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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전역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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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2-04-11 21:03 조회3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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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0 회


섬에 남은 세사람

정 철 학

6

날이 밝았을 때 비바람속에서 한밤을 꼬박 지새운 그들의 온몸은 퉁퉁 부어올랐으며 모두가 극도로 기진맥진하였다.

낮이 되며 상류쪽에서는 점점 더 많은것이 떠내려왔다. 그중에는 허물어진 집재목들도 있었고 독이나 궤짝 같은 가장집물들도 있었다. 그속에서 닭이나 개, 돼지와 같은 집짐승들도 이따금 보이였다.

별안간 선향이가 강 웃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것봐요. 사람이예요.》

선향이 가리키는쪽에서 한사람이 힘겹게 헤염쳐오고있었다. 그들은 목소리를 합쳐 소리쳤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오라구요!》

그 소리를 들었는지 그 사람은 버드나무쪽으로 방향을 잡고 헤여왔다. 가까이 온것을 보니 그는 낯모를 아바이였다. 성준은 나무가지에 의지한 광룡의 손을 잡고 다른 손을 그 아바이쪽으로 기껏 내뻗쳤다.

《손을, 손을 잡으라요!》

가까스로 아바이의 손을 잡아쥐기는 했으나 지칠대로 지친 광룡과 성준에게는 그 아바이를 나무우로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 게다가 아바이를 휘감은 물살은 얼마나 빠른지 광룡과 성준은 꺼꾸로 물우에 끌려내려갔다. 몸에 매였던 끈을 풀어버린 선향이 내려와 광룡의 허리를 잡아쥐였으나 그들은 자꾸만 아래로 끌려내려갔다. 아바이의 손을 틀어잡은 성준이 숨을 헐떡이며 짜내듯 말했다.

《손을 놓지 말라요!》

하지만 틀어잡은 손에는 점점 더 맥이 풀리였다. 낯모를 아바이는 갑자기 한손으로 잔등에 메였던 함을 벗겨들더니 성준의 손을 놓고 거기에 가지고있던 함을 쥐여주었다.

세 청년은 놀라 악- 하고 비명소리를 질렀으나 그 비명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아바이는 사품치는 물속에 잠겨들어 다시는 솟구치지 못하였다.

그들은 아바이가 남기고 간 함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초상화를 모신 함이였다. 낯모를 그 아바이는 혼신의 마지막힘을 다하여 그들에게 그 함을 맡기고 최후를 마친것이였다. 세 청년의 얼굴로 쏟아지는 비물에 섞여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참만에 광룡이 흠뻑 젖은 팔소매로 눈가를 훔치고 갈린 목소리로 말하였다.

《동무들, 우리 마지막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위대한 수령님들의 초상화를 목숨으로 옹위합시다.》

그들은 묵묵히 아바이가 최후를 마친 두만강의 물결을 굽어보았다.

두만강가에서 자라난 그들은 이 강에서 《동지들! 이 총을 받아주!》라는 마지막당부를 남기고 최후를 마친 항일혁명투사 박세홍동지의 이야기를 잘 알고있었다. 단 한번의 기회였던 그 운명적인 시각 자기의 생명을 바쳐 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모범을 보여준 그 이름모를 아바이의 최후는 박세홍동지에 대한 가슴치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들의 심금을 세차게 울려주었다. 그 아바이가 비록 남긴 말은 없었으나 사품치는 두만강의 물결은 박세홍동지의 최후의 웨침마냥 그가 마지막순간 심장으로 당부한 말을 이렇게 전해주며 흐르는듯싶었다.

《동지들! 수령님들의 초상화를 받아주!》…

폭우는 여전히 지칠줄 모르고 억수로 내리퍼붓는데 횡포한 태풍은 이 땅우의 모든것을 깡그리 휩쓸어버릴듯 기승을 부렸다. 태풍에 이리저리 흔들리우는 버드나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심하게 기울어졌다.

《이거 나무가 왜 점점 기울어질가?》

얼굴을 마주 후려치는 세찬 바람에 날려 입안으로 흘러드는 비물을 푸푸 내뱉으며 성준이 누구에게라없이 물었다. 광룡이 굳어진 얼굴로 대답하였다.

