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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흥노 선생, 동포연합 월례회서 <남한 실상>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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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08-02-04 12:37 조회4,0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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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선생(재미동포동부지역연합회 워싱톤 지회 부회장)은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동부지역연합회(회장 리준무)가
뉴욕시내 대동면옥에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2월 월례회에서 남한사회를 방문하고 관찰한 이모저모에 대해
<선전 간판물을 통해서 본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남한 사회의 실상을 조명해 관심을 모았다. 발표전문을 소개한다.
[민족통신 편집실]



남한사회 선전물,광고를 통해 실상을 본다

*이흥노 선생, 재미동포동부지역연합회 월례회서 발표


<##IMAGE##> 지구의 어디나 선전 간판은 없어서 안될 중요한 부분의 하나이다. 경제대국의 대열에 드디어 진입했다는 남한의 선전 간판과 서구나 미국의 그것과 비교해 본다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남한의 구석구석, 어딜가나 언제나 선전과 광고 간판물을 접하고 보게된다. 해아릴 수도 없는 각양각색의 선전물과 광고 간판들이 바로 현재의 남한을 숨김 없이 알려주는 얼굴이라는 각도에서 남한의 선전 광고 간판물 들을 들여다 보았다.

1) 하늘을 찌르는 아파트 군상

서울에는 고층 아파트 숲들이 한없이 펼쳐진다. 아마도 서울은 아파트로 만들어젔다는 말을 해도 과장됐다는 말이 아닐성 싶다. 아직도 많은 지역들이 개발개획에 따라 신축공사를 하거나 신축 예정지로 지정되어 보기가 흉하게 방치된 곳도 많이 보인다. 아파트에 얽힌 희비 쌍곡선의 사연에 얽히지 않았던 사람이 드물정도로 아파트는 시민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남한 인구의 절반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자 않는다면 이상 할 일이다. 이 폭발적인 인구 집중은 반드시 삶의 질이 고려됐어야 하거늘 …멀쩡한 들판이나 야산이 개발로 깎여지는 것을 보노라면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환경과 공해는 말 할 것도 없지만 인구의 절반이 밀집되어 거주한다는 것은 긴 안목에서 보면 국가 안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인간이 지녀야 할 정상적인 성격에도 심각한 변화가 온다는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에 <헐값에 빼앗았으면 신도시 혜택 달라>는 대형 현수막이 보이고, 조금 지나서 고층 건물벽에 <김포시청, 토지공사 박살내자>는 선전 구호가 걸려있다. 이것은 개발계획에 따른 보상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구역을 관활하는 관청을 박살내자는 말은 명색이 선준국에서 가능한 일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한다.

서울에는 교회가 한 건물에 2개가 있는 곳도 있고, 어떤 건물에는 지하실에 빠가 있고 윗층에는 교회가 있기도 하다. 밤하늘에 시내를 내려다 보면 서울이 십자가의 불빛으로 온통 뒤덮인 것을 보게 된다. 서울 사람들이 전부 기독교 신자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 전에 들렀던 서울 외곽에 위치한 ‘도선사’라는 절을 다시 찾았다. 이제는 포장도로가 잘 되었고 새 건물도 들어섰다. 이상하게도 ‘호국참회원’에 새워진 대형 박정희씨 내외의 초상화가 보이질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길레 없어젔는지 궁금증이 없어지질 않는다.

오늘은 보통 때와는 달리 많은 인파가 몰려오고 가곤 했다. ‘석불전’에는 발을 들여놓을 틈이 없다. 수능 시험이 이틀 후에 치뤄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불공드리는 사람은 전부 여자이고 몇 안되는 남자는 부인의 것으로 보이는 여자 핸드백을 들고 구석에 서서 기도하는 여자들을 보고만 있었다. 남자 보다 아마도 여자의 기도가 더 효과적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시를 위한 특별기도의 경우 고등부 입시는 5만원, 대학입시는 10만원이라는 광고가 걸려있고, 입시를 위한 ‘천일기도’도 보인다. 이제 입시 문제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며 가장 큰 사회적 문제 중의 하나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새해소망등’도 10년 전에 비해 3배가 더 늘어나서 사찰 주변을 꽉채웠다. 셀 수 없이 많은 ‘소망등’에서 남을 위한 소망은 하나도 보이질 않았고 오로지 나 만을 위한 소망들 뿐이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산다는 허유석씨는 <고득점 합격, 지혜 총명>을 기원했고, 창동 4동 주공 18단지에 사는 남세진씨는 <직장 승진, 건강, 재수, 운수대통, 금전 운 대통>을 소망했다. ‘소망등’에 나타난 소망은 입시, 그것도 고득점 합격이고, 그 다음이 돈 복이 많았다.

