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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학예술

2009년 제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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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3-03-12 09:38 조회2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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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바마는 아프리카계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당선된 미합중국의 44대 대통령이다.

오바마가 2살때 아버지는 리혼하고 자기 모국인 케니아로 돌아가고 어머니는 하와이에서 만난 인도네시아실업가와 재혼하였다.

그 바람에 오바마는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건너가 이슬람교계와 그리스도교계학교에 다녔다. 10대에는 어머니가 리혼하였으므로 하와이로 와서 백인계인 외가의 조부모와 살았다.

애매한 출신과 혼탁된 교육은 그의 정치활동에 그대로 구현되였다. 오바마는 콜롬비아대학졸업후 시카고에서 저소득층을 지원하였고 《하바드로리뷰》 잡지사에서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편집국장을 맡았다.

일리노이주의회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시기 그는 재치있는 연설들로 언론과 사회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 시기로 말하면 미국이 발칸전쟁과 이라크전쟁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전쟁을 련이어 벌려놓고있던 때였다. 국내에서는 심각한 경제침체와 금융위기로 인한 실업률증가와 물가상승, 딸라가치저락으로 인한 빈민계층의 생활이 그 어느때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던 시기였다. 바로 이러한 국민의 고통과 반전기운을 오바마는 자기의 연설들에 솜씨있게 리용하여 마치도 자기를 《반전인사》처럼 자처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수 있었다.

또한 그는 인종차별을 반대하여 연설할 때 흑인으로서의 자기의 체험담을 생동하게 표현하여 흑인들과 인종주의를 반대하는 미국인들의 인기를 얻을수 있었다.

그는 대통령출마이전까지 유일한 흑인상원의원이였다. 이런 경력으로 하여 그는 2008년 6월 3일 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경쟁에서 후보지명에 필요한 218명 대의원을 확보하여 힐러리를 누르고 미국력사상 최초의 흑인대통령후보로 되였다.

《자유로운 미국, 보수적인 미국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 순수한 미국만이 있을뿐이다. 또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제각기 있는것이 아니라 순수한 미국만이 있을뿐이다.》

이는 오바마가 2004년의 미국대통령선거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기조연설이다. 이로 인해 그는 일약 유명해졌다.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애국주의가 있다. 반면에 이라크전쟁을 지지하는 애국주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성조기앞에서 충정을 맹세하고 미합중국을 지키고있는 하나의 국민이다.》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둘로 갈라져있는 미국에서 인종이나 주의주장을 초월하여 일떠서라는 오바마의 호소는 미국국민의 심금을 크게 울렸다. 명백하고 설득력있는 그의 말에는 미국건국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자고 불러일으키는 정열과 랭정함이 있었다. 미국에서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오바마의 외할머니 매럴린 담험이 사망하였다. 매럴린 담험은 오바마의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에 가서 살 때 10살의 외손자를 데려다 키워왔다. 86살의 그는 암질환으로 앓으면서도 자기 외손자가 미행정부 수반직을 차지하기 위한 선거깜빠니야에 참가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눈을 감았다.

오바마는 선거깜빠니야의 최종단계에서 활동을 잠시 중지하고 하와이제도에 있는 고인을 찾아갔다. 오바마의 말에 의하면 장례식과 추모회는 사적성격을 띠였다. 그랬기때문에 이 행사에 아직은 물러나지 않은 행정부의 막후조종자라고 할수 있는 중앙정보국 차관 코난이 참가했으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않았다.

현행정부의 고정재산처럼 수십년간 거기서 근무해오고있는 원로인 코난에게 있어서 새로 태여날 행정부의 정치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것은 자명한 리치였다. 그는 오바마를 조용히 만나야 할 필요를 느꼈다.

