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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1-11-13 00:00 조회1,7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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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심이 메아리 되어 돌아올때
아름다운 회초리를 들겠다"
[학생운동에 바란다 @] 통일광장 대표 권낙기

박정미 기자
01년 11월 7일 18:46

"부모가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로 때리든, 꾸중하고 나무라든, 뜨거운 손길로 등 한번 쓸어 내리든 그건 자식면전에서 눈맞추고 할 때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이런 형식의 인터뷰가 많이 꺼려져. 얼마나 내 진심이 통할지도 모르겠고"

"한국학생운동"과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 지난 6일 서울역근처에 있는 장기수(장기복역양심수, 국가보안법, 반공법에 의해 7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양심수)들의 쉼터인 "통일광장"으로 찾아간 기자를 맞는 권낙기(56) 대표는 조심스럽고도 불편한 기색으로 "인터뷰"가 마뜩찮음을 표시했다.

사전에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할 때부터 "거절하고프다"는 심정이 피력된 건, 한숨이 전화기를 타고 들려온 직후였다.

인터뷰를 거절하고 싶어한 권낙기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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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과 누구보다 가까왔던 그는 학생운동을 논하길 꺼려했다. / 박정미 기자

소위 "재야운동판"에서 그와 학생운동과의 관계는 그가"아버지와 자식"이라고 표현할 만큼이나 깊다. 그는 학생운동에 대해 "이게 아니다" 싶으면 미사여구·사족 취할 틈도 없이 콸콸하게 내뱉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학생운동을 논하기에 앞서 "한숨"과 "조심스러움"을 표현한 것이 적지않는 부담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그는 72년 경상도 통일혁명당 사건관련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8년간 복역하고 92년 출소했다. 출소후 "민중탕제원"과 "통일광장"을 꾸리며 장기수들의 사회활동을 일궈왔다. 지난해 있었던 장기수들의 북송에도 앞장섰던 그는 전대협·한총련으로 이어지는 학생운동에서 따뜻한 큰 형이자 엄격한 선생님 이기도 했다. 북송된 장기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소한 그는 특유의 호탕함과 솔직함으로 원로인사들과 학생들간의 의사통로 구실도 톡톡히 했다.

"에둘러가기보다 솔직하게 비판하는것"이 동지애라는 그의 진심이 학생들에게 가 닿지 않고 오히려 튕겨져 나왔을때 느꼈던 생채기가 그에게는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는 90년대 후반 이른바 학생운동내 정견, 정파적 대립이 극대화되던 시기 어른들이 일렀던 "꾸중"과 "질책"이 곡해되어 읽혀지던 것에 대한 낙담이 아직도 침전되어 있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여전히 애정과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건 그가 확신하는 한국학생운동의 존재가치 때문이다.

조금은 답답한 가슴으로, 말을 이어나간 그는 "자신도 많이 부족하지만 연륜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는 진심이 메아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그때는 서로에게 아름다움을 충족시켜줄수 있는 회초리를 들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권낙기 대표와의 1문1답이다.



선생님과 학생운동의 인연이 각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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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감후, 그는 학생들과 끈끈한 인연을 10여년간 맺어왔다. / 박정미 기자

"청년학생이 바로서야 조국이 선다"는 선언적이지만 가장 본질적이고도 이상적인 문구가 있어. 다른 나라와 달리 일제치하부터 시작해서 해방, 분단이라는 민족모순과 특수모순속에서 지식인의 논리나 이론적 잣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장에서 민족이나 조국을 위해 최선두에서 실천했던 사람이 한국 청년학생이야.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어.
내가 18년 간 수감후 출감하면서 학생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 개인적 친분을 넘어 상호메아리가 있는 애정, 끈끈한 믿음, 진정한 동지로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었지.

형식은 부모와 자식 같았지만 내용은 함께 걷는 동지였어. 가장 동지적인 것이 가장 비판적이라는 말이 있듯 서로 믿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어. 비난과 공격의 수단이 아닌 혈연의 정으로서. 전대협, 한총련에 대한 애정은 말도 못해.

