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명 중 7명은 올 연말 대통령 선거 날짜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정치참여를 위한 대학언론인 운동본부"가 전국 25개 대학 2천2백85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의식조사"에서 밝혀진 결과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응답자 중 1673(73.2%)명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1273(55.7%)명이 하겠다고 답해 지방 선거와는 달리 대통령선거에 대한 대학생들이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선의 의미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968(42.4%)명이 3김 정치 청산을 비롯한 정치인 세대교체를 들었다. 이어 남북화해 지향 정권 수립(18.7%),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13.8%)순으로 답했다.


지지후보로는 노무현(27.0%), 정몽준(18.4%), 이회창(12.3%), 권영길(6.0%) 후보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태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학생들이 29.4%로 나타나기도 했다. 후보를 지지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이념적 성향이나 정책(39.1%) 그리고 자질과 능력(27.5%)이 중요시 됐다.

문제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답변이 46.6%포인트를 넘었으며, 그 외 새천년 민주당(15.7%), 민주노동당(15.2%), 한나라당(12.7%) 순으로 나타나는 등 기존 정당에 대한 대학생들의 신뢰도가 대단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정부의 정책평가에 있어 통일분야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체적이었고, 잦은 장관교체 등 잡음이 많았던 정치분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다. 이어 현정부의 부채로 지적되는 경제분야에 대한 대학생들의 평가는 무난했다.

차기정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7.7%가 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25.1%가 경제 회복 및 안정화에 기여해 줄 것을 주문하는 등 현정부의 실정과 연관된 과제들을 언급했다. 이어 차기정권이 대학사회에서 시급히 풀어야할 과제로는 대학생 실업대책(28.5%) 요구가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는 교육정책의 대안 마련(22.0%)을 꼽았다.

자신이 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는 언론매체는 방송(35.7%) 이 가장 컸고, 신문(23.9%)에 이어 인터넷언론(14.0%)이 유력한 매체로 평가됐다.

한편, 대학언론인들이 대선을 맞아 유권자 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영향력 면에서는 긍정적인 입장(37.2%)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정치적 입장을 표명해야한다(24.3%)거나 언론사로서 적절한 활동이 아니다(8.6%)는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한편, 지역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대학생들의 지역별 정치의식을 보면, 노무현 후보에게 고른 지지를 보내주는 반면 지지정당에 있어서는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대구경북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16.1%포인트 대 9.1%로 나타났고, 부산경남은 19.9%포인트 대 7.8% 포인트. 반대로 광주전남과 전북지역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1%포인트 대 38% 포인트, 2.5%포인트 대 48.3%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들은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반면, 광주전남과 전북지역에 있어서는 민주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아 정당지지에 지역정서가 투영되는 모습이 보여졌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또한 대학 1학년생들이 정치의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나 실질 투표권이 없어 제대로 된 정치참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하는 등 선거연령문제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백영순 기자 ijpress@unews.co.kr

[출처:유뉴스 200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