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4천여명 학비인하 촉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04-03 00:00 조회1,502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대중운동의 위기, 지지받지 못하는 운동. 학생운동에 대한 쓴소리 들이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는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와 무관심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수 천명의 학생들이 모여 총장실을 점거하고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총장이 직접 나와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받아 들였다" 90년대초 대학에서 벌어졌던 학생들의 힘(?)은 이제 소진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20일(수) 경북대 민주광장에는 4천 여명이 훨씬 넘는 학생들이 모였고 모여든 학생들의 기(氣)에 눌린 학교당국이 두 차례의 협상 안을 제시하는 가 하면 총장이 직접 나와 학생들과의 일문일답을 진행하는 그야말로 진풍경이 벌어졌다. 학생수첩 한 귀퉁이 학생회칙으로만 자리 잡고있던 대학 내 최고 의결회의인 "학생총회"를 성사한 경북대를 현장 취재했다.
경북대학교 측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기성회비 11%인상을 요구했다. 곧바로 이어진 학생들의 인상안 철회로 인해 결국은 교수회에서 제시한 8% 인상안이 결정됐다. 하지만 학생측에서는 기성회비 사용내역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다며 인상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총학생회에서 제기하는 부당한 기성회비 사용내역은 교수연구보조비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기성회비 사용내역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항목이라는 근거다.
"기성회비의 올바른 사용, 예결산 심의·의결권 보장, 8% 부당 인상한 기성회비 재환불를 요구하며 논의 과정을 다시 거치자고 제안했습니다." 최광용 총학생회장은 학교측과 한치의 양보도 없이 학생들의 힘을 믿고 협상을 추진했다고 한다.
한사람이 꾸는 것은 꿈이지만 열 사람이 꾸면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기성회비 사용의 부당성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2월을 거치면서 등록금 납부기간 진행한 납부연기투쟁에 3천 여명의 학우들의 참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곧 이어진 등록금 문제 설명회 역시 학부모와 함께 6백 여명이 참여했다.
결사전의 마음으로 지난 11일(월) 중앙운영위(단과대 회장단)들의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으로 학생총회 이틀 전에는 73개학과 학생회장단의 지지단식이 진행됐다. 참고로 경북대는 94개 학과로 구성되어있다. 16일간 단식을 진행한 농대회장은 학생총회를 진행하던 중 호흡곤란으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등록금 인상만큼은 막아야한다는 학생회장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각 학과에서 나온 등록금 인상반대 성명서, 선전전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났다. "단대 학생회장들과 과학생회장들의 노력과 진심이 있었기에 학생총회는 가능했다"던 김기훈(총학생회 교육선전국장)씨의 평가는 학생회장들의 고충이 묻어져 있다.
학생총회를 진행하기로 한 2시, 총학생회 집계 결과 4천이 훨씬 넘는 학생들로 민주광장이 꽉찼다.
솔직히 총회를 준비했던 학생회집행부들 마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듯 총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4155명, 경북대 11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이다. 정족수 확인으로 학생총회를 선포하는 총학생회장의 발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인 학생들의 기에 눌린 대학본부 측이 긴급 조정안을 제시해왔다.
강의실 개선, 복지개선, 실질적 환불, 단대 기성회비 조정위원회 건설 등이 적힌 문서였다. 단지 등록금 인상분이 문제가 아니었기에 학생들은 과감없이 안을 부결시키고 "총장과의 대화"를 요청했다. 마지못해 나온 총장은 "지방대는 죽어 가는데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며 등록금 인상은 잘한 일이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총장의 발언은 모여든 학생들에게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 상황파악을 한 총장이 사태수습을 위해 "2차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의지 없는 총장의 요구에 학생들은 묵묵부답 할 뿐이었다. 등록금문제를 총장과의 대화로 끝까지 풀겠다는 학생대표자들의 의지는 "등록금 재논의"를 요구하며 총장앞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이어졌다.
