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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남은 임기 중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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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1-05-28 19:16 조회5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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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남은 임기 중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


글: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손오공이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듯 한국 대통령 또한 제아무리 뛰어봤자 미국 손바닥 안을 벗어날 수 없음을 재확인해줬다. 그간 쿼드(Quad) 참여와 관련해 “미국의 공식 요청이 없었다”고 얼버무리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연히’ 미국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 같다. 공동성명에 포함된 “쿼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문구는 중국의 반발을 우려하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절제된 표현을 구사한 것일 뿐 사실상 한국의 쿼드 참여를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 쿼드 참여에 더해 중국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대만 문제를 구태여 왜 거론했는지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쿼드 참여 여부와 관련 그간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던 한국이 미국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미중 간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부심을 가진다”던 이수혁 주미대사, “미중 간 양자택일은 있을 수 없고, 불가능하다”고 했던 정의용 외교부 장관, 그리고 “양국 가운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는 ‘초월적 외교’만이 한국의 살길”이라던 문정인 전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의 말이 모두 무색해졌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자주적 균형 외교가 현실적으로 그림의 떡임이 확인된 것이다. 외교 전문가인 이들이 도대체 뭘 믿고 그런 헛소릴 했는지 묻고 싶다.


모르긴 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판문점의 봄’을 재연하기 위해 남북관계 진전과 쿼드 참여를 맞바꾼 것 같다. 쿼드 참여로 가해질지도 모를 중국의 경제 보복을 한국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되지만, 한미 공동성명에 ‘판문점선언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향후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은 물론 판문점선언에 연내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전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북미대화 재개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실현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


미국은 쿼드가 나토식 군사동맹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쿼드가 지향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 견제다. 미국은 역내에서의 지속적인 패권 유지를 위해 중국을 견제하지만 한국이 중국을 견제해 얻는 게 뭘까. 최악의 경우 미중 간에 전쟁이라도 나면 중국의 군사 보복으로 평택 미군 기지와 성주 사드 기지가 제일 먼저 불벼락을 맞게 될 것이고 한국민은 미국을 대신해 개죽음을 당하게 될 것이다. 경제 보복으로 고통을 받을 수는 있지만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쟁은 다르다. 그런 와중에 북한이 6.25때 실패한 통일 성업을 이루기 위해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미국이 과연 중국과 한반도에서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핵을 가진 국가들간의 전쟁이 가능할까. 어쨌거나 반만년을 함께 살았고 지금은 외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70여 년을 헤어져 살고 있지만 언젠가 우리 민족은 반드시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베트남 통일이 말해주듯 통일보다 나은 분단은 없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통일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공동성명에 대만 문제가 포함된 것을 놓고 중국의 반발은 예상했던 대로 거세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을 향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잔뜩 화가 난 중국을 달래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는 듯하다. 한미동맹 강화가 자칫 한중관계 훼손으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된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평화 구축에 절대적 협력이 필요한 이웃나라로 우리에겐 미국 못지 않게 중요한 나라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줄을 서는 것은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미국은 공동성명에서 명시적으로 판문점선언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게 미국의 진심이라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은 이제부터 남북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서둘러 이행할 일만 남았다. 잔여 임기 동안 문 대통령이 꼭 해야 할 일은 첫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다. 둘째 북침 연습 훈련인 한미군사훈련의 영구 중단이다. 셋째 국가보안법 개폐다. 첫째와 둘째는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 남북관계를 ‘판문점의 봄’때로 복원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꼭 이행해야 한다. 물론 분단이 지속되길 바라는 미국이 강력히 반대하겠지만 문 대통령이 역사와 민족 앞에 목숨을 담보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결단하면 못할 것도 없다.


그리고 셋째 국보법 개폐는 판문점선언과는 무관하지만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는 악법 중의 악법으로 문 대통령 임기 중에 폐지든 개정이든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 대선 후보 시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보법을 당장 폐지할 수는 없어도 여야가 합의하는 범위에서 개정하자”고 주장했던 사람이 바로 문 대통령이다. 그랬으면서도 임기 마지막 해가 되도록, 그것도 국회에서 180석에 가까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국보법 폐지가 가능한데도 폐지는 언감생심이고 일부 개정조차도 시도하지 않는 그의 속마음을 도무지 헤아릴 수가 없다.


경찰이 김일성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펴낸 출판사 대표의 자택을 국보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한다. 출판과 사상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21세기 백주에 해괴망칙한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항일 빨치산 출신들이 정권을 수립한 북한과는 달리 반민족 친일파들이 정권을 세운 남한 지배층과 그 후예들이 정권의 정통성과 관련해 일종의 열등의식을 느끼는 탓에 김일성 항일 회고록이 유난히 모진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 대통령이 중공군에 맞서 싸운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그의 옆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릎을 꿇고 앉아 기념촬영을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탁현민이 “예고없이 한국전 영웅에 무릎을 꿇은 문 대통령이 어떤 연출보다 멋졌다”고 말해 뜻있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구태여 꼭 그래야만 했을까 싶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에 왔을 때 “미국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나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평소 그답지 않은 말을 해 빈축을 산 적이 있다. 한국 대통령들은 왜 미국에만 오면 뚱딴지 같은 언행을 하는지 모르겠다. (05/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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