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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핵협상과 핵대결의 갈림길-재개를 위한 2가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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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9-04-29 13:49 조회2,2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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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박사(뉴욕 통일학연구소 소장)은 이번 글을 통해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진행된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울라지미르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지 않아 핵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한반도 정세는 핵협상과 핵대결의 갈림길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에 대한 방침으로 2가지를 제안했다.[민족통신 편집실]


[분석]핵협상과 핵대결의 갈림길

*글:한호석박사(통일학연구소 소장)  

한호석.jpeg
[사진]필자인 한호석박사



기사입력: 2019/04/29 [08:3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월 12일 시정연설

2. 협상재개전망 어둡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

3. 협상재개전망 어둡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

4. 실낱같은 가능성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위험한 지경

5. 조미핵협상재개를 위한 두 가지 방침

 

 

1.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월 12일 시정연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2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현 단계의 사회주의건설과 공화국정부의 대내외정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정연설을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조선을 이끌어가는 노선, 지침, 정책을 천명하였다. 이 글을 집필한 목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천명한 내용 중에서 조선의 대미핵협상방침을 알아보려는데 있다.  

 

2019년 2월 28일 윁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천명한 대미핵협상방침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조미핵협상이 과연 재개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영영 끝나게 될지를 예측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다른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대조선핵협상방침을 내외에 천명한 바 있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핵협상방침은 조선의 핵억제력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6.25전쟁 시기부터 지금까지 근 70년 동안 미국이 조선에게 끊임없이 가해오는 핵위협을 제거할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조선의 핵억제력만 포기하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1993년 3월 9일 미국이 선제핵타격씨나리오에 따른 전쟁연습(당시 작전명칭은 팀스피릿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하기 하루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였고, 3월 12일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전격 탈퇴한 것으로 제1차 조미핵대결이 시작되었는데, 조선은 2006년 10월 9일에 첫 번째 지하핵시험을 단행하여 제1차 조미핵대결에서 완승하였고, 조선의 핵무기개발을 저지하려고 온갖 압박과 술책을 다 들이대며 광분했던 미국은 제1차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하였다.   

 

돌이켜보면, 2006년 10월 14일 미국의 정치공작에 휘둘린 유엔안보리가 조선에 대한 국제제재를 결의한 것으로 제2차 조미핵대결이 시작되었는데, 조선은 2017년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열핵탄두(수소탄두)기폭시험에서 성공하고, 2017년 11월 29일에는 열핵탄두가 장착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제2차 조미핵대결에서도 완승하였고, 조선의 핵무력완성을 저지하려고 온갖 압박과 술책을 다 들이대며 광분했던 미국은 제2차 조미핵대결에서도 완패하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성원들을 조선로동당 본부청사로 불러 그들과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회의에서 "현 단계의 사회주의건설과 공화국정부의 대내외정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정연설을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조선을 이끌어가는 노선, 지침, 정책을 천명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천명한 대미핵협상방침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조선의 핵무기개발도 저지하지 못했고, 조선의 핵무력완성도 저지하지 못한 미국이 제1차 조미핵대결과 제2차 조미핵대결에서 연패, 완패를 당한 주제에 이제 와서 조선의 핵억제력를 제거해보겠다고 제재압박에 매달리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지나가던 소가 배꼽 잡고 웃을 일이 아닌가! 

 

만일 조선이 미국의 제재압박에 겁을 먹고 굴복하여 핵억제력을 포기할 만큼 나약하다면, 애초에 핵무기를 만들지도 못했을 것이다.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장기간의 핵위협을 핵으로 종식시킨 것처럼 적대세력들의 제재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합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압박에 대한 조선의 태도와 견해는 2019년 4월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정상연단에 참석한 김영재 조선대외경제상이 <연합뉴스> 취재기자를 만나 즉석에서 나눈 짤막한 질의응답에 나타나있다. 질의응답에서 김영재 대외경제상은 미국의 대조선제재에 대해 언급하면서 “제재를 100년 하려면 100년 하고, 1,000년 하려면 해라. (조선은 제재에) 신경 쓰지 않고 있으며, 별로 크게 영향 받는 것도 없다. 지금까지 거의 한 세기 동안 제재 받고 살았는데 지금 제재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제재하는 게 재미있으면 계속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는 조선의 대외무역과 대외금융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므로, 제재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은 조선의 대외경제성인데, 놀랍게도, 조선의 대외무역 총책임자는 미국을 향해 “제재놀음이 그렇게 재미나면 100년이고 1,000년이고 계속해봐라, 우리는 끄덕하지 않는다”고 일갈했으니, 조선에서 자력갱생이 얼마나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대조선제재압박은 조선에 대한 압박으로는 되지 못하고, 조선에 대해 오판하는 미국의 몰골을 드러내 보여주는 수치로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미국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또 다시 생각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근본방도인 적대시정책 철회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습니다.”

