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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사목위원장 이기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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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5-10 00:00 조회1,5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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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청 정문 앞에서 ‘빈민 해방 철거민 연대’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운 수십여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올 3월 19일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10가구가 사는 비닐하우스 5동에 불이나 1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4일에도 의문의 화재가 발생한 내곡동 주민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고층빌딩과 아파트의 숲을 이룬 수도권엔 집 한 칸이 없어 이렇게 비닐하우스 속에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채 살아가는 사람이 무려 1만4천가구나 된다.

00300000012003050100718212.jpg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기우(47) 신부는 이들 속에서 살고 있다.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과천 방향으로 양재천 둑길을 따라 가니 뚝방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이 신부가 나온다. 보이스카우트 복장이다. 봉천동의 장애인시설 ‘사랑손’에서 정신지체장애인들의 보이스카우트 창단식에 참여하려던 길이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이었던 무악동과 금호동, 봉천3동, 삼양동에 지난 94년부터 ‘평화의 집’을 설립해 빈민들을 도왔던 그가 가난의 굴레 속에 기를 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펼쳐왔던 게 보이스카우트 운동이었다. 이제 사제복만큼이나 스카우트 복장이 어울린다.

그는 이 안은 베니어판으로 3개의 방을 들여 지난해 3월부터 박순석·윤경호 선교사와 함께 살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수도자들은 이들만이 아니다. 이들과 뜻을 함께 하는 윤정옥·이정순·이승연 수녀는 송파구 장지동 화훼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인경희·이정숙 수녀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더 나은 자의 입장에서 빈민에게 수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선교사와 수녀들은 월 40만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 며칠 동안 내린 비에 도로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비닐을 때린 빗소리와 침수 피해를 우려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 신부는 자신보다는 정작 구청에서 주민등록 신고를 받아주지 않아 주소도 없고, 시민권조차 없이 살아가는 거주민들에게 관심을 쏟아달라고 당부한다. 전기야 농업용을 끌어다가 겨우 살아가지만 상수도시설도 오지않아 냄새 나는 지하수를 먹으며, 주소지가 없어 우편물조차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의 설움을 다른 이들이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곳엔 이주권을 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과 투기꾼, 개발을 노린 조직폭력배 등도 있다. 그래서 그는 섣부른 보상보다는 집 없는 이들에게 임대주택 등 주거 대책을 마련해주는 쪽을 바라고 있다. 난마처럼 얽힌 이 곳의 문제를 풀고, 이렇게 많은 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할 방안을 찾기 위해 그는 지난달 28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비닐하우스 촌 주민들의 삶 속으로’란 정책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신부는 매주 화요일 밤엔 명동성당에서 ‘이라크전 피해자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이끄느라 분주하다. 그와 함께 사는 박순석씨는 그런 그를 “‘진짜 신부’이기 위해 늘 자기 고민이 많은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김대중 대통령이 ‘약자의 눈물을 닦아준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는데, 가난의 대물림은 조금도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새 정부에선 뭔가 달라져야 할 것”이라며 안타깝게 호소했다. “멋진 도시 미관도 좋지만, 이를 위해 평지에서 산동네로, 다시 비닐하우스 촌으로 내몰린 채 시민으로도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의 처지에서 한 번 생각해볼 수 없을까요.” 그가 걱정을 놓고 비닐하우스에서 나올 날은 언제일까.

글·사진 조연현 기자

[출처; 한겨레 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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