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미 평화운동가의 미국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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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3-10-30 00:00 조회1,4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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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화운동가 스카트 쉐퍼드씨는 "남한에서 부시의 요청을 받고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한다는 것은 마치 북한에 파병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 글은 인터넷 자주민보에서 특별히 요청해 민족통신 김영희 편집위원이 대담하여 송고한 글이다. 전문을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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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미국 평화운동가 스카트 쉐퍼드
*김영희 민족통신 편집위원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미국내 반전평화시위
로스젤레스 한인 타운에 자리잡은 ‘앤써 엘 에이’ 사무실의 문을 열면 늘 정답게 맞아주는 이가 있다. 평화운동가 스카트 쉐퍼드(Scott Shefferd)씨이다. 그는 인터내셔널 앤써와 국제 행동센터의 로스앤젤레스 지부 상임간사로 9.11이후 지난 2년간 로스앤젤레스 평화운동의 실무를 담당하면서 시위현장에서 직접 뛰어 왔다. 북한에도 다녀온 한반도통인 그를 통해 이라크전쟁과 관련된 미국내 정치상황, 대선 등에 관해 알아본다.
유엔안보리 수정결의안 통과는 미국의 협박과 회유 때문
[사진]쉐퍼드씨는 평화시위장에 빠지는 적이 없다. 미서부 지역의 시위준비는 언제나 그의 지휘하에 준비되어 왔다. 일꾼중의 일꾼으로도 정평이 높다.사진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부쉬반대, 반전평화시위를 하는 장면
- 이라크점령과 관련된 미국내의 주요 정치적 이슈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미 널리 알려졌듯, 부시 정권은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가 대량 살상무기를 갖고 있고 9.11 테러를 지원했다는 구실을 내세워 선제공격을 감행했지만 그 무기들도 찾아내지 못했고 9.11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부시정권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 벡텔(Bechtel), 할리버튼(Haliburtin) 등 대기업과 결탁한 이 정권은 석유전쟁을 일으켜 극소수의 대재벌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고 있다.
바그다드 점령 이후 부시 정권내의 반동적 강경세력이 한층 힘을 얻었는데, 최근 이스라엘이 그들의 사주를 받고 시리아를 공격함으로써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시리아 공격은 “중동은 미국 것이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그들의 명령에 반대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본보기로 보여주며 협박을 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이 내놓은 이라크 수정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그런 협박과 은밀한 회유-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에게는 ‘케이크 몇 조각을 나누어 주겠다’는-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이 내놓은 수정결의안에 의하면 조속한 시일내에 이라크에 자치정부를 세운다고 하는데, 부시 정부는 분명 친미 꼭두각시정권을 지지할 것이다.
사실 유엔이 이라크에게 한 일들을 돌이켜 보면 이번 통과는 결코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 1991년 걸프전이 끝난 후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 제재안을 유엔에 제출했고, 유엔은 즉각 승인을 했다. 10여 년간의 경제제재 때문에 어린이들을 비롯하여 얼마나 많은 이라크 민중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한편 9.11이후 미국의 평화운동이 이라크전쟁에 관해 크게 한 역할중의 하나는 미국의 뉴스미디어에 영향을 주어 미 국무성, 유럽, 러시아, 유엔 등을 한축으로 하고 부시, 체니, 럼스펠드, 리챠드, 라이스 등 강경노선을 또 한축으로 하여 미국내 여론을 두개의 대립세력으로 크게 나눈 것인데 이제 그런 구분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외면적으로는 강경세력이 일단 운전대를 잡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시 정권은 여러 면에서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민중들의 생명을 건 강렬한 저항,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미반전 평화운동이 특히 좋은 예이다.
쉐퍼드씨는 때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반전평화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연설도 하곤한다. 사진은 반전시위집회에서 집회안내를 설명하는 쉐퍼드씨.