코난은 오래동안 굳어진 직업적타성으로부터 출발하여 오바마의 선거유세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는 오바마의 요란한 반전연설에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연설을 들으면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 6월 4일 워싱톤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사회문제위원회 회의에서 오바마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평화와 안전에 큰 위협으로 된다고 하면서 자기가 대통령으로 선거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것이며 외교적노력이 실패하면 이란에 대한 군사적조치도 고려할것이라고 공언했다. 이것은 벌써 오바마가 자기의 정책행로에서 전쟁마차를 갈아타기 시작하였다는것을 시사하고있었다. 하긴 전쟁은 미국의 생리이고 생명선이며 이것을 떠나서는 대통령자격을 가질수도 없는 법이다. 부르죠아정객들 대체가 다 그러하듯이 오바마도 그시그시 환경에 맞게 인기를 올리는것으로 정치를 몰아갈 《철새정치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코난은 단정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코난은 오바마의 생활리면까지 헤쳐보는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마침 지난 시기 영국왕세자비 다이아나의 객사와 관련한 글들을 써서 유명짜해진 추문탐방기자 크리스코퍼 엔더슨이 집필하는 오바마부부의 리면생활을 취급한 도서 《바라크와 미쉘! 미국가정의 초상》이 도움을 주었다. 그에 의하면 오바마는 1989년에 하바드종합대학 법학대학 1학년과정을 마치고 시카고의 유명한 변호사회사 《씨들리 오스틴》에 실습차로 왔다가 미쉘과 처음으로 만나 그의 실습지도를 받게 되였다. 프린스톤종합대학과 하바드종합대학을 졸업한 코대높은 미쉘은 햇내기실습생을 지도하는데 시들한 태도로 마지못해 나섰다.

그런데 오바마가 첫눈에 미쉘에게 반해버렸다. 미쉘은 코웃음쳤지만 오바마는 검질기게 접근했다. 그 성화에 미쉘은 손을 들고말았다. 결혼한지 4년만에 오바마는 일리노이주의회 상원의원으로 되였지만 안해에게는 아무데도 쓸모없는 남편으로 되였다.

집에 들어오면 양말과 내의를 아무데나 내던지고 줄담배로 온 방안에 대진내를 채우다못해 주단까지 벌둥지처럼 구멍을 냈다.

늘 봐야 무미건조한 양복에 진바지를 입고다니면서도 《세계를 변혁하겠다.》고 큰소리쳤다. 이러한 남편을 가리켜 미쉘은 《게으른 바보.》라고 욕하면서 정치는 시간랑비이니 큰 법률회사에 취직하여 돈을 많이 벌것을 열심히 권고했다. 안해의 지청구에 지친 오바마는 친구들에게 《녀편네의 앙탈때문에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군 했다.

오바마는 이제 자기가 집에서 하던 버릇을 그대로 자기 정치에 재현할것이다. 코난은 속으로 쾌재를 올렸다. 위선과 량면성, 이 두 얼굴이야말로 미국대통령으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적징표이다.

오죽하면 타산많고 심술궂은 콘체른(대독점재벌의 집단)들까지 군말없이 대통령적격자 검열위원회의 뒤문을 열어주었겠는가.

하지만 코난은 마음놓을수 없었다. 최근 오바마가 한 발언중에서 금후 미국의 대외정책동향이 시사된 말마디들이 가뜩이나 팽팽하게 헹구어진 그의 신경을 날카롭게 건드려놓았던것이다.

자기를 이곳으로 보내면서 초조해하던 강경보수로 정치를 주도해온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들의 모습이 좀처럼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네오콘》들이 백악관과 국무성 그리고 국방성의 요직을 차지하고 2기에 걸쳐 무쇠주먹으로 세계를 길들여 미국식가치관을 내려먹이려던 정책은 세계도처에서 두드려대는 뭇매를 맞고 후줄근해지고말았다. 그런데 이것을 깨고소해하기라도 하듯 오바마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유화방향으로 돌려놓겠다고 탕탕 흰목을 뽑고있다. 더우기 코난의 신경을 건드린것은 미국의 대조선정책과 관련한 발언이였다. 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선거유세들에서 오바마는 부쉬행정부가 북조선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봉쇄와 압박에만 매달린 결과 북조선의 반발만 초래하게 만들었다고 강도높이 비난하는 한편 협상만이 유일한 방도이며 미조관계를 빠른 시일내에 수뇌급회담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만일 자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전제조건 없이 북조선령도자와 만날 용의가 있다고 공언함으로써 선임정부의 얼굴에 보기 좋게 흙탕물을 끼얹어놓았다.

