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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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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10-14 17:07 조회3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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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지금도 때없이 귀전에 울려오는 처녀의 여린 목소리…

어머니의 당부를 되새겨주던 그 목소리…

1

《여보, 당신은 또 밤을 새울 작정이세요?》

잠든줄 알았던 안해가 서재로 들어오며 걱정이 다분한 소리를 했다.

천성적으로 목소리가 차분하고 조용한 안해였다.

콤퓨터를 마주하고 앉아 최근에 나온 원격교육과 관련한 추세자료들을 보던 김광우는 그제서야 화면에 현시되여있는 시간을 들여다보며 허허 하고 웃었다. 이런 맹랑한 일이라구야! 꼭 한시간만 콤퓨터에 붙어있다가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하고 생각했던노릇인데 벌써 밤 12시가 지나지 않았는가.

《어느새 이렇게 됐나?!》

혼자소리로 변명하듯 중얼거리던 광우는 등뒤에 다가와 서있는 안해의 갸름한 얼굴을 의아해서 올려다보았다.

《아니, 당신 여직껏 자지 않고있었소?》

안해는 너그러운 누이처럼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담았다.

《당신은 그렇게 잠간잠간 하면서 온밤을 콤퓨터앞에서 보내군 하지요. 난 당신의 건강이 걱정되여 그래요. 늘쌍 그러시다간… 요즘 당신 얼굴색이 좋지 않아요. 군사복무때 동상을 입었던 후과가 지금에 와서 말썽을 일으키려는것 같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단 말이예요.》

《당신은 늘 그런 걱정이지. 내 몸은 내가 잘 아오. 그러니 이젠 더 걱정하지 마오. 담당간호원 한정실동무.》

광우는 자기의 어깨우에 놓여있는 안해의 작은 손을 줌안에 넣으며 일부러 쾌활한 목소리를 뽑았다.

그가 《담당간호원》이라고 한것은 오래전의 일을, 그들이 군복을 입고있던 그 시절의 일을 추억케 하는 말이였다.

안해는 응대가 없었다.

광우는 불시에 가슴이 쩌릿해왔다. 안해의 눈에 물기가 어리는것이였다.

《원, 당신두! 됐소, 됐소. 이젠 자자구.》

잠자리에 들며 안해가 말했다.

《여보, 당신한테 아무래도 말씀드려야겠어요. 낮에 최윤호동무가 집에 왔댔어요.》

광우는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두고 생각을 되새겨보다가 의아해서 안해를 돌아보았다.

《최윤호라니? 무슨 최윤호 말이요?》

안해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원, 무슨 최윤호겠어요. 당신이 아는 최윤호란 사람이 어디 또 있어요?》

《그럼… 도모집처장 그 사람이 왔더랬소? 아니, 지방에 있는 사람이 평양에는 무슨 일로 올라왔다오? 그 사람이 찾아왔으면 붙들어놓을것이지 그냥 보냈단 말이요? 원, 당신두!》

광우는 안해를 나무람하다가 혼자소리로 중얼거리였다.

《모를 일이군. 그 사람 평양에 올라왔으면 나한테 들리겠는데…》

《바빠하는걸 보니 다른데 볼일이 있는게더군요. 참 고마운 사람이예요! 글쎄…》

안해의 목소리는 왜서인지 촉촉히 젖어들다가 더 이어지지 못했다.

광우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안해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소?》

《평양 올라오는 길에 가져왔다면서 약을 두고 가더구만요. 제 속탈에 좋은 희귀한 약이예요. 내가 이러면 어떻게 하는가고 바빠하니까 오히려 〈그러지 마십시오. 광우부국장이 나보다 나이는 퍽 우이지만 우린 한군인사택마을에서 태여났고 우리 아버지들은 전쟁시기부터 생사를 함께 하며 싸운 전우가 아닙니까. 광우부국장이 언젠가 아주머니소리를 하더구만요. 이게 구하기 힘든 약인데 한번 써보십시오. 〉 하질 않겠어요. 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조금 기다리다가 당신이 퇴근해온 다음 만나라고 했어요. 그런데 바쁜 일이 있다면서 부득부득 그냥 가더구만요. 약을 가져왔다는 말은 당신한테 하지 말라면서… 정말 인정이 많은 사람이예요.》

마음이 여린 안해는 최윤호의 진정을 생각하며 목소리가 이따금씩 끊어졌다.

광우는 교육위원회에 배치되여와서 언제인가 최윤호를 만난 자리에서 안해에 대한 말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두사람은 한동안 지난 전쟁시기부터 한부대에서 싸운 아버지들을 추억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끝에 자연히 가정생활문제에로 화제가 이어지면서 최윤호가 집의 아주머니는 무슨 일을 하는가고 물었다.

광우는 별다른 생각없이 《대학을 나오고 교원을 하는데 처녀때부터 앓던 속탈이 심해져서 좀 고생을 하오.》하고 걱정이 다분한 소리를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날 내가 한 말을 새겨두고있으면서 여태껏 마음을 써왔단 말인가! 가슴이 뭉클해왔다.

《참, 사람두!》

광우는 사람좋은 최윤호의 얼굴을 눈앞에 떠올리며 혼자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잠간이라도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첫시간에 위원장방에서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원격시험준비와 관련한 협의회가 있게 되는것이였다.

위원장은 《간단한 협의회》라고 했지만 시험문제작성정형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는것을 보면 그때문에 무슨 불만이 있어 그러는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협의회에 생각이 미치자 광우는 잠기가 아예 말짱 날아나버렸다. 머리속에는 협의회와 관련한 생각들이 얽혀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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