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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병역거부자 오태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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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2-01-17 00:00 조회1,6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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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2001년) 2월부터 ‘여호와의 증인’의 신도들이 ‘교리에 따라 군사훈련을 받을 수 없다’며 입대를 거부해, "양심적 병역거부가"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했다.

5155_1010975472.jpg"여오화의 증인" 신자들에 이어 불교신자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 주인공은 사회단체 상근자로 활동중인 오태양(27·서울교대 94학번)군.

오군의 병역거부로 우리사회는 다시금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가 사회적논쟁으로 불거지고 있다.

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오군이 지난 10(목)일 전북 남원에 있는 민주노동당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02년 겨울 대학생 진보캠프(21세기 진보학생연합 주최)에 참석해 자신의 병역거부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병역거부를 선언하게 된 배경은
“대학 1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군대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 얘기를 했었어요. 위압적인 군문화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였죠. 그러나 현실적 문제로 ‘가긴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래서 작년 3월경부터 병역특례산업기능 요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죠. 4주간 훈련을 받고 일을 하면서 주말에는 사회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졌었죠.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신자들이 병역을 거부하면서 화제가 되고, 인터넷에서의 토론과정을 보며 충격을 받았죠.

이후 왜 그들이 집총거부와 병역거부를 하는지와 피해사례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죠. 맞아죽는 사람들, 3대에 걸쳐 감옥생활을 했던 사례들을 알면서 신념을 지키기 위한 댓가가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생각에 분노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내 삶에 있어서 군대가 어떤 의미일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저는 97년 북한동포돕기 운동을 하면서 평화운동,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앞으로도 사회운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군대에 가는 것은 제 신념에 모순이 되는 행위였고, 불교의 제일 큰 가르침인 불살생(不殺生)에도 어긋나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군대는 가되 ‘집총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3년 동안의 감옥생활로 처벌을 받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군대에 들어가게 되면, 드러나기 어려운 문제기에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참혹함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군입대를 거부하게 됐습니다.”

오태양씨는 입영일이였던 12월 17일 논산 훈련소 대신 병무청에 가서 담당자를 만나 ‘병역거부’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찾아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보장해달라’는 요지의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주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병역거부를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구요. ‘양심적 병역 거부라고 하지만 병역 기피가 아니냐’, ‘불살생의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지만, 원래 우리불교의 전통은 호국불교였다’, ‘대체복무제도를 실시하면 누가 군대가려 하겠느냐’라는 말이죠. 양심적 병역 거부인지, 병역 기피인지는 판단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불교적 전통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개인의 가장 근본적이고 양심적인 부분이에요.

그리고 대체복무제도를 실시하면 군대가려는 이가 없다는 것은 우리 군대가 강제로 가는 곳이라는 반증입니다. 그런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라면 군대가 바뀌어야 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한 예비역은 군대를 거부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가능성을 열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격려의 말도 있었어요.”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제가 15일 어머님께 말씀드렸는데, 제가 강하게 말해서였는지 몰라도 생각했던 것보다 어머님의 반대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환경적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에게 달린 문제이죠.
결정하는 과정이 힘들고 지치기도 했죠. 하지만 무엇이 더 이익일까 생각했고, 자신에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이끌리는 것이 자기 진정성이죠. 전 차라리 감옥가는 게 나에게는 이익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손해가 있더라도 자기 진실에 귀기울이고, 외부의 요인들을 과감히 떨쳐내야 하죠.

만일 군대를 갔더라면 후회하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지켜가고 싶었던 신념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요.”

이번 병역거부를 하면서 생각한 바가 있다면요.
“제가 대학을 다닐 때 장애인권보호 등을 외치며 투쟁을 하기도 했지만, 제 3자 입장일 수 밖에 없었죠. 지금은 소수자 고통 절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이 이단취급을 받으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무시당하거나, 다수의 가치관과 다른 생각은 폄하되는 것을 보면서 소수인, 아웃사이더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에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삶이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현재 자비의 집과 노숙자 쉼터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병무청에서 고발조치가 들어가면 검찰이 조사를 하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겠죠. 구속이 되기 전까지는 사회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입니다. 구제받을 생각은 없습니다. 군대에 가지 않으면 감옥에 가는 것은 명확한 문제였습니다.”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생각은?
“종교적 신념이나 삶의 가치관에 입각해서 살생에 동참하는 행위는 도저히 할 수 없다면 다른 형태로 사회봉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수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인권을 위해서 대체복무제도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들이 사회에 흉악범처럼 해악을 주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회에서 사회이단자, 전과자로 살아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나라의 역사에서 보면, 대체복무제도 토론의 활성화는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현상이에요. 그리고 우리나라와 유사한 대만에서도 대체병역복무제도를 실시하는 등 대부분 나라에서는 인정하고 있어요.

각 단체에서도 공론화되고 있어서 이후 종교단체, 인권평화단체를 주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위한 연대회의가 24일 발족해서 서명운동, 선언운동 등을 시작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생들에게 “병역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대학생들이 한번 의심해보지 못했던 군대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봤음 좋겠어요.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편견 없는지 생각해보고 고민해봤음 좋겠어요”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취재후기>

우연히 오태양씨와 같이 민주노동당 중앙연수원을 나오게 됐고, 약 1시간동안 이야기를 더 하게 됐다.

특히 교대라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이런 저런 대학시절의 이야기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는 감옥가는 게 두렵지 않느냐의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신념을 저 버리는 게 더 두렵다. 한총련 학생들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감옥 가잖아요 운동하는 학생들이 외부조건에 의해 쉽게 신념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공론화가 된다면, 소수의 인권이 존중되고 그가 하고 싶은 평화단체에서의 사회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의 상식적이고 작은 꿈이 담긴 글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어온다.
‘그리하여 저에게는 진정 꿈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꿈을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지구상에 전쟁과 가난의 고통이 사라지고, 세계의 젊은이들이 총 든 군인이 아닌 자원봉사자로서 만나 인류의 꿈과 희망에 대해, 지구의 생명과 평화에 대해 웃으며 어깨동무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말입니다.’(전주교대 박소영 기자 )

[출처:유뉴스 02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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