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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트럼프 발광전략뒤에 숨은 공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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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7-10-17 12:51 조회3,73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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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신부가 트럼프를 가리켜 <미친 트럼프 놈>이라고 하는가 하면 조국반도 정세전문가가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은 대북전략을  <트럼프의 발광전략>이라고 하는 세상이다. 한호석 소장은 이번 분석들을 통해 "백악관 내부사정은 비밀장막에 가려져 세상에 드러나지 않지만, 그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는 틈새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백악관 관리들이 미국 언론매체들에게 가끔 전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백악관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는 틈새로 된다. 그러므로 백악관 내부사정을 알려면, 그런 틈새를 찾아내어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재하고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자주시보 10월16일자를 그대로 전재한다.[민족통신 편집실]


한호석.jpeg
[사진]필자 한호석 소장



트럼프의 발광전략 뒤에 무엇이 보이는가?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10/16 [11: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

2. 트럼프는 왜 호호백발 늙은이를 백악관으로 불렀을까?

3.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


 

1.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

 

백악관 내부사정은 비밀장막에 가려져 세상에 드러나지 않지만, 그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는 틈새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백악관 관리들이 미국 언론매체들에게 가끔 전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백악관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는 틈새로 된다. 그러므로 백악관 내부사정을 알려면, 그런 틈새를 찾아내어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백악관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는 틈새가 벌어진 날은 2017년 10월 10일이었다. 그 날을 며칠 앞두고 백악관은 조선이 조선로동당 창건 72주년을 맞아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해안의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상공으로 발사하면 어쩌나 하고 노심초사하면서, 혹시 발사징후라도 포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미국군 감시정찰수단들을 조선 주변에 집결시켰다. 그러나 미국군 감시정찰수단들은 10월 9일 밤이 다 지나도록 발사징후를 찾아내지 못하였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10월 10일 아침이 밝았다. 

워싱턴이 10월 10일 아침을 맞은 시각, 조선에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72주년을 경축하는 축포가 평양을 비롯한 각 도소재지들에서 밤하늘을 수놓으며 터져오르고 있었다. 조선에서 축포가 터져오른 시각, 백악관에서는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백악관 상황실을 촬영한 것이다. 백악관에는 이런 상황실이 몇 개 더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국가안보협의회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국가안보회의를 정기적으로 소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화요일 오전에 소집하는 것이 관례인데, 중대한 국가안보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는 언제라도 긴급히 소집된다. 2017년 10월 10일 화요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도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되었다. 백악관 상황실은 핵공격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백악관 지하층에 건설되었으며, 고도의 보안장치가 작동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원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는 거의 매주 화요일마다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meeting)를 진행하므로, 백악관 대변인은 그런 일상적인 국가안보회의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다.  

그런데 2017년 10월 10일 오전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 진행된 국가안보회의는 예외였다. 백악관 대변인은 10월 10일 국가안보회의에 관한 성명을 이례적으로 발표하여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악관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할 정도라면, 그 날 진행된 국가안보회의는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여느 국가안보회의들과는 격이 다른 특별회의였던 것이 분명하다. 열핵탄두기폭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계속 얻어맞으며 국가안보파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백악관은 그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특별한 국가안보회의를 지난 10월 10일 오전에 소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에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관리들과 함께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과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그 보고내용에 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또한 성명에 따르면, “보고와 토론은 북조선의 어떤 공격에도 대처하는 몇 가지 선택방안들, 또는 필요하다면, 북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몇 가지 선택방안들에 집중되었다”고 한다.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은 위에 인용한 한 줄의 문장이 전부지만, 그 짤막한 성명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조미핵대결에 대처하기 위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였다. 

 

 

위에 인용한 문장에 숨겨진 속뜻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보름 전의 기억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블룸벅 뉴스> 2017년 9월 25일부 보도에 그 기억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보도에 따르면,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에 있는 전쟁연구원(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이 주최한 공개행사에서 “북조선과의 위기를 해소할 선택방안 4~5개가 준비되었는데, 그 가운데 몇 개는 험악하다(ugly)”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말한 ‘험악한 선택방안’이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이 조선과 무력충돌을 벌이는 군사적 선택방안(military option)을 뜻한다.