16일간의 단식, 무리했던 탓일까? 오후 9시 45분 경 농대회장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자 "힘내라"는 학생들의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다. 농대회장이 쓰러졌다는 소리에 학생회장단과 대학본부 측 교직원들 사이에서 일순간 마찰이 일기도 했다.
총회에 참석해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새내기 김혜진(지리학과 02)씨는 "잘은 모르지만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다"며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뜰 맘이 없어 보였다.
10시 15분경 대학본부측에서는 꼼짝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불안했던지 면담을 요청해왔다. 총장과 중앙운영위들이 대강당에서 면담을 진행, 대학본부 측은 등록금문제를 백지상태에서 재논의 할 것을 제안해왔다. 이에 학생측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교수회 중재안에 총학생회 도장이 있어야 하는 즉, 등록금문제에 대한 심의·의결권 보장을 제시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논의 끝에 2002년 등록금 책정논의를 학생총회 의결사한을 존중하는 조건 하에서 전면 재논의하기로 일단락 정리되었다. 새벽4시까지 진행된 총회는 등록금문제를 이후 중운위와 전학대회로 인준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14시간에 걸쳐 진행된 총회는 마무리됐다.
11년 만에 등록금투쟁이라는 사안으로 4115명이 모인 가운데 학생총회를 성사한 경북대 교정은 늦은 밤까지도 자리를 지키는 학생들로 여느 때 보다 활기가 넘쳤다. 4천 여명이 넘는 총회 의결, 그것도 중간에 학교측에서 제시한 두 차례의 중재 안으로 복잡했을 것 같지만 과학생회장들은 일사불란하게 과내 토론을 거친 후 표결을 진행하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그야말로 민주적 의사구현의 정형이 창출되는 시간들이었다.
이날 학생총회를 준비했던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우리는 별로 한 것이 없다. 단지 하나의 결정사안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니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학생들을 믿고 학교측의 요구대로 굽히지 않았던 것이 오늘의 이런 힘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들의 힘을 다시금 확신했던 기회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최광용씨는 "학생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그 중에서 특히 등록금 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대표의 심의·의결권을 보장받는 문제는 반드시 확답을 받을 생각이다"고 이후 투쟁의지를 내비쳤다. 라현윤/이은지 기자
[출처;유뉴스 3/21/2002]

20일(수) 경북대 민주광장에는 4천 여명이 훨씬 넘는 학생들이 모였고 모여든 학생들의 기(氣)에 눌린 학교당국이 두 차례의 협상 안을 제시하는 가 하면 총장이 직접 나와 학생들과의 일문일답을 진행하는 그야말로 진풍경이 벌어졌다. 학생수첩 한 귀퉁이 학생회칙으로만 자리 잡고있던 대학 내 최고 의결회의인 "학생총회"를 성사한 경북대를 현장 취재했다.
경북대학교 측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기성회비 11%인상을 요구했다. 곧바로 이어진 학생들의 인상안 철회로 인해 결국은 교수회에서 제시한 8% 인상안이 결정됐다. 하지만 학생측에서는 기성회비 사용내역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다며 인상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총학생회에서 제기하는 부당한 기성회비 사용내역은 교수연구보조비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인건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기성회비 사용내역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항목이라는 근거다.
"기성회비의 올바른 사용, 예결산 심의·의결권 보장, 8% 부당 인상한 기성회비 재환불를 요구하며 논의 과정을 다시 거치자고 제안했습니다." 최광용 총학생회장은 학교측과 한치의 양보도 없이 학생들의 힘을 믿고 협상을 추진했다고 한다.
한사람이 꾸는 것은 꿈이지만 열 사람이 꾸면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기성회비 사용의 부당성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2월을 거치면서 등록금 납부기간 진행한 납부연기투쟁에 3천 여명의 학우들의 참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곧 이어진 등록금 문제 설명회 역시 학부모와 함께 6백 여명이 참여했다.