안될 말이다. 다른것은 몰라도 미국을 축으로 하는 일극세계만은 절대로 양보할수 없다. 일극세계는 강력한 군사적힘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미국의 일극세계전략에 장애로 되고있는 북조선과의 관계에서 유화전략이란 스스로의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다. 코난은 물러설수 없었다. 그만큼 그는 대조선문제에서 언제나 과잉반응을 보이고있었다. 그럴만한 리유가 있었다.

코난의 집 서가에는 퇴색해가는 한장의 사진이 가보처럼 전해내려오고있었다. 자락이 긴 검은 장삼에 은발의 긴머리를 드리운 사람은 그의 조부이고 동냥자루처럼 척 늘어진 팔소매에 보기에도 괴이한 탕건을 머리우에 답답하게 졸라맨 사람들은 조선에서도 소위 제노라하는 신사량반들이다.

이 《개명》한 량반들이 조부를 따라 미국에 왔을 때이다. 비록 외형은 초라해도 주머니에 금붙이만은 푼푼했던 그들은 뉴욕의 일류급호텔에 들수 있었다. 처음으로 현대문명과 맞다든 이 은둔국의 량반들은 그래도 체면은 중했던지 잔뜩 거드름을 피웠지만 신진대사에 의한 배설의 법칙만은 어길수 없었다. 때마침 호텔안내와 통역도 자리를 비운 차라 수세식변기를 사용할줄 몰랐던 그들은 바빠맞아 끝내는 소동을 일으키고야마는 해괴망측한 일을 저질렀다.

코난의 조부가 나서서 호텔경영자측과 교섭하여 일은 말썽없이 무난히 지났지만 하마트면 큰 물의를 일으킬번 했다.

서가에 걸린 사진은 바로 그때 찍은 사진이였다. 웃지 못할 이 희비극은 코난의 가정에서만 알고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일화이다.

하기에 코난은 어려서부터 조선이라면 세상의 소음과는 담을 쌓고 깊이 잠든 은둔국으로 표상을 익혀왔다.

이러한 그의 표상이 깨여진것은 1950년대에 일어났던 조선전쟁이였다. 수세기동안 잠자던 조선이 강대한 미국에 맞서 총부리를 내댄다는것도 놀라왔지만 조선전쟁에 참군했던 아버지가 이 나라 인민들의 분노의 세례를 받아 불귀의 객이 되였다는 소식은 아직 홍안의 나이였던 코난을 경악케 했다.

코난은 불안과 공포의 눈으로 조선을 보게 되였다. 그 불안과 공포는 아버지를 잃고 다섯 이붓아버지의 손을 거쳐 자라지 않으면 안되게 된 불운한 인생의 고초로 하여 점차 분노로 변해갔다. 분노는 다시 절망으로 바뀌였다. 북조선이 드디여 무시할수 없는 군사적힘을 지닌 강국으로 되였던것이다.

이제 그 힘이 국제정세변화에서 어떤 변수를 놀지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한가지 명백한것은 세계가 결코 미국이 원하는대로만 흐르지 않을것이라는것이다.

세계정세기류란 한번 기울면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사정없이 커지며 불가항력의 힘으로 줄달음치기마련이다. 오바마가 이 굴러가는 굴레바퀴에 기름칠을 하는 어리석은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 오바마가 비록 월가의 사환군이긴 하지만 어찌 알랴. 대통령의 말에는 그나름대로의 힘이 실리는 법이다.

코난은 자기가 마지막황혼길을 걷는다는것을 알고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내적해있던 결핵균이 말기증상을 드러내고있었다.