미국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이 조미핵대결에 대처할 군사적 선택방안들이 준비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행사에서 언급하였다면,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그 선택방안들이 보고되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미 토론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맥매스터 국가안보좌관이 위와 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때로부터 보름이나 지난 10월 1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군사적 선택방안들을 보고받고, 국가안보관리들과 함께 그 문제를 토론하였다는 백악관 대변인 성명이 나온 것이다. 불과 보름 사이에 미국군 수뇌부가 또 다른 군사적 선택방안들을 추가로 작성하여 10월 10일 국가안보회의에 보고하였다는 뜻일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아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조섭 던포드 미국군 합참의장을 촬영한 것이다. 2017년 10월 10일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조미핵대결에 대처하는 선택방안들을 보고받고, 국가안보관리들과 함께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였다. 이 회의는 조미핵대결의 향후방향을 예견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9월 25일 맥매스터의 발언내용과 10월 10일 백악관 대변인 성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로 들린다. 이런 불일치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다시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성명에 나온, “북조선의 어떤 공격에도 대처하는 몇 가지 선택방안들(a range of options to response to any form of North Korean aggression)”은 지난 9월 25일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공개행사에서 언급한, 4~5개의 선택방안들 가운데서 몇 가지 험악한 선택방안들, 다시 말해서 조선과의 무력충돌을 상정한 군사적 선택방안들이다. 

 

그런데 백악관 대변인 성명에 들어있는 두 번째 문장은 좀 난해하다. “필요하다면, 북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몇 가지 선택방안들(if necessary, a range of options to prevent North Korea from threatening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with nuclear weapons)”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위에 인용한 두 문장들 사이에 “또는(or)”이라는 부사가 끼어있다는 사실이다. 또는이라는 부사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양자택일을 표시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러므로 백악관 대변인 성명에 들어있는 또는이라는 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관리들이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군사적 선택방안들과 비군사적 선택방안들을 각각 보고받고, 그 두 종의 선택방안들 가운데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토론을 벌였음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관리들이 토론한 비군사적 선택방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비군사적 선택방안, 다시 말해서,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diplomatic option)이다. 

 

그런데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은 외교수장인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이 국가안보회의에 보고하고 토론해야 마땅한 것인데, 왜 군수뇌들인 매티스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이 국가안보회의에 보고하고 토론하였을까?  그 까닭은 미국군 수뇌부가 그 날 국가안보회의에 보고한 외교적 선택방안이 군사문제에 직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7년 10월 10일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재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군사문제에 직결된 외교적 선택방안이 집중적으로 토론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사흘 앞서 2017년 10월 7일 오후 12시 40분에  트위터에 이런 문장을 올려놓았다. “전임 대통령들과 역대 행정부들은 지난 25년 동안 북조선과 대화하였고, 합의에 도달하였으며, 많은 돈을 지불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조선은)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위반하여, 미국측 협상대표들을 우롱하였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Sorry, but only one thing will work!)” 

이 인용문에 나온, ‘효과를 보게 될 한 가지 선택방안’이 무엇인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었는데, 지난 10월 10일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 관한 백악관 대변인 성명이 그 궁금증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로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있게 말한 ‘효과를 보게 될 한 가지 선택방안’은 군사문제에 직결된 외교적 선택방안인 것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헨리 키씬저를 접견하는 장면이다. 키씬저는 1969년부터 1977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연이어 역임하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주물렀던 고위관료출신이다. 올해 94세인 키씬저는 심신이 노쇠하여 인식능력이 저하되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대외관계에 관한 심층정보도 접하지 못하는 퇴역관료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그를 왜 백악관으로 부른 것일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트럼프는 왜 호호백발 늙은이를 백악관으로 불렀을까?

 

2017년 10월 10일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가 끝난 직후, 지팡이를 짚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백악관 정문에 들어서는 호호백발 늙은이가 있었다.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였다. 2017년 10월 10일 오전 11시 48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키씬저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함께 짤막한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취재기자들에게 “실패한 오바마케어(Obamacare)”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놓은 건강보험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폐지하려고 한다. 키씬저는 노인건강보험문제를 걱정하는 미국 노인층의 대표자가 아니라, 1969년부터 1977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연이어 역임하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주물렀던 고위관료출신이다. <사진 3> 

 

키씬저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들먹이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가 오바마케어에 관한 의견을 듣고 싶어 키씬저를 만난 것은 아니었다. 양로원 침대 위에서 생의 마지막 시기를 정리하고 있어야할 호호백발 늙은이에게서 무슨 들어볼 만한 이야기가 있다고, 뉴욕에 사는 그를 백악관으로 부른 것일까? 

