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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순례단, 서울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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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29 00:00 조회1,5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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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와 서울특별시를 구분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길,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숨쉬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 검은 아스팔트 위에 몸을 포개던 4명의 성직자가 고개를 든 순간 나타난 것은 그들의 검게 그을리고 여윈 뺨을 흘러내린 굵은 눈물 한줄기였다.

20030523148633.jpg305km 삼보일배(三步一拜). 육안으로는 존재조차 확인하기 힘든 미생물과 갯지렁이, 갯가재, 고동, 고니... 전북 부안 새만금 갯벌의 작은 생명들을 위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문규현 신부,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과 "새만금 생명 살리는 원불교사람들" 대표 김경일 교무, "기독교생명연대" 사무처장 이희운 목사, 이들 4명의 성직자가 목숨을 걸고 선택한 참회의 방법이다.

[우리가 새만금 갯벌을 살릴수 있다면 죽음과 공포의 행진도 멈추게 될 겁니다]

"서울까지 갈 수나 있을까" 이들의 뒤를 따르던 환경단체와 종교단체 성원들조차 반신반의했던 이 고난의 행군을 이끌던 수경스님이 지난 21일 과로와 탈진, 녹내장 등 육체의 한계 속에서 실신하면서 정신적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삼보일배 57일째인 23일, 의사의 "퇴원불가" 명령을 어기며 링거 한 병과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 나온 수경스님과 70여명의 일반인으로 구성된 생명의 삼보일배 행렬은 서울 입성을 감격을 가슴에 안고 다시 힘을 내어 여의도로, 시청 앞으로 행군하고 있다.

갯벌의 생명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삼보일배(三步一拜), 57일만에 서울 입성
이틀 전 실신했던 수경스님,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앉아 삼보반배(三步半拜)

23일 오전 10시 39분 서울과 과천의 경계에 위치한 남태령 고개 내리막길. 바쁘게 터지는 플래시 속에서 검은 사제복의 신부가 링거를 꽂고 휠체어에 앉아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고개를 숙인 회색의 승려를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묵언"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달고 있지 않았더라도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굳이 음성이 필요치 않았다. 57일 동안 같은 호흡으로 세 걸음을 걷고 곧이어 뜨거운 아스팔트에 몸을 굽힌 이들의 마음을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단어가 감히 표현할 수 있을까.

이희운 목사와 김경일 교무도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로 범벅인 된 장지영 환경연합 갯벌보전팀장은 삼보일배 행군을 지켜온 4명의 성직자를 부둥켜안고 수고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 팀장은 "목숨을 걸고 삼보일배를 진행하시는 수행자들을 건강하게는 아니더라도 무사히 서울로 오시게 하는 것이 임무인데 이틀 전 수경스님이 쓰러지시는 것을 보며 우리가 소임을 다 못한 듯 해 자책감이 든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 팀장은 "이렇게 목숨을 걸고 절박하게 삼보일배 행군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정부가 아직 제대로 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노 대통령이 새만금 관련 신구상계획단을 6월초까지 구성하라고는 했지만 방조제 건설을 중단한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생명 파괴사업에 책임을 질 사람이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복잡한 속내를 전했다. 장 팀장은 31일 광화문에 도착하고 삼보일배 행군이 끝나도 이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어쩌나 속을 태우고 있었다.

새만금 갯벌 살리기 3보1배 순례단이 경기도 과천을 지나 서울특별시 경계에 들어서는 순간 문규현 신부가 수경스님을 부여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양계탁기자 gaetak@ngotimes.net

"그 언젠가 생명이 숨쉬고 있었을 이 아스팔트 위에서 몸을 낮추고 속죄합니다"

20030523148634.jpg쓰러졌던 수경스님이 의사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 나온 이날은 서울로 입성하는 날이자 일반인의 삼보일배 동참이 허용된 첫날이다. 오전 9시 25분경 수경 스님이 경기도 과천 관문4거리에 도착, 선두에 자리잡으면서 70여명의 일반인이 동참하는 57일째 삼보일배가 시작됐다. 삼보일배 행렬의 바로 뒤를 3백여명의 사람들이 반배로 따르고 있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이어지는 일배.