《땅이 물을 먹어 흐물흐물해지면서 뿌리를 잡아주지 못하게 돼서 그럴거야.》

한동안 세사람은 아무말없이 서로 얼굴만 마주보았다. 그사이에도 나무는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점점 더 빠르게 한옆으로 기울어갔다. 이제는 얼마 안 있어 나무가 완전히 넘어지리라는것이 누구에게나 명백하였다. 마침내 광룡이 침묵을 깨뜨렸다.

《이젠 안되겠소. 나무가 넘어지면 이런 물살에서는 살아날수 없을거요. 그러니… 갈 사람들은 가라구.》

성준과 선향은 제방을 바라보았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이 시각 삶을 구할수 있는 제방은 바로 지척에 있었다. 성준이 단호한 어조로 말하였다.

《난 안 가겠습니다.》

선향도 머리를 저었다.

《나도 안 가겠어요.》

눈물이 핑 고여오른 광룡은 그들을 와락 그러안으며 갈린 소리로 말하였다.

《내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용서해달라구.》

선향이 광룡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울먹이듯 말하였다.

《제가… 잘못했어요.》

성준은 광룡의 어깨를 마주 그러안으며 목메인 어조로 말했다.

《절 용서해주십시오. …》

나무는 점점 더 기울어지며 물에 잠겨들었다. 그들은 나무웃쪽으로 올라갔으나 이제는 더 물러설 자리가 없었다. 나무가 기울어지는 반대쪽의 가지에 매달린 그들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초상화들을 모신 함들을 중심으로 한덩어리가 되여 서로 얼싸안았다.

나무가 기울어짐에 따라 그들의 몸은 사품치는 강물속으로 점점 잠겨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곁에 있는 제방을 돌아보지 않았다. 최후를 앞두고 그들은 서로서로 굳게 그러안은채 세찬 폭풍우에 가리워진 고향땅을 바라보았다.

광룡은 생각하였다.

(잘있으라. 고향의 정다운 사람들이여, 원수님의 품속에서 우리 몫까지 행복을 누려다오. …)

이때 폭우를 뚫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확성기의 소리가 들리여왔다.

《…조금만 견지하라! 지금 동무들을 구원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지고있다. 꼭 견디여내라!》

선향이 울먹이며 웨쳤다.

《우리를… 조국이 부르고있어요!》

그들은 서로 부여잡고 오열을 터뜨렸다.

얼마후 군인들이 탄 뽀트가 풍랑을 헤치며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

그들은 이렇게 나무우에 오른지 29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구원되였다.


×


그때 섬에는 결코 선발되거나 특별한 사람들이 남은것이 아니였다.

섬에 남았던 세사람은 이 땅의 그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청년들이였다.

지금도 온성군 고성협동농장의 그 섬에 가보면 청년작업반원들과 한본새로 섞여 부지런히 일하는 그들 세사람의 모습을 볼수 있다. 그들은 작업반원들과 함께 예나 다름없이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평범한 농장원의 생활을 나름대로 이어가고있다.

여느때에는 그리도 례사롭고 평범해보이건만 삶과 죽음을 판가리하는 엄혹한 시련의 시각이 닥쳐오면 자기 수령, 자기 령도자의 두리에 굳게 뭉친 불굴의 모습을 드러내는것, 바로 이것이 우리 조선청년들의 고유한 성격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수령결사옹위를 제일생명으로 간직하고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충정으로 자기 령도자를 받드는 이 나라의 청년들만이 절해고도에서도 꺾이지 않는 이러한 신념과 의지를 지닐수 있는것이다.

설사 두다리를 잃는대도 기여서라도 따를것이고 두눈이 먼대도 지팽이로 더듬어서라도 따를것이고 비록 몸은 죽어 땅속에 묻힌다 해도 넋이라도 수령을 따르겠다는 철석의 신념을 지닌 이 나라 천만전사들이 수령결사옹위의 성벽을 이루고있기에 주체조선의 일심단결의 력사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 줄기차게 이어지고있는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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