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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강력한 경고, 미국은 B-52H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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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5-12 20:15 조회2,53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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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2월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조선은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조선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며,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떨 타격을 줄 것이며, 충격적인 실제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2017년 8월 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성명이다. 이날 조선은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그 대응으로 B-52H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시켰다. 이는 조선의 핵무력 완성 때문이다. 자주시보에서 소개한 주권연구소 문경환 박사의 글을 원문 그대로 게재한다.[민족통신 편집실]


b-52-bomber-2.jpg
미국이 괌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철수시킨 B-52H 전략폭격기


전략폭격기 괌 철수, 무너지는 미 제국주의
문경환 박사 (주권연구소)

1. 코로나로 미국의 위신이 땅에 추락하다

 

미국에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면서 ‘세계 최강국’을 자랑하던 미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한국 시간으로 5월 11일 미국의 확진자 수는 137만 명에 근접하였다. 그 다음으로 많은 스페인의 확진자 수는 26만8천 명으로 미국의 20% 수준이다. 미국의 사망자 수도 8만 명을 넘어 그 다음으로 많은 영국의 2.5배에 달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단순히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되었다는 이유로 미국의 위신이 추락한 것은 아니다. 

 

서민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값비싼 치료비, 부자들을 위한 극단적 의료 민영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 사설 의료보험 제도 등 낙후한 보건의료 시스템은 미국이 선진국이 아니라 후진국임을 보여준다. 또한 대통령이 전문가를 무시하고 나서서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 ‘살균제를 주사하면 흥미롭겠다’ 같은 무식하고 무책임한 말들을 늘어놓는 등 정치후진국의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다 국민은 휴지와 총기 사재기를 하고 마스크 쓰기를 요구한다고 총질을 하는 등 ‘나만 살면 그만이다’,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극단적 개인주의, 이기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기주의는 국가적으로도 나타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마스크를 중간에 가로채는 해적질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연방정부가 주정부 마스크를 강탈하는 어이없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미국의 추한 몰골은 ‘돈이면 최고’라는 황금만능주의와 부자만을 위한 극단적 양극화 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국민이야 죽든 말든 경제만 돌아가면 상관없다는 정부, 이웃이야 죽든 말든 나만 살면 된다는 국민 등 사회 전반에 찌들어 있는 인명경시사상도 원인이다. 그리고 이 밑바탕에는 사회가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고, 개인도 사회를 위해 자기 것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극단적 개인주의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미국의 황금만능주의, 인명경시사상, 극단적 개인주의 체제가 가진 허약성이 확연히 드러났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세계는 미국을 추하고 형편없는 나라로 여기고 배척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크게 주목을 받지 않지만 미국의 군사적 패권도 심각하게 무너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2. 괌에 주둔한 전략폭격기가 본토로 철수하다

 

4월 16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 5대가 미국 본토로 철수했다. 

 

미군은 괌에 전략폭격기를 순환배치 해왔다. 즉, B-52H 전략폭격기와 B-1B 전략폭격기를 2년 주기로 번갈아 배치하였다. 이를 폭격기연속주둔(CBP) 작전이라 부른다. 따라서 이번에 B-52H가 철수한다면 B-1B가 들어갈 차례다. 실제로 B-1B가 괌에 들어가기는 했다. 그러나 예전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우선 미군이 B-52H가 일시적으로 주둔지를 옮긴 게 아니라 영구 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환배치, 즉, 폭격기연속주둔(CBP) 작전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B-1B가 괌에 들어갔지만 고정 배치되었다는 발표가 없다. 미군은 B-1B가 괌에 얼마나 주둔할지 공개하지 않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미국 본토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즉, B-1B는 훈련 등 어떤 임무를 가지고 괌에 임시로 와 있는 것이지 고정 배치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전략폭격기가 괌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중대한 변화다. 

 

3. 괌 기지의 척추가 뽑히다

 

괌에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괌 미 해군기지가 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 태평양사령부 산하 제36비행단이 주둔해 있다. 이 비행단은 매우 특이하게도 예하에 직접 통제하는 항공기가 없다. 이 비행단은 평시에 앤더슨 공군기지를 유지 관리하면서 기지에 배속된 전략폭격기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 밖에 항공수송사령부 소속 제734항공수송편대 지원도 한다. 따라서 전략폭격기가 철수하고 나면 이 비행단은 딱히 할 일이 없는 상태가 된다. 

