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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여름 29 -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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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7-11 10:13 조회7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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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 회)

11 장

밤 세시 정찰국장으로부터 한강교가 폭발되였다는 전화보고를 받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무선전화로 최용건을 호출하여 서울시내에 진입한 소부대들의 전투상태를 알아보고 즉시 시가공격을 단행할데 대하여 명령을 주시였다.

《적들이 한강교를 폭파한것은 이미… 작전수뇌부가 제정신을 잃었다는것을 말합니다. 수습되기전에 공격을 개시해야 되겠습니다.

특히 시가에 먼저 들어간 기습대의 안전을 위해서도 더욱 급박한 문제입니다. 류경수동무의 주력땅크들도 곧 전투에 진입시키시오.》

이렇게 되여 력사적인 서울해방전투는 그 장엄한 서막을 열었다. 두개 종대로 나뉜 류경수의 땅크려단이 푸릿푸릿한 어둠속을 뚫고 내달리기 시작하자 뒤이어 보병서렬들이 소리없이 일떠나 밀물처럼 밀려나갔다.

온밤 독전장교들의 서슬푸른 호령에 떨며 어둠을 향해 끊임없이 총을 쏘아대던 사병들은 묵묵히 다가오는 땅크와 보병서렬의 질풍공격에 대뜸 얼이 빠져버리고말았다. 서울방어의 요새진이라고 할수 있는 수락산, 불암산, 돌장대, 미아리고개, 봉화산, 북악산의 적 참호와 진지들은 포사격과 땅크공격, 두개 보병사단 병사들의 질풍공격에 삽시에 무너지고말았다.

방어계선을 깊숙이 돌파한 땅크들은 도로상의 모든 적들과 화력진지들을 짓뭉개며 적의 일체 방어체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땅크의 질풍공격에 절단당한 방어계선의 약한 고리마다 아군의 보병구분대들이 쐐기쳐 뚫고나가 지역별 포위망을 형성하고 적을 요정냈다. 주요대상물을 맡은 소구분대들은 좌우의 적을 무시한채 과감한 돌격전으로 시내 깊숙이 돌입하여 이미 들어가있는 기습대와 련계를 보장하였다. 적의 전선은 구획과 계선이 없었다. 토막쳐진 뱀의 몸뚱이가 마지막 경련하듯 고립된 적의 부대들은 이렇다할 반항도 못하고 붕괴소멸되였다. 시가의 도처에서 섬멸전이 한창 벌어지고있을 때 중앙청까지 가는 로상에서 땅크들은 열두문의 포를 뭉개버렸다. 그 과정에 땅크들은 포탄과 수류탄, 화염병공격에 장갑이 우그러들고 그슬렀으나 일각도 지체하지 않았다. 맨 선두땅크들은 보병들이 시가종심에 들어서기전에 《중앙청》을 장악하고 공화국기를 게양했다. 그 기발은 이 도시에 재생과 환희의 상징으로 나붓겼다. 전투원들은 펄펄 휘날리는 공화국기를 향해 만세를 부르며 기세충천하여 마지막전투에 들어갔다.

54사 18련대는 5련대의 좌익에서 시가를 정면 중심으로 공격하였다. 송기덕의 중대는 905땅크들과 협동동작속에 전투에 진입하였다. 포사격없이 서울을 해방하라고 하신 장군님의 명령은 송기덕이네를 비장한 감격과 열정속에 휘말려들게 하였다. 오직 무자비하게 적을 족쳐야 한다는 결심에 이를 갈던 송기덕은 군인집회에서 육탄이 되여서라도 공격로를 열것이고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지켜서라면 자기의 목숨까지 서슴없이 바치겠다고 맹세하였다. 하여 그는 포나 화점과 맞다드는 경우에도 땅크에서 내려 무쇠철갑의 뒤에 몸을 은페해야 된다는것은 아랑곳않고 그대로 포탑에 앉아 경기관총을 휘둘렀다.

