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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짓밟는 공권력 회개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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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minjok.c… 작성일02-06-01 00:00 조회1,5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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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들에 대한 알몸수색 시도, 비구니 스님 폭행 방관, 여성노동자 알몸수색 등 잇따른 공권력의 여성인권 침해 앞에는 종교도 신분도 따로 없었다.

020523_kws_hr01.jpg23일 오후 4시 초여름 햇볕이 뜨거운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은 회색 옷을 입은 100여명 여성들로 가득했다. 하얀 머리쓰개를 쓴 수녀, 밀짚모자를 쓴 비구니, 남색 조끼를 입은 여성노동자들이 뒤섞여 있다. 서로 합장이나 목례로 인사를 하는 이들의 표정은 엄숙함이 서려있었다. 이들이 이 날 공원을 찾은 이유는 나들이나 소풍이 아닌, 공권력에 의한 폭행과 불법 연행감금 항의집회를 하기 위해서였다.

공권력 남용 맞서 시국기도회 벌여

열린시민공원은 바로 지난 5월 14일 32차 반미연대집회 중 수녀 2명을 포함, 19명의 참가자들이 연행되었던 자리.

공원에 세워진 기둥에는 "회개! 공권력 남용", "회복! 여성인권"이라고 쓰여진 검은 천이 씌워지고 입구에는 미대사관으로부터 100m이상 떨어진 구역임을 보여주는 밧줄이 설치되었다. "대사관 100m 이상 거리에서 하는 집회가 왜 불법이냐"는 항의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참가자들을 연행한 경찰에 대한 항의 표시다.

당시 "30회 넘게 진행된 집회인데 이제 와서 무슨 불법이냐"는 질문에 경찰은 "원칙적으로는 불법이며 지금까지 봐준 것 뿐"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4일 집회 당시 알몸수색을 요구받았던 민영미, 최승경 수녀는 증언글을 통해 "적어도 신분이 보장된 수도자인 경우에도 도덕적 양심이 통용되지 않는 것을 경험하면서, 정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의 경우 그 불안감과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짐작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8일 송추 원각사 앞에서 LG건설직원들에게 폭행당한 비구니 법현 스님은 "폭행만 당한 거라면 이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현장에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고서도 수수방관한 경찰에 대한 분노를 나타냈다. 목이 메이는지 간간이 말을 멈추던 법현 스님은 "힘없는 민중의 아픔을 이제야 느끼는 수행자로서 참회한다"면서 "힘을 모아 다시 정진수행하겠다"면서 발표를 마쳤다.

알몸으로 수색당한 수치스런 기억이 생생한 한국시그네틱스의 한 여성노동자는 "평범한 여성 조합원이어서 순진하게 시키는대로 한 게 억울하다"고 울부짖었다.

020523_kws_hr03.jpg▲여성인권 회복을 위한 미사 장면.

미사 형식으로 진행된 이 날 집회에서 "어둠에 싸인 세상을 천주여 비추소서"라는 "시작성가"로 시작됐고 전종훈 신부는 "종교와 도덕과 양심을 폭력으로 끌어내리고 힘으로 밀어붙일 때 그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라고 강론했다.

성가와 함께 봉헌된 상징물은 가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십자가와 억압받는 여성들을 나타낸 그림이었다. 수녀들과 스님 그리고 여성노동자들은 고난을 상징하는 보라색 천을 밧줄에 묶었다.

이 날 집회에 참가한 단체들은 과잉진압과 불법연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종로경찰서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뒤 "광야에서"를 부르고 해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천주교남자수도회장상연합회 정의평화환경분과 등 참가단체들은 집회에 앞서 경찰청장과 만나 이러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 단체들은 1주일 정도 답변을 기다린 후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과의 면담, 각 천주교 본당에서의 시국기도회 등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월드컵이 끝난 6월 12일 여성계와 종교계, 여성노동계를 참여하는 여성인권문제 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

집회참여 여성 공권력 탄압 일지

최근 월드컵에 즈음해 공권력에 의한 집회 탄압이 강화되면서 여성 참가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 2002년 2월 18일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저지 시민·종교연대"에 소속된 송추 원각사 비구니들은 아침 기도 중에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았다. 당시 폭력 사태에서 500m를 끌려다니다 돌무더기에 던져진 성타 스님은 4주 진단이 나왔으나 7주가 지난 지금도 원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리적인 충격은 물론,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사건 이후로 잠을 자다가도 소리를 지르며 깨는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직원들에게 밀려서 턱이 깨인 성환 스님과 가슴을 맞은 법현스님도 종합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이들 비구니들은 시공사 측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 저지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직접적인 마찰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피하기로 약속했지만 "물러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누구도 수행자를 산에서 내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

▷ 4월 2일 한국 시그네틱스는 시위 도중 구로경찰서에 연행되어 알몸수색을 받았다. 생리중인 여성도 있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였다. 한국시그네틱스는 현재 인권위에 사건을 진정했으며 검찰청 앞에서 사건해결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결국 검찰은 이달 초 사건조사를 시작했다.

▷ 4월 19일은 F-15기와 관련한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향하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박순희 대표가 순찰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백병원에 실려간 박 대표는 매일 사복경찰의 감시에 시달렸으며 경찰의 출입을 부담스러워한 병원의 요구에 따라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졌다.

▷ 5월 14일 연행된 민영미 수녀와 최승경 수녀는 알몸수색을 요구받았으나 간신히 양말과 십자가 목걸이를 벗는 수준에 그쳤다. 유치장에서 민·최 수녀는 "자해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십자가 목걸이를 압수당했다. 씻기 위해 수건과 칫솔을 요구했지만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 날 진압 도중 부상을 당한 가톨릭평화지기 오두희 집행위원장은 구급차에 실린 채 동안 종로경찰서와 중랑경찰서를 오가야 했다. 경찰 측이 병원후송을 미루고 서로 인계를 떠넘겼기 때문이다. 결국 오 집행위원장은 구급차를 탄 지 2시간이 넘어서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권박효원/권우성 기자 10zzung@ohmynews.com

[출처:오마이뉴스 200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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