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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염기변이 해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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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2-10-13 00:00 조회1,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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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발표된 인간 게놈(genome·유전체) 지도 초안은 인류에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오랜시간의 작업 끝에 알아낸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비밀(인간 게놈 지도)이 난해한 암호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암호를 해독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포스트(Post) 게놈 시대’를 열었다.

데이비드 콕스(David Cox)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간게놈프로젝트(게놈의 비밀을 연구하는 국제공동연구팀)를 이끌고 있는 세계 생명과학계의 핵심 멤버이다. ‘바이오 석학 대담’ 두 번째 순서로 서울의대 서정선(徐廷瑄·50) 교수가 콕스 교수를 만나, 포스트 게놈 연구의 핵심 이슈인 단일염기변이(SNP)의 비밀해독과 향후 연구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정선 교수 =인간 게놈 지도 초안이 발표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이후 대다수 생명과학자들은 게놈 연구에 매달렸다. 현재 포스트 게놈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데이비드 콕스 박사 =게놈 지도가 처음 공개됐을 때 상당수 학자들이 실망감을 표시했다. 게놈 지도가 나오면 생명체의 비밀이 드러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앞으로 연구해야할 더 많은 숙제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유전자 연구의 방향은 뚜렷해졌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유전자(DNA) 구조를 비교·분석함으로써 개인의 차이를 유전자를 통해 설명하려고 하는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 구조를 비교함으로써 인간 DNA가 가진 특별한 기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서 교수 =성급한 사람들은 획기적인 불치병 치료제나 개인 맞춤약 등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현재 게놈 연구는 어떤 가시적인 성과물들을 내놓았나?

▲콕스 박사 =벌써 두 가지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왔다. 하나는 게놈 연구가 질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는 사실이다. 치료약의 개발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게놈 연구는 원인을 모르던 많은 질병의 비밀을 밝혀냈다. 다른 하나는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암 치료를 예로 들어보자. 독성이 강한 암 치료제는 모든 사람에게 효능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암 치료제가 환자의 유전자에 끼친 영향을 확인해보면 어떤 치료제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서 교수 =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결정하는 SNP를 모두 밝혀내는 것은 포스트 게놈 시대의 가장 중요한 주제다. 지난해 당신이 개발한 대규모 SNP 분석 방법은 게놈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연구 결과를 얻었는가?

▲콕스 박사 =나는 수년 동안 개인 간의 유전적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연구를 해왔다. 연구 결과 인종·민족·개인마다 각기 독특한 유전적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질병 치료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민족과 사람마다 특이한 유전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치료법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또 걸리기 쉬운 질병이 민족과 사람마다 다른 이유도 설명해준다.

물론 어떤 유전자가 어떤 민족의 특정한 질병과 관련 있는가를 밝히려면 300만개로 추정되는 SNP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대규모 분석장치가 필요하다. 개인의 유전적 차이가 모두 밝혀진다면 ‘맞춤 치료’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또 SNP 분석은 인간의 유전자 염기서열과 아직 염기서열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종(種)의 염기서열을 비교하게 해준다. 이는 인간 유전자만 가지는 기능적 정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

▲서 교수 =사람마다 독특한 유전적 변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약물 유전학(약물이 유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 관점에서 큰 유용성이 있다. 이는 제약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 생명과학자들은 현재 아시아인의 체질에 맞는 신약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콕스 박사 =나는 개인의 유전적 차이 때문에 약이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수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 이런 사실은 치료약 개발에 장애로 작용할 것 같지만, 사실 치료약 개발에 도움이 된다. 사람의 유전적 차이를 정확히 알아낸다면 질병의 원인 유전자를 쉽게 밝힐 수 있기 때문에 치료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이 가지는 유전적 차이를 밝혀내고, 그 차이가 가져오는 질병의 종류를 알아낸다면 각 민족에게 특이하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은 쉽게 정복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나 개인이 전 세계인의 SNP를 분석할 수는 없다.

▲서 교수=유전자 연구에서 국제적 공조가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콕스 박사 =나는 ‘고밀도 올리고 칩(oligo chip)’을 이용해 SNP를 분석, 170만개에 달하는 인간의 유전적 차이를 발견했다. 그러나 아직 밝혀내지 못한 유전적 차이는 무궁무진하다. 또 지금까지 공개된 각국의 유전적 차이는 틀린 부분이 많다. 그러나 상당수 연구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포스트 게놈 시대엔 자국민의 유전 정보를 꼭 움켜쥐고 있어봐야 큰 소득이 없다. 각국의 유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국제적 공조 체제가 절실하다.

▲서 교수 =게놈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맞춤 의료’ 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러나 맞춤약 개발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콕스 박사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약을 옷에 비유하곤 한다. 맞춤옷은 몸에 꼭 맞을지는 몰라도 비싸다. 또 모든 옷의 사이즈가 같은 옷가게에 들른다면 맞는 옷을 고르기 힘들다. 하지만 5가지 크기의 옷 사이즈를 구비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완벽하게 맞지는 않아도 입고 다닐 만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맞춤약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 가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적 차이를 고려해 5종류의 치료약을 만든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효과적인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

▲서 교수 =한국의 바이오산업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콕스 박사 =미래가 현재보다 밝을 것이다. 오송국제바이오박람회장을 찾은 수많은 젊은 학생들로부터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젊은 학생들이 꿈을 꾸는 분야는 분명 발전한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는 기성 세대들이 젊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꿈을 불어넣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출처:조선일보 2002년10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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