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돌을 맞는 올해 3.1절 기념행사도 ‘보.혁 갈등’이 표출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7대 종단, 민화협, 통일연대로 구성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가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민족대회’를 탑골공원에서 개최하기로 한데 이어,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반핵반김정일국권수호국민대회협의회’는 시청 앞에서 대규모 반북 집회인 ‘3.1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해 ‘보혁 갈등’이 수면위로 다시 떠오를 전망이다.

추진본부, ‘3.1민족대회’에서 남북공동결의문 채택 추진

지난해 처음으로 남측 종교단체가 중심이 돼 남측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의 명의로 서울에서 공동 개최했던 ‘3.1민족대회’를 올해는 남과 북에서 각각 개최한다.

이로써 3.1절 기념행사는 그동안 7대 종단이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를 구성하여 매년 3.1절에 행사를 진행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남북공동으로 개최됐으며, 올해는 추진본부가 그 맥을 잇게 된 것이다.

추진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북공동 개최를 추진해왔으나, 지난 4일 북측이 ‘일정상의 문제로 올해 3.1민족대회를 각기 장소를 달리해 실정에 따라 개최하자’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이에 따라 추진본부는 최종적으로 분산 개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추진본부는 분산 개최는 하지만 남북공동결의문 채택을 위해 북측과 조율중에 있다. 이는 내년 공동개최의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남북공동결의문이 채택될지 주목되고 있다.

3.1민족대회는 3월 1일 오후 3시 탑골공원에서 본 행사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통일연대는 오후 1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별도의 행사를 개최한 뒤 본 행사에 결합할 예정이다.

추진본부의 한 관계자는 “3.1절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반일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대승적인 견지에서 이번 민족대회를 준비하려고 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20만 참여 속에 ‘3.1국민대회’ 개최키로

한편, 지난해 3.1절과 8.15에 맞춰 대규모 반북 집회를 갖고,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화형식 등을 진행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던 보수단체는 올해도 3.1절 기념행사를 시청 앞 광장에서 갖기로 해 우려를 낳고 있다.

‘반핵반김정일국권수호국민대회협의회’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1절 국민대회’를 발족했다. 또 4월 총선에서 ‘친북좌익’ 인사들의 당선 저지를 결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 인터넷 언론인 독립신문 25일자 보도에 의하면, 이들은 이 대회를 상설화하는 취지로 ‘반핵반김 국민협의회’를 ‘반핵반김정일국권수호국민대회협의회’로 명의를 바꾸었다.

이들은 약 2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청 앞 광장에서 3시부터 1부 구국기도회, 2부 ‘나라사랑 한마당’으로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수단체의 ‘반북’ 집회로 인해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물론 제주민족통일평화축전 등이 우여곡절 속에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4.15총선을 앞두고 있어 보수단체가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3.1국민대회’를 악용하는 듯한 인상도 풍기고 있다.

한편, 최근 ‘이승연 누드 파문’ 등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3.1절 행사는 각계각층의 3.1절 기념행사가 계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정미 기자

[출처:통일뉴스 200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