그런데, 그러한 인연이 깊어질수록 더 발전하고 믿음이 깊어져야 함에도 주어져있는 우리의 정치적 상황, 이것을 변혁시키고자 하는 그 운동권의 내부모순과 복잡성으로 인해 서로간의 오해와 불신이 쌓여 가슴아파.

그 모순이 단순하거나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을 때 투쟁은 더 쉽고, 단결력도 더 높아 질 수 있는데 그 모순이 벗겨질수록 기만과 복잡함이 드러날 때 우리를 혼돈스럽게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지.

"90년대 격변의 시기, 정의로움과 슬기로움이 필요"

서로간의 오해와 불신이라면

6,70년대 운동은 정의로움만 있으면 그 운동이 대중들의 박수를 받고,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성과나 만족도가 주어졌는데, 90년대라는 격변의 시기에는 정의로우면서도 슬기로움이 필요해.

이는 슬기만 있고 정의가 없으면 자기합리화적인 변절이나 이탈이 생기고 반면 정의만 있고 슬기가 없다면 성과나 발전은 더디기만 하지.

우리 학생운동의 역사는 정의와 슬기가 조화되는 과정이었지.

그러나 왠지 모르게 최근 97,98년을 거치면서 그 정의로움을 빛나게 할 실천, 연대, 대중의 지지성원을 받기위한 슬기로움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어.

학생운동이든 모든 운동에서 "대중들 속으로"라는 말은 슬기로움을 말해. 그속에 들어가면 투쟁의 최고(저) 형태와 형식에서의 진솔성과 천박성 모든것을 잘 융합시켜내는 과학성을 분명히 찾을 수 있는데, 너무 가파르게 달려가는 모습을 많이봐. 안타까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정의와 슬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앞서 얘기했듯이 한국사회는 특수모순이 있어. 그래서 정세의 변동이 심해. 하지만 예전의 역사를 잘 분석해보면 정세라는 것이 어떤 틀을 가지고 있다고. 6·15공동선언이라는 민족사적 대전환기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과, 그 속에 있는 권력관계의 이전투구가 이 대전환기를 발전적으로 끌고가기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역행하려고 해.

이 속에서 모순을 극복하고 좀 더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소위 말하는 모든 진보진영은 자기조직의 울타리를 넘어야 해. 어깨동무하고 갈 사람들말고도 옆구리에 끼고 가야할 사람들까지 모아내야 하는 슬기로움을 발휘해야 하지. 순수하고 새것에 민감한 학생운동은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지금의 학생운동, 혼탁한 세태에 떠밀려 가는 부서진 낙엽같아"

지금의 학생운동에 안타까움이 많으신것 같은데

청년학생은 비전이 있고 앞날을 내다봐야 한다. 근데 그비전은 우리가 어디로 갈것인가에 앞서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에 대한 역사부터 파악해야 나오지.

조국을 바로 세우고 민중을 억압에서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조직화, 결집화된 결과가 전대협이었고, 새시대로 거듭나면서 탄생한 것이 한총련이야. 개인이 부모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아 성장하고, 효도를 다짐하듯 청년학생은 역사를 바로 보고 지성인답게 현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구조조건을 심오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해. 그리고 이에 따른 전략을 끄집어내고 더욱 깊은 사색으로 자신을 단련시켜야 하는데...
왠지 혼탁한 세태에 떠밀려 가는 부서진 낙엽 같은 느낌이 들어.

8·15때 평양 갔었는데, 북녘 청년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조국의 미래, 희망을 읽었다면 내가 밤낮으로 함께 하는 남녘의 청년학생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게 솔직한 심정이야

우리 모두가 알듯, 북녘은 재해와 홍수라는 자연재해와 미국으로부터의 경제적제재와 고립에 의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는걸 피부로 느꼈어.하지만 그들에게 물질적 빈곤에서 허덕이는 비굴한 눈빛이나 절망에 쌓인 언행은 하나도 읽혀지지도 들려지지도, 느껴지지도 않았어.

요즘 "광장"으로 나오라는 학생운동가들의 구호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대학생들도 많습니다.