입시를 위한 특별 기도는 사찰 만이 아니라, 교회에서도 진행된다. 그런데 교회에서 새해소망을 기도하는 신도들은 누구를 위해 기도할까가 궁금했다.

2) 기막힌 선전술

서울의 봉천동에 위치한 규모가 큰 식당 정문 위에 <1인분 1500원>, <국내산 100% 삼겹살>이라는 선전 간판이 걸려있다. 이 식당은 초저녁인데 벌써 초만원이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싸기도 하지만, 100% 국산이라는 말은 그렇지 않은 것이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믿지 못하는 사회의 단면인가…

금산은 인삼으로 유명하고 특히 ‘흑삼’으로 더 유명하다. 여행사의 안내원이 우리 일행을 한 인삼판매소에 안내했다. 이 판매선전조합 주차장에는 3대의 대형 관광버스가 보였고, 연신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인삼상자들을 갖고 타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는 시청각 시설이 마련되어 더욱 선전을 촉진한다는 인상을 주었으며, 우리 일행도 흑삼을 사느라 여념이 없었다.

젊은 여성 판매원들이 손님들의 입에 흑삼을 넣어주며 사라는 바람에 거절하기가 매우 난처해서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나는 이미 베이징 에서 작년 초, 안내원의 끈질긴 권유에 의해 중국 국가 직영의 한방이라는 ‘동인당’에서 수백달라어치의 한약을 사들고 돌아와 아내로 부터 지금도 면박을 받는 처지라 금산 인삼판매소를 잽싸게 빠저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녹차로 유명하다는 보성의 ‘몽중산다원’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고, 제주에서는 ‘산삼조합’에서 또 한번 기가 막히는 상술에 걸려서 혼쭐이 나기도 했다. 공생공존 한다는 ‘제주민속마을’ 관광에서도 제주의 명물이라는 오미자차와 쪼랑말뼈가루 판매 공세에 안절부절 하다가 용기를 내서 현장을 빠저나온 일도 있다.

고도의 심리 전술로 진행되는 판매술은 과학적이고 현대 (첨단)적인 증거를 사용했지만, 손님을 코너로 몰아넣어 꼼짝도 못하게 하는 재간이야 세계적인듯 했다. 판매원들은 아는 것도 많고, 유모아도 많고, 말 재간도 청산유수이다. 정말 탄복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3) 선전 광고: 장려와 개선의 여지는 없을까!

전주시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턴널 정면에 <눈 비 올 때는 거북이 처럼>이라는 대형 선전판이 걸려있다. 현실 감각을 잘 구현한 멋더러진 선전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표현 보다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말로 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전주 비빔밥으로 이름을 날린다는 ‘종로회관’에는 <오신 손님 모두 부자 되세요>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가끔 중국 식당에 가면 부처님과 그 주변에 길고 시뻘건 향이 꽃혀있어 음식맛을 감소시키는 경우를 미국에서 본다. 나의 주변에 있는 동포 경영 음식점에도 성경구절을 걸어놓아 손님들이 가끔 얼굴을 찌푸리는 것을 본다. 신자이건 비 신자이건 누구나 좋아하는 구절을 전주집 처럼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주시는 선전 간판도 타 지역과 다른 것이 많다. 예를 들면, 한 자동차 타이어 상점에 <타이어, 신발 보다도 싼 곳>이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어떤 음식점에는 <계산 못해 막주는 집>이라는 선전판이 붙어있다. 진주시내의 한 음식점에는 <마구 퍼주는 집>이라는 선전판이 정문에 걸려있다. 제주의 용미리해안의 한 기념픔상점에 <싸게 팔아서 욕먹는 집>이라는 선전판도 보인다. 서울 근교 남양주의 한 식당에는 <토종닭, 직접 잡아 드립니다>라는 선전문이 붙어있다. 이것을 보고 금세 떠오르는 것은 굳이 직접 잡는다는 것을 강조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였다. 아무튼 손님들의 현실감각을 극대화 한다는 의미에서는 효과적인 표현이라 생각되나, 가짜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뜻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찜찜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서울 교외의 한적한 숲 속에 자리잡은 어느 보신탕집에는 밖에 세워놓은 간판이 <보탕>인데 보자와 탕자 중간에 하얀 여자 고무신 한짝을 걸어놓았다. 보신탕이라는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교체하라는 권고에 따라 기발한 착상을 발휘한 것이다. 천재적인 재간이라고 감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편, 스키장을 끼고있는 서울 외곽의 대형 ‘대명콘도’ 남자 화장실에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 만이 아니지요>라는 예쁜 글씨가 소변기 위에 쓰여저 있다. 정 조준을 하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고상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생각이 나서 이 문구를 작성한 사람을 만나려는 시도를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지금도 아쉽다. 관광객이 많이 모여드는 제주의 ‘절물 휴개소’ 남자 화장실에 <세면대 위에서 발을 씻지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발을 자주 씻는 사람이 있다는 뜻으로 보여서, 이 안내문은 어딘지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다. 차라리 좀 세련된 안내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예를 들어, <위생과 예의도덕을 지키는 것은 문화인의 자랑이지요>라는 안내문이나, 물론 더 좋은 말도 얼마든지 있을테지.