 

언론매체들은 그 날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선택방안에 관한 자문을 구하려고 키씬저를 만났을 것으로 추측하였지만, 그건 빗나간 추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씬저가 백악관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을 토론하였으므로, 그 문제와 관련하여 키씬저의 자문이 필요하지 않았다. 더욱이 몇 달 전 키씬저가 조미핵대결 해법이라고 하면서 언론매체에 기고한 내용은 황당한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키씬저는 조미핵대결 해법에 관한 견해를 담은 글을 <월스트릿저널> 2017년 8월 11일부에 발표했는데, ‘북조선 위기를 해결하는 방도’라는 제목에 붙어 있다. 올해 94세인 키씬저는 심신이 노쇠하여 인식능력이 저하되었을 뿐 아니라, 조미핵대결과 관련된 심층정보도 접하지 못하는 퇴역관료인데, 그런 주제에 조미핵대결 해법에 관한 글을 언론에 발표한 것 자체가 주책없는 행동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조미핵대결 상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 글을 발표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첫째, 키씬저는 그 글에서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아직 갖지 못했다고 전제하고 논지를 전개하였는데, 그런 전제는 조선의 핵무력이 이미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심층정보를 알지 못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무지가 만들어낸 잘못된 전제 위에서 전개한 논지가 엉망진창으로 엉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둘째, 키씬저는 그 글에서 미국과 중국이 조선의 비핵화에 공동의 절실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미국이 중국과 손잡고 조선을 비핵화할 수 있으며, 또 비핵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런 주장이야말로 오늘날 전례 없이 복잡하게 꼬인 조중관계, 조미관계, 미중관계를 알지 못하는 허튼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셋째. 키씬저는 그 글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여 조선을 비핵화하는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 언명하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 2017년 7월 29일부가 키씬저의 ‘해법’에 대해 보도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의 정권이 붕괴되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중국에게 약속하고, 중국은 그 약속을 믿고 미국과 서로 협력하여 조선을 비핵화할 수 있다는 것이 키씬저의 ‘해법’이라고 한다.  요컨대, 미국이 중국에게 조선의 비핵화가 실현된 이후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하면, 그 약속을 믿은 중국이 안심하고 미국의 조선정권붕괴책동에 적극 호응할 것이고, 그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공조로 조선의 정권을 붕괴시켜 조선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해법’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여 조선의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호호백발 늙은이가 노망을 부린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더욱이 미국이 중국에게 주한미국군 철수를 약속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설령 미국이 중국에게 철군을 약속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중국은 국제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는 데서 악명 높은 미국의 철군약속을 믿어줄 만큼 어리석지 않다. 

 

2017년 10월 10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진행한 기자회견 중에 키씬저는 한 마디밖에 말하지 않았는데, 그 말을 인용하면 이렇다. “대통령님, 나는 이런 기회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이 집무실에 들어서는 것은 언제나 대단한 영예로 됩니다. 지금 여기서 나는 건설적이고 평화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매우 위대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진보와 평화와 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12월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당선인의 구두친서를 전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아온 헨리 키씬저를 접견하는 장면이다. 지난날 요직에 있을 때, 키씬저는 미국의 중국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하였는데, 4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중국통'이라는 자기의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초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하기에 앞서, '중국통'인 키씬저를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정책에 관한 조언을 들었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키씬저가 언급한 “건설적이고 평화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하는 매우 위대한 기회”라는 말은 미중관계의 발전을 염두에 둔 말이다. 사실 키씬저의 머릿속은 미중관계로 가득 차 있다. 지난날 요직에 있을 때 그는 미국의 중국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하였는데, 4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중국통’이라는 자기의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4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16년 11월 중순 자기 사위 재럿 쿠쉬너(Jared C. Kushner)와 함께 트럼프 타워에서 키씬저를 만났고, 그의 도움을 받아 중국과 소통하는 비공식 연락통로를 개설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트럼프는 키씬저에게 자신의 구두친서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를 베이징에 파견하였다. 그 부탁을 받은 키씬저는 2016년 12월 2일 베이징에 도착하여 시진핑 주석을 면담하고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구두친서를 전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초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문기에 앞서, ‘중국통’인 키씬저를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정책에 관한 조언을 들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3.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

 

지금으로부터 근 석 달 전 미국 국방부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가 요즈음 뒤늦게 미국 언론매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CNN>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2017년 7월 20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 있는, ‘탱크(tank)’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보안회의실(secure conference room)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가 고위급 국가안보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특별한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기 전날인 7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아프가니스탄전쟁에 관해 토론한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었다.

