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할머니, "절대 파병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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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4-05-17 00:00 조회1,4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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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주둔 미군 성학대 보곤
위안부할머니 치떨리는 노여움
“미군들이 옛날에 내가 일본군한테 당한 것처럼 그러더라고. 밤새 벌벌 떨려서 잠을 못 잤어. 왜 그런 짓을 해. 그런 끔찍한 곳에 한국 젊은이들을 보내면 안 돼.”
12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6개 여성단체가 함께 연 ‘미군의 이라크인에 대한 반인권적 전쟁범죄 규탄 및 한국군 파병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군위안부 출신 김윤심(76)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는 열흘 전 텔레비전에서 이라크 포로에 대한 미군의 성학대 장면을 본 뒤 일본군에 끌려가 겪었던 고통스런 경험이 떠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밤새 뒤척이던 그는 벌떡 일어나 편지를 썼다. 파병안을 통과시킨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보내는 글이었다.
“나는 14살 때 일제에 끌려 갔다. 당신들은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제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더니, 이제는 한국 애기들을 또다시 전쟁터로 보내려 하느냐. 우리가 전쟁터에서 어떻게 당했는지 정말 모르느냐”
김씨는 “편지에 ‘당신들도 눈이 있으면 미군이 하는 짓을 똑바로 봐라.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을 이런 전쟁터로 보내지 말아 달라’고 적었다”며 “절대 파병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60여년 전엔 일본이, 지금은 미국이. 더 이상의 전쟁을 반대한다’는 손팻말을 든 황금주(85) 할머니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전쟁을 하면 여자들을, 사람들을 벗겨놓고 못살게 구는 일이 일어난다”며 “그런 전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의 뒤편엔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된 이라크 군인 1410명의 얼굴 사진 조각으로 부시 대통령 얼굴을 만든 모자이크가 내걸렸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를 ‘전시 성폭력 범죄’로 규정했다. 저항이 불가능한 포로들한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인권을 유린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성폭력이며, 이런 행위가 전시상황이란 명분 아래 조직적·집단적으로 용인됐다는 점에서 전쟁 범죄란 것이다.
이들은 “2차대전 당시 아시아 여성 10만∼20만명이 일본군의 성노예가 된 잔악한 전쟁범죄를 잊지 못하기에 여성들은 이번 사건에 더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이라크전 즉각 중단과 한국의 파병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인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대협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수요집회를 벌여 온 위안부 할머니들이야말로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황폐화시키는지 잘 알고 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군 규탄과 파병 철회 요구는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출처; 한겨레 5-12-04]
위안부할머니 치떨리는 노여움
“미군들이 옛날에 내가 일본군한테 당한 것처럼 그러더라고. 밤새 벌벌 떨려서 잠을 못 잤어. 왜 그런 짓을 해. 그런 끔찍한 곳에 한국 젊은이들을 보내면 안 돼.”
12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6개 여성단체가 함께 연 ‘미군의 이라크인에 대한 반인권적 전쟁범죄 규탄 및 한국군 파병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군위안부 출신 김윤심(76)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는 14살 때 일제에 끌려 갔다. 당신들은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제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어도 관심을 보이지 않더니, 이제는 한국 애기들을 또다시 전쟁터로 보내려 하느냐. 우리가 전쟁터에서 어떻게 당했는지 정말 모르느냐”
김씨는 “편지에 ‘당신들도 눈이 있으면 미군이 하는 짓을 똑바로 봐라.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을 이런 전쟁터로 보내지 말아 달라’고 적었다”며 “절대 파병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60여년 전엔 일본이, 지금은 미국이. 더 이상의 전쟁을 반대한다’는 손팻말을 든 황금주(85) 할머니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전쟁을 하면 여자들을, 사람들을 벗겨놓고 못살게 구는 일이 일어난다”며 “그런 전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의 뒤편엔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된 이라크 군인 1410명의 얼굴 사진 조각으로 부시 대통령 얼굴을 만든 모자이크가 내걸렸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를 ‘전시 성폭력 범죄’로 규정했다. 저항이 불가능한 포로들한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인권을 유린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성폭력이며, 이런 행위가 전시상황이란 명분 아래 조직적·집단적으로 용인됐다는 점에서 전쟁 범죄란 것이다.
이들은 “2차대전 당시 아시아 여성 10만∼20만명이 일본군의 성노예가 된 잔악한 전쟁범죄를 잊지 못하기에 여성들은 이번 사건에 더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이라크전 즉각 중단과 한국의 파병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인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정대협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는 수요집회를 벌여 온 위안부 할머니들이야말로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황폐화시키는지 잘 알고 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미군 규탄과 파병 철회 요구는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출처; 한겨레 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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