그는 오후만 되면 미열에 시달렸다. 지꿎은 병마는 생의 의욕마저 야금야금 줄여놓았다. 더 살고싶은 욕망도 없어졌다. 그렇다고 하여 병마에 먹히운 인생이 되고싶지는 않았다. 타산적인 그는 죽음의 값도 후하게 지불받고싶었다. 그 값이란 한생토록 갈망하던 명예였다. 조용하면서도 후광이 잘 조명된 그런 명예를 그는 바랐다. 그 명예는 자부심 높은 미국공민의 의무와 련결될 때 더 크게 무게가 실릴것이다.

그리하여 비장한 마음을 먹고 여기 하와이로 왔으며 고인의 골분을 배에 싣고나가 바다에 뿌린 다음 귀항하는 기회에 오바마에게 밀담을 요청하였다.

오바마는 쾌히 응했다.

그들은 진주만 왼쪽기슭의 잠풍한 백사장을 거닐었다. 정오의 해빛에 눈부신 백사장과 비취색의 바다가 한데 어울려 장례식날의 비감이라는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아름다움의 절경을 이루고있었다.

《대통령각하!》

코난은 민주당전당대회에서 한 오바마의 연설에 공감하고있는 대다수 미국인들이 민주당쪽으로 기울어 그의 대통령당선에 유리한 조건을 지어주리라는것을 확신하면서 이렇게 불렀다.

50살미만의 젊은 대통령후보는 자기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있는 로회해보이는 이 늙은이를 흥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말은 현대통령인 부쉬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되여 점점 강도가 높아지더니 빌 클린톤에게로, 다시 부쉬1세에게로 소급해올라갔으며 맹렬한 기세로 치달아 반세기를 넘어 루즈벨트이후의 트루맨까지 걸고들었다.

그는 말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실패한 대통령들이다. 정책적나약성으로 미국을 야금야금 부식시켰다. 오늘의 미국은 결코 강대한 나라가 아니다. 일찌기 중국의 모택동이 말한대로 종이범이다. 걸레쪼박이다. 이렇게 된것은 다 그들의 책임이다.

코난은 이 말을 하면서 얼굴을 불그락푸르락하였고 입에 게거품을 물기도 하였다.

오바마는 그가 현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첫말을 뗐을 때 자기가 선거유세에서 하던 말과 일맥상통한데가 있고 현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차기행정부의 정책에서 교훈으로 될수 있다는데로부터 귀가 솔깃했으나 그의 말이 점점 험악하게 번져지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오바마는 국회상원청문회에 출두한 막 생긴 이 사람을 몇번 본적이 있었다. 그가 알건대 이 사람은 현행정부의 수반인 부쉬의 제일 추종자, 막후의 조종자였다.

《코난씨, 당신은 지금 자기자신을 타매하고있는가요?》

뜻밖의 반문에 코난은 자기가 흥분한 나머지 말을 너무 비약시켰다는것을 깨달았다.

《각하, 실례했습니다. 저는 중요하게는 력대대통령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하였습니다. 물론 현대통령도 포함해서… 그것은 자신에 대한 타매이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계속하시오.》

《예.》

코난은 침착하려고 애쓰며 다시 말을 뗐다.

《중앙정보국을 비롯한 우리 보좌진들은 새 행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강경국시에서 탈선하지 말고 결단성있게 나가기를 희망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하여 한두번만 충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력대대통령들은 제멋대로 행동했습니다.》

오바마는 다시 머리를 기웃거렸다.

코난은 그만 실망하고말았다. 흑인인데다가 정치경륜도 없으며 더구나 민주당원인 저런 사람에게 미국을 맡기다니?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비극이다. 그는 밸이 울뚝거렸으나 이러한 비극을 막자고 하와이로 날아온것만큼 참는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운명의 신은 미국에 처음으로 제우스의 불과도 같은 핵무기를 쥐여주었다. 핵무기이자 힘이고 힘은 곧 만능이다. 이 만능의 힘인 핵무기로 트루맨은 대일전쟁을 결속했고 미국의 위상을 세상에 떨쳤다.