결사전의 마음으로 지난 11일(월) 중앙운영위(단과대 회장단)들의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으로 학생총회 이틀 전에는 73개학과 학생회장단의 지지단식이 진행됐다. 참고로 경북대는 94개 학과로 구성되어있다. 16일간 단식을 진행한 농대회장은 학생총회를 진행하던 중 호흡곤란으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등록금 인상만큼은 막아야한다는 학생회장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각 학과에서 나온 등록금 인상반대 성명서, 선전전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났다. "단대 학생회장들과 과학생회장들의 노력과 진심이 있었기에 학생총회는 가능했다"던 김기훈(총학생회 교육선전국장)씨의 평가는 학생회장들의 고충이 묻어져 있다.
학생총회를 진행하기로 한 2시, 총학생회 집계 결과 4천이 훨씬 넘는 학생들로 민주광장이 꽉찼다.
솔직히 총회를 준비했던 학생회집행부들 마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모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듯 총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4155명, 경북대 11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이다. 정족수 확인으로 학생총회를 선포하는 총학생회장의 발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인 학생들의 기에 눌린 대학본부 측이 긴급 조정안을 제시해왔다.
강의실 개선, 복지개선, 실질적 환불, 단대 기성회비 조정위원회 건설 등이 적힌 문서였다. 단지 등록금 인상분이 문제가 아니었기에 학생들은 과감없이 안을 부결시키고 "총장과의 대화"를 요청했다. 마지못해 나온 총장은 "지방대는 죽어 가는데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며 등록금 인상은 잘한 일이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총장의 발언은 모여든 학생들에게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 상황파악을 한 총장이 사태수습을 위해 "2차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의지 없는 총장의 요구에 학생들은 묵묵부답 할 뿐이었다. 등록금문제를 총장과의 대화로 끝까지 풀겠다는 학생대표자들의 의지는 "등록금 재논의"를 요구하며 총장앞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이어졌다.
16일간의 단식, 무리했던 탓일까? 오후 9시 45분 경 농대회장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자 "힘내라"는 학생들의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다. 농대회장이 쓰러졌다는 소리에 학생회장단과 대학본부 측 교직원들 사이에서 일순간 마찰이 일기도 했다.
총회에 참석해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새내기 김혜진(지리학과 02)씨는 "잘은 모르지만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다"며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뜰 맘이 없어 보였다.
10시 15분경 대학본부측에서는 꼼짝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불안했던지 면담을 요청해왔다. 총장과 중앙운영위들이 대강당에서 면담을 진행, 대학본부 측은 등록금문제를 백지상태에서 재논의 할 것을 제안해왔다. 이에 학생측에서는 여기에 덧붙여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교수회 중재안에 총학생회 도장이 있어야 하는 즉, 등록금문제에 대한 심의·의결권 보장을 제시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논의 끝에 2002년 등록금 책정논의를 학생총회 의결사한을 존중하는 조건 하에서 전면 재논의하기로 일단락 정리되었다. 새벽4시까지 진행된 총회는 등록금문제를 이후 중운위와 전학대회로 인준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14시간에 걸쳐 진행된 총회는 마무리됐다.
11년 만에 등록금투쟁이라는 사안으로 4115명이 모인 가운데 학생총회를 성사한 경북대 교정은 늦은 밤까지도 자리를 지키는 학생들로 여느 때 보다 활기가 넘쳤다. 4천 여명이 넘는 총회 의결, 그것도 중간에 학교측에서 제시한 두 차례의 중재 안으로 복잡했을 것 같지만 과학생회장들은 일사불란하게 과내 토론을 거친 후 표결을 진행하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그야말로 민주적 의사구현의 정형이 창출되는 시간들이었다.
이날 학생총회를 준비했던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우리는 별로 한 것이 없다. 단지 하나의 결정사안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니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학생들을 믿고 학교측의 요구대로 굽히지 않았던 것이 오늘의 이런 힘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들의 힘을 다시금 확신했던 기회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최광용씨는 "학생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 그 중에서 특히 등록금 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대표의 심의·의결권을 보장받는 문제는 반드시 확답을 받을 생각이다"고 이후 투쟁의지를 내비쳤다. 라현윤/이은지 기자
[출처;유뉴스 3/21/20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