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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가족과 수배학생들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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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3-21 00:00 조회1,5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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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느끼기엔 아직도 쌀쌀한 기운을 느껴지는 11일 저녁 7시.
서울 안국동 천도교 수운회관 본당에서 "박경순에게 희망을-양심수 석방과 수배해제를 위한 작은 문화제" 가 열렸다. 400석의 좌석이 준비된 본당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많아져 서 있는 사람들로 붐볐다.

3329-7031009.jpg소위 "민족민주혁멱당" 사건으로 투옥되어 살고 있는 하영옥씨의 딸 혁춘이.
아빠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크레파스" 노래에 실어 보낸다.

"당신없이 보낸 시간이 3년 하고도 반년이 지났습니다. 정현이와 혁춘이는 이제 부모없이 밥 먹고 자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혁춘이의 졸업식. 또 다른 기념일을 언제까지 당신없이 보내야 할까요? 언제까지 "아빠 없는 가여운 아이"로 불리워야 할까요?"

김소중씨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다 끝내 눈시울을 붉힌다. 막내인 혁춘이가 조용히 엄마 손을 흔든다. 양심수 가족이 만나는 배경그림만이 안타까운 듯 김소중씨와 혁춘이를 내려본다.


"아들아 보고 싶다. 재판장에서 널 본 것은 본 것이 아니다. 당당히 서 있는 아들을 보면서 한없이 기뻤지만 내 손에 잡히지 않아 안타깝다. 오래 살아있는 것이 무겁고 힘들기만 하다. 새 봄에 내 아들 석기 손을 잡고 여기저기 가고 싶구나. 이 늙은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니 빨리 풀려나 나에게 오너라"

이석기씨의 노모 김복순(85세)씨의 발걸음이 위태하다. 조명 사이로 보이는 편지글을 읽어 내려가는 노모의 떨리는 음성마냥 문화제는 점점 숙연해져 갔다.


"이젠 자유롭고 싶습니다."
3329-20312003.jpg"자유를 애타게 그리며 정치수배 해제의 봄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 뒤로 세명의 청년이 선다. 97년 한총련 이적규정으로 정치수배를 당한지 어언 7년. 매년 몇 백명의 정치수배학생을 양산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기만 하다.

"이 자리에 와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179명의 정치 수배자와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가는 가족들의 아픔을 전달하고자 어렵게 왔습니다. 양심수들이 풀려나기를 희망합니다. 더불어 정치수배가 해제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들은 "청년"의 마음으로 "청년"을 노래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랜 수배생활로 "청년"의 육체이지 못하다.
"정치수배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9일 외대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본 결과 41명정도가 정신과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부산대의 윤용조군은 심근염으로 앓아 수사유예를 3년 받았습니다. 경기대의 박제민군은 점차 눈이 안보이고 있습니다. 서른이 되기전에 청각이 멀게 된다는 이명증 진단을 받은 학생도 있습니다. 정치수배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들의 고통을 함께 지고 가는 가족들 또한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젠, 자유롭고 싶습니다."

정치수배해제학생들은 현재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애끓는 수배자의 마음을 전국에 실어 나르고 있다.


3329-403120055.jpg"뒤에 서서 공연을 보면서 이 자리에 남편인 박경순씨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김이경씨가 차분한 표정으로 무대위에 선다.

부산 교도소에 수감중인 간경화 말기 환자인 박경순(48세)씨가 "양심수 석방"과 "정치수배해제"를 요구하며 9일 동안(2/27∼3/7)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했다. 민주당의 이종걸 인권위원장과 박경순씨의 면회와 강금실 법무부장관 면담, 이어 문재인 문정수석을 통해 다시 재확인. "4월 중순경에 양심수를 석방하겠다"

박경순씨는 "그리운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의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조건없는 양심수 석방과 정치수배해제 그리고 범민련ㆍ한총련 이적규정 철회가 아직 남았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양심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남편의 고생이 관심을 환기시킨 계기가 되어서 다행이다. 고생이 헛되지 않게끔 도와 준 사람들과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이 "조건없는 양심수 석방"과 "정치수배 해제"되는 날까지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남편도 건강을 더 빠르게 회복할 것이다.
남편이 복식을 시작했는데... 잘 버텨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는 노래 합창으로 작은 문화제는 더이상 작은 문화제가 아닌 문화제로 끝이 났다.


희망을 얻고 싶어서 왔다는 고려대 법학과 안형진(21세)학생. 양심수들의 소식을 듣고 한번꼭 와 보고 싶었고 서울 구치소앞 농성에도 가보고 싶다고 한다. 이 "좋은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좋았다고 밝은 얼굴로 웃는다.

아들이 나오면 세상을 다 얻을 것 같다는 이석기씨의 모친 김복순씨(85세). 막내 아들이 나오면 첫째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러 가고 둘째로 아버지 산소에 가고 싶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서울구치소 앞에서 농성 중인 엄마랑 자고 싶어서 울고 있었던 임태열씨의 딸 지원이(7세). 박윤희씨가 남편인 임태열씨를 빨리 나오게 하려고 서울 구치소앞에서 농성을 하자 지원이는 외가집에서 외활머니와 함께 있다. 일주일만에 본 엄마를 보자 떨어지기 싫어 엄마에게 울면서 매달린다. 아빠가 "지금 당장"나올 수 있으리라고 믿는 지원이는 아빠가 나오면 제일 먼저 껴안을꺼라며 눈물자국이 남은 얼굴로 빙그레 웃어보인다.


한편, 양심수 문제와 관련해 10일 사회원로 15인이 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수환 추기경,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박용길 민화협 상임고문등 사회원로 15인은 "더 이상 "양심"을 이유로 감옥에 갇히거나 자유를 제한 당하는 사람이 없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하루빨리 양심수가 석방되고 수배조치가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11일 민주당 신기남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양심수사면 촉구결의안"은 김근태, 정동영, 김홍신 의원등 여야의원 23명이 서명을 했다. 결의안에는 양심수들의 "조건없는 석방"과 함께 재외민주인사들의 자유로운 조국방문과 양심적 병역거부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민숙기자

[출처;2003년03월12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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