 

조선이 제재압박에 굴복하여 핵억제력을 폐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오판, 그리고 조미핵협상이 재개되면 미국이 결국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오판, 그런 오판에 사로잡힌 미국은 길이 어디에 있고, 벽이 어디에 있는지도 분간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였다. 오판에 사로잡힌 미국이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바람에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었던 것이다. 

 

 

2. 협상재개전망 어둡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오판에 사로잡힌 미국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좌충우돌하였던 소란스러운 정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우리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6.12조미공동성명리행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적인 단계와 경로를 조미 쌍방의 리해관계에 부합되게 설정하고 보다 진중하고 신뢰적인 조치들을 취할 결심을 피력하였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화답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전혀 실현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습니다. 다시 말하여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여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습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적한 “전혀 실현불가능한 방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리비아식 비핵화를 뜻한다. 2019년 4월 1일 <자주시보>에 실린 ‘핵협상 결렬시킨 트럼프, 텔레미트리 점검하는 전략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리비아식 비핵화의 내용을 분석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절대로 받아주지 않는 핵신고, 핵반출, 핵폐기, 핵사찰, 핵전문인력 전직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였다고 서술한 바 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4년 8월 24일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반란군의 전투 중에 활주로가 파괴되어 시커먼 연기가 퍼져나가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5년이 되어오는 지금도 리비아는 내전의 화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의 비극은 미국이 그 나라에게 강요한 리비아식 비핵화을 근본원인으로 하여 생겨난 것이다. 미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던 리비아 가다피정권에게 핵개발을 포기하면 제재를 해제해주겠다고 속여 제재해제가 아니라 무장해제로 유인해놓고, 무력침공과 내란도발로 가다피정권을 전복시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명시적으로, 전면적으로 배격하였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리비아식 비핵화라는 것은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던 리비아 가다피정권에게 핵개발을 포기하면 제재를 해제해주겠다고 속여 제재해제가 아니라 무장해제로 유인해놓고, 무력침공과 내란도발로 가다피정권을 전복시킨 비극적 사태를 뜻한다.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우리가 가는 길을 돌려세우고 선 무장해제, 후 제도전복야망을 실현할 조건을 만들어보려고 무진 애를 스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였는데, 선 무장해제-후 제도전복이 바로 리비아식 비핵화다.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다음과 같이 명시적으로, 전면적으로 배격하였다. 

 

“미국은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 저들의 리속을 하나도 챙길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습니다.”

 

“지금 미국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 개최에 대해 많이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하여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위와 같이 단호한 어조로 언급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를 전면적으로 철회해야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비핵화를 철회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철회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바로 이것이 조미핵협상재개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이다. 

 

 

