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막말, 무기강매 트럼프는 물러가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일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한반도 전쟁 위협을 고조시킨 트럼프 방한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도 시민들은 전쟁반대 구호를 외치며 한미 정상 만찬이 열리는 청와대 인근을 행진하기도 했다.
2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NO트럼프 공동행동’은 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평일 오후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째날 마지막 일정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은 시민사회 각계 대표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여는 발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찰은 트럼프가 지나간다고 집회를 금지하고 차벽까지 세우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제했다”며 “전쟁을 부추기면서 무기강매를 강요하고, 껍질만 남은 FTA 재협상 요구로 우리 경제주권을 앗아가려 하고 있다. 소수자·여성·이주민들에 대한 온갖 차별을 일삼는 ‘국제적 공적’을 국빈으로 초대한 상황이 창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서각기도’를 이어 온 문정현 신부도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섰다. 문 신부는 “트럼프가 온다기에 7년동안 지켰던 강정에 있을 수 없어서 세종대왕상 밑에서 평화기도를 하고 있다”며 “대추리와 강정을 짓밟고 미군기지로 만들어놓은 것에 대한 분이 풀리지 않는다. 우리 국민을 무시하며 막말을 하는 트럼프에게 문재인 정부는 당당히 민족 자주를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 광화문에 설치된 차벽을 보면서 참담한 심경이 들었다”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압력을 넣으러 온 미국 대통령에게 굴종외교를 하는 상황에 화가 치민다”고 했다. 이어 “지난겨울 부패한 권력을 끌어낸 시민들은 전쟁을 부추기는 트럼프를 원한게 아니다”며 “트럼프 방한기간인 내일까지 한국 시민들이 트럼프에게 할 말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민중당 상임대표 김종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기를 사줘야 무역적자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발언할 것으로 예상한 일이 하나도 빗나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이익과 전쟁만을 말하는 트럼프는 국회로 오지 않아야 한다”며 “트럼프 연설동안 박수만 치지 말고 할 말을 하는 당당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중간 만찬을 위해 청와대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 차량을 향해 참가자들은 “NO Trump NO WAR”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 후 예정된 청와대 방면 행진은 트럼프 대통령 이동시 항의행동으로 대체됐다.
촛불집회 과정에서 차벽은 설치되지 않았고, 경찰은 철제 펜스와 경력을 이용해 돌발상황을 대비했다.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 국회 연설이 예정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항의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출처: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