서울 외곽의 구리시에 있는 한 음식점의 이름은 ‘외할머니 집’인데, 식당 정문에는 <100% 국산 청국장>이라는 선전판이 걸렸있다. 서울 강북의 한 식당 앞에는 <100% 한우가 아니면 10배 보상>이라는 선전판이 걸려있다. 진짜라는 말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고 보여지나, 너무도 처절하게 호소를 해야하는 현실이 곧 불신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의미한다고 보여진다.

막 퍼주는 집이라는 선전이나 싸게 팔아 욕먹는 집이라는 선전문을 영문으로 번역해서 걸어놓았다면 어떤 반응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고, 서양에도 저런 간판이 있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상도의를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이기적인 상술인지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인듯 하다.

4) 영어를 몇마디 곁드려야 품위가 있나보지?!

<##IMAGE##> 김해공항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다 했는데도 물이 나오질 않았다. 일행 중의 한 분이 “물은 자기가 갖다 먹으라는구만”이라며 식당벽에 붙어있는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표지를 가리켰다. 그러자 어떤 일행인지 “영어를 쓰고싶어 환장 하는구나”라는 말을 했다. 제주행 비행기를 타려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어느 재미동포 일행이 공항 구내에 세워놓은 <제주 카렌트>라는 펫말을 가지고 또 시비를 했다. “자동차 대여”라는 우리의 아름다운 말을 두고 굳이 영어를 써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제주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새로운 제주 시대를 열어가는 뉴 제주운동>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보였다. “뉴 제주운동”은 또 무엇이냐는 핀잔을 일행들이 했다.

언론을 비롯해서 상점이나 대화에서도이제는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서 아무도 시비를 하거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업그레이드 (upgrade)나 디시 (discount) 같은 말은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상점에서도 덤으로 하나 더 주면서 이거는 서비스 (service) 입니다라고 한다. 연속극을 보면 오케이 (OK) 라던가 오, 마이가드 (Oh, my God!)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언론 매개체가 이런 것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들을 한다.

얼른 보기에는 문제가 안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민족의 고유한 한글이 영어 보다 열등하다는 잘못된 신호로 받아질 염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과 긍지에 흠집을 내는 결과를 가저온다고 우려된다. 물론, 자기의 것이 열등하고 서양의 것이 더 좋다는 사대사상을 싹트게 할 우려도 없는 것이 아니다.

작금의 치열한 국제경쟁에 대처하고저 벌어지고 있는 영어 열풍을 시비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열심히 해야지만, 불피요한 사람은 막대한 시간, 정력, 돈을 영어 보다는 자기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을 습득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이번 여행은 재미동포와 재카나다동포를 위해 만들어진 관광상품이라 해외동포들의 반응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해외동포들의 모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과히 ‘애국적’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이들의 조국에 대한 관심과 염려는 우리의 훌륭하고 과학적인 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영어를 섞어 쓰는데 대해서 심각한 거부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는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동포도 있었다. 이것이 바로 민족을 사랑하는 애족의 표시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5) 우리는 걸어가고, 중국은 뛴다

