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학살 진상규명위 창립 3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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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9-26 00:00 조회1,5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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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뗀 것에 불과...."
-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위 창립 3돌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쯤 한국전쟁시기 전국 곳곳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사건의 일단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가 상당한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적이 었었다.
결국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 2000년, 뜻있는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위원회를 꾸려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싸움은 어디쯤에 이르렀을까?
22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 김영훈)` 창립 3주년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올해 목표로 했던 특별법 제정의 전망이 불투명한 탓인지 기념식 분위기는 무척이나 차분했다.
범국민위는 지난 6월 정기국회에서의 `전국통합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올 초부터 114일간의 농성을 진행하고 300명이 넘는 관련당사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수차례 집단 진정을 하는 등 힘겨운 투쟁을 벌여왔다. 그런 투쟁의 결과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특별법 입법 권고안`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약속했던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의 약속 파기로 인해 특별법의 제정은 성사를 눈 앞에 두고 또 다시 좌절되고 말았다.
범국민위 김영훈 상임공동대표는 연단에 올라 창립 3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이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한 것이며 앞으로 가야할 길은 더욱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길에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신다면 지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마음이 무거웠을 단체 대표로서의 심경이 묻어난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특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될 수밖에 없다며 "3주년을 계기로 유족들을 다시 결속시키고 집행부를 보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이어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이런 아픔을 후손들에게 넘겨주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3주년의 의미는 일천하나마 문제해결이 될 때까지 꾸준히 투쟁해 갈 것을 결의하는 그런 자리"라고 이번 기념식의 의의를 설명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을 확신하며 살았다`는 정혜열(70)씨는 "죽기 전에 아버님의 원한을 풀어드릴 각오를 했었는데 머지 않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라도 유족들이 일어나서 큰 무리를 지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평소 아버님의 애창곡이었다는 선구자를 부르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간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는 송두율 교수를 비롯한 해외인사들의 귀국을 환영하는 만찬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두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이번 창립 기념식에는 희생자의 유족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김 대표는 3년 전의 창립식에는 인권단체를 비롯한 국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상당수가 참여했었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세기라는 긴 세월의 무게를 걷어내고 그 밑바닥 어딘가에 가려져 있을 진실을 밝혀내는 일을 누군들 쉽다고 생각했겠는가. 하지만 시대의 폭력 앞에서 잊혀져 갔던 그 오랜 과거의 진실처럼, 오늘 유족들의 힘겨운 노력 또한 우리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건강에 유의하자"던 어느 유족의 떨리는 목소리가 오래도록 귓가를 맴돌았다.
윤찬영 기자 (cyyoun@tongilnews.com)
[출처; 통일뉴스 2003-09-23 ]
-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위 창립 3돌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쯤 한국전쟁시기 전국 곳곳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사건의 일단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가 상당한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적이 었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싸움은 어디쯤에 이르렀을까?
22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범국민위, 상임공동대표 김영훈)` 창립 3주년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올해 목표로 했던 특별법 제정의 전망이 불투명한 탓인지 기념식 분위기는 무척이나 차분했다.
범국민위는 지난 6월 정기국회에서의 `전국통합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올 초부터 114일간의 농성을 진행하고 300명이 넘는 관련당사자들이 국가인권위에 수차례 집단 진정을 하는 등 힘겨운 투쟁을 벌여왔다. 그런 투쟁의 결과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특별법 입법 권고안`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약속했던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의 약속 파기로 인해 특별법의 제정은 성사를 눈 앞에 두고 또 다시 좌절되고 말았다.
범국민위 김영훈 상임공동대표는 연단에 올라 창립 3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이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한 것이며 앞으로 가야할 길은 더욱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길에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신다면 지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마음이 무거웠을 단체 대표로서의 심경이 묻어난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특별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될 수밖에 없다며 "3주년을 계기로 유족들을 다시 결속시키고 집행부를 보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이어 "어느 시점이 되면 더 이상 이런 아픔을 후손들에게 넘겨주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3주년의 의미는 일천하나마 문제해결이 될 때까지 꾸준히 투쟁해 갈 것을 결의하는 그런 자리"라고 이번 기념식의 의의를 설명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을 확신하며 살았다`는 정혜열(70)씨는 "죽기 전에 아버님의 원한을 풀어드릴 각오를 했었는데 머지 않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라도 유족들이 일어나서 큰 무리를 지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평소 아버님의 애창곡이었다는 선구자를 부르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간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는 송두율 교수를 비롯한 해외인사들의 귀국을 환영하는 만찬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두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이번 창립 기념식에는 희생자의 유족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김 대표는 3년 전의 창립식에는 인권단체를 비롯한 국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상당수가 참여했었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세기라는 긴 세월의 무게를 걷어내고 그 밑바닥 어딘가에 가려져 있을 진실을 밝혀내는 일을 누군들 쉽다고 생각했겠는가. 하지만 시대의 폭력 앞에서 잊혀져 갔던 그 오랜 과거의 진실처럼, 오늘 유족들의 힘겨운 노력 또한 우리의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건강에 유의하자"던 어느 유족의 떨리는 목소리가 오래도록 귓가를 맴돌았다.
윤찬영 기자 (cyyoun@tongilnews.com)
[출처; 통일뉴스 2003-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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