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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green>2회 민족언론상 수상자들 좌담</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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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4-06-06 00:00 조회2,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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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민족통신=김영희편집위원] 제2회 민족통신 언론상을 받은 통일학연구소의 한호석소장과 연합뉴스의 강진욱기자. 이 두 수상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여럿인 것 같다. 겉으로 언뜻 봐서는 거리의 투사라기 보다는 단정한 선비형인 것도 두 수상자의 공통점이다.

mt-daedam-2.jpg대기만성이라고 할까, 두 수상자 모두 전형적 학생운동권 출신이 아니다. 한소장은 신학 대학시절 운동권 친구의 부탁을 듣고 시위용 유인물을 나르다 경찰에 연행됐는데 교수들이 “이 학생은 정말 얌전한 모범생”이라는 식의 탄원을 해서 풀려 난 적이 있다며, 자신은 학생운동의 중심권과는 무관하게 착실히 공부나 하는 신학생이었다고 고백(?)한다.

강기자 역시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대학시절을 보냈다. 여러 기성언론의 경제부, 외신부, 여론매체부 등에서 활동해 왔던 강기자가 민족문제에 큰 눈을 뜬 것은 연합통신에서 민족뉴스국으로 발령을 받은 1990년대 말이다.

유니온 신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다가 과감히 중단하고 뜻한 바 있어 통일운동가로 인생의 진로를 완전히 바꾼 한소장, 언론계의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세상살이를 경험하다가 ‘친북기자’가 된 강기자---과거 경력을 염두에 두면 두 수상자의 글에서 감지되는 높고 넓은 세계관과 민족관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민족통신은 민족언론상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한 두 수상자와 숙소인 메트로폴리스호텔에서 지난 10일 특별대담 시간을 가졌다.

이 대담에서는 6.15시대 언론이 걸어야 할 정도, 인터넷시대에 탄생한 진보언론의 역활을 비롯하여 세계 반제전선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전략적 지위와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에 관해 폭 넓은 의견들이 오갔다.

6.15시대 언론은 시대정신 알리며 부합하는 활동해야

민족; 우리 강기자님은 한소장님 글을 한때 교과서처럼 애독하셨다는데, 왜 그렇게 좋아 했는지요?

강기자;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 시각에서 한반도문제를 정확하고 자세하게 분석한 글들이 없었는데 한소장님의 글은 예외였습니다. 우리 시각이란 분단극복의 당위성에 비추어 우리 문제를 해명해 나가는 시각입니다. 여기에 반해, 제도권 언론이나 관변단체에 속한 이들 또는 기존학계 인사들의 대개의 글들은 북을 적으로 삼아 점령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미국의 시각, 외세의 시각을 그대로 추종하여 통일을 지향해야 할 우리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mt-daedam-1.jpg한소장; 우리 시각을 가져야한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강 기자님께서 말씀하신 우리 시각이란, 제가 늘 쓰는 용어로 말하면, 민족주체적 관점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민족주체적 관점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민족주체적 관점은 민족주의와 구별됩니다. 흔히 민족주의(nationalism)라는 개념은 국제주의(internationalism)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이해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국제주의는 개방성을 가진 것으로, 민족주의는 폐쇄성을 가진 것으로 이해됩니다. 민족주의는 자기 민족만을 생각하는 민족중심주의나 민족이기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그러나 민족주체적 관점은 민족주의의 폐쇄성, 자기중심주의, 이기주의와는 인연이 없습니다. 민족주체적 관점은 자기 민족만이 아니라 다른 민족의 자주성까지 옹호하고 발전시키는 반제자주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제국주의세력에 맞서 인류의 자주성을 옹호•발전시키려는 국제주의적 단결과 투쟁을 절대로 배제하지 않습니다. 반제자주화운동에서 민족주체적 관점과 국제주의적 관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지요. 민족주체적 관점에 확고하게 서있는 사람이 참다운 국제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참다운 국제주의자는 민족주체적 관점을 가집니다.

