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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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2-10-05 00:00 조회1,4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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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반응이 우호적이여서 `여성통일대회`
합의가 순조로웠다는 이김현숙 대표
[ 사진 - 통일뉴스 박희진기자 ]
오는 10월 15-17일 금강산에서 남북여성들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는 대회가 열린다. 정식명칭은 "`6.15공동선언 실천과 평화를 위한 남북(북남)여성통일대회"이며, 이 대회의 남측 대표 이김현숙씨(56. 평화여성회 대표)를 만나 그 동안의 진행과정과 대회의 취지 및 의의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 지난달 24일 남북 실무 대표단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 오는 10월 16일, 17일 남북여성통일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합의했다. 남북의 여러 교류사업으로 인해 대회가 늦어지게 된 것을 북측에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나중에는 남측의 사정을 이해해 주어서 흔쾌히 합의가 되었다.
이번 대회는 남북여성이 처음 만나는 자리로서 `놀이를 통한 문화적 만남`을 주로 하게 될 것이다. 북측에서는 `연단`이라고 하는데 우리측에 적당한 말이 없어 `토론회`라고 했지만 남북여성이 각자 짧은 글을 발제하는 형식의 토론도 있다.
"`6.15공동선언실천과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처음에는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여성의 역할"을 발제하고 다음에는 "통일과정에서의 여성의 역할"이라는 발제를 할 예정에 있다.
□ 남북여성대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 작년 8.15 평양행사를 위한 금강산 실무회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나는 적극적으로 부문별 모임과 함께 여성부문의 `여성대회`를 제기하였다.
그랬더니 북측은 남측 여성계의 `창구단일화`를 요구해 왔다. 북측이 어려움을 갖는 것은 남측의 여성단체가 많을 뿐더러 각기 하는 말이 다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창구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고, 먼저 남북여성통일토론회를 준비해왔다.
이번 서울에서 열린 8.15 행사는 `여성대회`를 위한 `토론회`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보다 진전된 `여성대회`를 하기로 합의하였고, 이번 실무대표회담으로 통해 10월 행사가 성사되기에 이른 것이다.
□ 여성계의 창구단일화란?
■ 이 대회의 주체는 통일연대, 민화협, 7대종단으로 구성된 `추진본부` 산하 `여성위`이다. 그리고 여성위 산하에 대회를 위한 `2002 남북여성통일대회` 추진본부를 만들어 그동안 남북여성교류와 지원사업을 전개해 왔던 여협, 여연, 평화여성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여성위를 포함하여 주관단체를 이루었다.
이번 대회는 남 300명, 북 300명, 해외 20명 등 총 620명이 참가하게 되며, 주관단체가 참가단을 선정, 각 단위별로 참가인원수를 할당하여 참여하게 된다.
□ 북측의 반응은?
■ 매우 우호적이다. 일정과 행사내용에 대해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해 왔는지 전폭적으로 북측안을 수용하는 형태를 띠었다. 다만 남측이 준비한 안과 결합하여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정도도 진행되었다.
□ 최근 북한에 많은 변화들이 있는데 여성계에서도 느낄 수 있었나?
■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주로 이제까지 회의에서 보여준 북측의 태도는 결정해 갖고 온 사안들을 관철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그래서 회의를 통해 수정하거나 변화가 요구되면 상부의 지시를 받아야 했고, 남측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연성`이 많이 보인다고나 할까... 일단 남측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로 변했다. 따라서 남측의 입장과 결정사항에 맞추려고 많이 애를 써준다.
무엇이었는지 딱 생각이 나질 않지만 내가 지나가는 말로 "어휴! 답답해"라고 했는데, 그것을 기억하고는 답답했던 사안에 대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태도를 보여준 것을 매우 놀라웠다. 그만큼 남측의 입장에 대해 경청하고 해결해 주려고 한다.
반면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북측보다 현대화되었다는 우월감이 모르게 있었다. 따라서 계몽적이고 교육적 태도를 은연중에 보여왔다고 반성한다. 하지만 이제는 신뢰감이 쌓이면서 상호 필요성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노력이 가슴 뭉클할 때가 많다.