력대로 핵무기를 가진 미국이 하지 못한 일이란 없었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였다. 핵독점을 이루지 못한것이다. 말하자면 핵을 여러 나라와 나누었다. 신을 배반했다. 신을 배반한 미국은 벌을 받았다. 세계에는 렬강들이 생겼으며 미국이라는 유일초대국은 그들과 힘을 나누고 부식되기 시작했다.

힘만능의 세상에서 핵만 가지면 렬강이 된다.

코난은 진실을 말하고있었다.

1945년 7월 미국대통령 트루맨이 2차세계대전 종결과 전후처리와 관련한 포츠담회담장에 나타나 세계는 미국의 발밑에 있다고 거드름을 피운것도 그리고 이전 쏘련이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초대국이 된것도 핵을 가졌기때문이다.

한때 세계도처에 식민지를 두고있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알려졌던 《대영제국》이 제2차세계대전을 계기로 완전히 조락하여 《제국》의 지위를 잃기는 했지만 다행히 대국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올라 《대영》자를 보존할수 있은것도 1952년 핵시험에서 성공하였기때문이다.

1960년 프랑스가 핵시험에 성공하였을 때 당시 대통령 드골은 《프랑스 만세! 프랑스는 오늘 아침부터 더욱 강대하고 긍지높은 나라로 되였다.》 고 웨쳤다.

전문가들은 한때 이전 쏘련과 중국이 서로 《평등》한 대국관계로 전환되고 중국의 숙적이던 미국이 베이징에 손을 내밀게 된것도 1964년 10월에 핵시험을 성공시킨 결과라고 평하였다.

최근 인디아가 미국과 당당히 핵협정을 체결하고 지난 시기 중국일변도만 하던 파키스탄이 중미를 다같이 껴안고 볼장을 보고있는것도, 이스라엘이 3억이상의 인구를 가지고있는 전체 아랍나라들과 등지고있으면서도 땅땅 큰소리를 치고있는것도 핵무기를 보유하고있기에 가능한것이였다.

코난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각하, 신이 우리 미국에 핵무기를 줄 때 진렬품이나 보관용으로 준것이 아니였습니다. 써먹으라고 준것이였습니다. 그러나 력대의 대통령들은 신의 이 뜻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핵무기를 처음 쥔 트루맨대통령부터 그러했습니다.》

그는 또다시 트루맨을 꺼들였다.

트루맨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1950년 조선전쟁에서 응당 핵무기를 썼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조선은 물론이거니와 그 전쟁에서 조선편을 들고있던 중국이나 쏘련이 페허지대로 되였을것이고 세계에 가장 무서운 적국인 두개의 렬강이 존재할수 없었을것이다. 영국이나 프랑스는 잠재적으로는 적수이지만 현재는 동맹국이다. 인디아와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가지고있지만 미국에 감히 도전하지 못할것이다.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우리의것이니 문제로 될것이 없다.

코난이 계속했다.

《조선반도에서 핵무기를 쓸 기회는 그후에도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미국은 1950년대 중엽부터 조선반도에 전술핵무기들을 반입하기 시작하여 1970년대 중엽에는 천여개를 전개해놓았습니다. 60년대부터 푸에블로호사건과 이씨121기사건, 판문점사건이 련이었습니다. 신이 또다시 우리에게 기회를 준것이였습니다. 이때라도…》

코난은 트루맨이후의 대통령들도 역시 나약했다고 개탄하고나서 말을 이었다.

《1970년대초 핵무기전파방지조약이라는 핵무기사용을 불허하는 제한조치가 취해짐으로써 핵무기사용은 점점 난항에 부딪치게 되였습니다. 핵무기전파방지조약기탁국들인 우리 미국과 이전 쏘련, 영국 등이 이 조약에 가입한 비핵국가들에 대하여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불사용담보성명을 발표한데 따라 많은 나라들이 이 조약에 가입하였습니다. 북조선도 례외가 아니였습니다.》

이 말을 하는 코난의 푸르딩딩한 얼굴에 쓴웃음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계속 개탄했다.

북조선은 그사이에 부단히 힘을 축적하여 그것으로 미국을 제압하면서 클린톤시기에는 200만키로와트능력의 경수로를 제공받는다는 담보서까지 받아냈다.

