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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여름 31 -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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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7-13 09:48 조회7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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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U01.jpg

(제 31 회)

12 장

모터찌클을 앞세운 몇대의 찦차가 중앙청을 지나 푸른 기와지붕으로 유표한 경무대를 향해 경적을 울리며 달려왔다. 정문보초병은 호각을 입에 물다 말고 황급히 굳어지며 영접들어총을 했다.

최용건보위상의 일행이였다. 경무대에 먼저 와있던 시위수사령관이 최용건을 맞았다. 최용건은 위수사령관의 안내로 경무대안에 들어섰다가 도로 나오고말았다. 복도와 량하 좌우에는 전사들이 빼곡이 쓰러져있었다.

연 3일동안, 제대로 자지도 쉬지도 못하고 달려온 전사들은 괴뢰 《대통령관저》에 대한 호기심도 다 꺼버린채 잠에 곯아떨어져있는것이였다.

《저 동무들을 정식 오침을 시키오. 목욕도 시키고… 승리자들이 아니요.》

최용건은 위수사령관에게 조용히 말하고는 언짢은 빛으로 경무대의 외경을 한동안 묵묵히 살펴보다가 분수대밑에서 어린애들처럼 물을 맞으며 떠들썩 웃고있는 자기의 부관들을 보자 얼굴색이 좀 밝아졌다.

뒤따르는 장령을 향해 그는 매우 유쾌한 어조로 물었다.

《이 집 령감이 지금쯤 어데 있을것 같소?》

《모름지기 쌘프랜씨스코로 가는 배에 올랐던가 아니면 하와이의 옛집에 가서 여기를 그려보겠지요.》

《그럴듯 하오.》

최용건은 싱긋이 웃으며 차에 올랐다. 잠시후 차들은 태평로를 거쳐 한강교쪽으로 내달렸다. 다리목은 수백대의 차량으로 막혀있었다. 다리가 폭파되는바람에 주저앉고만 차들이였다. 두대의 땅크가 포신을 뒤로 돌린채 그 차들을 밀어내고있었다. 우릉우릉 하는 땅크의 동음과 우지끈 지끈 하며 차들이 굴러나는 소음에 강반은 무척 소란스러웠다. 최용건은 다리목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 차를 세우고(그 이상은 길이 막혀 나갈수 없었다.) 길을 에돌아 걸어갔다. 발밑의 모래는 검은 재먼지를 뒤집어써 검스레 했다. 여기저기에 콩크리트쪼박과 쇠쪼각이며 찢겨진 군복천들이 널려있었다. 다리는 중가운데부분이 뭉청 날려버렸다. 굴러떨어져내린 수백대의 자동차들이 덮치고 덮치여 쌓여있었다. 사품치는 물속에 드러난 자동차들우에서 수십명의 군인들이 움직이고있었다. 다부진 몸매의 한 군인이 다리란간우에 올라서 교예사처럼 량팔을 쳐들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비칠할 때마다 옆에 담벽처럼 련달려 늘어선 자동차들의 문짝이나 적재함을 짚어가며 균형을 잡고는 다시 달려왔다.

최용건은 그가 공병부국장임을 알아보았다. 장화가 푹 젖은 공병부국장은 목에 건 쌍안경을 바로잡고는 최용건에게 절도있는 동작으로 다가와 거수경례를 하였다.

《보위상동지, 공병국 기술부국장은 다리파괴정형을 료해하고있습니다.》

《며칠이면 다리를 복구할수 있겠소?》

공병부국장은 무슨 롱말인가 하는듯 놀랍게 보다가 보위상의 심각한 얼굴빛을 보고는 정색하여 대답했다.

《보름은 걸립니다. 그것도 목재와 철근콩크리트가 제대로 보장되는 조건에서입니다.》

부국장은 웃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수첩을 꺼내였다.

《초보적으로 계산한데 의하면 철근은.》

《나에게 그런 증명은 필요없소. 저 아래 철다리를 알아봤소?》

《네, 거기도 파괴상태가 심합니다. 삼분의 일가량이 내려앉았습니다.-》

《저건 며칠이면 되오?》

《그건 철도건설전문가들이 와야 알것 같습니다. 우선 거기에는 침목과 레루를 제쳐놓고라도 기중기차라든가 여러가지 복구할수 있는 기술설비들이 있어야-》

《지금은 전쟁이요. 그 평시건설방법은 운운하지 마오.》

부국장은 보위상의 눈동자가 까딱하지 않고 자기를 지켜보고있는데 당황해하며 성급히 대답했다.

《지금 상태에서 가장 빠를수 있는것은 중도하창을 개설하는것입니다.》

《동무네 중도하창은 51사에 보내지 않았소?》

《56사의것을 당겨올수 있습니다.》

《그건 나도 아오. 그러나 그것이 오자면 이틀을 예견해야 되오. 그것이 오면 얼마동안에 부설할수 있소?》

《하루, 아니 한겻에 하겠습니다.》

《동문 2차작전방침사상을 알고있소?》

《네, 장군님께서는 적들이 강하천장애를 리용하여 방어를 강화하기전에 급속히 한강을 도하하여 패잔병들을 포위소멸하라고 명령하시였습니다.》

《동무네 임무가 간단치 않소.》

최용건은 거무죽죽하게 흐린 강물을 바라보았다. 무너져버린 다리모퉁이에서는 허연 거품을 일으키며 물갈기가 일었다. 강건너 대안은 아득히 멀어보였다. 물우에 부딪친 해빛이 아지랑이처럼 뛰놀며 눈을 시굴게 만들었다.

