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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성애자의 죽음 통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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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01 00:00 조회1,4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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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꽃다운 나이…동성애자 차별없는 세상 먼저 찾아가

한 동성애자가 20살 꽃다운 삶을 마감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 했다. 지난 26일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이었던 윤모 씨가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 된 것.

27일, 윤 씨의 빈소가 차려진 청량리 성바오로 병원에서 만난 동성애자인권연대(아래 동 인련) 회원들은 지난 밤 이미 소식을 접하고 밤새 잠을 못 이뤘는지 모두들 까칠해진 얼 굴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막 20대의 문턱에 도달한 윤 씨의 앳돼 보이는 영정을 대하자마 자, 이들은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동인련 회원들, 영정 앞에서 오열

회원 배모 씨는 "언제까지 동성애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계속돼야 하느냐"며 흐느꼈다. 파 리해진 이들의 얼굴에는 어린 한 후배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를 죽음으로 내몬 우 리 사회에 대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후배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 한번 더 따뜻 하게 안아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인지 이들의 등은 더욱 서럽게 출렁였다.

특히 26일 오후 3시께 윤 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정욜 대표는 차분하게 회원들을 다독 이고 있었지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정 대표는 "윤 씨는 지난해 말부 터 동인련 게시판에 좋아하던 시조를 올리고 행사에도 가끔씩 참여하기 시작했었다"며 "얼마 전부터는 활동에도 좀더 활발히 참여하고 늘 밝은 표정이어서 자살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차가운 시신이 된 채 누워있는 윤 씨의 곁에는 24일자로 작성된 여러 장의 유서와 사진 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윤 씨가 자살을 차분히 준비해 왔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유서에 죽음 택한 안타까운 사연 담겨

유서에는 온갖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한 동성애자의 애끓는 절규가 담겨 있었다. 윤 씨는 "죽은 뒤엔 거리낌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죠. 윤○○은 동성애자다 라구요.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고 그로 인해 고통받지도 않아요"라며 차라리 죽음을 "선 택"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았다.

윤 씨는 또 "수많은 성적 소수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성경적 이고 반인류적인지..."라며 동성애자를 죄악시하고 소외시켜 결국 죽음의 벼랑끝으로 내몰 고 있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분노를 토해냈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했던 윤 씨는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하느님의 자녀"로도 받아들여주지 않는 보수 기독교단체들에 대해 동성애자를 죄악시하는 것이야말로 "반성경적"이라고 말하고있다. 그럼에도 윤 씨는 신앙 의 끈을 놓치지 않고 동인련에 기증했던 십자가와 성모상을 잘 간직해 달라는 당부와 함 께 "하느님께서 동인련에 축복을 내려주실 거예요"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자살시도 안해 본 동성애자 없을 것"

한편, 윤 씨의 소식을 접한 여성 동성애자인 박수진 씨는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자살을 "선택"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 "동성애자들 중에 한두 번쯤 자살 시도 안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주위에 의논할 사람 도 하나 없는데다 동성애자임이 알려질 경우 어떤 일을 당할지 몰라 공포에 짓눌리다 결 국 자살을 시도하는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우리 사 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성 정체성을 자각한 뒤 자신을 혐오하거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구조 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씨는 또 "동성애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동성애자임이 드러날 경우 따돌림을 견디다 못 해 전학을 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도 허다하"며 "심지어 아웃팅(본인의 동의없이 동성애자임을 폭로하는 행위) 위협을 당해 돈까지 빼앗겨도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못하 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 역시 "윤 씨가 지난해 자의로 커밍아웃 한 뒤 많이 힘들어 고등학교를 그만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자 차별철폐 위해 애써줘요"

윤 씨는 동인련 선배들에게 "형, 누나들의 수고가 다음 세대의 동성애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 잊지 마세요"라며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위해 계속 힘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윤 씨가 비록 스스로 목숨을 끊기는 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차별받지 않고 멸시 당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어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장례를 마친 동인련은 윤 씨의 죽음을 한 개인의 죽음으로 덮는 것은 그의 죽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 추모 사업과 함께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위한 노력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인권·사회단체들도 윤 씨의 죽음을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가져온 "사회적 타살"로 규정, 동성애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에 각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배경내]

[출처: 인권하루소식 200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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