3. 협상재개전망 어둡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9년 4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 4월 22일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는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공군기지들이 “예고가 거의 없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급사태(potential contingency with little notice)”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대규모 공중작전을 태평양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연습하였는데, 하와이의 힉컴공군기지에 배치된 C-17 수송기와 F-22 스텔스전투기,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된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와 수송기, 일본 미사와미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일본 가데나미공군기지에 배치된 F-15C 전투기, 일본 요꼬다미공군기지에 배치된 C-130J 수송기 등이 적국의 선제타격을 피해 태평양작전구역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집결하여 반격하는 씨나리오를 연습했다고 한다. 이 공중작전연습의 작전명칭은 ‘탄력의 태풍(Resilient Typhoon)’으로 정해졌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 공중작전연습의 목적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런 게 아니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가 태평양작전구역 전역에서 대규모 공중작전연습을 진행한 바로 그날, 한국 공군과 주한미공군도 연합공군편대를 편성하여 조선침공을 가상한 2주간 동안의 공중작전연습을 개시하였다. 이것은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가 2009년부터 10년 동안 해마다 한반도작전구역 안에서 진행해오던 한미연합공군전쟁연습 ‘맥스 선더(Max Thunder)’를 올해에는 태평양작전구역 전역에서 진행되는 ‘탄력의 태풍’으로 대폭 확대하였음을 말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군의 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하였으나, 조선침공을 가상한 전쟁연습은 올해부터 되레 더 확대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연습중단공약은 빈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실현하자고 공약하였고, 남북군사분야합의서까지 채택, 발표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 국민, 해외동포 여러분,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습니다. 남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분야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은 빈말로 되고 말았고, 올해 들어 한미연합군은 각종 대조선전쟁연습을 계속 감행하고 있다. 심지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2019년 4월 27일에도 한미연합공군은 조선침공을 가상한 공중작전연습을 닷새째 계속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자는 남측의 요청에 북측이 전혀 응답하지 않은 까닭이다. 남측이 군사긴장완화공약을 위반하였으므로, 북측은 공동행사만이 아니라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대화와 협력을 전면 중단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심각한 상황을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알고서도 모르는 척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군사긴장완화공약을 그처럼 위반하고서도 2019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영상특별담화에 나와서 “판문점선언은 하나하나 이행되고 있다”느니,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에서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희떠운 소리를 늘어놓았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4월 22일 미국 태평양공군이 시작한 대규모 공중작전연습인 '탄력의 폭풍' 중에 일본 미사와미공군기지에 배치되었던 F-16 전투기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로 긴급히 이동시킨 장면이다. 그날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는 태평양작전구역의 미공군기지들이 예고가 거의 없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급사태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대규모 공중작전을 태평양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연습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긴급사태라는 것은 주일미국군기지들이 조선으로부터 선제타격을 받는 전시상황을 뜻한다. 괌과 주일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된 미국 공군 소속 작전기들이 '탄력의 폭풍'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공중작전연습을 시작한 바로 그날, 한국 공군과 주한미공군도 연합공군편대를 편성하여 조선침공을 가상한 공중작전연습을 개시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군의 전쟁연습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하였으나, 조선침공을 가상한 전쟁연습은 올해부터 되레 더 확대되었다.     

 

2019년 3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해마다 12월 초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연례적으로 실시해오는 조선인민군 동계군사훈련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이번에는 조선인민군이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무력시위와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전체 훈련량이 감소했다”고 하면서, “한미연합동맹연습 기간인 3월에 (조선인민군은) 특별근무태세로 전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한미연합군이 ‘키리졸브’라는 간판을 ‘동맹’이라는 간판으로 바꿔단 대조선전쟁연습을 감행하였을 때도, 조선인민군은 대응을 자제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자는 공약을 지켰던 것이다. 이런 사실 하나만 봐도, 어느 쪽이 긴장완화공약을 위반하였고, 어느 쪽이 긴장완화공약을 이행하였는지 명백히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자는 공약을 지켰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니 긴장완화니 하는 말은 곧잘 하면서 행동은 반대로 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위반에 대해 지적하면서 “미국이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서도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날로 더 고조시키는 것은 기름으로 붙는 불을 진화해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어리석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질책하고,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요격을 가상한 시험이 진행되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군사연습들이 재개되는 등 6.12조미공동성명의 정신에 역행하는 적대적 움직임들이 로골화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를 심히 자극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고 자신의 심정을 피력하였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기 마련이듯이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로골화될 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 있습니다”고 공약위반자들에게 경고하였다. 

 

쌍방이 합의한 공약을 지키느냐 아니면 위반하느냐 하는 문제는 협상재개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다. 공약위반은 불신의 풍랑을 일으키고, 불신의 풍랑은 협상재개의 앞길을 가로막기 때문에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의 대조선전쟁연습에 간판만 바꿔달아주고 여전히 대조선전쟁연습을 감행하도록 명령한 공약위반행위, 바로 이것이 조미핵협상재개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두 번째 요인이다.   