철교와 인도교가 모두 폭파된 조건에서 부득불 여기서 지체되게 되였다는 생각이 가슴에 파고들었다. 일부 보병들은 신변기재를 리용해 강행도하를 시킬수도 있으나 포와 땅크가 안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적들앞에 나타난다는것은 무모한 희생만 초래하는 결과를 빚어낼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목재와 철근?… 그런데 그것이 오기를 기다리느라면 세월이 없다. 중도하창!… 그것이다. 잘하면 오늘 밤안으로 올수 있다… 그렇게 되면 래일은 길이 열린다. 결국 하루의 지체로 된다. 하루?… 그까짓것은 회복할수 있다.)

뜨겁게 내리쬐는 해빛에 눈시울이 아파들며 머리가 지끈지끈 쏴들었다. 피곤이 무섭게 몰려들었다. 경무대안에서 자고있던 군인들의 지친 모습이 불쑥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지금 지휘관이건 병사들이건 4일간의 련속작전에서 언제한번 쉬여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그러자 부대들에 보충해야 할 유생력량이며 탄약과 무기, 지어 피복과 식량에 대한 문제까지 련줄 떠올랐다. 부대들을 정비보강하고 지친 전사들의 기운을 북돋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자 해야 될 일들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예비대가 없는 조건에서 지금의 부대들을 가지고 남해까지 나가자면 여기서 단단히 준비를 갖춰야 할것이다. 이것 역시 불리한 역경을 유리한것으로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땅크가 밀어낸 자동차옆에서 괴뢰군 장성표식의 철갑모를 본 그는 경무대를 돌아봤을 때처럼 싱긋이 웃었다.

승용차에 앉자 눈까풀이 저절로 내려앉으며 졸음이 무섭게 엄습해왔다. 옆으로 휙휙 스쳐가는 건물과 가로수들을 안개속에서처럼 바라보는 그의 눈앞으로는 적들이 반땅크구조물로 설치하려고 쌓아둔 레루무지며 모래가마니따위들이 얼핏얼핏 띄였다가는 사라지군 했다.

보위상은 점점 밀려드는 잠의 그물속에 묶여 고개를 떨어뜨리고말았다. 그는 잠속에 길게 늘어선 중도하창우로 굴러가는 땅크의 대렬을 보고 입가에 고즈넉이 미소를 그렸다. 중앙청까지 가는 로상에는 환영군중들로 인산인해였다. 수기와 기발을 든 시민들이 차나 군인들이 지나갈 때마다 만세를 부르고 손을 저었으나 보위상은 그것을 몰랐다. 전쟁이 일어나 처음으로 그는 큰 시름없이 잠들었다.

중앙청앞마당은 각이한 형태의 승용차와 포의 전시장같았다. 군인들이 주변에 널려진 차와 포들을 밀고와서는 렬을 지어 세워놓았고 날쌘 종군기자들은 마치 그것이 더없이 좋은 보도사진감인듯 카메라를 들이대고 샤타를 눌러댔다. 한쪽에서는 장부책을 든 군관이 《포드 두대!… 군기 하나!》 하고 경매판 와주처럼 소리를 치며 그것들을 등록하고있었다. 차가 멎는바람에 깨여난 최용건은 꿈속에서처럼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청사직일관이 앞에 와선것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

《강건동무가 있소?》

《네, 상동지를 기다리고계십니다.》

《방을 어데로 잡았소?》

《상동지의 옆방입니다.》

《내 방이란 어데요?》

《저… 리승만이 있던… 그전에는 미나미총독이 있었답니다.》

중앙청안은 아직도 화약내가 빠지지 않았다. 최용건은 둥근 원주와 바닥에 깐 빨간 모자이크를 약간 경멸하는 눈길로 보다가 탄피와 담배꽁초가 너저분히 깔린 복도계단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강건은 전투보고서를 작성해놓고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최용건은 방안의 색다른 기물들을 다 둘러보고 미국제 상표의 타자기는 만져까지 본 후 강건으로부터 동해안의 강릉이 해방되였다는 사실을 들으며 보고서초안을 집어들었다.

《좀 빈약하오.》

보고서를 읽고난 최용건은 활짝 열려진 창문으로 안겨오는 세종로와 그쪽변의 건물들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다시금 말했다.

《빈약하오. 조직된 집체로서의 적은 없어졌소.… 문제는 수자가 아니라.… 적은 정신도덕적으로 완전히 패했다는것이요. 나는 한강교폭발에서 그것을 보았소.…》

최용건은 보고서를 쥔채 방안을 거닐며 흥분을 제어하지 못하고 말했다.

《전쟁개시 3일, 작전개시 3일! 3일만에 우리는 적의 괴뢰 <수도>까지 점령했소. 적은 절망했고 모든것을 포기했소. 다시말하지만 조직된 적은 없소. 우리의 보고는 한 전쟁에서 승리를 총화하는 보고로 되여야 하오. 솔직한 말로 나는 반공격작전이 이런 기적을 이루리라고는 생각 못했소.》

그 불안스럽던 새벽으로부터 오늘까지는 80여시간이 흘러갔다. 우주의 무한대한 시공간속에서 눈깜박임과 같은 그 짧은 시간속에 어떤 기적이 이루어졌는가.

최용건은 이런 흥분속에 한강도하보장대책안을 다시 검토해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저녁켠에 적의 야간정찰비행기가 날아오는것을 보고 중도하기재수송에 대해서 일정한 위구를 느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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