 

<NBC>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부통령, 라인스 프리버스(Reinhold R. Priebus)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션 스파이써(Sean M. Spicer) 당시 백악관 대변인, 케이스 쉴러(Keith Shiller) 당시 대통령 집무실장, 스티브 므누친(Steven T. Mnuchin) 재무장관, 스티브 배넌(Steven K. Bannon)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 재럿 쿠쉬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참석하였고, 군수뇌부 성원들로는 매티스 국방장관, 패트릭 새너헌(Patrick M. Shanahan) 국방차관, 던포드 합참의장, 폴 쎌바(Paul J. Selva) 합참부의장이 참석하였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텍사스주에 머물고 있어서 그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중앙정보국장은 안보토론회에서 연설하기 위해 콜로라도주 애스픈에 머물고 있었는데, 맥매스터 국가안보좌관 이름이 왜 보도기사에서 빠졌는지는 알 수 없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 있는 보안회의실이다. 공식적으로는 미국군 합참본부 회의실이라고 하는데, '탱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백악관 상황실과 마찬가지로 이 보안회의실도 핵공격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지하층에 건설되었으며, 고도의 보안장치가 작동하고 있다. 2017년 7월 20일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가 고위급 국가안보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평소에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되는 국가안보회의가 그 날따라 이례적으로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된 것은 미국군 수뇌부로부터 어떤 중대한 군사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듣고,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였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하면, 그 회의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 전개상황, 그리고 주한미국군 병력수와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행에 관한 심층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고,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왜 실행할 수 없는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차근차근 설명하여 그를 이해시켰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실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언론매체들이 근 석 달 전에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된 까닭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그 회의 직후 다른 고위관리들과 자리를 함께한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모욕하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파문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위에 인용한 <CNN> 보도에 따르면, 7월 20일에 진행된 국가안보회의는 몇 주 전부터 예정된 회의였다고 하는데, 이런 사정을 보면, 그 회의는 조선이 2017년 7월 4일에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조선이 화성-14형을 발사하자 충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한 국가안보회의를 몇 주 후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소집한다고 미리 통보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관례적으로 국가안보회의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줄곧 진행되어오는데, 지난 7월 20일에는 이례적으로 미국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이것은 어떤 중대한 군사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군 수뇌부의 보고를 듣고,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였음을 말해준다.  

 

위에 인용한 <CNN> 보도에 따르면,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사령관들에게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계속 들이대는 바람에 회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거의 같은 시점인 지난 7월 중순 이란 핵합의에 관해 토론한 국가안보회의 분위기와 매우 달랐다. <워싱턴포스트>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중순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란 핵합의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발언한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그리고 다른 고위관리들의 말을 전혀 믿으려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듣고서 “격노하였고(he was incensed)”, “발작을 일으켰다(he threw a fit)”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2017년 10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불인정한다고 발표했는데, 그는 이미 지난 7월 중순 그 합의를 불인정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던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표(signiture)를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사람의 정신상태는 필체에 나타나기 마련인데, 매우 특이하게 보이는 그의 수표는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걸핏하면 발광전략을 들이대며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와 대립 속에 빠뜨리고 있는데, 다혈질이고 경망스러운 그는 때로 화를 참지 못하여 유사발작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는 아마도 외상후 분노조절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라는 정신질환의 초기단계에 들어선 듯하다. 그러므로 백악관 주치의는 유능한 정신과 의사를 백악관으로 불러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정밀검진해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즈음 미국인들이 조선의 수소탄보다 더 무서워하는 공포의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왜냐하면 미치광이로 낙인이 찍힌 그가 갑자기 발작증세를 일으키면 어떤 미친 짓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미치광이 대통령에게 핵탄발사통제권을 넘겨주고 날마다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아야 하는 미국의 비극적 현실은 너무 참담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한 몇 가지 보도내용들을 종합하면, 지난 7월 중순 이란 핵합의와 관련하여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었고, 7월 19일에는 아프가니스탄전쟁과 관련하여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었고, 7월 20일에는 어떤 다른 국가안보현안과 관련하여 국가안보회의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7월 20일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토론된 국가안보현안은 무엇일까? 

