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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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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3-14 17:52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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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다 흩어져갔다.

그이께서는 차광막을 친 객실의 조용한 방에 들어가 책상을 마주 하시였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 펼치시였다. 그것은 맑스-엥겔스선집이였다.

여기에서도 역시 평양생활이 줄기차게 이어져나갔다. 시선은 재빨리 글줄을 더듬어나갔다. 그러나 얼마간 주의를 집중해보았지만 글이 들어오지 않고 앞서 있었던 중대의 강행군과 뒤이어 지휘관들 모임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그이께서는 책상에서 물러나 방안을 거닐으시였다. 방금전까지 전쟁, 군대 그런것에 심취되여있다보니 그이께서는 그와 관련한 아득한 옛일을 회상하게 되시였다.

우리 강토에서 미제와의 판가리싸움이 한창이던 때 분명히 세는나이 열한살이였으니까 년도를 따지면 정전이 되기전해 여름이였을것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밤이였다. 평양교외에 자리잡고있던 최고사령부에는 밤이면 많은 사람이 찾아오군하였다. 그중 대부분이 군대지휘관들이였고 간혹 정부의 책임간부들도 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낮이면 낮에 맞고 또 밤에는 밤에 적합하게 일과를 짜시고 하루에 거의 20시간이나 사업을 하고계시였다. 그래도 그중 조용한 때가 밤이 깊어서 작전대앞에 서시는 그때였다. 벽에는 전조선을 한눈으로 바라볼수있는 대형지도가 걸려있고 작전대우에는 부분도가 쌓여있었다. 한쪽에는 당면한 전역이나 작전적대상을 료해할수 있는 세부도와 그에 따르는 문건들이 펼쳐져있었다.

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엄밀하게 세워진 요일별일과에 따라 생활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딴 방에 거처하면서 학교과정에 대한 학습을 하시였다. 그러다가 저녘시간이면 대체로 작전대가 놓인 이 방안에서 시간을 보내시였다.

문학, 수학, 물리, 음악, 체육 어느 과목 하나 소홀히 하거나 싫증을 느끼는것이 없었지만 그중에서도 사실상 학교과정안에는 없는 군사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는것을 어쩌는수가 없으시였다. 그렇기때문에 새로운 군사용어를 하나 듣게 되거나 어떤 작전적구상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만 듣게 되여도 거기에 관심이 쏠리고 끝내는 그것을 해득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할 정도로 군사지식의 깊은 골짜기에까지 끌려들어가게 되시였다.

수령님께서 작전적구상을 하실 때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지도를 마주하고 서계시거나 아니면 방안을 거닐으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때면 그이께서는 몇시간씩 말 한마디 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어느날 밤이였다.

밤이 깊을 때까지 작전대앞에 서계시던 수령님께서 손으로 지도우를 《땅》 하고 소리가 나게 내리치시면서 《됐다!》 하고 환성을 올리시였다.

그바람에 한쪽구석에 앉아있던 김정일동지께서 늬큼 일어나 작전대우를 살펴보게 되시였다. 눈에 띄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맺히고맺혔던 고리가 통쾌하게 풀리였다는것만은 능히 알수 있으시였다.

천정에 닿을만치 두팔을 높이 드시였던 수령님께서는 그제서야 이쪽을 띠여보고 《됐어, 놈들을 함정에 몰아넣고 족쳐댈 방안이 떠올랐단 말이다.》라고 하시는것이였다. 그것으로 미루어보아 수령님께서는 통쾌한 이 순간을 어느 누구와 함께 이야기라도 나누고싶어하신다는것을 잘 알수 있으시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저 웃음을 머금고 서있기만 하시였다.

방안을 잠시 거닐고계시던 수령님께서는 한쪽옆에 놓여있는 안락의자에 앉더니 《여기와 앉거라》 하고 손짓을 하시였다.

《밤이 깊었는데 졸리지 않나?》 하고 팔목시계를 보시였다. 새벽2시였다.

《나는 작전실에 불이 켜있으면 자꾸 와보구싶습니다.》

《그래 날 닮은 모양이구나. 잠이 없는걸 보니.》라고 하시면서 수령님께서는 팔을 들어 일궈세우더니 키를 가늠해보시는것이였다.

《이제는 열살이지…》 하고 조용히 뇌이시더니 눈을 크게 뜨고 다시한번 그이의 쭉빠진 키를 가늠하시는데 수령님의 안색에는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흐르는가 하는 놀라운 빛이 력력히 어려있었다.

