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대담한 제안" 거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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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21 00:00 조회1,5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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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외무, "한미관계 안정화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담한 제안" 거부될 듯
윤영관 외교장관은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한미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면서 "한미관계가 과거 걱정하던 단계에서 서서히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화(?)"되어가는 한미관계
그 동안 드러난 한미간의 의견차이는 한미관계 자체의 재설정과 북핵문제 해법에서의 한미간의 차이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한미관계 자체에서는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주장했던 "대등하고 성숙한 한미관계"라는 총론에 대해 미국이 신경질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갈등양상으로 비춰졌었다.
그러나 각론의 차원에서 제기될만한 SOFA개정이나 전시작전권 반환 문제 등에서 노무현 정부가 "선 북핵문제 해결"을 내세움에 따라 의제 자체가 소멸한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가 이런 입장을 취하게 된 데는 경제문제를 앞세운 미국의 "노무현 길들이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자신도 국정연설에서 "한미간 갈등 자체가 경제의 불안요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정부의 이라크전 파병결정을 "최근 미국은 최대 외교적 승리"라는 미국 언론의 평가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반면 북핵문제 해법에서 발생했던 한미간의 의견차이는 큰 불은 꺼졌으나, 작은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후보시절, "북한과 미국이 싸우면, 한국이 말리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노 대통령은 대선 이후 미국이 연달아 내놓은 영변 핵 시설 폭격검토, 미2사단 후방배치와 같은 큼직한 의제에 밀려, 북미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다.
다만 여전히 북미간의 우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군사적 수단의 검토 자체를 반대하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외교부 장관도 오늘(7일)의 관훈토론에서 "북한이 먼저 경제지원과 체제보장이 제공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야"한다며 북한의 선(先)행동을 촉구해, 큰 틀에서 미국과 공조를 취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윤 장관은 "미국내에서 강경과 온건파간에 아직도 복잡한 갈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내 대화론자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해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담한 제안" 거부될 듯
윤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제가치와 규율을 위반해 놓고 그것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방식이 특히 9.11 사태 이후 변화된 국제상황 속에서 용납될 수 있을 지를 북한의 정책결정자들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는 논리로 북을 비난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의 "대담한 제안"이 사실상 거부될 것임을 내비쳤다.
윤 장관은 이와 관련해 "북한은 불가침조약 체결과 미국과의 외교관계 설정까지 요구했다"면서 "베이징 회담 결과에 대해 우리 정부내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앞으로 대북정책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대화지속 문제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는 대화의 모멘텀을 가속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며, 미국내 대화론자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해 "군사적 수단의 무조건적 배제"라는 한국정부의 입장은 아직 유효함을 확인했다.
다음은 <연합뉴스>에 실린 일문일답이다.
- 3자회담의 "한국참여"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는데
= 외교안보팀 내부의 혼선은 없었다. 대화의 모멘텀을 가속화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출범한 배가 항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 사안이다. 북한은 남북회담에서 한국 참여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3자회담에서도 북한은 한일 참여에 대해 무응답으로 나온 것으로 들었다.
- 한국의 당사자 역할은
= 제네바 합의가 명목상 아직 유지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북한이 대단히 핵심적 당사자라는 측면은 부정할 수 없다. 한국도 당사자이지만 미국과 북한이 오히려 비중이 더 큰 당사자가 아니냐고 말하고 싶다.
- 미국내 3자회담 분위기는
= 미국 내부의 정책결정자간 오가는 온건.강경 논란을 보면 위태위태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 내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이 개진되고 있고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어떻게 외교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푸느냐가 핵심적 과제이다. 대화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미국내 대화론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 북미간 선(先) 조치를 두고 이견이 있는데
= 핵비확산이라는 국제사회의 확립된 가치체계를 일방적으로 깨뜨리면서 그것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방식을 미국 입장에서 과연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또 그같은 점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북한이 그런 점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이해해야 한다.
- 주한미2사단 이전 문제 등에 대한 한미간 이견은 없나
= 우리 요구사안을 충분히 미국에 전달했고, 미국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런 것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협조가 진행중에 있으며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
- 북한이 3자회담에서 밝힌 체제보장 요구는 무엇인가
= 불가침조약 체결을 원하고 있다.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불가침 약속을 하라는 것이다. 북한은 또 미국과의 외교관계 설정까지 요구했다.
- 기획망명 등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은
= 지금 당장 북한 주민의 인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에 반할 수 있는 딜레마가 있다. 기획망명의 경우 경제운용 방식 변화 등을 모색하는 북한의 의도와 정책 방향을 오히려 움츠리게 만들 수 있다. 북한 인권문제는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춰 융통성있게 전술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이정무기자
[출처; 민중의 소리 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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