미국으로서는 이 얼마나 참혹한 일인가.

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 동유럽이 허물어진 이후 유일초대국이 된 우리 미국이 크지 않은 북조선에 굴복했으니 미국은 또다시 신의 벌을 받았다.

오바마의 얼굴빛도 좋지 않았다. 기름한 하관을 가리우듯 두드러져나온 진갈색이마에 실주름이 가로질렀다.

갑자기 하늘에 검은구름이 끼면서 백사장의 절경을 먹칠해놓았고 으시시한 바람이 또한 유리판같던 바다를 휘젓기 시작했다.

오바마와 코난은 서로 침침한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보고있었다.

오바마가 문득 물었다.

《세상이 떠드는 북조선의 힘을 우리도 기정사실화하자는거요?》

《우리 중앙정보국은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언론에 공개하는것입니다.》

《음-》 하고 오바마는 신음소리를 냈다.

이때 코난은 그를 놀랍게 여겼다. 지능지수가 최저수준인 부쉬를 대해오던 코난으로서는 놀랄만도 하였다. 괜찮아, 대통령이라면 신통력이 있어야 하거던! 오바마에 대하여 실망하고있던 그는 내심으로 저으기 기뻤다. 그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

《각하, 우리 미국은 지금껏 북조선과 힘의 대결을 해왔습니다. 미국정치의 주류라고 할만큼 이 대결에 힘을 뽑았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북조선에 참패를 당하였습니다. 각하, 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십시오.》

코난에 비하면 퍽 젊은 오바마는 늙은이처럼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참패에서 우리는 응당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쏘련이 붕괴된 후 유일초대국으로 남은 미국에 새 도전자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먼저 상기시키지 않을수 없습니다. 동방속담에 부자와는 송사말고 힘센자와는 마주서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각하께서도 힘의 교리에 기초한 미국식가치관을 잘 아실테지요?》

그것은 크고 힘있는 나라와는 될수록 충돌을 피하고 작고 약한 나라들부터 먼저 지배하자는 미국고유의 세계제패전략이다.

오바마는 역시 눈을 감은채 머리를 끄덕였다.

《여기서 문제로 되는것은 앞으로 선택의 권리는 미국에게만 쥐여져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북조선은 하자고 결심하면 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북조선과의 대결과정에 그들 최고수뇌부의 담력과 배짱을 보았습니다. 그만한 담력과 배짱이면 앞으로 세계정치를 좌지우지하자고 할수도 있지요. 일이 이 지경이 되였으니 우리 미국으로서는 완전한 실패라고 할수 있지요.

제가 오늘의 이야기를 력대대통령들의 나약성을 두고 시작한것은 미국의 실패가 그들이 북조선의 수뇌부와 같은 담력과 배짱이 없은것으로 하여 초래된 후과라는것을 각하께 알려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은 부쉬씨에 대해 더 말할것이 있을것 같은데?》

오바마가 지금껏 감고있던 눈을 뜨며 아까처럼 문득 물었다.

코난은 다시금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그러지 않아 부쉬를 화제에 올리려는 참이였던것이다.

《각하께선 참으로 영민하십니다.》

코난은 진정으로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방금 그에 대해 말을 하려던 참이였습니다. 부쉬각하로 말하면 북조선으로 하여금 오늘의 형세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게 한 장본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금 코난은 부쉬행정부가 실시한 조선에 대한 강권정치의 실패와 그 교훈을 새 행정부수반자에게 납득시키고있었다.

무엇에 필요해서 그렇게 했겠는가?

코난은 아직까지 조선전쟁초시기 아버지가 보내왔던 편지의 한대목을 잊지 않고있었다.

…우리는 확실히 조선을 빗보았다. 잠을 깬 조선은 어제날의 은둔국이 아니였다. 진짜 은둔국은 조선이 아니라 미국이다. 자기힘에 도취하여 세상을 꿈속같이 몽롱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미국이야말로 세상을 딛고서서도 세상을 모르는 은둔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대가를 여기 조선전쟁에서 피로써 보상받고있다.…

유서와 같은 이 편지에서는 미국의 힘이 결코 만능이 아니라는것을 예고해주는 일종의 계시와 같은 음조가 울리고있었다.

