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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여름 24 -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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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7-05 08:46 조회8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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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는 24회로 연결됨


(제 24 회)

10 장

의정부의 전방지휘소는 이전 북조선파견 괴뢰첩보원들의 소굴이였던 《리재민수용소》라 이름붙인 바라크식건물에 자리잡고있었다. 최용건은 두명의 호위군관이 따르는속에 파아란 풀이 수북이 돋은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보초선입니다. 돌아가야겠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비구름이 드리운 도봉산너머에서는 포소리가 울려오고 이따금 저격무기의 총성이 울려왔다.

《저 총소리는 뭐요?》

최용건이 산쪽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채 묻자 아까의 목소리가 대답하였다.

《저 산뒤에 패잔병들의 일부가 남았습니다. 방금전 땅크 한대에 보병소대를 태워보냈습니다.》

최용건이 여기에 도착한것은 새벽녘이였다.

강건은 무선통신실에서 도꾜방송을 듣고있던 중에 최용건을 맞았다. 도꾜의 시사방송으로 소개되는 맥아더사령부 출입기자의《토핑뉴쓰》는 이미 정찰국통보에 지적된 미국의 무력간섭을 다시금 확인하는 내용이였다.

《북조선공산군의 파죽지세와 같은 공격에 대처하여 <자유애호국가>들은 일치한 보조로 적극적인 견제행동에 들어설것이다. 관측은 수일내로 <유엔군>의 조선전선파견이 실시될것을 예측하고있다… 유엔의 <결정>에 고무된 <한국>군은 맹렬한 기세로 공산군을 핍박하며 급속한 진공을 개시하고있다. 맥아더사령부 작전국 모씨의 말에 의하면 서울은 <수도>로서 무조건 사수될것이라고 한다…》

《좀전에는 유엔안보<결정>을 발표했는데 그때도 무슨 <유엔군>소리를 떠들고있었습니다.》

최용건은 치받치는 격분을 주체할수 없었다. 미군참전이라는 사변은 구름장뒤에 숨겨진 뢰우처럼 그에게 안겨들었다. 그럴 때 김일성동지로부터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여 서울해방을 다그칠데 대한 무선명령문이 도착하였다.

최용건은 그 즉시 모든 서울타격부대들에 공격을 다그칠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고 작전회의를 소집하였다. 회의에서는 공격시간을 앞당길 방법을 토론했으나 신통한 해결책을 얻지 못하였다. 춘천과 림진강쪽에서 지체된 52사와 56사가 아직까지 계획된 계선에 이르지 못했기때문이였다.

최현이 직접 이끌고 나온다는 한개 련대라도 서울측방에 붙는다면 앞당겨볼수 있겠으나 그것 역시 두고봐야 할 일이였다. 결국 최현부대를 비롯한 보조타격부대들의 진출속도를 높여 최대한 서울공격을 앞당기겠다는 일반적인 보고밖에 올릴수 없었다.

최용건에게는 이것이 매우 가슴답답하면서 괴로운 일이였다. 강건과 마주앉아 계속 토론을 벌렸으나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강건은 안타까운 나머지 류경수가 제기한 안이라고 하면서 땅크의 정면공격으로 해보자는 안을 제기했다. 최용건은 하나밖에 없는 땅크려단을 그런 《모험》에 투입할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섯개나 되는 적사단이 틀고앉아있는 서울이였기때문이였다. 토론할수록 난관만이 제기되였다. 갈수록 머리가 무거워지고 포화상태에 빠진듯한 심정이였다. 하여 그는 맑은 공기라도 마시면서 어떤 묘안을 찾고싶어 이처럼 밖으로 나온것이다.

(최현만이라도 오늘래일 나와준다면.)

최용건의 생각은 여기서 줄곧 맴돌이쳤다.…

그가 되돌아서 몇걸음 옮기는데 부관이 풀숲을 꿰질러 곧장 달려와 숨도 못잦힌채 황급히 보고했다.

《보위상동지. 52사에서 련락군관이 도착했습니다.》

《최현한테서?!》

《네, 최현사단장동지가 보냈습니다.》

최용건의 눈빛이 번쩍했다. 그는 무엇에 턱 떠밀치운듯 걸음을 떼였다.

《그런데 련락군관동무는 오는 도중 52사와 53사의 린접계선인 바람재에서 적들과 부딪쳤습니다.》

마당가의 오동나무밑에는 한필의 말이 거품을 문채 서있었고 이미 숨이 진듯 한 전사를 몇명의 군인이 맞들어가고있었다.

최용건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가 그냥 강건의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의 그에게는 한초가 급했다. 강건앞에 서있던 군관이 문소리에 홱 돌아섰다.

최용건은 알기도 하고 모를듯도 한 군관의 얼굴을 잠시 눈줘보았다. 눈에는 초점이 명백치 않았다. 땀에 절어 거밋하게 보이는 가슴앞자락엔 피자욱이 둥글게 나있었다. 강건이 먼저 52사와 53사사이로 들어오는 적에 대하여 한개 대대를 출동시켰음을 보고했다.