민족; 지금 말씀 나눈 ‘민족주체적 관점’에서 볼 때 6.15시대 언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강기자; 6.15시대의 정의는 우리 민족끼리 우리 문제를 해결하자, 자주적 관점에서 남북이 주도해서 우리 문제를 해결하자—이렇게 내릴 수 있습니다. 6.15시대 언론은 이 시대정신을 크게 알리면서 또한 이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활동을 해야할 것입니다.

최근 있었던 전국적인 탄핵무효운동, 4.15총선, 룡천사태등에서 나타난 민중들의 변화된 시각도 6.15시대정신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퇴조는 6.15세력과 맞지 않는 정당은 살아 남을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체제 고수에 익숙해진 기성언론은 민중들의 변화된 의식구조와
시대상황을 못따라 가고 있어요. 그래도 명색이 언론인지라 비록 선도는 못하지만 사회변화에 맞춰 변하고는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룡천돕기에 나섰습니다. 아무리 수구세력이라도 시대변화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도 말 할 수 있습니다.


한소장; 저는 미국언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미국언론의 대북관과 대남관은 근본적으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미국언론 역시 이남의 기성언론들처럼 독점자본과 지배세력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집단입니다.

mt-daedam.jpg얼마전 룡천 폭발사고가 났을 때 미국언론의 보도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룡천 폭발사고에 대한 미국언론의 보도태도는 1995, 96년에 이북에서 큰 물 났을 때와 달랐습니다. 미국언론은 90년도 중반에 이북의 식량난과 자연재해를 보도하면서 이른바 ‘북한 붕괴설’을 선전하였습니다. 미국언론은 ‘북한 붕괴설’을 입증하기 위해 이북 동포들이 풀뿌리를 캐는 사진까지 실었습니다. 봄철에 산이나 들에 나가 봄나물을 캐는 동포들의 모습을 과장•왜곡해서 선전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룡천 폭발사고를 보도하면서 ‘북한 붕괴설’을 들먹이지 못하고, 주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도하였습니다. 폭발사고 초기에는 그 무슨 군사용 연료를 운반하던 중에 폭발했다느니, 반정부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느니 하는 식의 추측기사가 한때 떠돌기는 했지만, 인도주의적 지원에 관한 내용으로 보도했습니다.


민족; 왜 그렇게 달라졌을까요?

한소장; 한 마디로, ‘북한 붕괴설’이 붕괴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이 조작한 ‘북한 붕괴설’은 원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머지 않아 붕괴될 것으로 보는 가상적 발상이 빚어낸 허구관념이었습니다.

‘북한 붕괴설’을 퍼뜨렸던 미국인들이 주목한 것은 이북의 유류난이었습니다. 이북은 지난 시기 옛 소련과 중국으로부터 달러를 주지 않고 구상무역형태로 석유를 사들였고, 그것도 사회주의 국제시장의 우호가격으로 값싸게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사회주의 국제시장이 무너지자, 달러로 결재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우호가격도 없어졌습니다. 이것이 갑작스러운 유류난을 촉발시킨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민족자립 경제체제의 특성상 외환보유고가 거의 없는 이북에서 달러결재로 석유를 사들일 방도는 없었습니다. 비료공장이 돌아가지 않게 되었고, 화물자동차에 의한 수송이 끊기면서 식량공급체계와 비료공급체계가 마비되었으며, 기계화된 수단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곧 식량난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북은 저렇게 가다가는 불과 5-6년 안에 식량폭동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당시 황장엽 사건이 터지고, 이른바 ‘탈북자 유인’이 노골화된 것은 ‘북한 붕괴설’을 믿었던 자들이 자행한 붕괴촉진공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류난과 식량난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이북이 동요하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만일 이북이 80 대 20의 빈부격차를 가진 착취사회였다면, 유류난과 식량난을 견디지 못하고 내파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2천만 인민 전체가 최고지도자와 함께, 조선로동당과 함께 생사운명을 같이 하면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일심단결의 정신, 간고분투의 정신으로 반제자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투쟁하였으므로 ‘고난의 행군’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겁니다. 2000년에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자, ‘북한 붕괴설’은 완전히 파산되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룡천 폭발사고가 나자 이남과 행외동포사회에서 민족공조의 기치 아래 지원사업이 활발하게 벌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룡천 폭발사고에 대한 미국언론의 보도는 ‘붕괴설’과 결부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미국 언론은 이북의 경제난이 심각하다, 가난하다 어떻다고 하면서도 민족공조의 지원사업이 전개되는 것을 보고 감히 ‘북한북괴설’을 다시 꺼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민족공조와 붕괴책동은 상극이라는 사실이 여기서도 확인됩니다. 이로써 제국주의의 붕괴책동은 민족공조로 파탄시킬 수 있음이 증명된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북한 붕괴설’이 완전히 소멸되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미국의 극우세력은 여전히 ‘북한 붕괴설’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북한 붕괴설’은 이북이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서술이 아니라 이북을 붕괴시켜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그것은 변형된 붕괴설입니다. 이른바 ‘북한인권법안’과 ‘북한자유법안’을 제정하려고 날뛰고 있는 미국 극우세력들의 책동은 변형된 ‘붕괴설’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자유’와 ‘인권’의 이름으로 붕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워싱턴 일각에서 들리는 것을 주시해야 합니다. 그것도 역시 민족공조의 힘으로 파탄시켜야 할 것입니다.