 

이 밖에도 RQ-4B 글로벌호크를 운용하는 제319정찰비행단이나 MH-60S 시호크를 운용하는 헬리콥터 해전 대대 25가 있지만 앤더슨 공군기지의 주력은 아니다. 

 

괌 해군기지에는 전략잠수함부대인 15 잠수함대대와 해군특수전1부대 사령부가 있으며 SSN-722, SSN-723, SSN-754, SSN-758 등 네 척의 로스엔젤레스급 핵잠수함이 주둔해 있다. 하지만 이 핵잠수함은 동력을 경수로로 할 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SSBN)은 아니다. 

 

괌 미군기지라고 하면 앤더슨 공군기지, 앤더슨 공군기지 하면 전략폭격기를 떠올릴 정도로 괌 미군기지의 핵심은 전략폭격기였다. 그런데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으니 괌 기지의 척추가 뽑힌 것이나 다름없다. 

 

4. 미 동북아 군사전략의 맥이 빠지다

 

괌은 미국 동아시아 군사력의 핵심 허브다. 원래 스페인 식민지였던 괌은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결과 미국 식민지로 넘어갔고 미국은 여기에 앤더슨 공군기지와 해군기지를 설치하였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핵심 거점은 괌, 주일미군, 주한미군이다. 주한미군 기지는 아시아 대륙에 붙어있는 유일한 미군기지며 최전방 전진기지다. 주일미군은 한반도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으며 동북아에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미군이다. 괌은 배후기지다. 가장 뒤에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지원해준다. 

 

그런데 괌 기지의 척추가 뽑혔으니 괌 자체도 취약해질 뿐 아니라 주한미군, 주일미군도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전반적인 타격,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것이다. 배후가 없으니 병사들도 불안해졌다. 배후가 없는 병사는 게릴라, 유격대와 같다. 미국 본토에서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한국까지 건너온 주한미군 입장에서는 미국 영토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자신들을 뒷받침해주던 괌 기지가 유명무실해졌으니 심리적 타격이 클 것이다. 

 

동맹국들도 불안해진다.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은 크게 전략폭격기발사순항미사일(ALC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나뉜다. 이를 3대 핵우산이라 부른다. 여기서 ICBM은 미국 본토에 있고, SLBM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ALCM은 그동안 괌에 있었다. 그런데 한국, 일본에 가장 가까이 있던 핵우산인 괌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으니 동요하지 않을 수 없다. 

 

작전계획도 바꿔야 한다. 현재 한반도 전면전쟁 계획은 작전계획 5015로 통합되어 있다. 작전계획 5015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작전계획들인 5027, 5026, 5029, 5030 등을 통합하였다고 한다. 이들 기존 작전계획에서 괌의 전략폭격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작전계획 5026에 따르면 북핵시설에 대한 정밀 선제공습을 위해 괌에 배치된 전략폭격기가 출격한다. 그런데 이제는 괌에 전략폭격기가 없으므로 작전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괌 전략폭격기가 없는 작전계획은 기존 작전계획에 비해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큰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 

 

5. 작용과 반작용

 

그렇다면 미국이 왜 자신의 패권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일단 미국은 이번 조치가 ‘동적 전력 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 DFE)’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8년 국방전략 요약본 표지.  © 미 국방부

 

동적 전력 전개란 미 국방부가 「2018년 국방전략(2018 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 발표한 새로운 전략으로 전 세계에 미군을 신속하고 단기적으로, 불규칙하게 파견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기존의 해외 주둔 미군처럼 한 곳에 붙박이로 머물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되며 이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괌 기지의 경우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사드를 배치하였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 탄도미사일이 쏟아지며 이를 모두 막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값싼 탄도미사일에 고가의 전략폭격기가 사라지도록 방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일단 전략자산을 본토에 옮긴 뒤 불규칙하게 중동이나 남중국해 같은 분쟁 지역에 잠깐 보내는 전략을 세웠다. 미군은 새로운 전략을 통해 기존 전략자산을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던포드 미 합동참모총장은 2018년 4월 의회 청문회에서 동적 전력 전개를 통해 적국 지휘부가 미군의 움직임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적 전력 전개의 핵심은 ‘폭격기 전담부대(Bomber Task Force: BTF)’다. 민첩하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려면 군함이나 잠수함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전략폭격기 부대가 열심히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 공군글로벌타격사령부(AFGSC)는 4~5대의 전략폭격기 집단을 묶은 폭격기 전담부대 개념을 다듬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적 전력 전개는 명백한 미국의 후퇴다. 원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포위망을 형성하고 주요 거점들에 전략자산을 배치하는 전략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 러시아의 공격이 두려워 전략자산을 철수했으니 어떤 명분을 붙여도 후퇴는 후퇴인 것이다. 그냥 철수하면 패배를 인정한 꼴이 되므로 가끔 본토에서 나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겠다는 작전을 세웠지만 사실상 집 밖에 나온 생쥐마냥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미국이 이번에 본격적인 동적 전력 전개에 돌입한 데에는 해명이 필요한 문제가 있다. 왜 준비가 미흡한 속에서 서둘러 새로운 전략을 집행하느냐다. 

