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50년" 두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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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30 00:00 조회1,52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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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워싱턴 디씨 특파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두학자들을 상대로 한-미동맹 50년에 대한 다른 시각들을 반영했다. 보도자료를 전재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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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국계 전문가 "일문 이답"
한-미동맹 50년. 그 세월만큼 두 나라 관계는 얼켜 상대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쳤고 서로에 대한 생각의 폭도 그만큼 커지고 다양해졌다. 보스톤과 워싱턴에 살고 있는 한반도 문제 전문연구자들인 한국계 여성 캐서린 문과 발비나 황은 동맹 50년의 한 면을 상징한다. 한반도와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둘 사이에는 공통점도 많다. 두 사람의 역정과 인식차를 통해 한-미동맹의 또다른 측면을 짚어본다.
"진보" 문교수와 "보수" 황연구원
미국 명문 여대 웰스리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캐서린 문 교수와 워싱턴의 대표적 보수파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동북아시아 정책 분석관인 발비나 황은 요즘 한국내 반미주의와 북한 핵 문제 때문에 몹시 바쁘다.
문 교수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서 한국내 반미주의의 배경을 한-미 동맹관계의 틀 안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면서 미국 정책결정자들과 언론의 몰이해를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웰스리대는 보스톤에 있지만 마침 장기휴가로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센터와 조지 워싱턴대에 방문교수로 와 있는 그는 한국내 반미주의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연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내 반미주의는 그의 주요 연구과제 중의 하나다.
황 연구원은 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쟁점이 불거져나올 때마다 그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전망을 제시한다. 그는 북핵 해결방안으로 ‘조용한 외교’, 그리고 북한의 우선적 조처를 강조한다. 미 공화당의 각종 대내외 정책을 외곽에서 자문하는 헤리티지재단 분석관인 그의 견해는 부시 행정부 내부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어서 그만큼 더 무게를 갖는다.
한-미간 현안과 관련한 두 사람의 견해는 적잖이 차이가 난다. 문 교수가 진보적이라면 황 연구원은 보수파에 속한다. 문 교수는 미군의 한국 주둔으로 인한 문제, 정치와 여성, 여성 인신매매, 외국인 노동자, 민간운동 등 첨예한 사회적 쟁점들을 주 관심사로 삼고 있다.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러나 학자로서의 객관성 또한 중시한다. 문 교수는 한국내 반미주의는 겉으로는 지난해 말 폭발했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축적돼온 것인데도 미 정책결정자들이나 언론, 학계는 별 관심이 없었으며 문제가 발생해서야 관심을 갖는 근시안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북핵 해결과 관련해서도 동맹인 한국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미국의 태도는 ‘한국이라는 말을 북한이라는 수레 뒤에 두고 일을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연구원은 북한이나 한국 모두 9·11 동시테러 사태가 미국에 준 충격과 그로 인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미 관계가 중요한데 대북 햇볕정책으로 북한에 대한 한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북한의 위험성에 대한 한-미간 인식차로 갈등이 조성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대북 포용정책의 원칙은 지지하며 다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가령 분배를 철저히 감시하지 못하는 식량지원, 금강산 관광과 대북 현금지원 등은 북한내 변화를 이끌지 못했으며 부패한 북한 지도층을 더욱 부패시켰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각각 30대 중반과 후반인 이 두 유망한 한국계 미국인에게는 한-미간 현안에 대한 견해차를 뛰어넘는 유사점이 있다. 우선 둘 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하고 스스로를 미국인에 더 가깝다고 느끼지만 뿌리 의식이 무척 강하다는 점이다. 이들이 한국 문제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문 교수는 어릴 적 절에서 먹은 고사리 나물밥을 잊지 못하며, 몸이 아프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특히 된장찌개를 찾게 된다고 했다.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시를 읽을 때도 왠일인지 한국어로 할 때 감정이 훨씬 더 와닿는다고 했다.
네 살 차이인 두 사람이 미국동포로서 성장한 과정 역시 한국말과 조국을 유난히 강조한 부모의 존재를 비롯해 다른 점이 없다. 황 연구원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4살 때인 72년 미국으로 왔고, 문 교수는 6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났지만 생후 3개월 만에 서울로 가 7살 때인 71년 미국으로 다시 왔으니 미국 생활은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한 셈이다.