《그러니 이제는 작전대에서 무엇이 나오는지, 거기서 왜 내가 머리를 짜고있는지 대강 짐작이 가겠구나. 그러니까 자지 않고 지키게도 되는거구.》

수령님께서는 담배에 불을 달아 몇모금 빠는 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시였다. 하실 말씀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할 말씀이 많으시기때문이였다.

《너도 잘 알겠지만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제일 강하다는 미국놈들과 맞서 전쟁을 하고있다. 벌써 만 2년동안 싸웠지만 아직은 끝이 나지 않았다. 지금 보면 한해나 둬해동안 더 싸워야 할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꼭 이긴다. 어떻게 이기는가, 우리는 우리 나라와 우리 민족을 지키는 정의로운 전쟁을 하고있기때문에 이기고 전체 조선인민이 다 들고일어나 싸우기에 꼭 이긴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꼭 이긴다고 담보할수는 없다. 묘술을 찾아야 하거던. 씨름 할 때 자기보다 크고 힘센 사람을 메치자면 수를 써야 하는거나 같은거다. 그래서 나도 밤을 새우고 또 너도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것이 아니겠니.

그건 그렇고 너는 나서 이날까지 남들과는 판판 다른 길을 걷고있단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똑똑히 들어두어라…》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자를 당겨서 바투 다가 앉으시였다.

그러자 수령님께서는 오동통한 작은 손을 잡아 무릎에 놓고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사람이란 누구나 나서자라는 고향이 있기마련이다. 사람이 사는곳이란 모두 거리가 아니면 마을이 아니겠니, 그래서 출생지의 주소가 있고 번지가 있기마련이란다. 그런데 너는 주소도 번지도 없이 그저 백두산이라는것뿐이다. 유격대밀영에서 태여났으니까. 지구우에 지금 수십억의 인구가 산다지만 아마 혁명전쟁을 하고있는 군대의 숙영소에서 태여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지 모르겠다. 아마 모르긴 해도 몇사람뿐일게다. 낳자마자 어머니가 둘쳐업고 달려다니며 싸움을 했으니까. 다른 아이들처럼 고운 인형아기를 안아보거나 딸랭이를 흔들어보지도 못하고 자랐다. 이에 대해서는 너의 어머니가 말해주었을게다. 아마 기억이 나겠지만 네가 세상에 태여나 처음 본것은 나무숲이고 번뜩이는 총창이였다. 어머니의 자장가를 들으며 잠든것이 아니라 숲을 흔드는 바람소리, 우등불에서 장작이 튀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그러다가도 적들이 습격하는 총소리에 놀라 잠을 깨군했지. 넌 갓난애기때도 맘대로 버둥거리며 울어보지도 못했어. 적이 추격해올가봐 어머니가 입을 막군했으니까. 그래 그런지 내가 가만 보니까 너는 분명히 군사를 좋아하고있다. 자랄 때 노는걸 봐도 그렇고 지금처럼 작전대를 지켜서 밤을 새는걸 보면 군사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 하긴 전쟁의 불길속에서 태여나서 그속에서 자랐으니까 군사가 몸에 흠뻑 배여있을것만은 사실이겠지.

중국의 고사를 보면 맹자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때문에 세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자라는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였지.

그런 식으로 생각해도 너는 군사가 몸에 배고 군사를 즐기는것이 우연하다고 볼수 없다. 현대인은 정치를 몰라서는 안되고 정치를 하자면 군사를 알아야 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차츰 알게 될게다》

까딱 움직이지 않고 수령님의 말씀을 주의깊이 듣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온몸에 힘이 솟고 용기가 넘쳐나 가슴이 뿌듯해지시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려서 말을 익히고 차차 지각이 드는데 따라 어머님께서 이러루한 말씀을 자주 해주시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그때는 한갖 멀리 앞에서 가물거리는 희망이고 또 어머님자신께서 제일 친숙해진 군사지식을 습관적으로 말씀해주시는것으로만 알고계시였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풀어오르는 가슴을 안고 활달하게 일어나 말씀을 올리였다.

《꼭 군사를 배우겠습니다. 그래서 뜻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옳다, 그래야 한다.》

수령님께서 대견하게 바라보시다가 《잠간 거기 좀 있거라.》 하면서 자신의 집무실로 건너가시였다.

집무실은 작전실과 문 하나 사이인 다음칸에 있었다.

얼마간 있다가 다시 돌아오시였는데 붉은천에 싼 물건을 하나 들고오시였다.

자리에 앉으신 수령님께서는 붉은천을 펼치시였다. 그 천안에는 자그마한 권총 한자루가 들어있었다.