국내적 위기로는 대량무기설, 9.11 지원설 등 이라크 선제공격에 대한 부시의 거짓말이 일반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사상자들의 숫자가 매일 늘어나는 가운데 이라크 경제재건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 이외에도 지난 2년간 지출된 전쟁경비로 인해 숱한 미국인들이 직장을 잃었거나 잃을 걱정을 해야 하는 경제난을 특히 꼽아야할 것이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시내버스 운전수들과 남가주 일대 7만여 명의 수퍼마켓 노동자들이 벌이고 있는 맹렬한 총파업은 부시 정권이 야기한 미국내 경제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부시의 거짓말 탄로나 파견군인 가족도 평화시위에 동참할 지경
-부시의 이라크전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는 요즘 어떤가? 이라크전이 내년 선거에 끼칠 영향은
=부시가 거짓말을 한 것이 확실해지자 날이 갈수록 많은 미국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요즘 들어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전사자의 공식적 숫자가 1백명이 넘자 평소 극성적이었던 부시 지지자중에서 인내심을 잃는 이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라크에 파병된 군인가족들까지 평화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이라크전은 명목 없는 전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으며 결국은 민중들의 승리로 끝났던 베트남전과 점점 비슷하게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 대해 아직 어떤 예측도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미국선거는 소수 대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금권선거이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내에서 부시의 군사정책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후보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도 예측을 불허하게 한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로 뛰고 있는 데니스 쿠시니치는 어떤가
=그는 진보적인 평화 운동가들에게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의 주요 언론에게서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예를 들자. 어제 베니스지역에서 있었던 3대 마켓 노동자 파업 연대시위에서 쿠시니치가 나와 연설을 했지만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사진 한 장 싣지 않았다. 미국의 이른바 주요언론은 대기업에 속하기 때문에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감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따라서 대중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미국역사에서 대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대통령에 뽑힌 유일한 인물은 루즈벨트이다. 1932년부터 1945년까지 네번이나 선출된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진보적인 노동정책을 실시했다. 이 당시 미국의 노동운동은 굉장히 치열해서 지배층의 자본가들조차 두려워했다.
-요즘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도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는가
=물론이다. 남미를 돌아보자. 며칠 전 갑자기 불길처럼 일어난 볼리비아 민중봉기로 대통령이 사임했다. 볼리비아는 근래 진보적인 정부가 들어 선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국경나라이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에도 근래에 진보정권이 들어섰다. 미국의 식민적 세계화정책 때문에 오랫동안 막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남미 정치권의 변화는 매우 주목할 만 하다. 북 핵 이슈를 둘러싼 한반도의 변화도 내년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국제정세이다.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드러났듯이 공화당과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제3당의 출현을 고대하는 미국인도 많지 않은가
=미국에도 대기업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 건전한 소수정당들이 활동하지만 금권선거와 대기업화 된 언론들의 조작 때문에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남한에 대한 파병 요청은 한민족에 대한 모욕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수정결의안이 통과되자마자 남한정부는 한국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시가 왜 남한정부에 전투병 파견을 요청했다고 생각하는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외 정치 경제적 상황이 심각한 위기를 느낄 만큼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일종의 돌파구를 찾아 다른 나라에 필사적으로 파병을 요청했다. 부시가 자신의 정치생명과 탐욕스러운 대기업의 이권을 위해 남한에 파병요청을 한 것은 5천년 역사를 가진 한민족에 대한 모욕이다. 물론 나는 한국인들이 치열하게 파병반대 운동을 계속 펼쳐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며 민족 자주권을 주장하는 반미반전 평화운동,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은 남한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예속에서 벗어나 자주평화통일로 나가는 새로운 역사적 계기를 분명히 마련해 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파병요청을 받은 터키와 남한에서는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쿠루드족(Kurd, Kurdish)은 인구 6천5백만을 가진 터키의 대표적인 소수민족 그룹으로 전 인구의 약20%를 차지한다. (2천5백만-3천만의 인구를 가진 쿠르드족은 세계에서 나라가 없는 가장 큰 민족그룹으로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에 가장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편집자) 남한처럼 터키도 반미운동이 치열한 나라중의 하나인데, 터키의 반미운동에서는 이 쿠르드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터키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렬한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에도 물론 이 쿠르드족의 목소리가 높다. 동족이 살고 있는 나라에 가서 누가 싸우고 싶겠는가? 현 터키정권과 부시 정권은 쿠르드족의 이런 심리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들은 쿠르드족을 분열시키는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는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이라 불렀고 이라크를 선제공격 했다. 남한에서 부시의 요청을 받고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한다는 것은 마치 북한에 파병하는 것과 같다.
민족; 오는 25일 워싱턴 디시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평화시위는 인터내셔너 앤써와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연합’(United for Peace and Justice; UPJ) 처음으로 공동주관을 한다. 입장에 차이가 있는 두 단체가 어떻게 연대했는가?[이 질문은 인터넷 자주민보의 요청과는 별도로 한 질문임]
스카트; 인터내셔너 앤써는 원래부터 다양한 성격의 단체, 개인과 연대하며 폭 넓게 평화운동을 벌여 왔다. 부쉬정권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며 평화를 원하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태도이다.