 

동적 전력 전개의 핵심은 전략폭격기인데 미국은 새로운 전략에 알맞은 전략폭격기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 

 

전직 미 공군 장교인 해리 포스터 텔레머스그룹 부사장은 국방뉴스(Defense News) 5월 4일자 칼럼에서 폭격기 준비상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전략폭격기들이 20년 동안 중동과 태평양에 배치되는 바람에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특히 B-52를 손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게다가 예산 부족으로 B-1 전략폭격기 17대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 해리 포스터 칼럼.  © DefenseNews

 

이에 따라 미국은 2020년대에 140대의 폭격기만 남았는데 이를 통해 동적 전력 전개 전략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적은 수라는 것이다. 미 공군은 신형 전략폭격기인 B-21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2030년에야 초도작전능력(IOC)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B-2(왼쪽)과 B-21 일러스트  © Mike Tsukamoto

 

다시 말해 미군 전략폭격기 현황은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갑자기 서둘러 전략폭격기를 철수했다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동북아 군사전략에 근본적 타격을 가한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뭔가 엄청난 압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개적이고 명시적인 압력은 보이지 않는다. 

 

풀리지 않는 의혹은 대게 당사자가 은연중 실토하면서 해명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국방전략에서 미국의 전략적인 상대국가는 중국과 러시아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전략도 중국, 러시아 때문에 세웠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작 B-52H를 괌에서 철수하면서는 “이번 조치가 대북억제, 즉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을 신경 썼다. 마치 북한 때문에 철수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어떤 작용에 따라 미국이 불가피하게 서둘러 반작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6. 북한이 가한 대미 공세

 

미국이 괌에서 전략폭격기를 긴급히 철수한 것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17년 8월 9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성명이다. 이날 북한은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때문에 나왔다. 

 

며칠 후인 8월 14일, 북한 지도부는 전략군 사령부의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해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하였다. 즉, 괌 포위사격 작전을 일시 보류한 것이다. 일시 보류란 언제든 재개 가능하다는 의미다. 북한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괌 포위사격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무력화되기 시작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후 한미연합훈련은 극심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규모를 축소하고 언론 노출을 피해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훈련 이름을 바꾸기도 하고 심지어 미국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방안까지 등장했다. 이런 편법 운영도 북한의 강력한 경고가 계속되자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은 중단되고 다만 가끔씩 기습적으로 몰래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상호 군사 운용능력이 저하된다고 우려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과 토머스 스포어 국방연구소장은 10일 군사안보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 공동기고를 통해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는 한미 양국 상호운용능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컴퓨터 기반 및 낮은 수준의 훈련을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호운용능력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유영준, 「미 전문가 “한미연합훈련 오래 중단하면 상호운용능력 저하”」, 연합뉴스, 2018.12.12.)

 

김기호 경기대 초빙교수도 “한미연합훈련의 취소-유예는 전시 임무 수행 능력을 명백히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미군 주요 지휘관은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을 구호로 내걸고 있다. 이 구호는 오늘밤 당장 전쟁이 나더라도 잘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강조한다. 연합훈련 취소는 파이트 투나잇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취소되면 한미 공군의 전시임무수행능력은 현저히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김기호, 「한미연합훈련 중단 후폭풍」, 신동아, 2019.1.6.)

 

이처럼 주한미군은 급격히 무력화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무력 완성 때문이다. 