둘은 인접한 뉴욕과 뉴저지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똑같이 보스톤의 스미스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문 교수가 황 연구원보다 5년 선배다. 각각 사업을 하던 두 사람의 아버지들은 대학 때까지 방학 때면 늘 딸을 한국에 보내 언어와 문화, 친척, 친구들을 잊지 않도록 배려했다. 문 교수가 97년 펴낸 은 한국내 기지촌 주변에 대한 첫 학문적 연구로 그의 프린스턴대 박사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것이다. 황 연구원의 박사학위 논문 역시 로 한국 문제가 주제다.
두 사람은 또 풀브라이트재단 지원으로 한국에서 전문가로 1년씩을 보냈다. 황 연구원은 1998~99년 연세대에서, 문 교수는 2002~2003년 이화여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황 연구원은 조지타운대와 메릴랜드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데 둘 다 시간이 없어 아직 미혼인 점도 같다.
워싱턴/윤국한 특파원 goo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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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
1. 한-미 동맹관계 50년 2. 현 시기 한-미 관계 문제점 3. 주한미군 4. 반미감정 5. 북한 핵 문제 해결책 6.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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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문
주한미군 갈등 공개적으로 풀길
미국이 한국주도 따르는게 당연
1. 긴밀한 혈맹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두 나라는 지난 50년을 전적으로 긍정적 측면에서 보려는 것 같지만 주한미군의 잘못된 행태들과 관련한 왜곡된 역사가 있다. 이런 것이 시정돼야 한다.
2. 한국과 미국이 서로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 미국은 한국을 보는 렌즈가 너무 작고 반대로 한국은 렌즈가 너무 커 둘 다 굴절, 왜곡돼 있다. 한 예로 미국은 한국을 오로지 북핵 문제로만 들여다보며 그밖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또 한국은 너무 미국에 집중돼 있다.
3. 주한미군의 주둔으로 인한 문제가 많았지만 공개적으로 충분히 드러내놓고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과거 한국의 독재정권 탓도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 무척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와 비정부기구, 시민운동이 급속히 성장한 현 시점에서 주한미군으로 인한 한-미간 긴장관계는 두 나라에 큰 도전이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다뤄나가야 할 사안이다.
4. 반미라기보다는 미국에 비판적인 것을 뜻하는 비미라고 생각하며 이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하나다. 이는 공고해져가는 한국의 민주화와 관계가 있으며 한국인들이 미국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정부 등 각종 조직에 대한 비판적 자각을 통해 생긴 것이다. 미국은 마치 반미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의 전부인 것으로 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것이 바로 과잉집중이다.
5. 미국이 한국의 주도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북핵으로 인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 1차적인 피해는 한국이 입는다. 동맹은 상대의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한국의 지원이 없이는 미국은 대북 정책의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정당성이 약화되면 이는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6. 미국은 현재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전세계는 국제적 협력을 늘리고 외교활동을 더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반대로 가고 있다. 미국은 9·11 동시테러 이후 일방주의 경향이 강해졌으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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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비나 황
주한미군 철수 주장 감정적 사고
북한 정권교체가 핵 근본 해결책
1. 동북아시아 평화유지, 일본의 재무장 방지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긴밀한 동맹관계 유지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국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이 바뀌고 또 좀더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현실을 볼 때 조정이 필요하다. 사실 동맹관계는 원래 불평등한 측면이 있는 것인데 한국이 구체적인 지적 없이 이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다.
2.서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있다. 미국은 햇볕정책의 결과 한국인들이 북한을 위협이 아닌 끌어안아야 할 민족으로 생각이 바뀐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고 한국은 9·11동시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느끼는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 정도에 대해 한-미간 동의가 없으면 북핵 해결도 어려울 것이다.
3. 지정학적 관계에서 볼 때 주둔은 한국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한국은 미군이 떠난 이후를 생각하면 철수에 대한 생각을 바꿀 것이다. 미군이 떠나면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철수 주장은 섣부르며 어리석은 감정적 생각이다.
4. 미국인들은 매우 히스테리컬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이는 등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것에 비해 실제로는 그리 심하지 않으며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주한미군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걱정되는 측면이 있다.
5. 북한이 먼저 조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북한의 양보에 따라 경제적 지원 등을 해야 한다. 현재 미국내 대선 등 정치상황을 볼 때 대북 강경책은 어렵다. 북한은 핵 보유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아니고는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6.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성격이 단순하고 솔직하다 보니 이런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일방주의만 해도 미국은 북핵과 관련해 오히려 다자주의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오만하다는 것은 부시 대통령이 유난히 도덕을 강조하는 데 따른 거부감에서 나온 것이다.