UPI는 이라크문제를 국제기관인 UN에 일임하자는 입장을 취하는 반면, 인터내셔너 앤써는 이라크민중의 자치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단체 모두 부쉬정권의 군사정책에 반대하며 이라크에서 물러나야한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 이번에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단체가 합의한 이번 25일 평화시위의 주요 슬로건은 ‘점령을 끝내라’(End Occupation)이다.
-마지막으로 남한의 반미반전 평화운동에 연대의 메세지를 보내 달라
=반미반전 평화운동을 비롯하여 남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보적 운동은 우리에게 늘 영감과 힘을 준다.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의 민중처럼 코리안들도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주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고 있다. 코리안들의 투쟁은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는 25일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열리는 반전평화시위가 잘 되기 바란다.
[출처:인터넷 자주민보 200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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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미국 평화운동가 스카트 쉐퍼드
*김영희 민족통신 편집위원
이라크전을 반대하는 미국내 반전평화시위

유엔안보리 수정결의안 통과는 미국의 협박과 회유 때문

- 이라크점령과 관련된 미국내의 주요 정치적 이슈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미 널리 알려졌듯, 부시 정권은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가 대량 살상무기를 갖고 있고 9.11 테러를 지원했다는 구실을 내세워 선제공격을 감행했지만 그 무기들도 찾아내지 못했고 9.11 테러와 관련됐다는 증거도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부시정권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 벡텔(Bechtel), 할리버튼(Haliburtin) 등 대기업과 결탁한 이 정권은 석유전쟁을 일으켜 극소수의 대재벌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고 있다.
바그다드 점령 이후 부시 정권내의 반동적 강경세력이 한층 힘을 얻었는데, 최근 이스라엘이 그들의 사주를 받고 시리아를 공격함으로써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시리아 공격은 “중동은 미국 것이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그들의 명령에 반대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본보기로 보여주며 협박을 한 것이다.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이 내놓은 이라크 수정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그런 협박과 은밀한 회유-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에게는 ‘케이크 몇 조각을 나누어 주겠다’는-의 결과이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이 내놓은 수정결의안에 의하면 조속한 시일내에 이라크에 자치정부를 세운다고 하는데, 부시 정부는 분명 친미 꼭두각시정권을 지지할 것이다.
사실 유엔이 이라크에게 한 일들을 돌이켜 보면 이번 통과는 결코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 1991년 걸프전이 끝난 후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 제재안을 유엔에 제출했고, 유엔은 즉각 승인을 했다. 10여 년간의 경제제재 때문에 어린이들을 비롯하여 얼마나 많은 이라크 민중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한편 9.11이후 미국의 평화운동이 이라크전쟁에 관해 크게 한 역할중의 하나는 미국의 뉴스미디어에 영향을 주어 미 국무성, 유럽, 러시아, 유엔 등을 한축으로 하고 부시, 체니, 럼스펠드, 리챠드, 라이스 등 강경노선을 또 한축으로 하여 미국내 여론을 두개의 대립세력으로 크게 나눈 것인데 이제 그런 구분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외면적으로는 강경세력이 일단 운전대를 잡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부시 정권은 여러 면에서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민중들의 생명을 건 강렬한 저항,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미반전 평화운동이 특히 좋은 예이다.

국내적 위기로는 대량무기설, 9.11 지원설 등 이라크 선제공격에 대한 부시의 거짓말이 일반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사상자들의 숫자가 매일 늘어나는 가운데 이라크 경제재건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 이외에도 지난 2년간 지출된 전쟁경비로 인해 숱한 미국인들이 직장을 잃었거나 잃을 걱정을 해야 하는 경제난을 특히 꼽아야할 것이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시내버스 운전수들과 남가주 일대 7만여 명의 수퍼마켓 노동자들이 벌이고 있는 맹렬한 총파업은 부시 정권이 야기한 미국내 경제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부시의 거짓말 탄로나 파견군인 가족도 평화시위에 동참할 지경
-부시의 이라크전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는 요즘 어떤가? 이라크전이 내년 선거에 끼칠 영향은
=부시가 거짓말을 한 것이 확실해지자 날이 갈수록 많은 미국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요즘 들어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전사자의 공식적 숫자가 1백명이 넘자 평소 극성적이었던 부시 지지자중에서 인내심을 잃는 이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라크에 파병된 군인가족들까지 평화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제 이라크전은 명목 없는 전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으며 결국은 민중들의 승리로 끝났던 베트남전과 점점 비슷하게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내년 선거에 대해 아직 어떤 예측도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미국선거는 소수 대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금권선거이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내에서 부시의 군사정책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후보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도 예측을 불허하게 한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후보로 뛰고 있는 데니스 쿠시니치는 어떤가
=그는 진보적인 평화 운동가들에게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의 주요 언론에게서는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예를 들자. 어제 베니스지역에서 있었던 3대 마켓 노동자 파업 연대시위에서 쿠시니치가 나와 연설을 했지만 주요 언론들은 그의 사진 한 장 싣지 않았다. 미국의 이른바 주요언론은 대기업에 속하기 때문에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감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따라서 대중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미국역사에서 대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대통령에 뽑힌 유일한 인물은 루즈벨트이다. 1932년부터 1945년까지 네번이나 선출된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진보적인 노동정책을 실시했다. 이 당시 미국의 노동운동은 굉장히 치열해서 지배층의 자본가들조차 두려워했다.