 

2019년 12월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북한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며, 미국이 불안과 공포에 떨 타격을 줄 것이며, 충격적인 실제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선전포고에 가까운, 전쟁이 임박했다는 느낌을 주는 매우 강력한 경고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훈련을 거듭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하순 북한에 친서를 보냈다. 아마도 굉장한 위기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는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소식만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심각한 위협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에 나오지 않은 어떤 군사적 행동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2017년 괌 포위사격 경고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4월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끝으로 북한 지도부가 완전히 비공개 활동으로 넘어갔다. 4월 15일 태양절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보이지 않았다. 전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지도부가 비공개 활동에 돌입하는 것은 전쟁이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상대측은 당연히 전쟁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그 대응으로 다음날 B-52H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시켰다.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한쪽이 후퇴하는 것은 그 전부터 힘의 역량 차이가 누적된 결과다. 하지만 후퇴가 이뤄지는 시점은 보통 그 직전에 어떤 결정적 작전이나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4월 16일 퇴각했다면 4월 12~15일에 굉장히 강한 북한의 압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언론에는 아무 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장관이 4월 24일 “준 전시상황” 발언을 한 것을 보면 무언가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주사기에 비유해보자. 주사기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은 상태에서 피스톤을 엄청난 압력으로 밀면 3가지 중 하나의 현상이 발생한다. 첫째, 압력이 약하면 다시 밀린다. 만약 북한의 압박이 약했다면 미국이 후퇴하지 않고 역으로 북한을 압박했을 수 있다. 둘째, 손가락이 밀리면서 주사기에 들어있던 물이 밖으로 뿜어져나간다. 미국이 버티다 밀려서 결국 전략폭격기를 철수한 것과 같다. 셋째, 주사기가 터진다. 양쪽의 압력이 팽팽해 어느 누구도 밀리지 않는다면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미국도 처음에는 버텼겠지만 전쟁을 피하기 위해 손가락을 뗐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 지도부는 전쟁을 각오하고 사생결단의 자세로 미국을 향해 엄중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괌에서 전략폭격기가 철수했지만 북한 지도부는 한동안 비공개행보를 계속했다. 어떤 작전을 계속 펼친 것이다. 다시 공개행보를 한 것은 5월 1일이며 언론에는 5월 2일 나왔다. 

 

아마도 북한 지도부는 이 기간에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은근슬쩍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확실한 정리작업을 하면서, 전략폭격기 철수 다음 단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 조성을 하였을 것이다. 북한의 다음 단계 목표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런 작업 때문에 B-52H 철수 이후에도 비공개 기간이 더 있었던 듯싶다. 

 

결국 북한 지도부는 첫째, 미국의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철수시키고 둘째, 전략폭격기가 다시 배치되지 않도록 정리작업을 하고 셋째, 다음 단계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등 세 가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비공개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7. 전략폭격기 철수는 미 제국주의 군사패권의 몰락 과정

 

1962년 10월 28일, 소련의 흐루쇼프는 쿠바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의 3차 세계대전 위협에 소련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로 인해 소련은 많은 것을 잃었다. 사회주의권에서 소련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으며 쿠바는 소련을 비난하고 거리를 두었다. 중국은 소련의 정책을 비난하며 대립했고 나중에 중소분쟁까지 발발했다. 제3세계 국가들은 소련에 대한 기대를 접고 독자적인 길을 모색해 비동맹운동을 활성화하였다. 결국 흐루쇼프는 2년 뒤 실각했다. 

 

이처럼 쿠바 미사일 철수는 소련의 국제사회 영향력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이번 미국의 괌 전략폭격기 철수는 이에 비견할만한 중대한 사건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북한의 스마트 작전능력이다. 

 

원래 전쟁을 각오하고 밀어붙이더라도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전략을 최고로 친다. 손자병법에서도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이라고 하였다. 북한은 이번에 전쟁 접경까지 갔지만 영리한 전략을 구사해 전쟁을 하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를 미국식 표현으로 스마트 작전능력이라고 부를 만하다. 

 

북한은 이번 과정에서 어떤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해 직접 어떤 요구나 경고를 하지 않았다. 만약 공개적인 군사적 압박을 가했다면 미국이 체면 때문에 무모한 반격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공개 압박을 가했기에 미국이 세계 면전에서 체면을 구기지 않고 적절한 명분을 만들어 후퇴할 수 있었다. 북한의 압박은 미국 지휘부나 정경두 국방장관 정도만 느끼고 국민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처럼 북한은 능숙하게 전쟁을 피하며 미국을 몰아갔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지만 퇴로를 열어주고 몰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굉장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추이도 북한의 전략에 따라 대단히 스마트하게 전개되지 않을까 관심이 간다. 

 

한편 북한의 비공개 압박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힘들어하는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작전이었다. 만약 북한이 공개적 압박을 넣으면서 2017년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면 전 세계 인류가 굉장한 피로를 느꼈을 것이다. 세계 민심을 고려한 효과적인 작전이었다. 이런 면을 봐도 확실히 스마트 작전능력이 맞다. 


출처: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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