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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미군과 소련군, 부질없는 점령군 논란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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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1-07-21 21:20 조회2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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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소련군, 부질없는 점령군 논란 팩트


글: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8월에 들어온 소련군, 9월에 온 미군, 점령군 논란 팩트]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이하 본부장)이 지난 14일자 중앙일보에 쓴 글을 읽고 그가 ‘팩트’라고 기술한 상당 부분이 역사적 사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왜곡된 내용인지라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며 시비곡직을 가리려 한다.


지난 1일 “친일 세력이 미점령군과 합작해서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는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북 안동 발언으로 촉발된 미점령군 논란과 관련해 해방 직후 남한에 진주한 미군이 점령군이 아니라는 주장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이재봉 교수가 지적했듯 이는 “미군이 점령군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면 한국현대사를 공부하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선거에 악용하기 위해 억지부리며 왜곡하는 것”일 뿐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미점령군을 점령군이라 부르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충격적인 역사관’을 가진 불순한 사람으로 비난 받는 현실이 참으로 허허롭다.


김 본부장은 친일 세력이 점령군인 미군과 합작했다는 주장을 ‘궤변’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군정은 당시 남한지역 내 여러 정치세력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 노력했고, 남한 주민들의 결사, 언론, 출판 등의 시민적 자유를 인정하고 정당 결성 등의 정치적 자유도 허용했다”고 강변했다. 과연 그랬을까.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점령군이 친일파를 중용한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데 이를 혹세무민의 궤변이라고 주장하는 김 본부장의 역사인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미점령군이 남한 주민들의 시민적 자유를 인정하고 정치적 자유도 허용했다고 했는데 이는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미점령군이 인천항에 도착한 다음날인 1945년 8월 9일부터 미점령군은 남한에 통행금지 실시를 시작으로 남한 사람들의 정치활동을 철저하게 금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집회는커녕 3인 이상의 모임마저도 미군정의 허락을 받도록 했고 어떠한 정당이나 단체의 구성도 허용하지 않았다. 일제 때보다 훨씬 더 혹독하게 규제했다.


1946년 2월23일 미군정은 남한 내 정당이나 정치집단을 통제하기 위한 ‘법령 제 55호(Ordinance No-55)’란 군사제재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1946년 5월4일 미점령군이나 미점령작전에 해를 끼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하는 남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내용을 구체화한 ‘법령 제72호(Ordinance No-72)’를 잇달아 시행해 남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와 입을 틀어막았다.


미군정이 그같은 군사제재조치를 시행한 근본적인 목적은 남한에 ‘친미 식민정부’를 세울 때까지 분단과 미군의 계속적인 점령에 분노하고 저항하며 통일독립국가를 수립하려는 적대적인 남한사람들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그같은 조치들을 취했던 것이다.


김 본부장은 미군정이 당시 남한 내 여러 정치세력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하려 노력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또한 팩트가 아니다. 미군정이 친미 성향의 이승만과 민족주의자인 김구를 얼마나 불공평하고 부당하게 대했는지를 역사는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승만은 1945년 10월 17일 귀국했고 김구는 같은 해 11월23일에야 뒤늦게 조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미군정은 김구와 임정 요원들의 귀국을 허락하면서 이미 남한에 세울 친미 식민정부의 지도자로 이승만을 의중에 두고 그의 귀국을 제일 먼저 허락하고 귀국길에 일본에서 미태평양사령관 맥아더와 회동하고 서울에서 남한 미점령군사령관 하지를 만난 후 귀국 성명을 발표하도록 했다. 미국이 이승만으로 하여금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한 몸에 받도록 기획했던 것이다.


반면, 미군정은 김구와 임정 요원들의 귀국을 허락하는 전제조건으로 그들 모두 평범한 시민 자격(civilian status)으로 귀국할 것과 귀국 후 어떠한 정치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 그리고 상해 임시정부는 귀국 후 어떠한 경우에도 어떤 정부 형태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승만의 요란한 귀국과는 달리 미군정은 김구 일행의 귀국 소식을 남한 주민들에게 알리지조차 않았다.