이러한 북조선이 이제는 군사강국으로까지 되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새 행정부가 조선을 견제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운명과도 관련되는 문제였다. 어제날에는 피를 흘렸다면 오늘에 와서는 운명을 돌려놓을수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오바마가 납득하는 기미를 보이자 코난은 조심스럽게 한마디 비쳤다.

《각하, 각하께서는 북조선이 몇해후에 강성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선포한 사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생각하고있는중이요.》

《옳습니다! 응당 그래야 합니다.》

코난은 오바마도 이것이 조선의 새 도전으로 된다는것을 미리 내다보고있다는것을 알고 기뻐서 소리쳤다.

힘의 우위가 불가능해진 조건에서 경제적제동만은 양보할수 없다. 당선을 앞둔 오바마가 이것을 알고있는 조건에서 더 할말이 없었다.

그들의 밀담은 이것으로 끝났다.

마음이 가벼워진 코난은 헤여지기 전에 한마디 덧붙였다.

《부쉬씨가 북조선을 위해 큰 공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그에게 북조선측은 좌파딱지를 붙여주자고 할지도 모릅니다.》

유모아와도 같은 그의 말에는 북조선에 대고 어쩌지 못하면서 큰소리만 쳐온 부쉬에 대한 조소와 경멸, 질시가 깔려있었다.

이러한 코난을 오바마는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 날씨가 그리 덥지 않는데도 그의 코등에는 땀방울이 바질바질 끓고있었다. 오후의 미열이 그를 괴롭히고있었다. 한낮의 땡볕은 따가웠지만 몸은 오한에 떨고있었다.

《코난씨, 당신이 늙는것이 아깝소!》

《고맙습니다. 각하! 하지만 미국의 조락을 기다리기보다는 늙음을 앞당기는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가요?》

오바마를 바라보는 코난의 우묵한 눈확에서는 린광같은 불찌가 흐르고있었다.

그것은 꺼져가는 생의 숨결을 래세에로 이으려는 인간본능의 마지막 불꽃이였다.

로회한 늙은이의 범연치 않은 눈빛에서 무엇인가 례사롭지 않은것을 예감한 오바마의 얼굴에도 우수가 깃들었다.

《신이 우리를 배반하지 않을겁니다.》

오바마의 암갈색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쳐갔다. 코난도 저으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만하면 자기 결심의 진가를 오바마가 린색하게 저울질하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웃음은 얼굴에 피지만 뿌리는 마음에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 순간 그들의 마음은 공허했다. 하늘에 구름이 몰려오더니 바다는 점점 검푸르러져갔다. 검은구름과 검푸른 바다물이 두사람의 빈 마음속으로 흘러들고있었다. 그러고보면 인간세상과 자연은 결코 무관한것도 아니였다.

2008년 11월 3일에 있은 일이였다.

이튿날 11월 4일에 시작된 대통령선거에서는 예측대로 바라크 후쎄인 오바마가 당선되였다. 확실히 미국은 건국의 시발점으로 돌아가려 하고있었다. 이것은 미국이 지금에 와서 그 시발점에서 멀리 떠나있다는것과 미국국민이 그 사실에서 불안을 느끼고있다는것을 보여주는것이기도 하였다.

그 시발점이란 원주민을 멸족시킨 풍요한 대지와 딸라로 불리우는 번쩍거리는 황금과 그에 의해 뭉쳐진 양키의 무리였다.

오바마의 당선이 발표된 며칠후 진주만의 바다기슭에서 코난의 변사체가 발견되였다. 법의감정에 의하면 그의 죽음은 정신적충격으로 인한 죽음으로 판명되였다. 그만하면 후한 값의 지불을 약속받은 죽음이라 해야 할것이다. 그 값을 독촉이라도 하듯 코난의 시체는 죽어서도 무섭게 창백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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