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채근담(菜根譚)은 "日旣暮而猶烟霞絢爛(일기모이유연하현란)하고 歲將晩而更橙橘芳馨 (세장만이갱등귤방형)하나니"라고 한다.

‘날이 이미 저물었으되 노을은 오히려 더욱 찬란히 빛나며, 한 해는 장차 저물려 하되 등자와 귤은 새로운 향기를 풍겨낸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지는 해를 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 하는 것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마음, 노을을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새해에는,

하나님,
우리에게 삶의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주옵소서.
삶의 계절이 하루하루 이마 위에 금을 긋고 지날 때마다,
겨울이 다가옴을 느끼게 하시며,
그 겨울을 준비 할 수 있는 지혜도 허락하소서.


하나님,
우리에게 노을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옵소서.
불타는 한 낮의 해 아래서 저녁을 생각하게 하시고,
찬란히 빛나는 노을을 볼 때 부끄럽지 않게 하시며,
노을 건너편에 아침이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하나님,
우리에게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코를 주옵소서.
일한 후 흘리는 땀 내음 속에서 삶의 이유를 찾게 하시고,
안타까움의 눈물을 낙엽 타는 연기 속에서 맡게 하시며,
흩어지는 재 속에서 봄의 향기를 맡는 기다림도 허락하소서.


하나님,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마음과 노을을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내음을 맡을 수 있는 코를 주옵소서.

그가 하루하루 역사위에 고통의 금을 그을 때 마다,
권력의 계절이 저물어 감을 느끼게 하옵소서.

한 낮 뜨거운 태양 아래서 외치는 분노가,
민중들의 가슴속에 붉은 노을이 되는 것을 보게 하옵소서.

분단이 흘리는 눈물속에서 평화의 내음을 맡게 하시고,
파헤쳐진 죽음의 사대강에서 생명의 내음을 맡게 하옵소서.

채근담은 이어서 ‘故末路晩年(고말로만년), 君子更宜精神百倍(군자갱의정신백배)’ 라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인생말년에 새로이 정신을 백 배나 더해야 마땅하다’라는 말이다.

새해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하여, 분쟁이 아니라 화해를 위하여, 분단이 아니라 통일을 위하여, 정신백배 하는 해가 되어야 겠다.

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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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 Hojun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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