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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교수의 기고, 부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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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j 작성일02-02-24 00:00 조회1,4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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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부시 "악의 축" 발언

<이 글은 미국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관련하여 한반도를 둘러싸고 묘하게 얽혀들고 있는 한·미, 북·미 간의 국제적·정치적 관계를 냉철하게 인식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편집자 주>

냉전시절에는 리영희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한국인 몽땅 까무러치기" 증상이라는 것이 연례적으로 반복된 바 있다.


020206_kws_antibush06.jpg[사진]▲ 지난 6일 미대사관 앞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기자회견.

즉 미국의 중요 인사가 "주한미군 철군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 마디만 슬쩍 던지면 국내 언론이 "안보위기"를 대서특필하여 온 나라가 집단 히스테리 상태에 빠지고, 곧 "미군철수 주장하는 자는 반역자다"라는 관제 데모대가 등장한다.

이 틈을 타서 미 행정부는 한국의 미 군수물자 구입과 한국쪽의 주한미군 주둔비 증대를 슬쩍 제시하고,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은 확고하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고, 결국 한국 내 보수세력은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시나리오에는 한국과 미국의 "애국자"들 간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냉전이 끝난 오늘 이 시점 한반도에서 이런 아이들 장난같이 속이 뻔히 보이는 일들이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미국이 이회창 총재에게 자문을 구했으며, 이회창과 부시는 상당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회창 총재가 부시 대통령쪽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이나 객관적인 정황으로 보면 사태의 전모가 드러난다.

부시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 아니라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 곧 이어 "악의 축" 발언을 흘림으로써 "햇볕정책"에 비판적이던 한국 내 야당과 보수언론을 부추겨 한국 내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호통(snub)을 치고 있는 것이다.

야당과 보수언론 부추겨 김 대통령에게 호통친 부시

물론 미국의 이러한 태도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김대중에게 극히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험을 강조하고, 김대중 정부의 정책적 입지를 없앰으로써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공조에 매달리도록 하고, 체면을 세워주는 척하면서 F15를 구매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부시의 "악의 축" 발언과 그것이 한국과 한반도 내의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미국의 "철군 고려", "안보 위험" 등의 발언들과 그것이 미쳤던 영향들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과거의 "철군" 발언들이 한국 내 군부세력이 위기에 몰렸을 때 한국 내의 권력 관계를 보수세력에게 유리하게 재편시키고 미국의 무기 장사에 도움을 주었다면, 이번의 "악의 축" 발언은 잠시 자리를 잃었던 한국 내 "주류" 세력을 다시 등장시키는 정치적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발언이 실제 북한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면 미국인들 자신의 입으로 말했듯이 "수지타산에 투철한 현실주의"의 행동일 것이다.

남-북한의 긴장이 증대하여 대화가 단절되고, 미국이 무기를 더 많이 강매하여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이번 발언의 정치적 효과가 마무리된다면 부시 행정부만이 최대의 승자가 되는 것이고 한국인들을 또 한번 미국의 노리개감이 된다.

문제는 최근 미국의 일련의 행동들과 권력장악을 위해서는 한반도를 잿더미로 만드는 일까지도 동의할 한국의 "주류" 보수 세력들이 한국전쟁의 비극과 남북의 소모적 대립으로 인해 초래된 비극과 분단유지 비용을 망각하고 여전히 과거와 같은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강원룡 목사는 1%의 전쟁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호소하듯이 강조했다. 미국에게 전쟁은 비즈니스인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전쟁은 수십만이 목숨을 읽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재앙이다.

그래서 설사 부시가 미국 내외부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만으로 "악의 축"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남북한의 화해 무드를 원점으로 돌리고 북-미간에 사소한 군사적 충돌이라도 일으킬 가능성은 최대한 없애야 하는 것은 미래를 책임질 정치세력이나 언론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몫이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잘못되었고, 북한을 "악"이라고 말하는 것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오늘 한국의 야당 정치지도자나 보수언론들이 전쟁의 위험을 직시하면서도 북한에게 회초리를 들이대거나 무력을 들이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이산가족이 영원히 못 만나고, 전쟁으로 동포가 목숨을 잃더라도 권력만 잡을 수 있으면 좋다는 이 행태는 지난 100년 동안 우리 민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썩은 조선 왕조의 수구세력, 친일, 이승만과 반공 세력에게 일관되게 나타났는데, 이제 이들이 그러한 논리를 갖고서 다시 권력을 잡겠다고 한다. 빈대는 죽을지 몰라도 초가삼간이 사라질 것이다.

[출처 오마이뉴스 0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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