인왕산기슭으로부터 무학고개에 이르기까지 길이란 길, 공지란 공지는 적들로 한벌 덮여있었다. 땅크의 기관총사격과 기덕이네의 일제사격에 적들은 꿩새끼처럼 땅에 머리를 틀어박고 별반 응전할념도 못했다. 무학고개에서는 직사포진지를 그대로 깔아뭉개면서 내달렸다. 서대문형무소주변에서는 두개 련대가량의 적들이 우물거리다가 땅크가 나타나기 바쁘게 갈게처럼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기덕은 형무소마당의 여기저기에 쓰러진 적의 시체들과 아직도 불길과 내내를 뿜고있는 깨여진 휘발유통들과 자동차의 잔해들을 보며 여기서도 얼마나 가혹한 격전이 벌어졌는가를 알았다.

거무침침한 형무소의 거대한 건물이 통채로 들리우는가싶게 《만세!》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조그마한 뙤창마다에 하얀 손들이 내밀리워 바람에 흐느적이고있었다.

《인민군대 만세!》

《김일성장군 만세!》

파도쳐나가는 함성, 울음섞인 웨침이였다. 그다음 만세소리는 노래로 바뀌였다.

《김일성장군의 노래》,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가 창구들마다에서 장엄한 메아리로 흘러나왔다.

전사들은 형무소정문으로 달려가 총탁으로 철문자물쇠를 까기 시작하였다. 땅크 한대가 철문을 향해 돌진해왔다. 류경수장령이 탄 100호땅크였다. 땅크는 자기의 드센 몸체로 철문을 들이받았다. 그러자 철문은 썩은 바자처럼 나가넘어졌다. 군인들이 물밀듯이 쏟아져들어갔다. 우야! 하는 함성과 함께 감방문들이 깨여져나가며 푸르고 붉은 수인복을 걸친 사람들이 하얗게 쓸어나왔다. 누가 군인이고 수인이였는지 분간할수 없게 되였다. 마구 얼싸안고 돌아갔다. 서로 그러안고 얼굴을 부비고 울고불고… 그야말로 환희의 절정이였다. 기덕은 마당에서 얻어든 57포탄깍지를 거꾸로 쳐들고 미처 열지 못한 감방문들의 자물쇠를 돌아가며 짓부셔버렸다. 무수한 손들이 그를 얼싸안으려 했으며 눈물을 머금은 감사의 말들이 숨닿게 쏟아져나왔다.

《진정들 하시오. 진정들… 동무들! 해방이요!》

기덕은 눈물에 목이 잠겨 정신없이 뛰여다녔다. 그런데 그는 한 감방안에서 뜻밖의 광경에 부딪쳤다. 미모의 한 처녀가 가슴팍에 피자욱이 랑자한 녀인을 부둥켜안고 흐느끼고있었다. 둘러선 다른 녀자수인들의 눈에도 물기가 어려있었다. 기덕은 련락병이 달려와 땅크련대장이 자기를 찾는다는바람에 구체적사유를 묻지 못한채 슬픈 자리를 떴다.

《안녕히 가십시오. 생명의 사도들이여!》

한 녀인이 시를 읊듯 조용히 속삭였다. 모든 녀인들이 기덕이네쪽을 향해 절을 하였다. 주검을 그러안고 통곡하던 처녀가 기덕에게는 어디선가 무척 인상깊게 본 얼굴이라고 생각되였다. 밖에 나간 기덕이네는 전투가 계속되고있다는 륙군형무소쪽을 향해 두대의 땅크에 분승하여 내달렸다. 그들은 륙군형무소의 한 귀퉁이가 보이는 길목에서 화염에 휩싸인 아군땅크를 발견하였다. 땅크둘레에는 적들이 까맣게 몰려있었다. 놀랍게도 불길에 싸인 땅크에서는 도간도간 화점의 불꽃처럼 기관총사격이 일었다.

《우리 땅크다!》

《아직 살아있다!》

기덕이 탄 땅크는 무섭게 용을 쓰며 전속으로 적들의 무리를 맞받아달렸다. 불타는 땅크를 에워쌌던 적들이 쫘-악 흩어져 달아났다. 그러자 그 땅크에서 울리던 총성이 멎었다. 땅크의 주변은 수류탄과 포탄에 벌둥지처럼 파헤쳐졌고 여기저기 인화병부스레기가 널려있었다.