《보고서는 어데 있소?》

최용건은 누구에게라 없이 물었다.

《구두로 전달하라고 하였습니다.》

군관이 대답했다.

《어데서 떠났소?》

《홍천강 좌표 20, 23지점입니다.》

《보고하오.》

《복창하겠습니다.》

림운학은 혀로 입술을 감빨며 한 단어라도 틀릴세라 외웠다.

《…포화력기재로 증강된 서울포위부대는 좌표 20, 23지점에서 적의 항공습격을 받았음.》

최용건은 확대경을 들고 지도를 살펴보다가 그의 보고가 끝나기 바쁘게 물었다.

《동무도 폭격현장에 있었소?》

《네.》

《실태그대로 말해보오.》

운학은 최용건의 관자소리에 바줄같은 혈관이 살아오르는것을 두렵게 보며 춘천으로부터 가평까지의 려정과 불의에 나타난 대폭격기편대의 폭격에 대하여 자초지종 설명하였다.

《최현동무한테서 다른 말은 없었소?》

《없었습니다. 다만 사단장동진 <나의 결심은 변함없음>이라고 강조해 말했습니다.》

《알겠소. 가서 식사를 하오.》

《방금전에 정찰부장동무가 서울시방어략도를 가져왔습니다.》

운학이가 나가자 강건이 기다렸던듯 재빨리 말하며 책상서랍에서 접이지도 한장을 꺼내 펼쳤다. 그러나 최용건은 운학이가 사라진 문쪽에 시선을 준채 움직이지 않았다.

(최현은 포위속에 들어가 지리멸렬될수 있다. 이것은 작전전반에 위기가 조성되였음을 말한다. 그런데 저 련락군관의 보고를 어느 정도 믿어야 하는가?)

《저 동무의 보고가 백프로 사실일가?》

그는 자기 생각을 입밖에 드러내고말았다. 강건은 꼭 닫겨진 문을 일별하고 말했다.

《제가 알고있는 동무입니다. 저 동무가 23일 38경비대에 가겠다고 최현동무한테 부탁하고…》

《그런데- 최현동무의 보고에서 <나의 결심은 변함없음>이란 무엇을 의미하오?》

《그건 초기계획에 예견된 작전날자입니다. 그 동문 장군님께서 주신 작전지도에 밝혀진 27일이라는 수자를 서울까지 가야 할 자기의 작전날자로 결심하였습니다. 그가 <나의 결심>이라고 한것은 곧 장군님의 결심입니다.》

《그러니 동문 그가 오늘안으로 서울아근에 당도하리라고 보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보고에도 밝혀진것처럼 도하기재가 없는 형편이라 경보병으로 유격전식으로 접근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심정은 리해되오.》

최용건은 수면부족으로 피가 진 눈을 비비고 정찰부장이 가져온 서울시방어략도를 끄당겼다.

서울시의 외곽방어는 동북쪽으로는 괴뢰 2보사, 3보사, 7보사였고 서북쪽으로는 괴뢰 1보사와 수도사단 5보사로 형성되여있었다. 적의 이 반원형방어선도 점차 서북쪽으로 가드라들면서 종심방어로 넘어가 서울시가까지 여러겹의 참호로 둘러쳤고 시내입구의 도로는 물론 시내 골목마다 바리케트를 구축하였고 건물과 목책은 영구화점으로 되여있었다.

《적은 시가방어외곽전선이 무너지는 경우를 예견하여 시내에 견고한 방어진지를 꾸리고있습니다.》

강건의 말을 들으며 최용건은 책상앞에 놓인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확대경의 매끈거리는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지도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그가 깊은 생각에 잠겨 침묵을 지키자 강건 역시 입을 다문채 정찰부장이 가져온 적정자료들을 2만 5천대 l지도에 옮겨그리기 시작하였다. 최용건은 강건의 지도에 그려진 52사의 화살표에서 눈길을 뗄수 없었다. 최현이 꼭 나간다고 강건이까지 담보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믿는가. 어떻게 적이 욱실거리는 서울측방에 붙을수 있는가. 더구나 적은 52사와53사 린접에서 역습까지 시도하지 않는가.

서울의 동남쪽에 그려진 적의 톱날형방어선이 일떠나 무수한 공격대형으로 덤벼드는것을 환각속에 그려본 최용건은 움쭉하고 일어났다.

《현재상태에서 최현동무가 결심한대로 나간다는것은 희망에 불과할따름이요. 더구나 적들이 최현의 52사와 53사사이로 역습까지 시도하는 형편에서 더욱 그렇소. 주타격린접의 56사도 서울계선에 이르려면 이틀은 걸려야 될것이고… 결국 보조타격부대들의 서울진출을 기다려 해보겠다는것은 서울해방을 늦잡겠다는것이 아닌가.》

최용건의 말은 고통스럽게 울렸다. 강건은 낯빛이 질려 그를 보았다.