▶남북 여성단체 상호간에 조직위상 등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만남의 횟수를 거듭해 갈수록
신뢰감은 높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 통일뉴스 박희진기자 ]
□ 사실 북측 여성조직인 `여맹`이 북한여성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가?
■ 일단 조직의 위상이나 개념이 다르다. 북측의 `여맹`은 당의 외곽단체이자 정치조직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남측 여성 민간단체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물론 답답한 일이지만... 북측은 여성문제보다도 체제에 대한 자부심 혹은 북한 사회주의가 자주성을 지켜왔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남북여성대표들이 만나고 대회를 하지만 실제 남쪽 여성들을 향한 대중운동은 그리 활발하지 못하지 않은가?
■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운동이 되기 위해 이번과 같은 대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까지는 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한 만남이었다. 각 단체장들의 대규모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남북교류를 자기의 과제로 인식하고 자기 현실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경험이 전수되도록 해야 대중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 앞으로 대회를 정례화 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차기 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을 참석시키고 참여자들이 광역화되도록 할 예정이다. 반면 참석자들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고의 의무를 지닌다고 본다. 출발이니 확대의 과정으로 봐달라.
□ 이번 대회를 좀 미리 전망한다면 성과와 의의는 무엇이겠는가?
■ 이제까지는 대회 성사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회가 성사되었다고는 하나 개인적으로 성에 차지는 않는다. 남과 북이 만나고 여성들이 대회를 치른다는 점에서 금기의 영역을 깨트렸다는 의미부여를 할지언정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회도 크게 이와 같은 의의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6.15 공동선언이 김대중 정부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정권과 당리당략을 떠나 `가치로운 선언`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남북여성이 공유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세상에 선언하고 싶다. 그래야만 이 땅에 평화가 온다.
□ 평화와 통일이라는 주제가 여성에게는 무거운 주제인데?
■ 이 운동을 시작이후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 외교.국방.통일 분야는 남성 지배영역일 뿐 아니라 국익과 안보라는 이유로 비밀주의가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운 지식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고달프지만 `특권`적 삶을 향유하며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고 싶다. 이상하게도 고달픈 만큼 사명감을 느낀다.
[출처:통일뉴스 2002-09-30]
합의가 순조로웠다는 이김현숙 대표
[ 사진 - 통일뉴스 박희진기자 ]

□ 지난달 24일 남북 실무 대표단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 오는 10월 16일, 17일 남북여성통일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합의했다. 남북의 여러 교류사업으로 인해 대회가 늦어지게 된 것을 북측에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나중에는 남측의 사정을 이해해 주어서 흔쾌히 합의가 되었다.
이번 대회는 남북여성이 처음 만나는 자리로서 `놀이를 통한 문화적 만남`을 주로 하게 될 것이다. 북측에서는 `연단`이라고 하는데 우리측에 적당한 말이 없어 `토론회`라고 했지만 남북여성이 각자 짧은 글을 발제하는 형식의 토론도 있다.
"`6.15공동선언실천과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처음에는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여성의 역할"을 발제하고 다음에는 "통일과정에서의 여성의 역할"이라는 발제를 할 예정에 있다.
□ 남북여성대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 작년 8.15 평양행사를 위한 금강산 실무회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거기에서 나는 적극적으로 부문별 모임과 함께 여성부문의 `여성대회`를 제기하였다.
그랬더니 북측은 남측 여성계의 `창구단일화`를 요구해 왔다. 북측이 어려움을 갖는 것은 남측의 여성단체가 많을 뿐더러 각기 하는 말이 다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창구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고, 먼저 남북여성통일토론회를 준비해왔다.
이번 서울에서 열린 8.15 행사는 `여성대회`를 위한 `토론회`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보다 진전된 `여성대회`를 하기로 합의하였고, 이번 실무대표회담으로 통해 10월 행사가 성사되기에 이른 것이다.
□ 여성계의 창구단일화란?