제주시의 한 호텔 정문에 <중국 해남성 공무원 연수단 환영>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못산다고 멸시를 받던 중국이 우리들 앞에 성큼 경쟁자로 나타났구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하기야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자여선지 미국 정가의 도마 위에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내린다. 이제 2020년 경에는 달라 대신 중국의 <위안> 화폐가 국제통상화폐로 전환될 것이라는 석학들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 관광객의 3분의 2가 중국사람이고, 내가 머물던 롯데호텔 면세점 주차장에는 중국 관광객을 실은 대형 버스가 연신 들어오고 나갔다. 면세점에서는 중국말로 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비싼 물건들을 구입한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주먹질을 하는 사이에 중국은 뜀박질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시의 번화한 로타리에 <정성현 원생 과학고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혜성학원’의 현수막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등학교의 합격을 축하한다며 현수막을 걸어놓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어디에 있을까라는 말들을 재미동포들이 했다. 좋은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이야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좋은 학교 보다는 좋은 일을 한 사람이 더 축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북 문경에는 유명한 황토온천들이 있다. 관광지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온천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랑스런 이종식 장군의 공군 준장 진급을 축하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보였다. 지역 주민들이 기뻐서 축하 현수막을 걸어놓았을 것으로 보이나, 전쟁 공로나 훌륭한 업적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 오래 산 나로서는 별 하나 땃다고 미국 거리에 현수막이 걸린 것은 보질 못했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지방에서나 서울 외곽지대에서 이따금 국제결혼 선전판이 보인다. 홍천시에서 <캄보디아 결혼 800만원>이라는 커다란 광고가 보였다. 정확한 액수를 밝힌 국제결혼 광고는 처음이다. 돈의 액수를 밝히면 돈으로 처녀를 사온다는 인상을 줄 염려가 있어, 차라리 액수 만을 밝히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났다. 10년 전에 비해 국제결혼 선전이 줄었음은 사실인데, 노총각들이 짝들을 다 찾았기 때문인지 궁금하다.

90년대 초반에는 중국의 조선족처녀들이 많이 시집을 왔으나, 중국의 경제성장에 힘 입어서인지 조선족처녀들의 한국 노총각들과의 결혼 기피 현상이 뚜렸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사실, 중국의 조선족과의 결혼을 국제결혼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자연스럽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국제결혼은 주로 동남아 처녀들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 지하철 객차에 놓인 한 국제결혼 전문회사 광고지는 “국제결혼은 애국”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선전문을 실었다. ‘대한민국 결혼 홍보사’라는 이름을 가진 이 회사는 <인력은 국력이다. 결혼하고 출산해야 효도하고 애국한다>는 선전문을 실었고, 우즈백,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의 처녀들과 짝을 지어준다고 했다.

처녀들의 농촌 기피 현상 때문에 농촌의 총각들이 노총각이 되는 현실은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된지는 오래다. 국제결혼을 통해서 다소 문제점이 보완되기는 하지만, 외국 처녀들의 문화적 차이,언어 장벽, 그리고 농촌의 적응 문제 등 많은 어려움 때문에 가정의 행복에 치명적인 장애가 조성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6) <안보> 구호는 있으되 <평화, 통일> 구호가 안보인다

서울의 지하철 구내방송에서 간첩이나 테로를 신고하라는 선전을 한다. 또한 전철 객차 내에도 국가정보원의 작은 선전문이 문 입구에 붙어있다. 보상금액도 나열되어 있으나 사건에 따라서 금액의 차이가 있다. 제주시에는 <국가 안보는 국가 경쟁력이다>와 <간첩 신고 최고 1억 5천만원>이라는 국정원의 선전판이 보인다. <마음은 열어도 신고는 철저히>라는 제주경찰서의 선전판도 보인다. 제주시의 도깨비도로 근방에는 <안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간판이 있다.

군사정권에서 김영삼정권에 이르는 기간, 간첩이나 좌익신고 선전판이 서울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어디서나 흔히 보였으나, 지금은 각 군에 간첩신고 선전판이 몇 개 정도가 보일 뿐, 좌익신고는 보이질 않았다. 다만, 경북 예천에 <유언 비어 조장하는 북한 동조자 신고하여 애국 합시다>라는 좌익신고 선전판이 보였다. 과거에는 ‘간첩’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으나, 지금은 ‘안보’라는 구호를 많이 사용했고, 신고 구호도 매우 부드럽게 다듬었다는 것이 특색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민족화해와 협력에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되지만, 정작 더 큰 성과를 위한 개몽이나 선전간판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입만 열면 민족 최대의 과재가 ‘민족통일’이라고 들먹이면서, 평화나 통일을 완수하자는 선전구호는 전혀 없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선 민족이나 통일이라는 말은 아예 입에 오르내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외관상으로는 통일에 전혀 무관심 하다고 보인다. 심지어 정당 이름도 ‘한나라’라 하고, 은행 이름 마저도 ‘하나로’라는 통일 지향적인 모양을 갖추면서, 명색이 통일부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는 마당에 말이다.