기덕이는 땅크안에 과연 생명을 가진 존재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안고 그리로 기여갔다. 불길에 온몸이 휘감기며 뛰여올라 포탑뚜껑을 열려고 했으나 끄떡도 하지 않았다. 기덕은 연기와 화염에 질려 그대로 뛰쳐내리고말았다.

그때 두명의 땅크병이 그 불타는 땅크밑으로 기여들어가더니 불에 그슬린 시체들을 끌고 나왔다.

《또 있소, 또!》

하는 소리에 기덕은 소스라치며 그 땅크밑으로 기여들어갔다.

열려진 밑창문으로 노릿한 연기와 숨막힐듯 한 뜨거운 열기가 밀려나왔다. 기덕은 기침을 터뜨리며 그안에 들어가 손을 더듬다가 한사람의 몸뚱이를 붙안았다. 그 사람의 손은 기관총방아쇠를 꼭 당긴채 굳어져있었다. 손가락을 간신히 비틀어 빼낸 후 그의 상체를 그러안고 뒤걸음으로 그 좌실에서 빠져나왔다. 맨땅에 끌어다 눕혀놓고보니 얼굴이 온통 그을음으로 검게 탄 그 사람은 다름아닌 림운학이였다.

《운학이!》

기덕은 너무나 놀랍고 반가와 목메인 소리로 부르짖으며 운학의 몸을 와락 그러안았다. 내내가 물씬하게 풍기는 군복자락이 종이장처럼 미여졌다.

《운학이 정신차려, 나다 기덕이야!》

《가스에 질식한것 같습니다.》

옆에 따라와 선 위생지도원의 말에 기덕은 다소 마음을 놓았으나 불에 그슬린 군복자락을 헤칠 때 저절로 눈물이 텀벙텀벙 쏟아지였다. 위생지도원이 캄파를 놓자 운학은 《끙》 하고 앓음소리를 치며 눈을 떴다.

《수인들은?》

그의 첫말이였다. 기덕은 너무나 기쁘고 반가와 꽥 소리쳤다.

《야… 다 살았다. 살았어-》

기덕은 운학이를 더 붙안고있을수 없었다. 전투중이였던것이다. 륙군형무소지하실에서 마지막까지 발악하던 헌병대를 총창과 수류탄으로 요정낸 기덕이네가 다시 땅크에 올랐을 때 거리의 확성기에서 불현듯 챙챙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친애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동무들! 겨레들! 미제와 리승만의 학정밑에 얼마나 신음하였습니까. 오늘 서울은 영용한 인민군대에 의하여 해방되였습니다. 저는 서울에 처음으로 입성한 인민군대의 한 일원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동포애의 정을 담아 뜨거운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905땅크려단 문화부려단장 안동수가 방금 점령한 서울시 방송국에서 첫 방송전파를 세계에 날리는것이였다. 기덕은 시계를 보았다. 10시 30분이였다. 땅크우에 올라탄 전사들은 저마끔 어깨를 그러안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기덕이도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옆으로 인민군 위생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차문에 새겨진 십자표식을 바라보던 기덕의 뇌리에는 방금전 헤여진 림운학의 일이 걱정스럽게 떠올랐다. 그의 옷이 불에 그슬려 쉽게 갈라지던것이 선히 살아올랐다.

(안에 내의랑 지갑은 일없었지.)

순간 그는 옆사람이 듣게 《아차!》 하고 소리쳤다. 보안간부훈련소시절 림운학이 강행도하훈련을 끝마친 강녘에서 물에 젖은 지갑을 꺼내여 밀랍종이에 싼 처녀의 사진을 말리던것을 상기했던것이다. 그때 웬 사진인가고 따지고들자 림운학은 매우 서글픈 기색으로 서울에 두고온 녀동무라고 했다.

《하참.》

기덕은 다시한번 혀를 찼다. 서대문형무소에서 본 처녀가 생각났다.

(분명 그 친구 말하던 녀자야. 살눈섭이 길고 눈이 빛나는… 운학이가 이걸 알면 얼마나 속을 끓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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