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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문재인 구속 청원한 ‘대한미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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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9-10 10:08 조회3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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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문재인 구속 청원한 ‘대한미국’ 사람들


글: 김중산(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미국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 문재인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게시돼 큰 파문이 일고 있다. 9일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올라온 “미국에 중국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하라”는 내용의 청원에 84만여 명 이상이 서명했다. 한 달 이내에 10만 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면 60일 이내에 백악관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지만, 이번 청원은 외국의 정치 현안에 대한 사안으로 자칫 내정 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어 백악관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월 18일에도 “4.15 총선이 여당과 문재인에 의해 조작된 부정선거였다”는 청원글이 올라와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기준을 충족시켰지만, 백악관은 역시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정 농단의 죄를 물어 탄핵당한 후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탄원하는 서한을 트럼프에게 보냈을 때도 백악관은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번 청원글을 올린 사람은 보수성향 유튜버인 김일선 전 한양대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그가 교수 출신이라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어찌 지식인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이런 몹쓸 짓을 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그는 세 가지 황당한 이유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문제를 자국의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할 생각은 않고 무턱대고 미국에 청원하는 사대적 발상은 발본해야 할 망국적인 적폐로 결코 용인될 수 없다.

김 전 교수는 “문재인이 중국바이러스를 미국에 퍼트려 미국 내 대학살(massacre)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코로나 19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해 미국에서 세계 최다 사망자가 난 것을 어찌 문재인 탓으로 돌린단 말인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한국이 방역 모범국가란 세계적 찬사를 받게 한 자국 대통령을, 하필이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 논란으로 재선이 불투명한 트럼프에 구속을 요청한 김 전 교수야말로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김 전 교수는 또 “문재인이 혈맹인 미국과 한국의 국가 주권을 찬탈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했다(endangered)”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 양국의 국가 주권을 찬탈하다니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문 대통령이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모를까 어떻게 그럴 수 있다는 말인지 청원글을 거듭 읽어봐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김 전 교수는 “문재인이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틀렸다.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다. 동맹을 오롯이 돈과 비용으로만 따지고 주한미군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아 방위비를 한푼이라도 더 뜯어내려 혈안인 트럼프의 천박한 동맹관이 ‘물 샐 틈 없이 공고하다’던 한미동맹을 약화시킨 결정적 요인이다.

김 전 교수는 이어 “문재인은 북한 및 중국과 결탁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국가안보를 붕괴시켰다”고 횡설수설했다. 궤변이다. 남한이 역내에서의 국가안보를 좌지우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해방 후 75년의 기나긴 세월이 흐르도록 아직도 자주국방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해마다 천문학적인 방위비를 줘가며 안보를 외세에 구걸하는 식민지나 다름없는 한심한 나라가 아닌가.

트럼프가 어느 날 “왜 우리가 연간 35억 달러를 써가며 남한에 대규모 군사력을 유지해야 하느냐”고 묻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은 남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다룬 책 [공포]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렇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 이익을 위해 남한에 미군을 두고 있다. 그것도 주둔비 한 푼 안 내고 공짜로 말이다. 남한은 방위비를 분담할 의무가 없다. 오히려 주둔비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방위비 증액과 관련 트럼프가 끊임없이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한국민을 조롱하는 막말을 일삼고 안하무인의 행패를 부리는 데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남한의 내로라하는 명망가들 중 어느 한 사람 앞에 나서서 트럼프를 따끔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극우 집회를 보면 대한민국의 국기가 태극기인지 성조기인지 헷갈린다. 일장기도 눈에 띈다. 집회 참가자들의 국적이 궁금해진다. 평소 애국과 국격을 입에 달고 사는 수많은 남한의 정치인, 언론인, 지식인 중 아무도 “제발 나라 망신 좀 그만 시키라”고 몰지각한 이들을 꾸짖고 타이르는 원로가 없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성조기를 흔드는 철부지들의 응석을 과연 언제까지 받아 줄 텐가.

진보 진영을 떠나 요즘 보수의 나팔수 노릇하느라 살판 난 진중권과 서민 두 교수에게 삼가 당부드린다.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신나게 까제끼고 닦달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가끔은 촌음을 할애해 집회에 나가 그 특유의 달변과 해학으로 성조기를 휘날리는 사람들을 타일러 이제 그만 경거망동을 멈추게 해주실 수는 없을까.

끝으로 백악관에 문재인 구속을 청원한 이들에게 고한다. 자국 대통령을 미국에 구속 청원한 것은 결국 청원인들이 미국의 속국인 ‘대한미국’ 백성임을 자인한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그럴바엔 대통령 구속 청원 대신 차라리 대한민국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 청원을 하는 건 어떨까. 어차피 주권도 없는 허울뿐인 나라로 살아갈 바엔 아예 미국과 합방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만약 청원인들이 그런 거룩(?)한 결정을 한다면 재미동포로서 청원에 흔쾌히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 (0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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