위에 인용한 <CNN> 보도에 따르면, 7월 20일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 국방부의 보고초점은 세계 각 지역에 있는 군대 수준에 대한 미국의 조약들을 실행하는 문제들로부터 미국의 국익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걸쳐 있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세계 각 지역에 있는 군대 수준에 대한 미국의 조약들을 실행하는 문제들(U.S. treaty commitments to troop levels in different parts of the world)”을 국가안보회의에서 보고하였고, 그 문제를 토론하였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군대 수준(troop level)이라는 말은 해외주둔 미국군 병력수라는 뜻이고, 미국의 조약들이라는 말은 미국과 동맹국이 맺은 상호방위조약이라는 뜻이다. <NBC>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7월 20일 국가안보회의에서는 “해외에 주둔하는 미국군 및 군사작전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였다”고 한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요즈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참담하고 있다. 그래서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지난 6월 24일 <MSNBC>와 진행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빠짐없이 조선에 관해 자신에게 묻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는다고 하면서, 조선으로부터 오는 국가안보위협은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으며, 그의 머릿속은 언제나 조선 문제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난 7월 20일에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군사문제들이 폭넓게 토론되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미국이 어떻게 하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국가안보현안에 직결된 군사문제가 가장 중점적으로 토론된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지난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급 국가안보관리들은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를 진행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 전개상황, 그리고 주한미국군 병력수와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행에 관한 심층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였고, 군사문제에 무지한 그가 미국군 수뇌부에게 단도직입적인 질문들을 계속 들이대는 바람에 회의 분위기가 썰렁해졌던 것이다. 

추측컨대, 그 날 회의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 트럼프 대통령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은 선제타격으로 조선의 핵시설들을 파괴할 수는 없을까 또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따위의 무식한 질문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무식한 질문이 아니고서야 회의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질 까닭이 없다. 그 회의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물어보는 무식한 질문들에 대해 차근차근 답변하면서 그를 이해시켜야 했었는데, 그러는 바람에 회의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NBC> 2017년 10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7월 20일 국가안보회의는 장시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을 고찰하면, 2017년 7월 20일 국방부 보안회의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왜 실행할 수 없는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차근차근 설명하여 그를 이해시켰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실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 회의에 참석하였던 고위급 국가안보관리들 중에 스티브 배넌이 있었다.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그 회의에 참석하였던 그는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이 왜 불가능한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미국군 수뇌부가 설명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백악관을 떠나기 직전인 지난 8월 16일 온라인매체 <미국의 전망(American Prospect)>에 실린 대담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사적 해결은 없다. 그런 건 잊어버려라. 서울 인구 1천만 명이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전쟁 개시 30분 만에 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는 방정식을 누군가 풀어주기 전에는 나는 당신(대담자를 지칭함-옮긴이)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군사적 해결은 없다.”

배넌의 이 발언은 한반도 군사정세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내용이므로 비밀사항이 아니지만, 미국에게는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이 없다는 사실은 비밀사항으로 될 수 있다. 배넌은 국가안보회의 중에 들은 그런 비밀사항을 미국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공개한 것으로 하여 한때 기밀누설자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미국의 국가안보관리들이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까지 포함된 모든 선택방안이 백악관 집무실 탁자 위에 놓여있다고 이따금씩 떠들어댄 것은,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은 실행될 수 없는 것이라는 비밀사항을 애써 감추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광전략을 어떻게 해서든지 안받침하려는 애처로운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2017년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방안을 실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므로,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국의 외교적 선택방안들만 남게 되었다. 그 때로부터 두 달 20일이 지난 10월 10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는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이 검토되었다. 위에서 인용한 백악관 대변인 성명에서 “필요하다면, 북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몇 가지 선택방안들”이 검토되었다고 언명한 것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이 검토되었음을 그런 문장으로 서술한 것이다.

