는 총참모장이다. 미국과 로씨야에서는 특별보좌관이 핵가방을 들고 대통령을 24시간 수행하지만, 조선에서는 총참모장이 핵가방을 들고 김정은 총비서를 24시간 수행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조선의 핵공격 지휘체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결전의 시각이 오면, 김정은 총비서는 총참모장에게 전술핵공격 명령을 내릴 것이고, 총참모장은 핵가방 안에 들어있는 비선 통신기기를 사용해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을 미싸일총국장에 하달할 것이다. 조선의 핵공격 지휘체계는 그처럼 간소하고 신속하고 정확하다.

결전의 시각에 조선의 핵공격 지휘체계 ‘핵방아쇠’가 작동하면,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화산-31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변칙비행 미사일과 600mm 핵방사포를 한미련합군 군사 거점들을 향해 화살처럼 수없이 날려 보내 일제히 공중에서 폭발시킬 것이며, 한미련합군의 공군기지의 활주로와 남측 공항의 활주로는 화산-31 전술핵탄두에 의해 복구 불능상태로 파괴될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은 15분 만에 종결될 것이다.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이 그처럼 매우 짧은 시간에 종결될 것이므로, 핵타격이라 아니라 핵습격이라고 불러야 한다. 박수일 총참모장의 군모 아래에 놓인 핵가방은 한미련합군을 상대하는 조선인민군의 전술핵습격 준비태세가 24시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회의장에 놓인 군사 작전지도와 핵가방은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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