■ 이 대회의 주체는 통일연대, 민화협, 7대종단으로 구성된 `추진본부` 산하 `여성위`이다. 그리고 여성위 산하에 대회를 위한 `2002 남북여성통일대회` 추진본부를 만들어 그동안 남북여성교류와 지원사업을 전개해 왔던 여협, 여연, 평화여성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여성위를 포함하여 주관단체를 이루었다.
이번 대회는 남 300명, 북 300명, 해외 20명 등 총 620명이 참가하게 되며, 주관단체가 참가단을 선정, 각 단위별로 참가인원수를 할당하여 참여하게 된다.
□ 북측의 반응은?
■ 매우 우호적이다. 일정과 행사내용에 대해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해 왔는지 전폭적으로 북측안을 수용하는 형태를 띠었다. 다만 남측이 준비한 안과 결합하여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정도도 진행되었다.
□ 최근 북한에 많은 변화들이 있는데 여성계에서도 느낄 수 있었나?
■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주로 이제까지 회의에서 보여준 북측의 태도는 결정해 갖고 온 사안들을 관철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그래서 회의를 통해 수정하거나 변화가 요구되면 상부의 지시를 받아야 했고, 남측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연성`이 많이 보인다고나 할까... 일단 남측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로 변했다. 따라서 남측의 입장과 결정사항에 맞추려고 많이 애를 써준다.
무엇이었는지 딱 생각이 나질 않지만 내가 지나가는 말로 "어휴! 답답해"라고 했는데, 그것을 기억하고는 답답했던 사안에 대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태도를 보여준 것을 매우 놀라웠다. 그만큼 남측의 입장에 대해 경청하고 해결해 주려고 한다.
반면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북측보다 현대화되었다는 우월감이 모르게 있었다. 따라서 계몽적이고 교육적 태도를 은연중에 보여왔다고 반성한다. 하지만 이제는 신뢰감이 쌓이면서 상호 필요성을 만족시켜주기 위한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노력이 가슴 뭉클할 때가 많다.
▶남북 여성단체 상호간에 조직위상 등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만남의 횟수를 거듭해 갈수록
신뢰감은 높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 통일뉴스 박희진기자 ]
□ 사실 북측 여성조직인 `여맹`이 북한여성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가?
■ 일단 조직의 위상이나 개념이 다르다. 북측의 `여맹`은 당의 외곽단체이자 정치조직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남측 여성 민간단체와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물론 답답한 일이지만... 북측은 여성문제보다도 체제에 대한 자부심 혹은 북한 사회주의가 자주성을 지켜왔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남북여성대표들이 만나고 대회를 하지만 실제 남쪽 여성들을 향한 대중운동은 그리 활발하지 못하지 않은가?
■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운동이 되기 위해 이번과 같은 대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까지는 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한 만남이었다. 각 단체장들의 대규모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남북교류를 자기의 과제로 인식하고 자기 현실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경험이 전수되도록 해야 대중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 앞으로 대회를 정례화 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차기 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을 참석시키고 참여자들이 광역화되도록 할 예정이다. 반면 참석자들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보고의 의무를 지닌다고 본다. 출발이니 확대의 과정으로 봐달라.
□ 이번 대회를 좀 미리 전망한다면 성과와 의의는 무엇이겠는가?
■ 이제까지는 대회 성사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회가 성사되었다고는 하나 개인적으로 성에 차지는 않는다. 남과 북이 만나고 여성들이 대회를 치른다는 점에서 금기의 영역을 깨트렸다는 의미부여를 할지언정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회도 크게 이와 같은 의의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6.15 공동선언이 김대중 정부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정권과 당리당략을 떠나 `가치로운 선언`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남북여성이 공유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세상에 선언하고 싶다. 그래야만 이 땅에 평화가 온다.
□ 평화와 통일이라는 주제가 여성에게는 무거운 주제인데?
■ 이 운동을 시작이후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 외교.국방.통일 분야는 남성 지배영역일 뿐 아니라 국익과 안보라는 이유로 비밀주의가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운 지식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고달프지만 `특권`적 삶을 향유하며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고 싶다. 이상하게도 고달픈 만큼 사명감을 느낀다.
[출처:통일뉴스 200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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