이승만의 귀국에 앞서 미 국무부는 하지 사령관에게 특별전문을 보내 남한에 수립될 새로운 정부의 지도자는 김구나 소련에 가까운 세력이 아닌 자여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미군정이 남한 내 여러 정치세력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취하려 했다는 김 본부장의 주장은 허구임이 분명하다.


미점령군을 해방군으로 알고 그들의 도착을 열렬히 환영했던 남한 사람들이 미국의 검은 속내를 알아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한 사람들은 한(조선)반도에 통일독립국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미국이 자신들을 도와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은 애시당초 통일독립국가 수립 따위엔 추호도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한반도에서의 소련의 군사력 팽창을 막기 위해 임의로 38선을 그어 국토를 분단하고 남한에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친미 식민정부를 세우는 것이 미국의 궁국적인 목표였던 것이다.


그같은 미국의 음흉한 속내를 간파한 남한 사람들이 김구 등의 호소에 따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미 시위를 벌이고 미군정의 폭압적인 통치에 거세게 저항하자 1946년 1월1일 하지 사령관은 김구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그의 면전에서 “김구 당신이 우리 점령군과 점령작전을 반대하도록 국민들을 계속해서 선동할 경우 당신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김 본부장의 눈에는 그런 하지의 태도가 ‘중립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김 본부장은 소련군이 독자적 공산주의 정부를 세워 오늘날의 분단을 영구화했다고 주장했다. 남한에 독자적 친미 자본주의 정부를 먼저 세운 것은 미군이다. 분단의 책임은 물론 미소 양국에 공히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반도 분할 통치를 먼저 제안한 미국에 더 큰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분단을 영구화한 것도 미국이다. 남북의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남한만의 선거에 의한 단독정부 수립은 결국 한반도 분단을 영구화하고 남북 간에 적대적 대립만 강화하여 전쟁을 불가피하게 한다는 이유로 결사반대 했지만 미국은 1948년 5월 10일 폭력과 불법이 난무한 가운데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실시했다. 선거 기간 동안 32명의 경찰이 피살됐고 300여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선거 당일에만 45명이 살해됐다. 이러한 폭력 사태는 주로 미군정이 고용한 친일경찰에 의해 발생했다.


선거를 참관한 언커크(유엔 선거감시위원단) 대표들은 5.10선거가 미군정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부정선거였다고 비난했다. 남한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선거였기 때문이다.


1948년 8월 15일 미국이 먼저 한반도 남녘에 자본주의 정부를 세운지 23일 만인 같은 해 9월8일 소련 역시 미국이 분단한 한반도 북녘에 공산주의 정부를 수립했다. 그 결과 우려했던 대로 적대적인 남북이 끊임없이 갈등하다가 끝내 동족상잔의 내전을 치르고 분단의 고착화 속에 휴전선을 국경 삼아 아직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은 이제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김 본부장은 글 말미에 “미점령군이 친일세력과 합작했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그같은 주장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참 나쁜 궤변론자들”이라며 “이제 더는 식민지와 전쟁 경험에 멀어져 있는 MZ세대들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점령군이 친일세력과 합작한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데 궤변이라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외람되지만 김 본부장에게 한국현대사를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 볼 것을 감히 권하고 싶다.


그는 또 MZ세대들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라고 주문했는데 이는 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여 건립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건국이라 강변함으로써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 친일 행적을 역사에서 지우려 끊임없이 시도하는 자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불순 세력으로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혼란스럽게 하는 고약한 자들이다. 친일을 한 민족반역자는 흥하고 독립운동을 한 애국자는 버림 받는 본말이 전도된 망할 놈의 나라에서 젊은 세대가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겠는가. (07/2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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