강기자; 6.15시대에 일어난 룡천참사를 통해 남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의지가 분출했습니다. 북의 인민과 정권을 분리하는 시각이 일부 있었지만 이제 남북공조, 상생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습니다.

거국적인 대북지원이 일어나면서 미국입장에서는 남북간의 적대구조를 근본으로 하는 대북붕괴론을 더 이상 내세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북한붕괴론을 고집하고 있는 일부세력이 아직 있지만 비현실적인 고집을 부리는 것은 시대상황의 변화를 거부하려는 마지막 저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체성 없는 한국언론, 외신 맹종주의 타파되야

민족; 지금 6.15시대의 주체적언론이라는 점에서 볼 때 한국의 외신보도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강기자; 제도권 언론들의 외신보도는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로스엔젤레스타임즈들같은 미국 주요신문들을 그대로 모사하거나 일부 수정해서 가공하되 그 관점은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고 있어요. AFP, AP, 타스같은 외국통신도 그대로 번역해서 보도하니까 외국인들의 관점으로 우리 문제를 보도하는 셈이지요. 외신을 검증하고 재평가하는 노력이 전혀 없어요.

우리가 나라와 인류의 주인이라는 주체성 없이 미국이 만들어 놓은 창으로 세상을 보는 겁니다. 핵문제, 인권문제, 전쟁…이런 중대사안을 미국언론의 틀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어요.

좋은 예가 북핵문제입니다. 케리가 “북이 핵개발 시인했다.”하니까 북이 핼개발을 할 리도 없고 시인도 하지 않았는데 한국 기성언론들은 케리의 말을 센세이셔날하게 그대로 보도해 버렸어요. 케리네들이 그렇게 주장한 것은 바로 북한이 제네바합의를 깼다는 그네들의 정해진 각본에 따른 주장인데 한국언론은 한반도 핵 위기의 역사적 맥락이나 제네바합의 파기를 겨냥한 미국측의 움직임에 대한 검증도 하지 않고 저쪽 미국장단에 그대로 놀아난 것이지요.

한소장; 이남언론의 외신을 우상으로 섬기는 외신맹종주의를 타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외신맹종주의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우선은 미국언론의 정보독점주의와 이남언론의 주체성 부재라고 봅니다. 이북에 대한 정보를 외신들이 독점하고 있고, 주체성을 갖지 못한 이남언론은 외신 보도내용을 그대로 베끼고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남언론의 외신맹종주의가 이남 대중의 인식을 교란시키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러한 사태를 극복하는 것은, 이남의 진보적 언론매체들이 다른 나라의 진보적 언론매체들과 연대하여 국제공조체제를 이루며 서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민족;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제가 미리 준비했던 다음 주제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 6.15시대에 인터넷 진보언론은 통일운동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요?

