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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명 수필]“대도무문(大道無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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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1-01-13 23:01 조회3,1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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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명(유에스뉴스 주필)은 13일 그의 수필“대도무문(大道無門)"을 통해 "1977년 6월 초에 벌어진,
여느 일 같으면 그 기억을 되살리기엔 아득한 옛날의, 그러나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찰스 왕자가 런던의 길포드 미술관에서 열린 전람회를 관람하고 막 문을 나서는데 수잔 칼란이라는
영국의 열일곱 살 난 여학생이 장미꽃 한송이를 그의 왼쪽 가슴에 꽃아주었다"라고 시작하면서 "민족적 숙제를
푸는 협상은 바로 대도무문(大道無門)이다.북한에서 화해의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뜨겁운 가슴으로 잡아주는
운상기품(雲上氣稟)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비온 후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인 것을..."이라고 끝맺임
했다.[민족통신 편집실]


[이선명 수필]“대도무문(大道無門)”



<##IMAGE##> 1977년 6월 초에 벌어진, 여느 일 같으면 그 기억을 되살리기엔 아득한 옛날의, 그러나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찰스 왕자가 런던의 길포드 미술관에서 열린 전람회를 관람하고 막 문을 나서는데 수잔 칼란이라는 영국의 열일곱 살 난 여학생이 장미꽃 한송이를 그의 왼쪽 가슴에 꽃아주었다.

이 때 찰스 왕자는 “혹시 병든 장미는 아니겠지?” 하고 농담조로 말했다.
“보세요, 왕자님, 이렇게 싱싱하잖아요.” 이 소녀의 다짐이었다.

순간적으로 오고간 이 두 마디 대화의 단편을 영국의 언론이 한 소녀와 왕자의 ‘일상적인’ 대화로 흘리지 않고 거기에 큰 의미를 부여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 영국은 노사간의 갈등으로 파업이 계속되어, 기업가의 기업의욕 저하, 설비투자나 기술혁신의 의욕이 상실되고, 국제경쟁력이 악화되어 기업은 부실화의 악순환 속에 빠졌다. 영국은 국민소득의 4, 5할이 넘는 조세부담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를 면치 못해 국가경제가 파국에 빠졌다. 찰스 왕자가 말한 병든 장미(영국의 국화)는 바로 이 파국을 빗댄 유피미즘(婉曲語法)이었다.

그러나 이 위기를 구한 것은 영국의 “유연한’ 타협(妥協) 정신이었다. 영국이 나폴레온에게도, 히틀러에게도 깨지지 않았던 것은 영국 정신이 경직(硬直)이 아니라 유연(流軟)이었기 때문이었다. 영국병이 한 여학생이 왕자의 가슴에 달아준 싱싱한 장미 꽃에서 영감을 찾은 것이다.

옛날 제(齊) 나라와 위(魏) 나라의 왕이 술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위왕이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나라에는 지름이 한 치가 되는 구슬이 있는데, 어찌나 빛이 밝은지 어두운 곳에 있는 열두 수레의 앞뒤를 훤하게 비춰줍니다.”

이 자랑을 들은 제왕은 “정말 대단한 명옥(明玉)이군요. 저의 나라에는 밝은 데서 어둠을 던져주는 암옥(暗玉)이 있을 뿐이나 자랑할 게 못 됩니다”라 했다. 그의 암옥변(辯)은 다음과 같다.

제 나라에는 왕이 등한히 하거나 잘 못하고 있는 국사의 어두운 부분만을 끄집어 간(諫)하는 단자(檀子), 금부(檎夫), 종수(種首)라는 세 신하가 있었다. 단자가 간한 초(楚) 나라 국경을 그로 하여금 다스리게 했더니, 초 나라가 처들어올 엄두도 못 내고, 금부가 간한 야인(野人) 지방을 그로 하여금 다스리게 했더니 7천여 가구가 제 발로 복속(服屬)해 왔으며, 종수가 간한 법을 그로 하여금` 다스리게 했더니 길에 떨어진 재물을 제 것으로 삼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한다.

위왕이 얼굴을 못 들고 물러앉았음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인민을 다스리는 정치가는 자신의 결함, 약점, 실패, 과오를 과감하게 인정하는 암옥을 갖는 것이 자신이 잘나고, 잘하고, 잘해 낼 것이라 장담하는 명옥을 갖는 것보다 훌륭하다는 것을 비유하는 [資治通鑑]의 교훈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자치통감이라 할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보면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신의 축복으로 카인과 아벨 형제를 두었는데 형인 카인은 신이 아우가 바치는 공물(供物)만 반기고 자신이 바치는 공물은 반기지 않은 데 질투하여 아우를 들판에 유인, 살해한다.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은 근친증오에서 초래되었다.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보드랭은 근친증오, 즉 피를 같이한 동기간(同氣間)이나 뜻을 같이한 동지간(同志間), 이해를 같이한 동업간(同業間) 사이의 내분, 질투, 반목, 이간, 중상, 대립, 대결하는 이상심리를 카인 캄플렉스(Cain Complex)라고 규정했다.

거의 9천년 동안 피를 섞고, 이해를 같이하며 더불어 사는 강한 정착(定着)생활을 해 온 우리 민족은 서양인들에 비해 카인 캄플렉스가 강한 편이다. [삼국지]에 보면 제갈공명(諸葛孔明 181-234 AD))이 변방민족인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과 싸우는 법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데, 그 중 만주, 조선, 일본을 통칭하는 동이와 싸울 때는 정공법보다 첩자를 잠입시켜 내부분열을 조장한 다음 정벌하는 것이 쉽다고 가르치고 있다. 제갈공명은 그 옛날 벌써 동이족에게 심한 카인 컴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인류의 역사를 조망해보면 그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현실은 지도자의 통치이념의 방향타에 의해 결정되었다. 임기응변식 풍향계(風向計) 정치로 시류에 끌려가느냐, 아니면 내일의 비전에 입각한 청사진에 희망과 이상의 영롱한 색갈을 그려나가느냐는 전적으로 지도자의 철학과 이상에 달려있다. “북한이 저렇게 하니까 나는 이렇게 한다”가 아니라 “나는 북한과 함께 우리 민족이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결의,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回軍)이 새 민족사의 새벽을 열었듯 반세기 이상 교착상태에 있는 한반도의 대결구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새 시대의 지도력을 간절히 고대해 마지 않는다.

제(齊) 왕이 자랑한 단자(檀子), 금부(檎夫), 종수(種首)의 암옥(暗玉)이 우리나라에도 많다. 문제는 정권의 핵심이 카인 캄플렉스에 빠져, 이들의 빛에 눈을 가리고 청와대의 지하벙커에 도피하고 있는 데 있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 케네디는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협상에 나가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미국인들의 박수를 받았다. 민족적 숙제를 푸는 협상은 바로 대도무문(大道無門)이다.

북한에서 화해의 손을 내밀 때, 그 손을 뜨겁운 가슴으로 잡아주는 운상기품(雲上氣稟)을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비온 후 땅이 더 굳어지는 법인 것을...

*필자인 이선명 선생은 워싱턴 디씨에서 활동하는 유에스뉴스(US News) 주필

(editor.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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