《자! 이걸 오늘 기념으로 주겠다. 무슨 기념인가. 우리가 지금 치르고있는 이 전쟁의 기념이다. 너도 이제는 이걸 다루어낼수 있을게다. 자! 받아라.》

김정일동지께서는 정면으로 마주서서 두손으로 받아드시였다. 크기로 보아 그닥 중량이 나가는것은 아니였는데 큰 바위돌이라도 올려놓은것처럼 팔에 무게가 실리였다.

《고맙습니다. 꼭 군사를 배워서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를 올리시였다.

두손으로 아드님의 어깨를 짚고 빛나는 눈을 잠간 들여다보신 수령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면에 웃음을 지으시였다.

《그래 한껏 잘해보아라. 하자고 결심하면 꼭 되는것이니까. 벌써부터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오늘 문득 떠오르더란 말이다. 그걸 다루는 방법은 차츰 부관아저씨한테서 차근차근 배우도록 해라.》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리고 그것을 가슴에 꽉 눌러대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시였다.

방바닥에 붉은천을 펴고 그우에 권총을 놓으시였다. 어려서부터 흔히 보아 눈에 익은 물건이였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지만 어머님께서는 요런 조그마한 권총을 차고 다니시였던것이다. 그리고 해방이 되여서는 어머님께서 이런 권총을 지니시고 언제나 수령님의 신변을 호위하시였다는것을 잘 알고계시였다. 하지만 문득 이때 그이께서는 그 어떤 신기한 느낌이 드시였다.

이것이 대대로 내려오는 권총이 아닌가.

할아버님께서는 수령님께 두자루의 권총을 물려주시였다고 하시였다. 오늘은 수령님께서 나에게 권총을 넘겨주시였다.

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권총을 두손으로 받쳐들고 한참동안이나 들여다보고있다가 그것을 가슴에다 갖다대시였다. 세상에 진귀한것 전부를 또는 보물단지를 한짐 걸머졌다 한들 이보다 더 기쁠수가 있겠는가.

그이께서는 바깥에 나가시였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보나 어둠에 덮인 밤나무숲을 보나 모두 자신을 부러워하는것 같았다…

회상에서 깨여난 김정일동지께서는 방안을 천천히 거닐으시였다.

지금와서 그때 일을 회고하면 수령님께서는 그날밤 혁명에서 근본문제를 구구한 설명이 없이 통채로 안겨주시였던것이다.

(총! 총에 대한 뜻을…)

×

이튿날.

김정일동지께서는 귀로에 오르시였다. 오진우와 나란히 앉으신 그이께서는 어제부터 시작하여 아직 끝을 보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할 작정이시였다.

승용차가 산골짜기에서 빠져나와 평탄한 길에 나서게 되였을 때 그이께서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저는 이번 군부대를 같이 돌아보면서 당대표자회결정 관철을 위한 견지에서 많은것을 생각하게 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번 걸음이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그이께서는 간밤에 회상하게 되였고 또 그것으로 해서 사색의 세계에 깊이 잠겨들게 되였던 일을 생각하게 되시였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뒤에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하시였다.

《난 간밤에 총에 대해서 그리고 총과 혁명에 대해서 많은것을 생각하게 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습니다.》

《총에 대해서요?》

오진우는 무의식중에 받아외우면서 의아한 시선으로 그이를 쳐다보게 되였다. 너무나 범상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언제보나 평범한 말씀속에 깊은 뜻을 담고있다는것을 알고있었기때문에 무심히 들어넘길수가 없었다.

《총이라면 우리 군대가 가진 그런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하긴 총을 두고 말하자면 저도 할 이야기가 많지만 이제는 그것도 심상한 일로 되고말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에는 항일투사들과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항일유격대에 참가하게 된것이 총을 가지고싶다는 단순한 하나의 욕망때문이였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참말 어리석었던거지요. 하긴 그때 고작해서 열일곱살이였으니까요.