[출처:한겨레 200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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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국계 전문가 "일문 이답"
한-미동맹 50년. 그 세월만큼 두 나라 관계는 얼켜 상대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쳤고 서로에 대한 생각의 폭도 그만큼 커지고 다양해졌다. 보스톤과 워싱턴에 살고 있는 한반도 문제 전문연구자들인 한국계 여성 캐서린 문과 발비나 황은 동맹 50년의 한 면을 상징한다. 한반도와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둘 사이에는 공통점도 많다. 두 사람의 역정과 인식차를 통해 한-미동맹의 또다른 측면을 짚어본다.
"진보" 문교수와 "보수" 황연구원
미국 명문 여대 웰스리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캐서린 문 교수와 워싱턴의 대표적 보수파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동북아시아 정책 분석관인 발비나 황은 요즘 한국내 반미주의와 북한 핵 문제 때문에 몹시 바쁘다.
문 교수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각종 세미나에서 한국내 반미주의의 배경을 한-미 동맹관계의 틀 안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하면서 미국 정책결정자들과 언론의 몰이해를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웰스리대는 보스톤에 있지만 마침 장기휴가로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센터와 조지 워싱턴대에 방문교수로 와 있는 그는 한국내 반미주의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연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내 반미주의는 그의 주요 연구과제 중의 하나다.
황 연구원은 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쟁점이 불거져나올 때마다 그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전망을 제시한다. 그는 북핵 해결방안으로 ‘조용한 외교’, 그리고 북한의 우선적 조처를 강조한다. 미 공화당의 각종 대내외 정책을 외곽에서 자문하는 헤리티지재단 분석관인 그의 견해는 부시 행정부 내부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어서 그만큼 더 무게를 갖는다.
한-미간 현안과 관련한 두 사람의 견해는 적잖이 차이가 난다. 문 교수가 진보적이라면 황 연구원은 보수파에 속한다. 문 교수는 미군의 한국 주둔으로 인한 문제, 정치와 여성, 여성 인신매매, 외국인 노동자, 민간운동 등 첨예한 사회적 쟁점들을 주 관심사로 삼고 있다.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러나 학자로서의 객관성 또한 중시한다. 문 교수는 한국내 반미주의는 겉으로는 지난해 말 폭발했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축적돼온 것인데도 미 정책결정자들이나 언론, 학계는 별 관심이 없었으며 문제가 발생해서야 관심을 갖는 근시안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북핵 해결과 관련해서도 동맹인 한국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미국의 태도는 ‘한국이라는 말을 북한이라는 수레 뒤에 두고 일을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연구원은 북한이나 한국 모두 9·11 동시테러 사태가 미국에 준 충격과 그로 인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미 관계가 중요한데 대북 햇볕정책으로 북한에 대한 한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북한의 위험성에 대한 한-미간 인식차로 갈등이 조성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대북 포용정책의 원칙은 지지하며 다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가령 분배를 철저히 감시하지 못하는 식량지원, 금강산 관광과 대북 현금지원 등은 북한내 변화를 이끌지 못했으며 부패한 북한 지도층을 더욱 부패시켰다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각각 30대 중반과 후반인 이 두 유망한 한국계 미국인에게는 한-미간 현안에 대한 견해차를 뛰어넘는 유사점이 있다. 우선 둘 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훨씬 편하고 스스로를 미국인에 더 가깝다고 느끼지만 뿌리 의식이 무척 강하다는 점이다. 이들이 한국 문제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문 교수는 어릴 적 절에서 먹은 고사리 나물밥을 잊지 못하며, 몸이 아프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특히 된장찌개를 찾게 된다고 했다.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시를 읽을 때도 왠일인지 한국어로 할 때 감정이 훨씬 더 와닿는다고 했다.
네 살 차이인 두 사람이 미국동포로서 성장한 과정 역시 한국말과 조국을 유난히 강조한 부모의 존재를 비롯해 다른 점이 없다. 황 연구원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4살 때인 72년 미국으로 왔고, 문 교수는 6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났지만 생후 3개월 만에 서울로 가 7살 때인 71년 미국으로 다시 왔으니 미국 생활은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한 셈이다.
둘은 인접한 뉴욕과 뉴저지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똑같이 보스톤의 스미스 칼리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문 교수가 황 연구원보다 5년 선배다. 각각 사업을 하던 두 사람의 아버지들은 대학 때까지 방학 때면 늘 딸을 한국에 보내 언어와 문화, 친척, 친구들을 잊지 않도록 배려했다. 문 교수가 97년 펴낸 은 한국내 기지촌 주변에 대한 첫 학문적 연구로 그의 프린스턴대 박사학위 논문을 발전시킨 것이다. 황 연구원의 박사학위 논문 역시 로 한국 문제가 주제다.