각 군 마다 4~5개 정도 있는 간첩신고나 안보구호판과 병행하여 ‘민족화합과 협력’을 고취하는 구호나 ‘평호와 통일’을 외치는 구호판이 적어도 하나 정도는 있는게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7) 진정한 <안보>

우리 민족 만큼 평화를 절규해야 할 민족도 없으련만, 어딜 가도 ‘평화’라는 구호 한마디도 보이질 않는다. 진정한 <안보>란 바로 이 평화 속에 있는 것이지, 동맹이나 힘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의 평화와 번영은 남북의 화합과 협력을 통해 달성하자고 굳은 결의를 몇 번씩 했다. 그래서 비록 국내외의 부단한 방해와 간섭에도 불구하고, 더디지만 끊임 없는 발전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통일, 반북 세력이 <퍼주기>라며 모욕적인 말로 반대하는 대북지원사업이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25억 달라였다고 한다. 이 기간에 이산가족상봉 숫자가 1만명이 넘었고, 2007년에 내왕한 숫자 만도 10만이 넘는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객은 이미 150만을 넘어섰고, 최근에 실시되고 있는 개성관광은 가장 인기 있는 관광상품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2만명이 넘는다.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지난 1월 9일, 재미동포 방북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재미동포연합회> 윤길상 회장의 미국 ‘자유아시아방송’ (FAR)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회장은 미주이산가족상봉이 6000명을 넘었고, 작년에 가장 많은 300명이 평양에서 가족상봉을 했다고 밝혔다. 정말 놀라운 변화와 발전이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외의 따가운 눈총과 조소,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방해와 간섭의 장애물이 ‘퍼준다’는 구실로 전진을 못하게 막아섰으나 ‘화해와 협력’에서 눈부신 발전을 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남한의 2007년도 국방비가 250억 달라고, 북한은 5억 달라도 안된다고 한다.

남한이 북한 보다 50배 이상의 예산을 국방비에 쓴다는 말이다. 그런데 ’6.15’ 이후에 미국에서 구입한 신무기 만도 56억 달라나 된다고 하니, 대북 지원금 25억 달라의 3배가 넘는다는 이야기 다. 다시 말하자면, 남한에서 분단 유지를 위해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대북지원이 결코 퍼질러진 것이 아니라, 가장 유용하게 생산적으로 사용됐음은 멀지않아 역사가 증명 할 것이다.

우선 경제의 향상으로 보다 풍요로운 삶을 향유한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러나 삶의 질이나 소리 없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적었다는 것은 경제향상의 어두운 뒷면이라고 생각된다. 우방과의 ‘동맹’에서 경제향상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처방은 민족의 아픔과 비극을 외면한 기초 위에서 꾸려진 분단고정 처방이라고 보인다. 작금, 국제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경쟁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고, 우리에게 ‘민족공조와 협력’을 제촉하고 있다. 중국의 초고속적인 성장은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고, 우리에겐 버거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거기에 인도의 출현은 더욱 자원과 무역전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둘이 합처도 버거운 마당에 혼자서 피말리는 국제경쟁을 뚫고 나가자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지금도 보고있지 않는가. 진정한 안보에 대한 해답도, 실리 있는 경제에 대한 해답도, 평화에 대한 해답도 모두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서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아직도 안보를 힘이나 혈맹에서 찾으려 한다면, 엄청난 재원의 낭비는 물론이고, 대결이나 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분단과 휴전이 반세기가 훨씬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만은, 지구의 마지막 ‘분단’ 그리고 최장의 ‘휴전협정’을 끝장내는데에 우리가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저주의 ‘분단’을 머리에 이고 경제대국이라며 포도주잔을 마셔도 남들은 “분단민족의 탈을 쓰고 주제를 알아야지”라며 손까락질 한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면 차릴 수록 민족 최대의 숙원인 통일은 빨라질 것이다.[끝]

[필자 소개]*이흥노 선생은 1937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 로서아과를 졸업하고 외대에서 러시아를 지도하는 강사생활을 하다가 1970년 말 도미 했다. 미국에서는 자영업, 우리말 교사 등을 하며 생활하면서 1975년 시기에는 임창영 박사가 회장으로 있던 미주민련, 1980년대에는 한겨레연합 산하 한겨레홍보원 이사로 활동하며 한국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왔다. 1980년대 말에는 구 쏘련(러시아) 레닌그라드 대학(지금은 샌피터스 버그 대학) 언어연구원에서 러시아어를 더 공부하고 러시아에서 장기간 생활하며 러시아정부 고문역을 역임한바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5년 생활을 마감하고 미국에 돌아왔다. 지금은 재미동포동부지역연합회 워싱턴지회 부회장을 맡고 통일운동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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