 

 

4. 실낱같은 가능성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위험한 지경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언급하는 바와 같이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위의 인용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조선의 최고령도자가 시정연설에서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은 뜻밖의 일이다.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를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은 무슨 뜻인가? 

 

위에 서술된 바와 같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조미핵협상재개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을 지적하면서도, “미국이 옳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전면 철회하면,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는 지금,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에 실낱처럼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것이다. 두 나라 정상의 개인적 관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이 완전히 끊어져버릴지 아니면 현실로 바뀔 것인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다. 만일 그가 조선에 대한 오판에서 벗어나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면, 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개인적인 관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은 현실로 바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낱은 툭 하고 끊어져버리고 말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2월 27일 윁남 하노이에서 상봉하여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다. 이튿날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강도적 요구라고 배격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제기하였고, 그로써 회담은 결렬되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조미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해야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데, 지금 그는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할 조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에 실낱처럼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진행된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울라지미르 뿌찐 대통령에게 “얼마 전에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의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데 대하여 지적”하였다고 한다.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는 말은 조미핵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7년도 위기상황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에 실낱처럼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오늘의 현실은, 조미핵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7년도 위기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 이례적으로 언급한 까닭은, 마익 팜페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조미핵협상과 관련한 망발을 늘어놓으며 조선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팜페오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조미핵협상과 관련하여 망발을 늘어놓을수록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조미핵협상재개 가능성은 더욱 희미해질 것이다. 

 

조선 외무성은 망상에 사로잡혀 분별없이 행동하는 팜페오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망발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다음과 같이 따끔하게 질책하였다. 

 

2019년 4월 18일 조선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이 “제멋대로 말을 꾸며대면서 조미관계전반을 자기 마음대로 흔들어 자기의 인기를 올려보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오만 끼여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군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조선 외무성이 더 이상 믿지 못할 팜페오 국무장관과 마주 앉기도 싫다는 뜻을 미국에 전한 것이다. 

 

위와 같은 질책과 거절을 당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망발을 멈추기는커녕, 2019년 4월 2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와 회견하는 중에 권정근 미국국장의 위와 같은 발언에 대해 그것은 중간급 인사의 발언일 뿐이라고 무시하였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중간급 간부가 외무성의 공식입장과 무관한 개인견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할 수 없으므로, 팜페오 국무장관에 대한 조선 외무성의 공식입장이 중간급 간부의 견해라는 형식으로 표명된 것이 분명하다.  

 

조선 외무성은 팜페오 국무장관만 질책한 것이 아니다. 2019년 4월 20일 조선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4월 17일 미국 통신사 <블룸벅>과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를 또 다시 요구한 것에 대해 “볼튼의 이 발언은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한 조미 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한 몰리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 딴에 유모아적인 감각을 살려서 말을 하느라 하다가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보인다”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분별 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망발을 그만두고 입을 다물라는 조선 외무성의 질책인 것이다. 

 

팜페오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처럼 조선으로부터 불신과 질책을 받고 있는 조건에서,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에 실낱같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것이다.    

 

 

5. 조미핵협상재개를 위한 두 가지 방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미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침을 제시하였다. 방침은 두 가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첫 번째 방침은 미국이 대조선제재를 완화해야 조미핵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선결조건을 접었으므로, 제재완화여부와 무관하게 조미핵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해제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핵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선결조건을 철회하였다는 뜻이다. 제재완화라는 선결조건이 철회된 까닭은, 제재완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선결조건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기한 새로운 선결조건은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으로 보면, 제재를 완화하는 선결조건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는 선결조건에 직면하게 된 것이므로, 그가 반가워할 일이 아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완화로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제재완화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려운 선결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오판은 오판으로 끝나지 않고, 자승자박으로 이어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핵협상재개를 위한 새로운 선결조건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다른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는 것, 바로 이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핵협상재개를 위한 두 번째 선결조건이다.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조미 사이에 뿌리 깊은 적대감이 존재하고 있는 조건에서 6.12조미공동성명을 리행해나가자면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리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조미 쌍방의 리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명백한 것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입니다.”