두 사람은 또 풀브라이트재단 지원으로 한국에서 전문가로 1년씩을 보냈다. 황 연구원은 1998~99년 연세대에서, 문 교수는 2002~2003년 이화여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황 연구원은 조지타운대와 메릴랜드대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데 둘 다 시간이 없어 아직 미혼인 점도 같다.
워싱턴/윤국한 특파원 goo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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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미 동맹관계 50년 2. 현 시기 한-미 관계 문제점 3. 주한미군 4. 반미감정 5. 북한 핵 문제 해결책 6.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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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문
주한미군 갈등 공개적으로 풀길
미국이 한국주도 따르는게 당연
1. 긴밀한 혈맹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평가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두 나라는 지난 50년을 전적으로 긍정적 측면에서 보려는 것 같지만 주한미군의 잘못된 행태들과 관련한 왜곡된 역사가 있다. 이런 것이 시정돼야 한다.
2. 한국과 미국이 서로를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 미국은 한국을 보는 렌즈가 너무 작고 반대로 한국은 렌즈가 너무 커 둘 다 굴절, 왜곡돼 있다. 한 예로 미국은 한국을 오로지 북핵 문제로만 들여다보며 그밖에는 이해하지 못한다. 또 한국은 너무 미국에 집중돼 있다.
3. 주한미군의 주둔으로 인한 문제가 많았지만 공개적으로 충분히 드러내놓고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과거 한국의 독재정권 탓도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 무척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와 비정부기구, 시민운동이 급속히 성장한 현 시점에서 주한미군으로 인한 한-미간 긴장관계는 두 나라에 큰 도전이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다뤄나가야 할 사안이다.
4. 반미라기보다는 미국에 비판적인 것을 뜻하는 비미라고 생각하며 이는 다양한 사회운동의 하나다. 이는 공고해져가는 한국의 민주화와 관계가 있으며 한국인들이 미국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정부 등 각종 조직에 대한 비판적 자각을 통해 생긴 것이다. 미국은 마치 반미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의 전부인 것으로 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며 이것이 바로 과잉집중이다.
5. 미국이 한국의 주도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북핵으로 인해 위기가 발생할 경우 1차적인 피해는 한국이 입는다. 동맹은 상대의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한국의 지원이 없이는 미국은 대북 정책의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정당성이 약화되면 이는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6. 미국은 현재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전세계는 국제적 협력을 늘리고 외교활동을 더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반대로 가고 있다. 미국은 9·11 동시테러 이후 일방주의 경향이 강해졌으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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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비나 황
주한미군 철수 주장 감정적 사고
북한 정권교체가 핵 근본 해결책
1. 동북아시아 평화유지, 일본의 재무장 방지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긴밀한 동맹관계 유지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국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많이 바뀌고 또 좀더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현실을 볼 때 조정이 필요하다. 사실 동맹관계는 원래 불평등한 측면이 있는 것인데 한국이 구체적인 지적 없이 이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이다.
2.서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있다. 미국은 햇볕정책의 결과 한국인들이 북한을 위협이 아닌 끌어안아야 할 민족으로 생각이 바뀐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고 한국은 9·11동시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느끼는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 정도에 대해 한-미간 동의가 없으면 북핵 해결도 어려울 것이다.
3. 지정학적 관계에서 볼 때 주둔은 한국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한국은 미군이 떠난 이후를 생각하면 철수에 대한 생각을 바꿀 것이다. 미군이 떠나면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철수 주장은 섣부르며 어리석은 감정적 생각이다.
4. 미국인들은 매우 히스테리컬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이는 등 방송을 통해 전달되는 것에 비해 실제로는 그리 심하지 않으며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주한미군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은 걱정되는 측면이 있다.
5. 북한이 먼저 조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북한의 양보에 따라 경제적 지원 등을 해야 한다. 현재 미국내 대선 등 정치상황을 볼 때 대북 강경책은 어렵다. 북한은 핵 보유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아니고는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6.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성격이 단순하고 솔직하다 보니 이런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일방주의만 해도 미국은 북핵과 관련해 오히려 다자주의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오만하다는 것은 부시 대통령이 유난히 도덕을 강조하는 데 따른 거부감에서 나온 것이다.
[출처:한겨레 200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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