그런데 10월 10일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외교적 선택방안을 보고한 것은 국무부가 아니라 국방부였다. 이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문제에 직결된 어떤 외교적 선택방안을 보고하였음을 의미하는데, 군사문제에 직결된 외교적 선택방안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선택방안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17년 10월 10일 오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수뇌부로부터 한반도 철군문제를 보고받고,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회의에서 철군하기 위한 사전준비, 그리고 철군의 시기, 절차, 방법 등에 대해서도 토론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1977년 1월 지미 카터(Jimmy E. Carter Jr.)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한반도 철군문제를 토론한 때로부터 꼭 40년 만에 그 문제를 다시 토론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제39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미 카터가 대통령에 취임한 날로부터 나흘이 되던 1977년 1월 24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생각에 잠긴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그는 반대파의 저지공작을 돌파하지 못하고 철군계획을 접었지만, 집권한 직후부터 철군계획을 정력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때로부터 꼭 40년이 지난 2017년 10월 10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된 특별한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검토하였다. 지난날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전혀 받지 않았던 카터 행정부는 주한미국군을 자율적으로 철수하려고 하였는데, 오늘 조선의 초강력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받으며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에 떠밀린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국군을 타율적으로 철수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0여 년 전 자율적 철군계획은 국가안보파탄문제와 전혀 무관하였으므로 미국 내부의 반대로 중단될 수 있었지만, 오늘날 타율적 철군계획은 국가안보파탄문제에 직결되었으므로 미국 내부의 반대가 있어도 중단할 수 없게 되었다. 40여 년 전에 제기되었던 철군문제와 오늘날 제기되는 철군문제는 그렇게 다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한반도 철군문제를 토론하였으므로, 그 회의 직후부터 조선에 대한 백악관의 발언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존 켈리(John F. Kelly) 대통령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전 각각 서로 다른 자리에서 꺼내놓은 대조선발언을 들어보면, 그들의 발언방향이 이전과 상당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017년 10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존 켈리 비서실장은 보도 당일 예고 없이 백악관 기자실에 불쑥 들어섰다고 한다. 그가 비서실장에 취임한 이후 처음 백악관 기자실에 들어선 것은, 최근 미국 언론매체들이 퍼뜨린 자신의 사임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려는 행동이었는데, 취재기자들은 그런 그에게 조미핵대결에 관한 질문을 들이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조선의 핵위협 때문에 밤잠도 편히 잘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면서, 그 질문에 이렇게 답변하였다고 한다. “바로 지금 우리는 그 위협(조선의 핵위협을 뜻함-옮긴이)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것이 현재 상태 이상으로 커지면...글쎄, 외교가 통하기를 희망해보자(But over time, if it grows beyond where it is today...well, let's hope diplomacy works)” 

켈리 비서실장의 이 발언은 미국이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고 전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외교적 선택방안에 기대감을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017년 10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켈리 비서실장이 그렇게 발언한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물은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우리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전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 그럴 만하다면, 나는 협상을 향하게 될 것이다(I would be open to negotiations if plausible).”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선을 파괴하겠다는 극악무도한 폭언을 늘어놓아 전 세계를 경악과 충격에 빠뜨린 발광전략의 장본인이 이제는 자기 입에서 협상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을 어쩌지 못하였다. 극적인 상황반전을 방불케 하는 이 장면은 조선의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받으며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에 떠밀린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되었음을 자인한 것이며, 그로써 트럼프의 발광전략 뒤에서 마침내 철군징후가 보이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7년 10월 11일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용호 조선 외무상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그 통신사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제는 미국이 응답할 차례다. 우리 전체 군대와 전체 인민은 말로서가 아니라 오직 불우박(hail of fire)으로 미국인들과 최종 결산하리라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우리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길에서 결승점에 거의 도달하였다. 미국이 대조선압박정책을 단번에, 모조리(once and for all) 근절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은 결코 협상의제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 서술한 여러 사실들을 살펴보면, 장장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이 마침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게 되었다는 ‘개벽예감’을 더욱 뚜렷이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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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유리님의 댓글

김유리 작성일

한소장의 아래 인용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2017년 10월 11일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용호 조선 외무상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그 통신사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제는 미국이 응답할 차례다. 우리 전체 군대와 전체 인민은 말로서가 아니라 오직 불우박(hail of fire)으로 미국인들과 최종 결산하리라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우리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길에서 결승점에 거의 도달하였다. 미국이 대조선압박정책을 단번에, 모조리(once and for all) 근절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은 결코 협상의제로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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