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서울대학교 특강에서 “주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과도하다며 대한민국은 좀 더 일해야 하는 나라”라고 주장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는 주52시간 노동제에 대해 주 52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며 “젊은 사람들은 애들 키우고 돈 쓸데 많으니 일을 더 해야 하는데 그걸 막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노동계 및 진보정당들은 황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즉각 “황교안 대표가 몰랐던 한 가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근로기준법상 주당 노동시간 제한은 (문재인 정부 때가 아닌) 이미 2003년에 40시간으로 바뀌었다. 아마 공안검사 출신이라서 근로기준법은 잘 모르는 모양”이라며 “대한민국 공안검사들이 사용자에게는 무척 관대해서인지 실제로 노동시간 제한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용자는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황 대표가 ‘젊은 사람들은 돈 쓸데가 많으니 법에 구애받지 말고 일을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젊은 사람’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서인지 국회 의사일정을 중단시키거나 민생법안 통과를 가로막으며 일을 하지 않고”있다며 “이런 의원 세비와 정당 지원금 등은 반납하는 것이 나라에 헌신하는 길 아니겠는가”라고 ‘충고’했다.
민중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국은 ‘과로사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장시간 노동문제가 심각한 나라”라며 “황교안 대표는 살고자 선택했던 직업 탓에 죽어나가는 노동자의 현실을 알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민중당은 “황교안 대표가 진정 ‘젊은 사람들이 돈 쓸 데 많은 것’이 걱정이라면 그 입을 다물어야 한다”며 “‘돈 쓸 일 많은’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며 최저임금 노동자다. 최저임금 인상에 나라가 망할 것처럼 거품을 물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그나마 올랐던 임금마저 앗아간 주범이 자유한국당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중당은 “더군다나 황교안 대표는 일 안하는 최악의 국회를 만든 장본인”이라며 “놀고먹으며 국회를 멈춰 세웠던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민더러 더 일하라 말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놀라울 것도 없는 것이 노동현장을 알리도 없는 황대표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본심과 꼰대 정당의 대표다운 면모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2,100시간대의 세계 최장노동시간과 온갖 산업재해 위험으로 매일 죽음과 고통으로 버티며 사는 노동자들을 향해 제 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가 기껏 하는 말이 ‘좀 더 일해야 한다’는 얕은 수준의 혀놀림”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젊은 사람들이 돈이 더 필요한 것은 맞다. 이는 불평등 해소를 통한 소득격차를 줄이고 최저임금을 증대시킬 방안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며 “손쉽게 노동시간을 늘려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여전히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황 대표는 정녕 서민들의 삶을, 청년들의 삶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가”라며 “이러니 자유한국당이 귀족 정당, 꼰대 정당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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