《상동지, 결국 우리의 보고는 앞당기지 못하겠다는것으로 되고말았습니다. 저는 주타격부대만으로도 해봤으면 합니다…》

《두개의 보병사단과 한개 땅크려단으로 다섯개 사단을 친다? 동문 이것이 유격전이 아니라 지역해방이라는것을 생각해봤소?》

《다른 방법은 없지 않습니까?》

《시간을 앞당긴다는 의미에선 그 방법밖엔 없지… 허지만.》

최용건은 정찰부장이 가져온 서울시가정찰략도를 끄당겼다.

번열에 타는 눈길로 지도를 내려다보던 그는 색연필을 들고 서울시가의 매 포진지와 화점들을 따라가며 동그라미를 치였다. 그 수자를 서른두개까지 세고는 그만 색연필을 놓고말았다. 이때 문소리가 울리며 최용건의 부관장이 들어섰다.

《장군님으로부터 무선입니다.》

최용건은 오늘 벌써 두번째로 당하는 일이라 저으기 놀라며 일어섰다. 변신된 글자가 암호문밑에 깨알같이 박힌 무선문용지를 받아든 그는 안경을 끼려다가 창문쪽에 다가가 약간 올려쳐든채 읽었다.

최용건, 강건 동지 앞.

적은 당황망조한 속에 맹목적인 저항을 꾀하고있다. 주타격부대들은 현재의 공격기세를 늦춤없이 계속 진격하여 늦어도 래일안으로 서울해방전투를 결속지어야 한다. 적의 다대한 무력에 위압되지 말고 현재 서울계선에 진출한 부대들로써 서울해방전투를 조직할것이다…

최용건은 강건에게 무전명령문을 넘겨주고 다시금 지도를 내려다보았다.

《답전을 언제 올리겠습니까?》

《이제 곧.》

최용건은 여전히 지도만 보고있었다. 강건은 무선문을 다시 따라가며 한자한자 음미하듯 읽었다. 미군개입에 대한 통보를 받고 최대긴장상태로 전국에 림하시는 김일성동지의 엄한 모습이 우렷이 떠올랐다. 한편 현재의 부대만으로 적을 쳐이길수 있다는, 그이만이 가질수 있는 비범한 배심이 글줄마다에서 풍겨왔다.

《우리에겐 하루반이 있소.》

《시가지까지의 접근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강건은 번쩍이는 눈길로 보위상을 바라보며 쇠를 끊는듯 한 옭맺힌 소리로 말하였다.

《문제는 시내의 화력진지들, 건물을 보루로 삼는 포와 기관총 화력진지들입니다.》

《유격전을 하던 식으로 들어가면 어떻소. 야간공격으로…》

최용건의 말에 강건은 까만 눈섭을 미간에 모으고 생각에 잠겼다가 패기있는 어조로 말했다.

《우리가 포나 비행대로 적의 화력체계를 부시고 그 식으로 나간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포사격?》

《그렇습니다. 잘만 조직하면 4~5시간내에 400문의 포를 시가 공격계선에 집중할수 있습니다. 그 화력이면 시내의 일체 화력진지와 유생력량집결처를 부실수 있습니다.》

최용건의 부르쥔 주먹이 책상 한귀퉁이를 부셔뜨릴듯 짓누르고있었다.

《옳소.》

그는 마치 앞에 다섯개 사단의 적군이 마주선듯 완강한 자세로 다시 곱씹었다.

《없애버려야겠소. 모든 련포군, 사포군의 포화력을 일체 동원하여 적의 방어시설들을 모조리 격파해버려야겠소.》

그 시각부터 전방지휘소의 모든 교환대와 무전기들은 최대마력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내각수상실에 올라가는 전방지휘소의 결심안과 보위성 예비포무력과 사포군, 련포군들에 포전개위치를 알리는 명령들이 구두로, 전파로 날아갔다. 포병참모부들은 시가의 담당포사격구역에 대한 제원구득을 시작하였다.

최용건은 포병대들의 이동과 사격준비정형을 감독검열하기 위하여 파견되는 군관들을 만났다. 포병부국장, 부장, 부부장들로 된 성원속에는 그들을 수행하게 된 참모군관들까지 섞여있었다.

최용건이 서울해방작전의 의의를 설명한 뒤끝에 이번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포사격에서 사소한 빈틈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엄하게 강조하고 질문할것이 있으면 하라고 했을 때 한 군관이 대렬밖으로 한걸음 나섰다. 그런데 그 군관은 용감하게 나선것과는 달리 선뜻 말을 하지 못하였다.

최용건은 몇시간전에 최현사단에서 온 림운학이라고 하는 그 군관을 알아보고 입술에 미소를 띠웠다.

《어서 말하오.》

《상동지, 시가중심에도… 포사격을 하게 됩니까?》

최용건은 그 군관의 낯빛을 보고 채 말하지 않은 뜻까지 읽었다. 최용건은 그에게 뭔가 많은 말을 해주고싶었다. 전쟁의 제법칙과 승리와 희생의 필연적과정에 대한 현학적인 말구들이 떠올랐으나 《그렇소.》 하고 단마디로 대답하고말았다. 그대신 매개 포지휘관들과 포수들이 0-01의 편차도 없이 적의 기본목표만을 맞히게끔 해야 한다는것을 재삼 강조하고 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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