강기자; 6.15선언 이후 제도언론에 대한 대안언론으로 출현하여 정치, 사회의 새로운 공간에서 제도언론과 다른 시각으로 통일문제를 접근하는 인터넷 진보언론으로는 통일뉴스나 자주민보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 인터넷 진보언론들은 그동안 기성언론이 무시해왔던 운동권의 활동과 정당성을 널리 알려 운동권의 입지를 크게 강화했습니다. 또 기성언론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남북간 민간교류도 일반대중의 피부에 닿게 상세히 보도해 왔지요. 일년전 ‘인터넷 기자협회’가 결성되었는데 그 안에 통일분과위원회가 따로 있습니다. 인터넷 진보언론은 제도언론에게 견제의 대상이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습니다.

민족; 한소장님은 인터넷 진보언론이 없었다면 글을 발표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을텐데요…


한소장; (웃으며) 불가능했습니다! 이전 시기 우리 선배들은 신문 한 장, 문건 한 편을 만들어낼 때 철필로 기름종이 위에 한 자 한 자 써서 등사하여야 하였고, 또 등사한 유인물을 우편으로 배달하거나 직접 인편으로 전달•배포하여야 하였습니다. 1977년 4월에 제가 다니던 대학에서 유신철폐를 요구하는 등사된 성명서 뭉치를 제 가방에 넣고 시위현장에 들어갔다가 체포되어 감옥에 끌려가서 제적될 위기를 간신히 벗어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아방타방’, 인식과 전략’ 같은 등사된 지하문건들이 있었는데, 원본을 너무 여러 차례 복사하여 돌려보는 바람에 판독하기 힘들 정도로 글자체가 뭉개진 문건들을 떨리는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던 지난날의 기억도 새롭습니다.

1990년대 중반 통일학연구소 초기에 아직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였던 단계에서 우리는 ‘통일논의’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한 달에 약 1백 부 정도 복사해서 일일이 제본하고, 우편으로 해내외 각지에 배포하였습니다. 구입비와 유지관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 복사기를 연구소에 설치할 예산이 없어서 지지자들의 사무실을 퇴근시간 이후에 남몰래 찾아다니며 이곳 저곳에서 동냥하는 식으로 복사작업을 하면서 새벽을 맞았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난 시기에는 그처럼 힘들게 투쟁했지만 이제는 독점자본가들이 인터넷을 개발해 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우리는 아주 손쉽게, 전지구적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의사와 정보를 교환하게 됐습니다. 우리 진보운동이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전세계 진보운동이 사이버 공간에서 어떻게 연대하느냐 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환경이 제기한 매우 중요한 전술문제입니다.

강기자; 인터넷이 있어 언론메체의 공간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그 반대로 인터넷을 악용한 제국주의 선전선동 역시 강화되고 있습니다.

민족; 한국도 마찬가지이고, 현재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진보운동이 인터넷이 없다면 과연 가능할 것인가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미국의 이라크침공 이후 세계 진보운동권에서 미리 약속을 하고 동시다발로 일으키고 있는 반전평화운동도 인터넷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또 저희 민족통신도 인터넷때문에 태어났는데요, 민족통신이 통일운동에 기여한 점으로는 무엇을 특히 꼽을 수 있을까요?

강기자; 큰 역할을 했는데 특히 남쪽 통일운동진영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 같습니다. 북쪽과의 교류욕구가 많았고 남쪽에 대안언론이 나타나기 전인 1999년에 통일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민족통신이 나와 간접적이나마 남북간 언로가 트인 셈이었죠. 남쪽에서는 노동신문 사설등 북쪽 언론에 나온 소식을 그대로 싣는 민족통신에 의존해서 북쪽 소식을 들었고, 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났습니다. 제도언론의 기자들까지 기사는 쓰지 않으면서도 민족통신에 들어 왔고, 한편으로 북쪽 소식 보도에 기득권을 뺏긴 제도언론은 시기, 질시를 부려 민족통신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남북간 새로운 공간의 싹이 된 민족통신은 통일운동에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민족; 앞으로 민족통신에게 특별히 바라는 점을 말씀해 주세요.

