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세방 시인: <만감이 빗발치는 이 모진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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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09-05-23 10:38 조회2,8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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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시인이며 사진작가인 이세방 선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에 관련한 글을 긴급투고로 민족통신에
보내왔다. 그는 오늘 새벽 5시에 글을 썼다고 밝히고,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청천벽력같은
보도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한꺼번에 슬픔에 빠지게 하는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물론 수많은
대중들은 이명박 정권에게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지적한다. 전문을 싣는다.[민족통신 편집실]
보내왔다. 그는 오늘 새벽 5시에 글을 썼다고 밝히고,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청천벽력같은
보도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한꺼번에 슬픔에 빠지게 하는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물론 수많은
대중들은 이명박 정권에게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지적한다. 전문을 싣는다.[민족통신 편집실]
만감이 빗발치는 이 모진 세상에 <##IMAGE##> 새벽 5시에 이 글을 쓴다. 그러니까 어제 이맘때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돌산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목숨을 끊기직전 마지막 유언을 컴퓨터에 남겨놓은 시각과 같다.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는 그냥 슬퍼서만도 아니며 허탈 때문만도 아니다. 아예 무참한 상황에서 헤어나 보려는 시도라고나 해야 할까. 지금까지 나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대한민국의 그 어느 대통령도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만큼 나는 인간 노무현을 사랑했으며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므로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함께 미래의 한반도를 슬기롭게 설계하여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통일을 볼 수 있는 대들보를 마련했다고 좋아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검을 보면서 한마디로 이 세상은 사람이 편안히 살기 어려운 세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는 빗발치는 만감을 어찌할바 없어 시인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사는 비사회적 못난이가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요즘 세상 사람들은 급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나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이 너무나도 모질다는 사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으로 따뜻하고 넉넉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겨를이 없다는 것. 그 근본 원인은 한마디로 현세를 망쳐놓은 미국이라는 커다란 독수리 때문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사람들은 전혀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면서 산다. 대통령 시절 뇌물을 받았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을 때엔 그게 단순한 민주주의의 지당한 절차중 하나이며 법 앞에는 제 아무도 특혜가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생각이었으리라. 하지만 미국식 신자유주의 틀에서 이루어진 민주주의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알고 있었는지? 미국식 사고방식은 민주주의의 철저한 집행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그렇질 않다. 돈만 있으면 불가능이 없다는 것이 또한 그 특징이라고 말할때 그 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미국법원에서 쓰여지고 있는 배심원 제도같은 것을 잘 들여다 보라. 돈을 많이 버는 능력있는 변호사를 사면 불리한 입장에 있는 쪽이 이길 수 있으며 살인자도 무죄가 될수 있다. 사람들은 사람 사는 세상이 그런 식으로 되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돈 뒤에는 권력이 숨어있으며 아무리 민주주의 사회라 해도 돈과 권력의 구조는 깰래야 깰 수 없는 금기라고 못 박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에 있던 어느 여교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소리로 “생계형 뇌물수수”라고 했다가 혼쭐을 당했다. 얼핏 보면 그 여교수의 발언은 자못 아연실색할 비민주주의적 발상이다. 하지만 나는 그 “생계형”이라는 말에 동감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니 더욱더 비상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검찰이 세계의 그 어느 나라보다 그렇게 자랑스럽다면 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하지 않았던가? 젊은 재미동포 2세 김경준을 잡아 가둘때 그 동조인이었던 이명박이라는 사람은 어째서 옆으로 빼줬나? 어느 대학에 가서 자기의 새로운 사업으로 상당한 이윤을 냈다고 자랑하면서 비지네스 카드를 돌린 그 사람이 과연 무죄가 될 수 있었던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미국식 민주주의를 도입하여 눈 가리고 아웅에 돈도 돈이지만 권력에 더 주눅들린 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재산이 겨우 5억원 정도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한국 국회의원들에 비해 그건 몇푼에 불과하다. 두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고 다를리 없었다. 한국의 대중들이 그러하듯 그도 돈은 없지만 자식들을 미국에 보내 잘 살게 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은혜를 돈을 준 사람에게 베푼 것은 절대 아니었으며 단 재임시 돈을 받았다는 도덕적 죄가 된 것일 뿐이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훌륭한 변호사로 일해 왔다면 아마도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며 그의 가족들은 물질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편안히 잘 살았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청천벽력같은 보도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한꺼번에 슬픔에 빠지게 하는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물론 수많은 대중들은 이명박 정권에게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김경준 사건때 여우처럼 살아남은 이명박 대통령. 그는 돈으로 대통령이 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똑바른 몸 자세와 민족의 혼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 과연 그가 받은 돈이 그렇게 큰 죄가 된다면 신자유주의 민주주의 체제로 빛나고 있는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의 대통령들은 어떤가? 과연 그들은 떳떳이 이 세상을 살 자격이 있을까? *작가 소개:1941년 서울출생, 1961년 자유문학상 신인상을 받고, 1965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아 한국시단에 등단하는 이세방 시인은 1966년에 <갱에서 죽은 어떤 광부의>라는 시집을 펴냈다. 1967년 미국에 이민 와 월간지 <뿌리>의 주간, 나성 민족학교 이사 등을 맡으며 한국민주화 운동, 조국통일운동에도 참여해 왔다. 그는 또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리 스트디오>를 경영하며 생업에도 종사하고 있다. 시인은 1980년 광주항쟁 당시 저항시들을 발표했고, 그 이후 미국생활하면서 1987년 두번째 시집<조국의 달>을 한국의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행했다. 이 시집은 미국 땅에서 약소민족으로 구차하게 삶을 이어가는 우리 자신들의 아픈 모습들에 대한 연민과 일그러진 조국의 현실에 대한 뜨거운 분노로 증폭되고 있음을 형상한 작품들을 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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