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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살리기 삼보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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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31 00:00 조회1,4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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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 있다면
죽음과 공포의 행진도 멈추게 될 겁니다"

"삼보일배의 아스팔트 위, 이곳이 바로 전쟁터"

[르포] 새만금갯벌과 생명·평화 염원 305km 삼보일배 수행
행진 47일째 오산-화성 구간을 가다

20030513147371.jpg"거대한 자연이 함께 따라 움직인다. 민들레도 일어섰다. 이름 모를 야생초도 길을 나섰다. 천년을 살아온 언덕배기 소나무들도 솔잎을 세워 응원한다."


5월 13일 오후. 오산에서 화성에 이르는 1번 국도 길. 30도에 가까운 날씨에 가만히 걸어도 땀방울이 이마 위에 맺힌다. 아스팔트 위에서 올라오는 지열은 그보다 훨씬 더 뜨겁기만 하다.


지난 3월 28일 전북 부안을 출발한 새만금 갯벌과 온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三步一拜) 행진단. 이날로 47일째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오산-화성 1번 국도 길을 지난다. 이들은 세 발자국을 걷고 아스팔트 위에 엎드려 만물의 군상 앞에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는 절을 올린다. 다시 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행군해 온 거리만 2백50여 km. 서울을 향한 행진이 계속될수록 "새만금을 살려야 한다"는 사회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행진에 나선 이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문규현 신부, 불교 수경 스님과 새만금 생명 살리는 원불교사람들 대표 김경일 교무, 기독교생명연대 사무처장 이희운 목사 등 네 명이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 중단과 새만금 방조제 공사 즉각 중단을 요구하면서 서울 광화문까지 305km에 이르는 길을 그야말로 목숨을 건 참회의 기도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하루 6∼7km, 지금은 하루 5km 정도의 거리를 "삼보일배" 하면서 걷고 있다.

그동안 새만금 갯벌과 생명·평화를 지키려는 이들의 수행에는 "지구의 벗 국제본부" 리카르도 나바로 의장, 김영진·이창동·한명숙 장관,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박영숙 위원장, 노사모 반전평화순례단, 영화배우 명계남씨, 장선우 감독, 탤런트 예지원씨,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천주교 등 종교인들, 참여연대,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개혁국민정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 등 국내외 인사, 각계 시민 등 1만여 명이 격려방문과 행진대열에 동참했다.


이날 오전 오산수목원을 출발한 행진단은 오후 2시께 기자가 찾았을 때 화성간 이르는 국도 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문규현 신부는 안면이 있는 사진기자가 "괜찮으시냐"고 물었을 때 말 대신 고개를 끄덕여 "괜찮다"는 표현을 했다. 행진단은 지금 "묵언(默言)" 수행중이다. 4인의 행진단은 햇볕을 가리기 위해 친 차양막 그늘 아래서 방금 점심 식사를 마친 뒤였다.

행진주최측인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www.3bo1bae.kfem.or.kr),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오산 은계동 성당 신자,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 수원카톨릭대학교 부제 등 1백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행진에 동참 중이었다. 이들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전했다.

오산 구간을 지나는 행진단의 수행에 동참하기 위해 회원들과 지원에 나선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이홍근 사무국장. 그는 "새만금 간척지로 생길 농지는 쌀 수입개방 등으로 이제 농지로 활용할 가치가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도 신구상기획단을 지시했으므로 논리나 명분이 없는 방조제 공사는 국무회의에서 결정을 내려 중단해야 한다"고 힘을 주며 말했다.

윤영배 갯벌보전특위원회 위원장도 "시화호연대회의에서 시화호 매립면허최소청원을 냈다"며 "새만금 간척지도 농지로 허가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용도로 전환한다면 당연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행진이 끝나면 분명히 법적 소송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새만금과 시화호가 연대해 운동을 벌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오산-화성시에 이르는 1번 국도에서 문규현 신부(앞줄 왼쪽), 수경스님(오른쪽), 김경일 교무(뒷줄 왼쪽), 이희운 목사(뒷줄 오른쪽)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오산 은계동 성당 신자들은 12일 하루 동안 행진을 같이 하고, 이날 새벽부터 20여 명이 나와서 행진단의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를 준비해 대접했다. 밥그릇을 치우던 한 여성 신자는 "마음이 울컥울컥하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분이 있으니 좋고, 우리도 일조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심정을 전했다.

신자 백종심씨(율리아나)도 "새만금을 간척해서 농경지로 쓸 수 없는 상태인데 간척공사를 중단해 새만금 갯벌이 회복돼야 한다"며 "몇 사람을 명분을 살리기 위해 행해지는 자연파괴에 분노가 인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새만금 갯벌을 살리는 삼보일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행진진행자인 박인영씨의 선창을 신호로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등 행진단이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참회정진에 다시 나섰다. 뒤따르는 이들도 행진단이 일배할 때 같이 허리를 숙여서 반배를 하면서 50여 m 가까이 이어진 새만금 살리기 행진단이 형성됐다. 삼보일배 행진에는 이원균 팀장, 장지영 환경연합 부장 등 15명의 지원팀이 결합해 지원하고 있다.