강기자; 남쪽에서 대안언론들이 나오긴 했지만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들이나 노동신문의 사설을 그대로 올리며 북쪽 소식을 그대로 전하는 데에는 아직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소식의 경우, 대안언론들은 미국소식을 들어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습니다. 인식의 지평을 넓혀 미국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알고 미리 대응하면서 운동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데 여기서 또한 민족통신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 컬럼니스트인 윌리엄 크리스토프가 뭐라뭐라 글을 쓰면 한국언론은 그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떠나 대서특필하는데 이런식으로 한국여론은 미국에 의해 조작되기 쉽상입니다. 민족통신 등이 그의 컬럼을 먼저 소개하면서 무엇이 잘못됐고 그런 컬럼을 쓰는 저의가 무엇인지를 분석해주면 남한내 보도매체들이 무작정 그의 말을 대서특필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은 민족통신이 미국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보도해달라는 부탁이기도 합니다, 좋은 예로, 금년 초에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 우리 시민운동권이 세계적인 반부쉬운동을 제안했는데 과연 이것이 운동의 올바른 방향인가하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미국 군사복합체가 존 케리 민주당의원을 밀수도 있고, 또 그래서 부쉬가 떨어지고 미국정부에 새로운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는데 이때 과연 운동권이 잘 했느냐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미 핵심세력의 간단한 속임수에 놀아난데 지나지 않습니다. 보다 큰 틀에서 미국을 움직이는 근본주의 세력의 본질을 파악하고 운동의 진로를 잡을 수 있는 민족통신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세계 진보세력과의 연대 필요. 한반도 반제전선의 위치 확고해 져야

한소장; 민족통신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전세계 반제투쟁현장의 소식을 보도하는 별도의 난을 새로 마련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현 시기 전세계 반제전선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아시아지역의 반제전선은 우리 나라와 필리핀에 형성되어 있고, 중동지역의 반제전선에서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시리아와 이란이 중요한 반제투쟁거점으로 등장하였으며, 중남미지역에서는 쿠바, 콜롬비아, 페루의 반제투쟁이 중요합니다. 그 가운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북과 쿠바입니다. 이북과 쿠바는 반제자주역량을 국가형태로 조직한 전세계 사회주의반제전선의 양대 보루입니다.

그러나 미국언론에서는 전세계 반제전선의 동향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광적인 테러활동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반제전선의 실상이 이남의 민족민주운동권에게 제대로 전해질 수 있다면 우리 운동의 시야가 그만큼 확대될 것이고, 또한 전세계 반제전선에서 우리 나라 반제전선이 차지하는 전략적 지위가 무엇인지, 우리 나라 반제전선의 선도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국가형태로 조직된 사회주의 반제자주역량은 단 두 나라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동반구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고, 서반구에는 쿠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비국가적 형태로 조직된 반제자주역량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슬람민족주의세력도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의 중요한 구성부분이지만, 이슬람민족주의는 반제자주화의 역사적 전망을 갖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습니다. 전세계 반제자주화의 역사적 전망은 오직 사회주의사상에 의해서 과학적으로 담보됩니다. 따라서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에서 이북과 쿠바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은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쿠바는 미국의 침공을 막아낼 군사적 보복능력이나 핵무기가 없고, 일심단결의 정신도 이북과 비교해서 강하지 못하며, 사회주의경제건설의 잠재력도 크지 못합니다. 미제국주의세력이 이북과 쿠바를 붕괴시키겠다고 쌍심지에 불을 켜고 덤비고 있지만, 우선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쿠바에 봉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지금 미제국주의자들의 ‘쿠바 목조르기’는 더욱 광란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발동하기 시작한 강력한 쿠바제재법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만일 쿠바가 흔들린다면, 서반구의 반제공동전선은 전략거점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곧 이북에 대한 미제국주의자들의 반동적 공세를 가일층 격화시키는 직접적 계기가 됩니다. 반면, 쿠바의 반제투쟁의 승리는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의 승리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쿠바는 너무 먼 거리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서는 공간개념이 철폐되므로 전세계 반제자주역량은 사이버 연대를 성취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쿠바의 반제투쟁을 알려면, www.granma.cu를 찾으면 됩니다.

