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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천안함 사건, 이제 그만 우려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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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1-06-08 16:10 조회8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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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이제 그만 우려먹자


글: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밝혀라” 천안함 최원일 전 함장(예비역 대령) 등 생존 장병 16명이 현충일인 6일 현충일 추념식장 인근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북조선) 소행’”임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11년 전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북한 소행”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폭침’이란 표현 자체도 그렇지만 “북한 소행”임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정황과 과학적 근거가 턱없이 미흡한 데다 북조선 역시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는데 어떻게 그들의 소행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천안함 사건 발생일이나 현충일만 되면 진영 논리에 따라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대통령을 닦달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은 보기에 민망하고 개탄스럽다. 천안함 사건을 이제 그만 우려먹으면 안 될까.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국방부 합동조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국민적 의혹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남측이 북조선 소행이 틀림없다며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한 녹슨 어뢰 추진체도 의문 투성이다. 무엇보다 함선을 두 동강 낼 정도의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면 거대한 물기둥을 본 초병이 분명 있어야 하는데 없고, 생존자와 시신이 중상을 입거나 훼손되지도 않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2010년 9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뉴욕타임스(NYT) 국제판에 기고한 글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어뢰에 의한 침몰이 아닌 좌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2017년 7월 방한한 그는 JTBC뉴스 손석희 앵커와의 대담에서 “지금도 당시의 한국 정부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당시 본인이나 러시아가 가졌던 의문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내가 봤을 때 다시 살펴봐야 할 의문점이 분명히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73년 8월 도쿄에서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 때 미 CIA한국 지국장으로 현해탄에 수장될 뻔한 김대중의 목숨을 구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측이 납득할 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이 폭침이라며 북의 소행으로 몰아가자 북측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했지만 남측은 이를 거부했다. 밝혀질 진실이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남측이 주장하듯 북의 소행이 확실하다면 북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북이 한 짓이 아님은 분명하다. 나는 당시 합동 작전 중이었던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침묵하는 데 주목한다. 그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데는 필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조상호 정치평론가가 방송에 패널로 출연해 최원일 전 함장에 대해 “생때 같은 자기 부하들을 수장시켰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씨는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본인이 수장시킨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부하들은 죽고 지휘관인 자신은 살아 남았으니 함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수장’이란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어느 한심한 보수 측 패널이 “천안함은 북한이 폭침해서 한 거지 최 함장이 폭침하는 걸 알고 있었단 거냐”라며 최 함장에게 책임을 묻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아니 작전 중 북의 어뢰가 폭침을 하도록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면 경계근무 실패의 1차적 책임을 함장에게 묻지 그럼 누구에게 묻는단 말인가.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이 군의 불문율이다. 이 불문율에 따라 최 함장은 작전 중 경계에 실패해 생때 같은 부하들을 사실상 수장시킨 책임을 물어 극형에 처해졌어야 한다. 그런 죽어 마땅한 사람이 처벌을 받기는커녕 승진을 하고 무탈히 전역했다. 정상적인 군대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불가사의한 일은 또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처벌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한 지휘관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단, 사건 당일 밤 사고 보고를 받은 후 폭탄주를 마시고 만취해 곤드레만드레 잠을 잔 이상의 합참의장이 옷을 벗었을 뿐 사건 조사는 의혹만을 남긴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최 전 함장은 이날 방송 이후 페이스북에 “제가 46명 수장했다던데 민주당 입장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명예훼손이자 모욕이라고도 말했다. 민주당 입장을 기다리겠다던 그가 민주당 당론인지 확인하기 위해 금주 중 직접 민주당을 찾아가 (송영길) 당대표에게 물어보겠다”고 했다. 조씨가 민주당 부대변인을 그만 둔 지가 언젠데 그가 정치평론가로서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을 두고 왜 애먼 민주당을 걸고 넘어지는가.


명예훼손이라고? 최 전 함장에게 훼손 당할 명예가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가. 감히 명예를 말하려거든 타이타닉호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처럼 최 전 함장도 천안함과 운명을 함께 했어야 한다. 그는 “지휘관으로서 부하들을 지켜주지 못한 나는 죄인이다. 죄인이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유구무언이다. 다만 나를 믿고 따르다 영문도 모른 채 산화한 부하들을 생각하면 정말 미치겠다. 살아남은 게 부끄럽다.”라고 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신 그는 자신의 명예를 운운하고, 민주당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사람이다. (06/0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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