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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방된 나라가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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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1-01 21:03 조회4,5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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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 100년] 연재를 시작하며

2010년 새해를 맞으며 역사학도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나라 잃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35년이 지난 후 "해방"을 맞았습니다만, 식민지 기간의 갑절 가까운 65년이 더 지나 망국 100주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이 사회의 이런저런 모습을 살펴보며 "이 나라가 해방된 나라 맞나?"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근년 이 의문이 더욱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1987년 군사 독재가 끝나고 뒤이어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나라 안팎의 군사적 압력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이 한국인의 뜻에 따라 진로를 찾아갈 여건이 나아졌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은 주권국가다운 모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족국가 완성의 길을 외면하는 행태가 정권 차원에서까지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피상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남한 사회 내부의 통합성조차 시간이 갈수록 더 약해지는 상황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주권 의식이란 것이 없는 듯하기까지 합니다. 100년 전의 조상들은 총칼의 위협 앞에 피눈물을 삼키며 주권을 빼앗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인은 총칼의 위협 없이도 통상 주권, 영토 주권을 미국과 일본에게 갖다 바치고 있습니다. 정권을 쥔 소수 집단의 행태만이 아닙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뭐든 포기할 수 있는 많은 국민들이 "7-4-7" 공약에 현혹되어 도덕성이 의심스러운 그 집단에게 정권을 맡긴 것입니다. 더 그럴싸한 미끼가 있다면, 또는 조그마한 위협이라도 있다면, 나라인들 못 팔아먹겠습니까?

연전 <뉴라이트 비판> 작업을 하면서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한국을 문명의 길로 이끌어주었다"고 평가하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습니다. 그런 의식이라면 서아프리카에서 붙잡혀 조지아의 면화 밭에서 일하게 된 노예가 문명 세계에 살게 해준 것이 고맙다고 백인들에게 "주인님, 주인님," 하고 굽실거릴 수 있을 겁니다. 그 노예는 고향에 있었을 경우보다 굶어죽을 걱정 덜 하며 더 오래 살았기 쉽지요. 자신을 하나의 인간으로 여기지만 않는다면, 이웃과 가족에 대한 아무 애착이 없다면, 충분히 고마워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식민 지배를 고마워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사회의 상황이 잘된 것이라고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가장 잘됐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공이겠지요. 그런데 이 사회에서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편안히 느끼는 사람의 수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 국민이 다른 어떤 이유보다 경제적 이유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경제적 고통이 이 사회의 문제의 겉으로 드러난 현상일 뿐이라는 데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사회를 함께 아끼는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바닥이 있습니다. 한국이 많은 다른 나라들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데도 많은 한국인들이 경제적 고통을 받는 것은 사회의 통합성이 약한 문제에서 오는 것입니다.

함께 아낄 사회로 민족이 있고 국가가 있습니다. 내 민족, 내 국가만 아끼고 다른 민족, 다른 국가를 까뭉개자는 것이 아닙니다. 나 개인을 희생시키자는 것도 아닙니다. 나 자신, 내 가족을 아끼는 마음과 국가, 민족을 아끼는 마음, 그리고 인류를 아끼는 마음이 적절한 균형을 이룬 사회가 건강한 사회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심하면 사회가 망해버립니다. 그런데 100년 전 나라가 망할 때의 상황을 돌아보면 지금보다는 한국 사회가 건강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하는 말로 "정체성"이 뚜렷했습니다. 그런데도 외부의 충격이 너무 강해서 주권을 잃었습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그보다 훨씬 약한 자극 앞에서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권리와 책임이 함께 갑니다. 혜택을 많이 누리는 사람들이 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재산, 수입, 교육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사회 의식이 일반인보다도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측면이 많습니다. "지도층"이 전면적 불신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사회의 건강에 큰 위험 요인입니다.


/김기협 역사학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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