제 기억 속에서는 오래 전에 보았던 두 장의 사진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반제투쟁이 활화산처럼 솟구치고 있었던 1960년대 중반 아르헨티나 태생의 국제주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검은 베레모와 구렛나루, 야전복 차림으로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그의 손을 다정히 잡은 역사적인 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았던 기억입니다. 다른 한 장의 사진은 평양에서 열린 국가적 행사의 주석단을 찍은 것인데, 당시 소련 정부 및 소련공산당 대표와 중국 정부 및 중국공산당 대표는 다른 나라 대표들과 함께 주석단에 배석하였으나, 김일성 주석의 곁에는 당시 팔레스타인민족해방기구 수반 야씨르 아라파트, 당시 니카라과의 싼디노민족해방전선 대표 다니엘 오르테가가 평소의 전투복 차림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을 보았던 기억입니다. 이북은 6.25전쟁 시기 미군으로부터 노획한 무기들을 프랑스 제국주의자들과 전투를 벌였던 알제리민족해방전선에게 모두 지원하였다고 합니다. 이북이 1960년대의 베트남전쟁에서 1970년대의 중동전쟁에서 반제공동전선을 수호하기 위하여 피를 흘렸던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회주의진영이 붕괴되고, 비동맹운동이 유명무실해진 오늘 미제국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제국주의공동전선은 전세계 곳곳에서 침략, 약탈, 살육, 납치, 고문, 협박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제동장치가 풀린 제국주의공동전선 앞에서 유엔이 무력화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며, 국제법도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 선배들이 피 흘려 구축하였던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은 이른바 ‘반테러정쟁’을 외치는 제국주의공동전선의 각개격파전술에 밀려 하나씩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리비아가 무너졌고, 쿠바, 시리아, 팔레스타인이 집중공세를 받고 있으며, 필리핀, 콜롬비아, 페루의 반제자주역량이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현 시기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반제공동전선을 형성하는 것은 반제자주화운동의 전략적 방침입니다. 3개 대륙에서 반제공동전선을 형성하는 과업은 인류의 장래운명을 좌우하는 사활적인 과업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유지된 분단현실은 우리 민족민주운동권을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에서 고립시켰고, 그에 따라 고루한 민족주의의 온상을 청산하지 못하였으며 전세계 반제공동전선의 동향에 무감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민주운동은 전세계 반제전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전세계 반제전선의 투쟁의 흐름을 파악하는 예민한 감각을 소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제자주화에 동의하는 모든 진보세력과의 정치적 연대가 요구되는 것이지요.

민족; 민족통신에서도 제3세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미국이 개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베네스웰라, 엘살바도르. 아이티등지의 사태나 변화를 인터뷰, 강연회, 시위등을 통해 취재보도했습니다. 쿠바의 경우 그 중요성에 비해 별로 보도를 하지 않은 셈인데, 사실 민족통신의 대다수 독자들이 쿠바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가 아직 오지않았다는 이유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로스엔젤레스는 제3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의 진보적인 운동단체들이 많아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제3세계의 정세를 실감할 수 있는 행사가 자주 열리는데 물론 미국의 기성언론에서는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강기자; 국내에서는 쿠바의 문제를 조선의 문제와 함께 우리의 문제로 같이 보는 인식을 아직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이라는 큰 축에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라크전쟁도 그렇고, 미국은 자신들이 구축한 세계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조선과 쿠바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나라들을 적대시하는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문명충돌론인데, 결국 문명충돌론은 유교권과 이슬람문명권을 제압하고 세계를 제압하기 위한 조작된 개념입니다. 또 기독교문명으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저의도 깔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라크 한나라만 치는게 아니라 자기 말 않들으면 다 칩니다. 공격대상이 되는 나라들은 속히 미국의 이런 흉계를 깨달아 연대전선을 형성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중동권에서는 시리아와 이란이 연대해야 하고, 아시아 이슬람권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연대해야 합니다.