-요즘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도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는가
=물론이다. 남미를 돌아보자. 며칠 전 갑자기 불길처럼 일어난 볼리비아 민중봉기로 대통령이 사임했다. 볼리비아는 근래 진보적인 정부가 들어 선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국경나라이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에도 근래에 진보정권이 들어섰다. 미국의 식민적 세계화정책 때문에 오랫동안 막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남미 정치권의 변화는 매우 주목할 만 하다. 북 핵 이슈를 둘러싼 한반도의 변화도 내년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국제정세이다.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드러났듯이 공화당과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제3당의 출현을 고대하는 미국인도 많지 않은가
=미국에도 대기업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 건전한 소수정당들이 활동하지만 금권선거와 대기업화 된 언론들의 조작 때문에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남한에 대한 파병 요청은 한민족에 대한 모욕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의 수정결의안이 통과되자마자 남한정부는 한국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시가 왜 남한정부에 전투병 파견을 요청했다고 생각하는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외 정치 경제적 상황이 심각한 위기를 느낄 만큼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일종의 돌파구를 찾아 다른 나라에 필사적으로 파병을 요청했다. 부시가 자신의 정치생명과 탐욕스러운 대기업의 이권을 위해 남한에 파병요청을 한 것은 5천년 역사를 가진 한민족에 대한 모욕이다. 물론 나는 한국인들이 치열하게 파병반대 운동을 계속 펼쳐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며 민족 자주권을 주장하는 반미반전 평화운동,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은 남한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예속에서 벗어나 자주평화통일로 나가는 새로운 역사적 계기를 분명히 마련해 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파병요청을 받은 터키와 남한에서는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쿠루드족(Kurd, Kurdish)은 인구 6천5백만을 가진 터키의 대표적인 소수민족 그룹으로 전 인구의 약20%를 차지한다. (2천5백만-3천만의 인구를 가진 쿠르드족은 세계에서 나라가 없는 가장 큰 민족그룹으로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에 가장 많이 흩어져 살고 있다.-편집자) 남한처럼 터키도 반미운동이 치열한 나라중의 하나인데, 터키의 반미운동에서는 이 쿠르드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터키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렬한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에도 물론 이 쿠르드족의 목소리가 높다. 동족이 살고 있는 나라에 가서 누가 싸우고 싶겠는가? 현 터키정권과 부시 정권은 쿠르드족의 이런 심리를 충분히 알고 있다. 그들은 쿠르드족을 분열시키는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시는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이라 불렀고 이라크를 선제공격 했다. 남한에서 부시의 요청을 받고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한다는 것은 마치 북한에 파병하는 것과 같다.
민족; 오는 25일 워싱턴 디시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평화시위는 인터내셔너 앤써와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연합’(United for Peace and Justice; UPJ) 처음으로 공동주관을 한다. 입장에 차이가 있는 두 단체가 어떻게 연대했는가?[이 질문은 인터넷 자주민보의 요청과는 별도로 한 질문임]
스카트; 인터내셔너 앤써는 원래부터 다양한 성격의 단체, 개인과 연대하며 폭 넓게 평화운동을 벌여 왔다. 부쉬정권의 군사주의에 반대하며 평화를 원하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태도이다.
UPI는 이라크문제를 국제기관인 UN에 일임하자는 입장을 취하는 반면, 인터내셔너 앤써는 이라크민중의 자치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단체 모두 부쉬정권의 군사정책에 반대하며 이라크에서 물러나야한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 이번에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단체가 합의한 이번 25일 평화시위의 주요 슬로건은 ‘점령을 끝내라’(End Occupation)이다.
-마지막으로 남한의 반미반전 평화운동에 연대의 메세지를 보내 달라
=반미반전 평화운동을 비롯하여 남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보적 운동은 우리에게 늘 영감과 힘을 준다.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의 민중처럼 코리안들도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주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고 있다. 코리안들의 투쟁은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는 25일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열리는 반전평화시위가 잘 되기 바란다.
[출처:인터넷 자주민보 200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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