그동안 4명의 수행자의 뒤를 따라 행진했던 환경단체 활동가, 회원, 벽안의 외국인, 다양한 종교의 성직자, 학생, 직장인 등 각계각층에서 다르게 살아온 이들은 "새만금의 생명을 살리자"는 하나의 소망을 담아 한 호흡으로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그렇게 삼보일배를 시작한 이들의 얼굴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절"을 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10번만 연이어 절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행군 시작 15분이 지났을까. 잠시 쉬어가자는 인솔자의 음성이 들렸다.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뻔한 질문에 "걸어서 뒤를 따르는 행군에 2번 참여했었는데 뒤에서 걷던 그때보다 지금이 덜 힘들다"고 대답한 이는 환경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에서 새만금 관련 사안을 맡고 있는 박태현 변호사였다. 박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이 아프지만 수경스님이 편찮으심에도 불구하고 삼보일배를 멈추지 않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삼보일배에는 가수 정태춘·박은옥씨도 참여했다. 정태춘씨는 "내가 자란 평택에도 예전에는 갯벌이 있었는데 내 정서의 반은 갯벌, 나머지 반은 들에서 비롯됐다"며 숨쉬는 자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정씨는 "TV에서 삼보일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를 고민하게 됐다"며 "57일 동안 삼보일배를 한 분들보다는 못하겠지만 가장 낮은 자세로 땅과 소통하면서 상상하기 힘든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오전 11시 30분 경 오전 삼보일배 일정이 마무리됐다. 붉게 상기된 얼굴에 비오듯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드디어 세 걸음 이상을 온전히 걷기 시작했다. "정말 힘드네요" 이유진 녹색연합 국제연합담당자가 걷기 시작하면서 한 말이다. 이유진씨는 "몇 시간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57일동안 이 힘겨운 길을 마다 않고 달려온 수행자분들과 새만금 생명 보존을 몇 년 동안 이야기해 온 환경단체의 말을 정부가 이제는 좀 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씨는 "내가 지금 절을 하며 지나온 이 아스팔트도 이전에는 생명이 숨쉬고 있던 곳이었을텐데 이제는 뜨거운 열기만 남아 있다"며 "새만금이 이렇게 되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그동안 파괴된 생명들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57일 동안 눈물과 땀으로 전국을 지나 서울에 입성한 삼보일배 행군은 남부순환로를 타고 여의도에 진입, 25일 "새만금 갯벌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범 종교인 기도회 및 새만금 국회 특별결의문 채택을 촉구하는 시민대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현장 인터뷰> 김원웅 개혁당 의원

새만금 중단과 신구상 요구 의원 서명 진행 중
호남 지지기반 민주당 의원 참여 저조
호남지역 개발 소외론, 새만금 공사로 이익 얻는 토착 세력과 언론

김원웅 국민개혁정당 의원은 23일 삼보일배 행렬 서울입성 현장을 찾아 격려를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현장에서 "새만금 공사 중단과 신구상을 요구하기 위한 의원 서명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삼보일배 행렬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도착, 서울 시민과 함께 새만금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합류하는 25일, 이미경, 이부영 의원 등과 함께 시위 현장을 찾아 서명에 참여한 의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이 삼보일배 현장을 찾을 때까지만 해도 88명의 의원이 서명에 참여했으나 이날 오후 4시경 그 수는 97명으로 늘어났다.

김 의원에 의하면 민주당 의원의 서명이 저조하다고 한다. 호남 지역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의원이 많은 점이 서명 참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호남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의원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설득작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신구상의 해양 생태적 관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신구상은 7∼80년대의 개발 논리를 벗어나 생명과 환경을 화두로 하는 21세기에 맞는 해양 생태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 공사 중단을 반대하는 호남 지역민들은 "호남지역 개발 소외론"을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WTO 농업개방 등으로 현재 사용 가능한 농지도 놀려야 하는 상태이며, 공단 부지도 남아도는 형편"이라며 "장기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게 될 새만금 공사를 중단하고 이에 투입될 수 조원의 예산을 전북 지역의 다른 발전을 위해 전액 사용할 경우 호남 지역 소외론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새만금 사업으로 이익을 얻는 토착 건설업자와 전북 지역 정치인, 지방 언론의 유착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호남지역 소외론이 대두했다"며 "전북 지역민들이 새만금 공사 중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이들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세옥 기자 kso@ngotimes.net

[출처; 시민의 신문 5-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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