민족; 미국은 세계지배를 위한 세밀한 전략을 갖고 있고 이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철처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을 이기려면 미국의 본질을 깨달아야 하는 것은 물론 우리도 세계적인 전략을 갖고 다른 나라의 주체적인 진보세력과 연대하여 함께 싸우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보겠습니다.

한소장; 세계적 판도에서 반제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문제가 화제에 올랐는데, 이 전선구축에서 사상이념적 시각에서 반제자주사상확립문제가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공통적 사상이념적 기반에서 전선을 구축해야 세계적 범위에서 공동전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반제자주역량을 공동전선으로 조직화하는데 있어서 그 주도세력은 반제자주상으로 무장된 정치역량이어야 합니다. 노동자세계당은 예외지만 미국의 진보세력은 대체로 반제자주사상이 부족합니다. 이슬람권의 자주사상은 다소 의문시 되지만 반제까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반제자주역량의 공동전선은 조선과 쿠바처럼 국가적 형태로도, 또 비국가적 형태로도 조직될 수 있습니다.

이 반제자주사상이 세계 공동전선에서 공통분모로 형성되려면 반제자주언론의 역할을 극대화하여 사이버공간을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반전평화시위도 사이버공간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며 반제자주사상으로 무장되면 의식이 확대되어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 민민운동권의 국제연대정신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1945년 이후 반제민족전선을 전개해온 민족주의 민주전선(민전)에는 국제부를 이미 조직내에 두고 있었지요. 김산과 님 웨일즈의 아리랑에는 1920.30년대의 치열한 국제전선 활동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민민운동권이 이렇게 퇴행한 이유는 한국전쟁 이후 민민운동권조차 미국이 지배하는 분단구조속에 갇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민민운동권이 분단구조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사이버공간의 활용이 역시 중요합니다

동구의 사회주의진영이 와해된 이후 클린톤시절부터 철저한 세계지배전략을
감행해 온 미국은 반미반제세력에 각개격파전술로 나가고 있습니다. 남미의 경우 여러나라에서 반제성향의 공동전선 구축 움직임이 있자 미국은 핵문제를 내세워 브라질에 시비를 걸고, 쿠바에는 새 제재조치를 내렸고, 베네스웰라에서는 위고 샤베스 민중정권의 전복을 시도했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은 국사이기주의로 변질되었고 인도의 반제세력은 미약하여 코리아와 필리핀 두나라만 남은 셈입니다. 중동에서는 이라크, 이란, 팔레스타인, 시리아가 있는데 시리아만 현재 반제역량을 유지하고 있고 이미 알려졌듯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 국가전복시도등으로 각개격파를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리비아가 평화적으로 무장해제를 한 것도 미국의 각개격파가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에 분산되어 있는 반제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국제연대활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민간단체를 모두 포함하는 국제회의같은 것이 나와야 하는데, 1980년대에 필리핀의 민간단체가 주도해서 마날라에서 열렸던 국제회의 ‘신애국동맹(New Patriot Alliance)’이 그 좋은 실례라 하겠습니다.

민족; 반제공동전선인 국제연대를 통해 우리가 민족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까지 주인이라는 새천년의 확대된 주체의식이 생겨나기 바랍니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논리도 이런 반제공동전선에서 실천적으로 나올 수 있겠습니다.

큰 틀에서 볼 때 정세는 우리에게 매우 유리합니다. 일례로 반전평화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인류공동체의식이 일반대중들에게 까지 알게 모르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또 최근 미군이 저지른 팔루자학살, 이라크포로 성적 학대는 전세계적으로 보도되어 찬전경향의 일반인들에게 까지 미국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알리고 있지요.


한소장; 민족통신에서 앞으로 반제전선을 위한 국제간의 정보와 소식을 적극 보도해주기 바랍니다.

민족; 명심하겠습니다. 두분께서도 앞으로 온 세상을 뜨겁게 끌어 안고 자주평화통일에 관한 좋은 글들을 계속 써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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