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순례단 "명동성당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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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8-15 00:00 조회1,5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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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선배 815 사면 나오게 될려면
남은 기간 열심히 싸워야 하잖아요"
청와대 도보순례단 "명동성당 농성장"을 찾아서
밤 10시. 낮에 내린 소나기 때문인지 바람이 선선한 것이 거리를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다가가보니 가까워질수록 이석기 석방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연세대에서 명동성당으로 농성장을 옮긴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밤 늦게까지 농성을 한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다.
연세대에서 두 달 가까이 농성을 하던 청와대 도보순례단이 지난 8월 1일 연세대에서 명동성당으로 농성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도보순례단은 매일 아침 9시, 도보순례단팀과 거리 실천팀으로 나뉘어 각자 역할을 한다. 도보순례단팀은 명동성당에서 출발해 청와대를 한바퀴 돌고 다시 명동성당으로 돌아오고, 거리 실천팀은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거리 서명을 받는다.
그렇게 나뉘어 활동하던 순례단원들은 저녁 7시에 모여 평가를 한 후 돌아가면서 명동성당 들머리에 앉아 다음날 아침까지 노상농성을 하고 일부는 아스팔트 맨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한다.
미처 농성준비를 다하지 못한 채 지난 토요일 갑자기 쏟아진 비를 만난 농성자들은 대충 비닐을 뒤집어 쓰고 앉은 채로 잠을 청했다고 한다.
"천막을 칠 수 없으니까요"
왜 노상농성을 하느냐는 질문에 최지호 순례단장은 간결한 답을 한다. 명동성당에서 천막농성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노상에서 농성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순간 머쓱해져서 아무 말을 못하고 있는 기자에게 최 단장은 부연 설명을 곁들인다.
"이석기 선배가 이번 815 사면에 나오게 될려면 마지막 남은 보름동안은 정말 열심히 싸워야 하잖아요. 명동성당은 정치적 상징성도 강하고,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옮겼죠. 천막을 못친다고 안할 수는 없잖아요."
이석기 석방 몸자보를 입은 채 농성을 하고 있는 두 학생을 만나보았다. 고려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조미덥 군은 청와대 도보순례단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도보순례에 자주 참가하는 학교중 하나인 고려대의 고참(?)치고는 첫 참가라는게 의아했다.
"그동안은 후배들만 보냈는데요, 오늘은 "토마스 회개의 날" 이여서 직접 왔어요"
토마스 회개의 날??
토마스는 kbs에서 방송되는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한 코너에서 유래된 유행어이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있는 것 처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그동안 참가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도보순례에 참가하자고 잡은 날이라고 설명한다.
오늘 순례과정에서 만난 시민이 "어머니는 건강이 좀 나아지셨냐"고 묻는 말에 순례단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조군은 "그동안 고생한 분들이 너무나 대단해 보였다"고 오늘의 소감을 밝혔다.
이석기씨가 다녔던 한국외국어대 03학번인 연정화양은 7월 28일부터 계속 순례단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는 연양은 "사람들이 수고한다며 음료수도 사다주고, 서명도 많이 해줘서 기분좋아요"라며 낮에 사람들이 주고 간 음료수를 기자에게 내밀었다.
그 늦은 밤에도 지지방문이 계속 이어졌다. 농성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과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사가지고 오는 사람들로 명동성당 들머리는 북적거렸다. 그들 모두는 8월 15일, 이석기씨의 석방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정미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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