어느땐가 수령님께서도 말씀이 계셨지요. 소년선봉대시절부터 오진우만큼 총을 부러워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입니다. 싸창꽁무니를 줄줄 따라다녔다고 하시면서…》

《기왕 말을 시작한김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던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오진우는 호기심이 흠뻑 동해서 그이쪽으로 몸을 기울이였다.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제가 열살나는 해 여름 지금 저 전쟁시기 최고사령부자리 건지리가 있잖습니까. 거기에 있던 어느날 밤입니다. 위대한 수령님한테서 권총 한자루를 기념으로 받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 수령님께서는 열네살나는 해에 아버님으로부터 시계를 선물로 받은 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왜 총을 주셨겠는가 하는것입니다. 그후에 저는 언제나 그 총을 생각하면서 군사를 성실히 배우고 군사를 무슨 일에서나 첫자리에 놓고있습니다.》

잠간 동안이 생기였을 때 오진우는 무릎을 치며 가벼이 탄성을 올리였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내 언제봐야 당사업과 함께 군사에 대한 관심이 우리 군사전문가보다 몇배 더하다 했더니만, 옳습니다. 리해됩니다. 아! 그렇군요.》

그는 연방 고개를 끄덕이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쪽 기분에는 관계없이 줄기차게 말씀을 이어나가시였다.

《이제 와서 그 총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생각되는바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총은 무엇보다먼저 그것을 가진 사람의 신념과 의지를 말해주는것이라고 말입니다.

총은 변하지 않습니다. 총은 아무리 오래 두었다가도 방아쇠만 당기면 탄알이 나갑니다. 그 탄알은 용서가 없고 변함이 없이 무자비합니다.

사람은 변할수 있지만 총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 총과 함께 다진 신념,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혁명투쟁을 총화한 하나의 준엄한 결론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그이께서는 여기까지 단숨에 말씀하고나서 일단 중단하시였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주의깊이 듣고있던 오진우는 놀랍기도 하고 그 의미를 단꺼번에 다 새겨낼수가 없어서 고개만 계속 끄덕이고있었다.

《변하지 않는 총! 옳습니다.》

어제는 《일당백》 세 글자에 새겨긴 뜻을 가지고 혁명무력건설의 전략을 풀어주었는데 오늘은 총에 대한것을 가지고 혁명가가 지녀야 할 신념과 의지에 대해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시는것이다.

그이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항일혁명투사들의 경우에는 수령님의 뜻을 말로써가 아니라 심장으로 받아들이였고 행동으로써 그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후대들인 2세, 3세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그것입니다. 그런 각도에서 보아도 지금 우리 군대에는 전혀 빈틈이 없는것같습니다. <일당백>은 확고합니다. 수령님께 실태를 보고드리면 대단히 만족해하실것 같습니다.》

《과분한 평가입니다. 그러니 그이상 더 바랄 표창이 무엇이 또 있겠습니까.

총! 그렇게 깊은 뜻을 가진 그 총을 한생 몸에 붙이고 다니면서도 오늘에야 비로서 그것을 똑똑히 들여다보게 되였단말입니다. 그런 뜻을 담아 줄기차게 사상사업을 들이대겠습니다.》

오진우의 말소리는 흠뻑 젖어있었다.

《일당백》, 이 짤막한 하나의 구호에 담겨진 수령님의 사상을 보위하기 위하여 그토록 속을 썩인것이 인정되고보니 감격이 컸던것이다. 어려서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하여 50고개에 접어든 이날까지 수없이 많은 인생의 고비를 넘어오면서도 완강한 의지를 잃지 않던 그였지만 진심으로 울려주는 한마디의 고무의 말씀에 그만 눈굽이 뜨거워났던것이다.

그는 슬그머니 수건을 꺼내 창밖을 내다보는척하면서 눈굽을 꾹꾹 눌렀다.

이렇게 되고보면 김정일동지 이분을 두고 항일혁명투쟁참가자들이 《백두광명성》이라고 부르게 된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지당한것이였던가를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40년대초 백두산밀영에 나갔던 통신원이 가져온 소식인데 백두산마루에 장수별이 떴다고 하였다. 그때로부터 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백두광명성》이야기로 꽃이 피군하였다. 그때 일을 두고 지금 생각해보면 온 누리에 광명을 준다는 그 표현과 상징이 얼마나 정당하고 자연스러웠던지…

오진우는 고개를 돌려 줄곧 앞을 내다보고계시는 김정일동지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순간 오진우의 가슴속에는 막혔던 샘물구멍이 터지듯이 감격이 사품쳐올랐다.

애써 참으려도 하였지만 끝내 가슴에 차오르는 뜨거운것을 눌러내지 못하였다.

오진우는 창밖으로 머리를 돌리며 손수건으로 눈등을 눌러대였다.

《몸이 편찮은거나 아닙니까?》 김정일동지께서 오진우의 팔을 잡아흔드시였다. 《무리하는것 같습니다. 여기 어디 들려서 좀 쉬고갈가요?》

《아니 아닙니다.》 오진우는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나이들고보니 찬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나서…》

그러면서 오진우는 벌겋게 된 눈을 손으로 가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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