10여 분을 걸은 행진단은 팬지꽃 화단이 있는 국도 변에 친 차양막 그늘 아래 신발을 벗고 눕는다. 지원팀이 껍질을 벗긴 감귤과 생수, 물수건을 건네준다. 수경스님이 감귤을 하나 집어 입에 넣으며 고통을 감내한다.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지만 잠시 숨을 고르며 쉬는 시간은 8분 여. 다시 행진이 시작된다.


오전 수업을 마친 수원카톨릭대학교 부제 등 20여 명이 오후 행진에 동참했다. 한 부제는 ""환경을 살리기 위한 같이 동참하자"는 김건태 신부(총장), 방상만 신부(기획처장)의 제안에 부제와 2학년 학생들이 공감해 이 행진에 참여했다"고.

김우정 부제는 "행진단이 굉장히 힘들어 보인다"며 "행진을 통해 새만금뿐만 아니라 앞으로 환경파괴에 대한 국민의 시각을 집중시키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진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행진단은 오후 2시 45분께 오산과 화성시가 갈라지는 경계지점 앞에 들어섰다. 행진대열에는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 소속 휠체어를 탄 할머니 한 분이 눈에 띈다. 연세가 80세인 오덕순 할머님은 "새만금을 꼭 살려야 한다"며 새벽 4시30분부터 행진대열에 동참했다고 답한다. 오 할머님을 부축하는 한 회원은 "제정구가 맨날 얘기했는데 갯벌도 살리고, 전쟁도 막고, 더불어 살아야죠"라며 인터뷰를 대신했다.

오후 2시 53분. 화성시 경계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오산을 넘어 화성시로 들어갑니다. 온세상의 평화와 생명, 갯벌을 살리기 위한 삼보일배 행진에 들어가겠습니다." 행진단은 땅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여 반배를 하고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한다.

휴식과 행진이 반복됐다. 오후 3시 36분. 화성시내로 들어선 행진단은 아시아자동차운전전문학원 앞에 이르렀다. 행진단은 이날 여기까지 행진했다. 여기서 몇 백 m 근방에 있는 병점성당에서 14일까지 휴식을 취하고, 15일 행진을 시작, 수원시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 무렵 화성시내의 용주사 스님과 신도 20여 명이 결합해 이들을 격려하며 행진에 동참했다.

오후 3시 53분. 병점성당 앞 도로에서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 등 수행단과 1백여 명의 행진단은 손을 모아 서로에게 인사를 하면서 박수로 이날 행진을 마쳤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다. "1번국도 수원 8km"라고 씌여진 교통 표지판 아래 다리엔 조계종 대각사에서 내건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행진단을 반겨줬다.


이날 행진단에게서 얻은 삼보일배를 전하는 소식지에 생명의 길을 떠난 이들의 참회와 수행의 마음이 들어있다.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새만금 갯벌에서 십여 년이 넘게 벌어지고 있는 저 소리 없는 총성과 떼죽음. 그리고 제발 전쟁을 중단해달라는 이라크 양민들의 피어린 호소를 함께 가슴 속 깊이 품고 이 길을 떠나겠습니다. 우리가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 있다면, 소리내지도 못하고 보이지도 않는 것들의 소중함과 귀함도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참혹한 전쟁도, 저 터무니없는 죽음과 공포의 행진도 멈추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규현 신부)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위하여 제가 먼저 목숨을 바칠 각오로 삼보일배 참회의 기도를 시작합니다. 세 걸음에 한번 절을 올리며 전북 부안 새만금 갯벌에서 서울까지 가고 또 가겠습니다. 내 몸 속의 독과 화를 뿌리째 뽑아내며 살아 있는 유정무정의 뭇 생명들을 부르고 죽어가는 모든 생명들을 부르고 또 부르며 수행의 길, 고행의 길을 가겠습니다." (수경 스님)

"이제 반환경, 반생명의 표본인 새만금 간척사업의 진행을 막아야 합니다. 온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새만금 중단을 계기로 더 이상 탐욕과 교만으로 그릇된 인류문명을, 정부의 정책기조를, 우리들의 삶을 전환하는 새문명 운동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김경일 교무)

"바다와 생명들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을 생각할 때, 목사의 한 사람인 저는 이 생명 죽임과 어촌 공동체의 파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기에 하나님께 간절히 새만금갯벌에 살고 있는 생명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에 의지하고, 하나님 창조의 뜻을 따라 새만금갯벌에서 서울까지 3보1배를 하는 동안에 오로지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이희운 목사)


이준희 기자 peace@ngotimes.net
사진 =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출처; 시민의 신문 5-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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