청년의 시기에 직면한 많은 청춘들이 이러저러한 혼돈과 개인적 문제, 진로문제등으로 고민과 번뇌에 빠져있는것 알아. 하지만 그 모든 문제는 1차적으로 우리가 발딛고 있는 "민족"의 모순 속에서 나온 문제야. 역설적으로 이는 학문을 탐구하고 가장 순수하며 담력과 기백있고 용감하고 청렴결백한 학생들이 이것을 끌어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음박질쳐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학생운동이 중요하지.
간혹 "뜬 구름잡는 웃기는 소리, 나하고는 아무상관없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 병마에 시달리면서 침대에 누워 투병하고 있는 환자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게 솔직한 내 심정이야.

모든 것에는 내용을 담아내는 형식이 있듯 모든 개개의 인간도 사람과 조직 속에 살수밖에 없어. 학생운동조직에 대한 기득권이 유포하는 이미지에만 매몰되지말고, 그들의 내용이 무엇인지 사색도 해보고 함께 하면서 동지적 비판을 통해서 발전을 일구어냈으면 좋겠어

"대학선거는 순수와 정의로움의 축제여야 한다"

현재 학생운동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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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광장에는 모든 "장기수"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한명한명을 기자에게 소개해주는 권낙기 선생. / 박정미 기자
내면에 양심을 간직하고 과학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은 그 시대 역사의 부름을 깨달아야 되고, 그 이치를 알아야 해.
그리고 그 이치를 안다면 그 나라의 비운을 떨치고자 일어나는 애국의 길을 가야지.

현시기 모든 청년학생, 노동자, 농민들의 역사적 성과인 6·15공동선언은 우리민족에게 또 다른 숙제를 줬지. 여전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분단을 영구화하려는 제국주의가 만들어 내는 정세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거야

이 과정에 개인 영웅적 소리도, 독자적 행동도 아니라 한총련이라는 조직적 틀 속에서 토론, 상의, 결정하고 실천에 나서야지

올해 한총련내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대동단결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한총련이라는 대의명분있는 조직과 대치되어져 있는 상대(보통 수구 기득권을 고수하는 집단이라고 해두자)가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해. 어떤 명분이 있어도 우리의 언어나 행동이 대상에게 이익이 되는 것인지, 손해가 되는 것인지 먼저 판단하고 그 대상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동단결해야해. 그러나 한총련이 내적 모순에 의해 서로 단합하지 못하고 있어.

입으로는 정당, 종교 개인의 감정 다 떨치고 대동단결하자면서도 왜 우리끼리는 단합되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그 문제를 외부에서 찾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찾고 자기비판이라는 용기 있고 주인된 자세로서의 당당함을 드러내는 것이 대동단결의 첫단추가 될 것이다.
이겨야 할 대상의 속성과 정세의 절박성은 접어두고 논쟁이나 사상투쟁이나 하면서 이전투구식으로 됐을땐 그만큼 우리역사는 더뎌지고 힘들어진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말이 있으시다면

내 말이 다 옳다는 건 아니야.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연륜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 내 여러 번 강조하지만 청년학생은 순수성이 무기고 재산이야.
통일로 가는 길도 여러 갈래가 있고, 노동 해방, 인간해방으로 가는 길도 여러 갈래가 있어. 그러나 그 길을 통과하는 통행증은 딱 한가지, 진심이야. 진정성!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가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비겁자로서의 두려움이 아니라 양심과 벗, 조직, 민족과 조국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특히 요즘 대학 선거철인데, 청년학생이 "민주적절차"라고 얘기하는 대학선거는 순수와 정의로움의 축제여야 해. 정치권에서 볼 수 있는 책모, 책략이 난무하는 선거가 돼서는 안돼. 그걸 보여줘야 대중들에게 우선 신뢰받을 수 있어.

다시한번 더 당부하고 싶은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기생을 지켜볼수 있는 사람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행운아라는 걸 잊지말자는거야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민중과, 조국이 때론 실망도하고 때론 희망을 가지고 기뻐한다는걸 잊지말자고.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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