 

2019년 4월 18일 조선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 기회에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시정연설에서 천명하신 대미립장에 담긴 뜻을 다시 한 번 폼페오에게 명백히 밝히고저 한다”고 하면서, “그 뜻인즉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조선반도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겠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엄중히 경고하였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9월 17일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제5항모타격단과 미국 해군 F/A-18 편대의 호위를 받는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 3개 편대가 '용감한 방패'라는 작전명칭으로 선제핵타격연습을 필리핀해에서 진행하는 장면이다. 미국이 태평양작전구역에 배치해놓은 핵전략자산을 동원하는 선제핵타격연습이 일차적으로 조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너무도 명백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러 기회에 언급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이 태평양작전구역에 배치해놓은 핵전략자산으로 조선을 위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태평양작전구역에 배치해놓은 핵전략자산들을 미국 본토로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핵전략자산을 철수하지 않고 죽음의 핵우산을 철거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있다. 그것은 죽음의 핵우산에 매달려있는 주한미국군을 전면 철수하는 것이다. 오직 이것만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길이다.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이 언급한,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또는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이 우리 민족의 머리 위에 씌워놓은 죽음의 핵우산이다. 미국이 6.25전쟁 중에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방을 핵폭탄으로 초토화하려고 광란하였던 때로부터 장장 69년 동안 우리 민족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서 살아야 했다. 만일 미국이 핵우산을 펼치면, 한반도 전역이 핵화염으로 뒤덮일 것이므로, 우리 민족 전체가 죽음의 핵우산 아래서 살아가는 것이다. 지난 69년 동안 하루도 멈추지 않고 우리 민족에게 불행과 고통을 강요해오는 죽음의 핵우산을 철거하고 민족의 자주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조선은 미국에 결연히 맞서 25년 동안 치열한 핵대결을 벌이면서 자위적 핵억제력을 가져야 했다. 

 

그런데 미국은 핵전략자산들을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하지 않고,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에 배치해놓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하면 즉각 한반도로 출동시킬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죽음의 핵우산을 철거하려면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에 배치해놓은 핵전략자산들이 미국 본토로 철수되어야 하는데, 그런 전략적 철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에 배치해놓은 핵전략자산들을 미국 본토로 철수하지 않고, 핵우산을 철거하는 현실적 대안은 죽음의 핵우산에 매달려있는 주한미국군을 전면 철수하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핵우산 철거의 현실적인 의미는 주한미국군 철수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사진 5>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9년 12월 말까지 미국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는 시한을 정해놓았다는 사실이다. 2019년 4월 24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와 회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대화의 시한을 정해놓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한부 최후통첩을 보냈다. 시한부 최후통첩은 다음과 같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여 올해 말 전에 핵협상이 재개되더라도 그는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기회를 이미 놓쳤다는 뜻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놓친 좋은 기회는 무엇인가? 

 

하노이 조미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제재를 완화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연락사무소를 상호개설하는 등 관계개선을 추진한 뒤에 핵우산을 철거하는 기회가 주어져 있었다. 다시 말해서, 그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제기하여 그 회담을 결렬시키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를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고, 핵우산을 철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시한부 최후통첩은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나는 미국이 오늘의 관건적인 시점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며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대결의 초침이 영원히 다시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핵협상이 재개될 것인가 아니면 핵대결이 재개될 것인가 하는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비아식 비핵화와 대조선제재에 대한 망상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72세 노인의 어깨 위에 무겁고 중대한 요구를 올려놓았다. 

 

2019년 4월 24일 팜페오 국무장관은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와 회견하면서 “미국과 북조선의 대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는데, 그가 언급한 전략적 결정은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전략적 결정을 뜻하므로, 그는 리비아식 비핵화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하는 게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한부 최후통첩을 알아듣고,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철거하는 결정을 과연 내릴 것인지를 예견하기는 힘들다. 이 심중한 문제와 관련하여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9년 4월 25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서 진행된 조로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울라지미르 뿌찐 대통령에게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요구를 철회하지 않아 핵협상이 재개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한반도 정세는 핵협상과 핵대결의 갈림길에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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